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294)
294 화
시야를 차단하는 검은 안개
베루스인 특유의 호흡이 공기와 섞 이면서 만들어진 연기다.
나는 [우주의 흐름]으로 안개 속 상황을 읽었다.
‘카르소라고 했던가?’
복면으로 입을 가린 여인.
안개를 일으킨 건 베루스인의 대표 였다.
카르소는 단검을 투척하거나 작은 낫을 휘둘러서 수비군의 목을 베었 다.
“적은 하나다. 당황하지 말고 전진 해!”
“앞으로 가려고 해도 아무것도 보 이지가 않아.”
“정령들을 먼저 보내면 되잖아!”
수비군 명령 계통에 이상이 생겼 다.
카르소가 만든 연기는 요새 정상으 로 올라오는 유일한 길목을 틀어막 았다.
-pt를 받은 이상 나름의 계약인 거잖아. 나도 받은 만큼은 일해줄게.
카르소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귓가 에 감돌았다.
오호.
베루스인들은 계약을 중요하게 여 긴다.
pt를 절반 부담하는 대신 요새 공 략을 돕는 것.
카르소는 그 협상도 ‘계약’이라고
여기고 다른 진영의 도전자들과 달 리 적극적으로 돕는 모양이다.
“정성희 요원. 공성탑의 화력을 아 래쪽으로 돌려.”
“검은 연기는 어떻게 하고요?”
“우리를 도우러 온 거니까. 그 아 래쪽으로. 혹시라도 튀지 않게 조심 해.”
“알겠습니다.”
드르륵-
공성탑이 180도 회전하더니 산 아 래로 이동했다.
요새 쪽으로 향하는 포구.
“발사!”
정성희의 신호에 맞춰, 지구 소속 도전자들이 일제히 마력 포탑을 작 동시 켰다.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 화구.
50만 pt를 부어서 만든 1회용 병 기인 만큼, 위력 하나만큼은 아지다 하카의 브레스에 뒤지지 않았다.
콰아앙! 쾅!
연신 일어나는 폭발.
마수가 찢겨나가고, 다크 엘프의 시신은 포격의 흔적에서 찾을 수조 차 없었다.
암흑 정령들도 공중에서 날아들었 지만, 대부분 포격에 지워졌다.
“이래서는 우리가 공성을 하는 꼴 이다.”
다크 엘프 지휘관이 이를 갈았다.
공성 측이 수비군 측에 유리한 지 형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저 정도면 다 몰아내진 못해도 시 간 벌기 정도는 하겠어.’
좁은 길목.
공성탑의 화력과 카르소의 특수 능 력 덕에 소수로 방어가 가능했다.
후방은 카르소와 지구 소속 도전자
들에게 일임하고 정면에 있는 대마 녀를 바라봤다.
“네가 원하는 대로 더 놀아주마”
쿵!
내력을 잔뜩 실어서 천마군림보를 힘 있게 내디뎠다.
* * *
대마녀는 끈질기게 저항했다.
본신의 능력이 떨어졌지만, 소환수 를 끊임없이 불러내며 저주로 강화 했다.
“변해라! 커져라!”
웨어 울프가 10m 이상 자라더니 뾰족한 돌기 여럿이 전신에서 돋아 났다.
중첩된 저주로 한계 이상의 힘을 얻고 모습마저 바뀌었다.
눈을 한번 깜빡이기도 전에 중복으 로 걸리는 저주.
“크르르릉!”
웨어 울프가 포악한 울음소리를 터 트렸다.
그 직후.
파츠츠츠!
강기가 저주로 변이된 웨어 울프의 목덜미를 갈랐다.
뼈와 근육이 강철보다 단단했지만 혼돈기로 형상화한 강기의 예리함에 버텨내지 못했다.
“시끄러우니까 짖지 마라.”
피분수를 뿜어내면서 쓰러지는 웨 어 울프.
사체의 피가 땅바닥에 떨어지기도 전, 마법진이 다시 한번 빛을 냈다.
으오오오!
푸른 근육질의 괴물, 강귀(剛鬼)가 요사스러운 소리를 지르며 앞을 막
았다.
강귀는 손에 든 철퇴를 휘둘렀다.
그 순간.
다크 스타가 대지의 사슬로 모습을 바꾸었다.
긴지천쇄공을 전개, 머리 위로 떨 어지는 철퇴를 휘감았다.
사슬에 힘을 주어서 강귀의 균형을 무너트리고는 다시 한번 무기를 변 형, 일각수의 뿔창으로 바꾸었다.
몸을 깊이 숙인 강귀.
연환창식의 묘리를 실은 창이 훤히 드러난 놈의 가슴팍을 빠르게 찔렀
다.
심장 부근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 다.
그 뒤로도, 마수가 쉼 없이 소환되 었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마수의 목숨 도 하나둘씩 사그라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강하잖아?’
대마녀 녀석.
싸울 맛이 났다.
각종 저주로 강화된 소환수는 하나 하나가 상급 악마와 버금갈 정도의 힘을 지녔다.
신체적 특성이나 다루는 무기도 제 각각이라, 최근 둔해진 전투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제격이었다.
고슴도치를 닮은 마수가 침을 발사 하면 섬전비도술을 펼쳐서 받아쳤 고.
갑피가 단단한 괴물한테는 중첩경 인을 사용해서 내부를 파괴했다.
[경험치 15.4%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부수입(?)도 꽤 짭짤했다.
대마녀의 표정에 조금씩 그늘이 지 기 시작했다.
“왜. 뭐가 잘 안돼?”
“커져라!”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소환수.
나는 기계적으로 검을 휘두르며 발 을 멈추지 않았다.
100m, 50m, 그리고 20m.
한달음이면 대마녀의 목을 노릴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작정하고 강기를 뽑아내면 대마녀 를 노릴 수도 있다.
‘아직은 그때가 아니야.’
나는 연달아 소환되는 마수를 썰어 넘기며 묵묵히 전진했다.
둘과의 거리가 15m까지 좁혀졌을 때.
“빙그르르 돌아라!”
붉은 마법진에 새겨진 룬어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허공을 물들이는 룬어.
한 획 한 획에 강력한 저주가 깃 들었다.
[저주 – 업보가 발동됩니다.]
[이 공간에서 쌓인 업보는 당사자
에게로 돌아갑니다.]
공격을 한 횟수와 피해량에 비례해 서 되돌려주는 지독한 저주.
나는 이미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업보의 효력을 꿰뚫은 지 오래였다.
‘대마녀를 공격했으면 업보 수치가 올라가거든.’
직접 손을 대지 않는 선에서 업보 의 저주를 발동시키게 하는 것.
천천히 걸어가면서 대마녀를 몰아 붙인 진짜 이유였다.
반짝 빛나는 룬어.
업보의 효과로 기다란 붉은 강기가 구현되었다.
[초감각이 발동됩니다.]
[우주의 흐름을 사용합니다.]
[초월 의지를 사용합니다.]
한없이 느려진 시간.
그 속에서.
나는 날아드는 공격의 궤도를 하나 하나 읽어냈다.
그리고.
초월 의지로 의념을 나누어 가속화 된 사고 속에서 최선의 루트를 찾아 냈다.
‘이 느낌이지.’
충만하게 차오르는 감각.
시간을 손에 두고 만지작거리는 느 낌이다.
상위 차원의 존재들은 직접 부딪치 기 전, 초감각으로 느려진 시간 속 에서 서로의 공세를 파악하는 것으 로 승부가 결정 나는 경우도 꽤 있 다.
지금의 상황은 전생 때를 연상시키 기 충분했다.
‘좋아. 완벽하군.’
느려졌던 체감시간을 원래대로 돌 렸다.
동시에, 초월 의지를 사용해서 가 속화된 사고로 알아낸 방법대로 몸 을 움직였다.
우선 옆구리를 날아드는 창.
연환창식의 초식을 흉내 낸 업보 다.
손을 낮게 휘두르면서 복수귀의 암 흑 칼날을 쥐었다.
귀영단백도의 초식으로 붉은 창끝 을 살짝 걸어서 옆으로 틀었다.
왼손으로는 아틀라스 건틀렛을 끼 고 대수인을 펼쳐서 붉은 비도 다발 을 밀어냈다.
동시다발적으로 날아드는 공격.
모두 내가 마수를 쓰러트리면서 펼 친 초식을 닮았다.
판데모니엄의 차원장으로 군림하며 여러 저주를 접했던 나조차도 경험 해보지 못한 새 유형의 저주다.
저주로 반사된 공격은 원본에 비해 약화되었다.
그럼에도, 축적된 공격을 일거에 방출한 탓에 위협적이었다.
마치 거울을 두고 나랑 싸우는 느 낌이다.
‘재밌잖아.’
나는 입술을 핥았다.
더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이미 읽어낸 공격 궤도를 하나하나 쳐냈다.
“변해라! 귀엽게!”
대마녀도 빤히 구경만 하지는 않았 다.
음절의 깜찍함과 달리, 강력한 저 주가 실린 말로 쉼 없이 나를 옭아
매려 했다.
나는 눈동자에 성력을 집중했다.
환상안을 개안(開眼), 막 저주를 내뱉던 대마녀와 눈을 마주쳤다.
“빙글, 빙그르르 돈다.”
대마녀는 취한 것처럼 몸을 비틀거 렸다.
여태 마수들이 시야를 차단해서 직 접 볼 수가 없었다.
마법진이 업보의 저주로 변환된 뒤 에는 시야를 막을 마수가 더 나오지 않았다.
‘원초의 불로 저주를 불사르는 것
도 집중이 필요하니까.’
나는 여태 전개했던 공격의 피드백 을 받아치는 데만 집중했다.
원본보다 약화되었다지만, 모두 내 공격이다 보니 경시할 수 없었다.
저주를 모두 떨쳐내고 대마녀의 앞 에 섰다.
“어, 언……
“수고했다.”
나는 칼을 휘둘렀다.
대마녀의 몸을 베고 지나간 강기.
반으로 잘린 대마녀는 눈을 부릅뜨 더니, 가루로 화해 사라졌다.
[경험치 59.2%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타곤 공성전의 끝을 알려주는 메시 지가 귓가에 감돌았다.
[시련의 탑 – 11층]
[타곤 공성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
습니다.]
2위 – 베루스 차원
3위…….
[1 위인 지구 차원의 도전자들에게 는 보상으로 400,000pt가 주어집니 다.] [2위인 베루스 차원의 도전자들에 게는 보상으로 200,OOOpt가….] 쯧.
나는 혀를 찼다.
“적네.”
“40만 pt입니다. 민철 헌터! 소모 한 게 더 많긴 해도 절대로 적은 게 아니라고요.”
응?
정성희의 반응이 이상했다.
“시련을 통과하면 원래 이 정도 주 지 않나.”
“그럴 리가요. 저희랑 다른 시련을 치르시기라도 한 겁니까?”
“난 그러던데.”
당당하게 대꾸하자, 정성희가 말문 을 잃은 듯 입을 뻥끗거리기만 했
다.
[개인 공헌도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마수옥이 해당 도전자에게만 특별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마수옥]
등급 : 전설 CL] / 분류 : 잡화
내구도 : 544/600
온갖 마수의 영혼을 담아둔 구슬입 니다.
혼령을 다루는 스킬로 마수를 구현 하거나 다른 생물의 영혼을 가둘 수 있습니다.
오호.
대마녀가 마수를 끊임없이 소환해 낼 수 있는 비밀이 여기에 있었다.
‘땅의 지맥으로 가둬놓은 마수를 구현해낸 거군.’
마수옥의 등급은 전설.
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초월 등급 아티팩 트와 맞먹는 효능을 지녔다.
페널티를 입고 능력치가 감소한 대 마녀도 무시하기 어려운 강적이었 다.
만전의 상태로 마수옥을 다루어냈 다면?
상대하기가 꽤 까다로웠을 거다.
마수옥을 만져보니, 꽤 강한 영력 이 느껴졌다.
붉은 마법진에서 튀어나온 마수들.
그 영혼들은 모두 마수옥에 갇혀있 다.
‘그러고 보니 임모탈 리퍼는 혼령 을 빨아들여서 능력치를 강화시키잖
아?’
소울 차지로 스택을 쌓으면 강해지 는 특성.
반대로 영혼을 흡수하지 못하면 공 격 한 방만 맞아도 큰 피해를 입는 유리 몸 상태다.
평상시에는 영혼을 축적.
전투 때만 마수옥에 담아둔 혼령을 해방해서 임모탈 리퍼를 강화시킨다 면?
‘괜찮겠는데!’
그뿐만이 아니다.
영혼을 주식(?)으로 삼는 펜리르한
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탑에 오르거나 홀로 다닐 때 쓰러 트린 이들에게서 혼을 축적해놓고.
펜리르를 만났을 때마다 포식시켜 주면 된다!
흐흐흐.
입술 끝이 튀어나오는 웃음에 파르 르 떨렸다.
시련의 보상은 늘 그랬듯, 언제나 달달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