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0)
30 화
[고화력. 감지. 우선적. 배제.]
기이잉!
스톤 골렘이 근접 계열 헌터들의 포위망을 뚫어냈다.
몸뚱이에 새겨진 수많은 균열들.
곳곳에는 그을음이 묻어있고 팔 한
쪽은 어깨 부분까지 뭉텅 날아가 버 렸다.
하지만 탱커의 어그로 관리 실수가 나서 발을 묶는 데 실패, 안쪽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나는 스톤 골렘의 앞을 가로막았 다.
[오호단문도를 사용합니다.]
[혼돈기 80을 소모합니다.]
흑색 칼이 두부 자르듯 스톤 골렘 의 몸을 갈라냈다.
칼 표면에 아른거리는 은은한 기 운.
형상화된 도기였다.
-기여도가 낮습니다. 경험치 획득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합니다.
-경험치 0.3%를 획득했습니다.
다른 헌터들이 피해를 입힌 까닭인 지.
획득 경험치가 홀로 사냥했을 때에 비해 절반도 안 됐다.
‘플레이어 특성에 이런 패널티가
있었군.’
쩝.
나는 입맛을 다셨다.
화랑 길드 공격대와 같이 사냥을 하면서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기여도.
괴물을 쓰러트렸을 때 다른 헌터들 이 피해를 입힌 만큼 경험치가 깎여 나갔다.
결국 홀로 괴물을 사냥해야 할 운 명인 건가.
공격대 활동은 성미에도 맞지 않으 니 아쉽지는 않았다.
공략 다섯 시간 째.
공격대는 숲을 가로질러서 큼지막 한 암석들이 쌓인 산에 도달했다.
섬의 중심.
보스 몬스터의 영역이다.
“조용해. 아무 소리도 안 들려.”
헌터 한 명이 중얼거렸다.
그 말대로, 산의 크기는 작지 않았 지만 흔한 소음 하나 들리지 않았 다.
가만히 있던 최유진이 입을 뗐다.
“저 산 전체가 보스 몬스터의 영역 이라는 뜻이다.”
“예, 예.”
“이미 말해뒀지만, 나는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호오.
여태 사냥을 지켜본 이유가 있었구 먼.
“부공 대장.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활약하기를 기대하지.”
“알겠습니다!”
유승우가 믿음직스럽게 대답하고는 뒤로 돌더니 나를 흘겨봤다.
“근데 전민철 헌터가 나설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한 동 료인 건 사실이네. 보스 레이드에 대한 보상은 공평하게 돌아갈 것이 다.”
“역시 공대장님의 배포는 남다르시 군요.”
최유진과 유승우.
두 사람은 미리 짜놓은 것처럼 서 로를 치켜세웠다.
그 대화에 내가 낄 여지는 전혀 없었다.
오호.
이렇게 나를 물 먹이시겠다?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튀어나왔다.
명백한 조소.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 그리고 다 른 공격대 헌터들의 시선이 나를 향 해 쏟아졌다.
“공대장 아저씨. 개소리 알레르기 가 있다고 저번에도 말했잖아.”
“자네. 말이 험하군.”
“먼저 물을 먹인 사람이 누구던가. 이럴 바에는 혼자 사냥하고 말지.”
” 혼자?”
최유진은 이해가 안 간다는 눈빛을
띠었다.
“당신들 공격대하고 나, 둘 중에 누가 보스 목 먼저 따는지 내기합시 다.”
“농담이 과하군.”
“왜. 이렇게 판도 깔아줬는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단단하게만 보였던 최유진의 얼굴 에서 처음으로 커다란 균열이 일어 났다.
조금 전에 한 말에 진위 여부를 파악하려는 듯 연신 눈동자를 굴리 면서 내 얼굴을 훑어봤다.
‘너희들 판에 어울려줄 의리는 없
지.’
화랑 길드 공격대가 짜놓은 시나리 오.
20명이 넘는 공격대와 같이 움직 이면 내 행동에 자연스럽게 제동이 걸린다.
나는 처음부터 이 무대를 뒤엎을 생각이었다.
‘너희의 수준. 잘 봤다.’
지난 다섯 시간 동안 구경만 하지 않았다.
[진실의 눈].
플레이어 특성과 함께 얻은 특전을
십분 활용해서 헌터들의 수준을 살 폈다.
지닌 스킬과 특성.
실전에서의 활용법.
그리고 숨겨둔 스킬이나 장비까지.
화랑 길드 공격대의 전력은 이미 낱낱이 분석을 마쳤다.
‘할 수 있다.’
과신이나 만용이 아니다.
이 느림보 녀석들보다 빠르게 움직 여서 보스 몬스터를 먼저 처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유승우가 앞으로 나섰다.
“공대장님. 저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어떻습니까?”
“부공 대장.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 인가.”
“전민철 헌터는 명색이 헌터 시험 수석입니다. 나름 믿는 구석이 있겠 죠.”
말과는 달리 유승우의 얼굴이 붉어 져 있었다.
공격대 20명 vs 1명의 대결.
자존심이 많이 상하겠지.
유승우 뿐 아니라, 다른 헌터들도 나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봤다.
화랑 길드의 신예들.
당연히 자존심이 센 만큼 기분도 상했겠지.
나는 타오르기 시작한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조건이 있다.”
“조건?”
“이번 싸움에서 당신이 나서지 않 는 것.”
“자네는 내가 끼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물론이지. 이기는 건 나다.”
최유진은 내 말에 고민하는 기색으
로 눈을 감았다.
당연히 고민되겠지.
먼저 짜놓은 판은 엎어졌지.
내가 꺼낸 제안을 덥석 물기에는 꺼림칙할 것이다.
“자네는 겸손하지 못하군.”
“낭중지추인 거지.”
“좋을 대로 하게. 단, 자네가 위험 에 처하면 내가 나서지.”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자자.
내기 성립이고요.
최유진의 대답을 듣자마자 바로 발 을 앞으로 내밀었다.
[운류보를 사용합니다.]
[초당 2의 혼돈기를 소모합니다.]
빠르게 멀어지는 공격대.
나는 성큼성큼 뛰어가서 바위산을 밟았다.
‘보스의 모가지는 내 몫이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
1분 초도 낭비할 수 없다.
* * *
바위로 된 산악지대.
나는 평평한 지면을 밟으면서 위로 나아갔다.
풀 한 포기 없는 산.
회백색 바위와 샛노란 모래가 뒤엉 켜있어서 삭막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녀석이 튀어나올까.’
팔복동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에 대 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밝혀진 것은 섬 중심부에 있는 산 악지대가 모두 보스 몬스터의 영역 이라는 것이다.
나는 기척을 숨기거나 하지 않고 거침없이 산악지대를 누볐다.
보스 레이드 경쟁.
화랑 길드에게 방해를 받는 건 사 양이다.
산 아래를 흘겨봤다.
화랑 길드는 올라올 기미가 전혀 없었다.
발에 추가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데, 거리가 멀어서 뭔지 알 수 없었
다.
[진실의 눈의 제한 거리에서 벗어 났습니다.]
스킬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상관없지.’
무슨 준비를 하든.
그 전에 보스 몬스터의 숨통을 끊 으면 된다.
대기 중인 화랑 길드를 무시하고 산악지대를 내달렸다.
바위 사이를 누빈 지 몇 분 지나 지 않아서 바로 반응이 왔다.
모래로 된 바닥이 살짝 흔들렸다.
미세한 진동이지만 성천조계공으로 증폭된 감각을 피해가지는 못 했다.
‘이 반응. 설마?’
나는 모래로 된 지면을 박차면서 바위 지대로 몸을 날렸다.
도약을 한 직후.
“키이이이이!!!”
산악지대의 적막함을 찢어내는 괴 성이 귀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동시에 내가 방금까지 서 있던 모
래가 통째로 사라졌다.
쩍 벌어진 괴물의 아가리.
‘샌드 웜이다.’
샌드 웜은 사막에 서식하는 괴물이 다.
몸길이는 평균 십 미터.
우둘투둘한 갑각은 창이나 칼로 찔 러도 흠집 하나 나지 않을 만큼 단 단했다.
쩍 벌어진 입은 나선형으로 자리 잡은 이빨 수백 개가 촘촘히 박혀 있어서 한 번 삼킨 것을 찢어발길 수 있다.
“키이이이!!”
샌드웜의 포효 소리가 바위로 된 산악지대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더럽게 시끄럽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키잇, 키이이잇!”
샌드 웜이 내 목소리에 반응하듯 몸을 마구 비틀었다.
갑각에 붙어있던 돌기 수십 개가 쏘아졌다.
[다크 스타 – 대도]
나는 흑색 도를 휘둘러서 원을 그 렸다.
티티팅!
뾰족한 돌기들이 힘을 잃고 사방으 로 튕겨났다.
샌드 웜은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마자 입을 쩍 벌린 채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위이이잉!
촘촘하게 박힌 이빨 수백 개가 드 릴처럼 돌아갔다.
놈의 입은 겹눈처럼 여럿으로 되어
있다.
회전하는 주둥이는 먹잇감을 물면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호신마강이라도 펼치지 않으면 무 사하진 못해.’
나는 재차 도약했다.
한 치 차이로 스쳐 지나가는 샌드 웜.
다크 스타를 휘둘러서 샌드 웜의 옆구리를 베었다.
티잉-
피륙을 자르는 감촉 대신 강한 반 탄력에 손이 떨렸다.
힘이 부족했다.
두터운 갑각은 내력 없이 뻗은 참 격을 가볍게 튕겨냈다.
흠집이 살짝 났지만, 금세 새것처 럼 재생해서 매끄러운 광택을 되찾 았다.
‘샌드 웜은 손이 많이 가는 상대 지.’
눈은 없지만 공기와 지면의 진동으 로 먹이의 위치를 파악, 커다란 덩 치에 안 어울리게 빠르게 움직인다.
재생력이 강한 트롤도 저 입에 던 져지면 갈기갈기 찢겨나갈 정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화랑 길드 공격대는 팔복동 게이트 의 보스 몬스터가 샌드 웜이라는 것 을 알았던 모양이다.
‘화랑 길드에서 신중했던 이유가 있었군:
샌드 웜은 눈이 없다.
대신 지면의 진동과 소음을 감지하 고 먹잇감의 움직임을 느낀다.
뛰어난 방어력과 재생능력, 그리고 빠른 속도.
지면 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탱커 의 어그로 관리 능력을 발휘하기도
어렵다.
전열을 무시하고 후위의 마법 계열 헌터들을 덮친다면?
‘공격대 입장에서는 더 까다로울 거다.’
발에 무언가를 씌운 것도 샌드 웜 의 감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비 세 팅인 듯했다.
근데 어쩌나.
내가 먼저 샌드 웜을 잡아버릴 것 같은데.
‘전력으로 간다.’
정반대의 기운이 심상 세계에서 충 돌, 폭발을 일으키면서 더욱 강력한 힘을 빚어냈다.
혈도를 타고 흐르는 강대한 마력.
[성화(聖火)가 전신을 휘감습니다.] [혼돈력을 제외한 모든 능력치가
50% 증가합니다.] [치유의 축복이 몸에 깃듭니다.] 하얀 불꽃이 몸을 뒤덮는다.
삿된 것을 배제하고 생명에게 힘을 더해주는 성스러운 불꽃.
힘이 넘쳐났다.
나는 운류보를 밟으면서 샌드 웜을 향해 돌진했다.
“키 이이이!”
재차 정면으로 달려드는 샌드 웜. 겹쳐진 입 여럿이 정반대로 회전했
다.
놈과 충돌 직전에 가속도를 유지하 면서 몸을 급격하게 틀었다.
운류보의 자세 보정 효과 덕분에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방향을 확 틀 수 있었다.
[오호단문도를 사용합니다.]
[혼돈기 80을 소모합니다.]
푸욱!
도기를 휘감은 다크 스타가 두터운 갑각을 베어냈다.
‘ 얕다.’
참격은 유효했지만 샌드 웜의 갑각 이 너무나도 두터워서 안쪽에 파고 들지 못했다.
휘이익!
샌드 웜의 꼬리가 눈앞에 들이닥쳤 다.
10미터에 달하는 기다란 몸체.
머리로 들이받는 게 실패하자 곧장 지면 아래에 묻고 있던 꼬리를 꺼냈 다.
말이 꼬리지.
발아래에 있는 바위보다도 더 컸
다.
샌드 웜을 타격하려고 몸을 공중으 로 띄운 상황.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쳐낸다.’
다크 스타를 도끼로 변형.
[태산부법을 사용합니다.]
[혼돈기 15가 소모됩니다.]
창처럼 뾰족하게 세워진 꼬리를 향 해 힘껏 휘둘렀다.
쩌어엉-
도끼와 꼬리가 부딪치는 순간 엄청 난 힘이 전신을 짓눌러버릴 것처럼 압박했다.
나는 힘의 일부를 흘리면서 역이 용, 발 쪽으로 밀어냈다.
그에 대한 반발력으로 꼬리를 지지 대 삼아 몸이 위로 더 올라갔다.
발아래에 있는 꼬리.
‘한 번이 안 되면 두 번은 어떠냐!’
다크 스타를 다시 한번 커다란 칼 로 바꾸었다.
이번에도 얕았다.
두터운 갑각을 잘라냈지만 참격에 실린 힘이 부족해서 내부에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나한테는 무공만 있는 게 아니라 고.’
[지옥의 겁화를 사용합니다.] [마력 100을 소모합니다.] 오호단문도로 만든 틈.
그곳에 권능의 불꽃을 밀어 넣었 다.
“키이이이?!!!”
샌드 웜이 비명을 내질렀다.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갑각 아래에 있는 야들야들한 살 점.
지옥의 겁화는 샌드 웜의 살을 태 우면서 조금씩 크기를 불려 나갔다.
“자. 이제 누가 사냥감인지 다시 알아볼까?”
나는 꿈틀거리고 있는 샌드 웜을 향해 조소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