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09)
309 화
재정비를 하다 보니 금세 하루가 흘렀다.
나는 다시 탑을 찾아갔다.
암전되는 풍경.
전처럼 시련 도전을 거부당하는 일 은 없었다.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뜨니 황폐해 져 버린 대지와 커다란 크레이터가 보였다.
주위에는 도전자 백여 명이 한자리 에 있었다.
[시련의 탑 – 18충]
[어스 드래곤 사냥]
지맥을 흡수하여 커진 괴물, 어스 드래곤.
땅의 양분을 과하게 빨아들이면서 황폐화를 몰고 온 주범이다.
유적에 숨겨져 있는 다섯 신기를
취하여 어스 드래곤의 방어를 깨트 리고 사냥하라.
* 목표
어스 드래곤의 사망
* 특이사항
어스 드래곤은 대지의 힘으로 보호 받고 있다. 피해를 입히려면 신기로 해당 부위를 무력화시켜야 한다.
이번에는 보스 레이드인가.
12층의 시련처럼 방어를 뚫을 필 요는 없어 보였다.
왜냐하면…….
‘그 목표, 저기 아래에 있는 걸 말 하는 거 같은데?’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크레이터.
중심부에는 바위로 된 괴물이 지면 에 몸을 딱 붙인 채, 지맥을 빨아들 이는 중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길이는 약 150m.
정수리 위에 나 있는 뿔 두 가닥, 파충류처럼 튀어나온 입.
등에 날개는 없지만, 형태는 드래 곤과 흡사했다.
곧바로 [진실의 눈]을 사용했다.
* 특성
대지의 보히EX] 괴력난신 [S+] 거인의 힘 [S]
와우.
스탯도 스탯이지만.
보유 중인 특성 하나하나의 성능이 사기였다.
대지의 보호
등급 : EX
‘땅의 보석’을 매개체 삼아 대지의 힘으로 어스 드래곤을 보호한다.
대지의 보호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 태에서는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 다.
한마디로 무적이라는 말이다.
‘신기로 대지의 힘을 무력화하라는 게, 이 뜻이었나.’
탑의 시스템으로 보호받는 괴물.
쓰러트리려면 해당 층계 안에 있는 ‘신기’를 찾아내야 한다.
어스 드래곤의 몸뚱이에 박혀 있는 보석은 모두 5개.
시련의 내용을 곱씹어보면 신기도
5개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른 특성도 모두 강력했다.
괴력난신.
그리고 거인의 힘.
괴력난신은 초대형 괴물에게 붙는 특성으로, 근력 • 체력 • 맷집을 강 화시 켜준다.
거인의 힘도 근력 증폭 특성이다.
근력 스탯은 3천이지만, 실제로 부 딪치면 두 배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정면승부는 피해야겠어.’
온갖 버프를 둘러도 저 힘은 못 당해내겠다.
그 대신 민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서 실수하지만 않으면 정면으 로 힘을 겨룰 일은 없었다.
분석은 끝났다.
‘방어막을 무효화시킬 신기만 있으 면 된다.’
이번 시련은 경쟁자가 꽤 많았다.
걱정은 되지 않았다.
어스 드래곤의 막대한 스탯을 볼 때, 누가 먼저 신기를 찾아서 방어 막을 무력화시켜도 쉽게 사냥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래도 경쟁은 경쟁이니, 꽤 피 튀기겠어.’
서로 견제하려고 눈치를 볼 도전자 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같이 신기를 구할 도전자를 찾습 니다.”
“정원까지 1인 남았습니다. 치유에 능한 도전자를 구합니다.”
도전자들의 분위기는 내가 생각했 던 거랑 사뭇 달랐다.
이건 마치…….
“파티라도 구하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생각하고 있던 게 육성으로 튀어나왔다.
탑을 오르면서 마주쳤던 도전자들 은 하나 같이 서로를 경쟁자로 여겼
다.
이 분위기를 보라.
경쟁은커녕 화기애애한 게, 탑이 아니라 mmorpg의 공격대 모집을 보는 것 같다.
“호오. 여기서 그대를 만날 줄은 몰랐구나.”
잠깐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내가 생각했던 인물이 서 있었다.
“마찬가지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나는 낯익은 인물을 보면서 씩 웃 었다.
레지갈.
세 신성 중 하나이자, 탑을 오르던 중에 몇 번이고 엮였던 인연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 * ♦
“못 보던 사이에 일행이 늘었다?”
나는 의문 섞인 목소리로 물으면서 레지갈의 뒤를 가리켰다.
“허허허. 대협을 다시 뵙게 되니
영광이오.”
지목을 받은 도전자가 웃음을 터트 리면서 앞으로 나섰다.
혈호 오무심.
무 대륙 출신 도전자로 무림 커뮤 니티에 속해있는 녀석이다.
나는 눈썹을 역팔자로 꿈틀거렸다.
“네가 왜 여기서 나와?”
“9층의 시련을 마친 뒤로 소저와 우연히 만났소이다.”
“아니. 우연이고 자시고, 넌 무림 소속이잖아.”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
지 않겠소이까. 소저와 호홉이 잘 맞아서 같이 쭉 탑을 올랐소.”
이 녀석.
원래부터 이렇게 혀가 길었던가?
“그러하니라. 생긴 건 우락부락하 지만 꽤 믿을만한 존재이니라.”
“후후. 소저가 사람 볼 줄 아시는 구려.”
오무심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이 녀석…… 레지갈한테 반하기라 도 한 건 아니겠지?
달문 차원의 꼬맹이랑 투마도 여전
히 레지갈과 같이 행동했다.
“원데스였나. 용케 안 죽고 시련을 통과했네.”
“노데스다! 멋대로 이름 바꾸지 마!”
노데스가 얼굴이 붉어진 채로 소리 를 빽 질렀다.
거참.
이름 좀 틀릴 수도 있지.
“나. 오무심한테 주먹질을 열심히 배웠다. 당신한테 다시 도전하겠다.”
미디온이라고 했던가.
이 녀석은 투마 아니랄까 봐 보자
마자 싸움을 벌이고픈 의욕으로 가 득 찬 모습이다.
“그대여. 이번 시련은 나와 함께하 는 게 어떤가?”
레지갈이 은근한 목소리로 권유했 다.
대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거절하지.”
“이, 이유가 무엇이더냐.”
“내가 누구랑 같이 다니는 거 봤 어?”
“그렇지는 않다만. 좀…… 믿기지 가 않는구나.”
“왜 이렇게 당황하는 건데.”
“혹시나 하는 말이다만. 그대는 이 번 시련이 어떻게 치러지는지 제대 로 알고 있는가?”
“당연하지. 신기로 방어막을 무력 화하고 패면 되잖아.”
후후.
레지갈 녀석. 보스 레이드 정보로 나를 꾈 생각인 것 같은데…….
날 따라오려면 멀었다.
“신기는 모두 다섯 개가 필요하니 라.”
“어스 드래곤의 몸뚱이에 박힌 땅
의 보석이 5개니까.”
하아-
레지갈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대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구나.”
“뭔 소리야?”
“도전자는 신기를 하나만 다룰 수
있느니라.”
어?!
뒤통수가 얼얼했다.
레지갈이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어스 드래곤 레이드.
몸뚱이에 박힌 땅의 보석을 무력화 하려면 최소 다섯 명이 필요했다.
도전자들이 경쟁을 벌이는 대신 일 행을 구하는 것도 그 이유였다.
“신기를 소환수한테 착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진심으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 느냐.”
“시련이 그렇게 허술하지는 않겠 지.”
대답하면서도 입맛이 썼다.
방금 했던 말은 내가 생각해도 멍
청했다.
“신기를 얻었다고 해도 5인으로만 저 괴물을 사냥하려 하진 않느니 라.”
“왜’?”
“괴물이 강하니까.”
레지갈은 간결하게 답했다.
하긴.
[진실의 눈]으로 확인했을 때, 굳 이 무적이 아니어도 사냥하기가 까 다로운 괴물이다.
경이로운 맷집 수치.
안 그래도 강한 맷집인데 특성과
스킬의 보조를 받아서 더욱 강해졌 다.
“다시 한번 물으마. 짐과 함께 할 생각이 있느냐?”
“충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좋다. 그대의 충심을 받아들이겠 노라.”
마음이 바뀌기 전에 붙어야지.
홀로 진행할 수 없는 시련.
레지갈 일행과는 이미 합을 맞춰본 적이 있다.
알지도 못하는 다른 도전자들과 행 동을 같이하는 것보다는 레지갈과
함께하는 게 나았다.
“다른 이들도 신기를 노리고 있으 니, 빨리 움직이자꾸나.”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
“실은 그 장소를 찾는 것부터가 일 이니라.”
오호라.
레지갈한테 빚을 갚을 기회가 생각 보다 빨리 찾아왔다.
“그 장소. 내가 알려주지.”
나는 [마법의 나침반]을 꺼냈다.
‘어스 드래곤의 이마에 박힌 보석 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신기가 어디
에 있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상상하자,
나침반이 느리게 움직였다.
내가 서 있는 곳을 기준으로 4시
방향에 멈췄다.
” 이쪽이다.”
“신기의 위치를 알아내는 아이템은
없을 터인데……
“믿기 싫으면 가만히 있던지.”
“그대가 헛되이 말하지는 않을 터.
믿겠노라.”
레지갈은 의외로 내 말을 따랐다.
마법의 나침반이 뭔지도 모르는 눈
치던데, 이렇게 순순히 믿을 줄은 몰랐다.
‘설명해주기 귀찮았는데 잘 됐어.’
레지갈이 호응해준 덕에 일을 하나 줄였다.
일행은 4시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 였다.
쭉 달리다 보니 나침반의 침이 아 래쪽으로 이동했다.
“모두 내 뒤를 따라와.”
“대협이 안내에 자신 있어 하니 신 기하구려.”
“몰라. 저 아저씨는 무서워.”
“언제나 답을 알고 있는 도전자다. 따라가면 손해를 보진 않는다.”
뒤따르는 레지갈 일행이 수군거렸 다.
다 들리거든요?
얼마쯤 달렸을까.
큼지막한 바위로 된 분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마법의 나침반]이 툭, 하고 스스 로 닫혔다.
“도착했다.”
“이 안에 신기가 숨겨져 있다는 말 이더냐?”
“그렇겠지.”
“꽤 무책임한 말이로구나. 여기까 지 안내를 한 건 그대다만……
“아직 눈으로 신기를 보지는 않았 으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분지 안에 신기가 있 을 것이라고 100% 확신했다.
[마법의 나침반]의 효과는 이미 미 궁에서 검증을 완료했다.
떠올리는 물건이나 장소가 나침반 범위 안에만 있으면 절대 틀리지 않 았다.
“그대의 말이니 믿어보겠다.”
레지갈이 앞장서서 바위 사이로 걸 어갔다.
“야. 안에 뭐가 있는지는 나도 모 른다니까.”
“짐이 스스로의 몸을 간수하는 법 도 모를 줄 아느냐?”
“아이고. 그런 데서 괜히 자존심 부리지 마시고요.”
레지갈과 옥신각신하면서 바위 사 이로 난 길을 쭉 걸었다.
분지 안에 들어가자, 여태 읽어내 지 못했던 강렬한 마나가 느껴졌다.
전신이 돌로 이루어진 뱀.
총 길이는 40m 정도였고, 몸통의 두께가 아름드리나무의 밑동을 두 개 합쳐놓은 것만큼 두꺼웠다.
‘우주의 기운조차 읽어내지 못한 기운이라.’
이번만큼은 나도 놀랐다.
마법의 나침반으로 위치를 특정하 고 있었는데도, 분지에 들어갈 때까 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대장! 저 뱀의 얼굴에 이상한 게 있어요!”
노데스가 소리를 질렀다.
과연.
꼬맹이의 말을 듣고 보니 기다란 칼이 뱀의 미간에 꽂혀 있었다.
“설마. 저게 신기라는 말인가!”
“내 말이 맞지?”
“그대의 말은 이번에도 옳았구나. 역시 믿기를 잘하였느니라.”
?
믿어주시니 고맙긴 한데 너무 전폭 적으로 지지해주니 오히려 떨떠름했 다.
r키르르르르! j
바위 뱀이 일행의 존재를 인식하고
혀를 날름거렸다.
행동하는 걸 보면 순순히 신기를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
“이럴 땐 협상가가 나서야지.”
“그대는 협상에도 재주가 있더냐?”
“어.”
나는 고개를 좌우로 꺾으면서 몸을 풀었다.
[다크 스타 – 제왕의 검 X 2]
검 한 자루는 이기어검의 묘리로
조종해서 허공에 띄우고.
양손으로 다른 한 자루를 쥐었다.
“뛰어난 협상가는 협상하지 않는 법이다.”
암.
네놈은 나한테 신기를 헌납할 수밖 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