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2)
32 화
게이트 폐쇄 후 곧장 집으로 돌아 왔다.
이주 만에 돌아온 자취방.
문을 열자마자 침대로 돌진했다.
‘오늘은 좀 쉬자.’
심신의 피로가 몰려온다.
나는 그 기운을 거부하지 않고 받 아들였다.
아침이 되자 바로 성간 연합 용산 지부로 향했다.
마르탄은 이미 내가 올 것을 기다 렸다는 듯 당황하지 않고 집무실로 안내했다.
“탑을 올라가신다면서요.”
“이미 들었으니 이야기가 빠르겠 군.”
“보급품 품목을 추려봤습니다.”
“벌써?”
“유능한 파트너는 한 수 앞을 내다 보는 법이죠.”
나는 보급품 내역을 확인했다.
아공간 주머니 [500kg] x 1
상급 힐링 포션 x 5
중급 힐링 포션 x 20
해독 포션 x 5
성수 x 10
간이형 텐트 x 3
보호 수정체 x 5
은신 위장막 X 5
전투식량 x 100
“과연. 준비가 철저해.”
“흐흐. 제가 누굽니까? 지부장 자 리는 포커로 딴 게 아닙니다.”
“가격은 얼마쯤 하나?”
“10억 좀 넘게 들었습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선수끼리 왜 그래. 할인가로 하면 얼마야.”
“7억 정도쯤 됩죠.”
“내가 받을 정산금에서 빼.”
“이번에는 연합에서 지원을 해드리 려고 합니다.”
“너네한테 뭐 받아먹으면 잠자리가 뒤숭숭해서 안 돼.”
성간 연합이 어떤 곳인가.
1을 투자하면 2나 3을 얻어내는 곳이다.
연합과 나의 관계는 언제나 대등한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습니까……
“빚지기 싫어서 그런 거야.”
“크흡…….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탁할 게 한 가지 더 있 다.”
“말씀만 하십쇼.”
“혹시 건축 쪽도 좀 아나?”
“제 전문 분야는 아티팩트 제작 쪽 입니다만, 개요 정도는 알고 있습 죠.”
“수련장이 필요해서 말이야.”
“자택 근처에 있는 헬스장을 섭외 해놓을까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마나가 풍부한 장소가 필요해.’
무공 수련은 혼돈기를 전신에 순환 시키면서 탁기를 태우고 상승 무공 에 맞는 육신으로 바꾸어가는 것이 다.
외부의 마나가 풍부할수록 신체에 가해지는 자극이 많다.
게이트 안에서 단련을 하면 지구에 서보다 효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렇다고 매번 게이트에서 단련을 할 수는 없잖아.’
상위 차원에 비해 정순하지 않은 마나.
지구는 대기에 혼탁한 기운이 많이 섞여 있다.
하지만 방법이 없지는 않다.
나한테는 투장 데이모스의 방대한 지식이 있으니까.
‘대마력 집속진을 응용해서 수련장 을 만든다.’
S급 진법, 대마력 집속진.
대대로 투마 일족의 왕에게만 계승 되는 비전 마법진이다.
나는 이미 대마력 집속진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
성천조계공 수련.
마력 감응도가 떨어져서 마법진의 도움을 받았다.
효과는 대단했다.
농밀하게 모인 마나 덕분에 성천조 계공 1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
‘대마력 집속진을 응용하면 게이트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반영구적인 마법진.
내가 수련을 할 때마다 마법진을 가동시키면 주위의 마나를 집약시켜 줄 것이다.
“건축 쪽 전문가가 필요해.”
“요구사항을 알려주시면 견적을 내 보겠습니다.”
나는 수련장에 필요한 조건을 하나
하나 설명했다.
마나를 끌어모을 수 있는 지맥.
마법진 설치에 필요한 최소 면적.
주변의 침입을 막아 줄 수 있는 방어 마법 등이었다.
“음. 대충 70억 정도는 들어갈 것 같습니다.”
“내 재산이 얼마쯤 되지?”
“60억을 조금 넘긴 걸로 압니다
“일단 진행해보고. 모자라는 자금 은 내 이름으로 달아줘.”
“흐흐. 제가 도와드릴 수도……
“응, 아니야.”
“빚 한번 달아두기가 어렵군요. 주 문하신 대로 진행해보겠습니다.”
“잘 부탁해.”
나는 아공간 주머니를 챙기고 자리 에서 일어났다.
성간 연합에서 볼 일은 다 끝났다.
탑에 들어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문을 나서려는 찰나.
“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마르탄이 발목을 붙잡았다.
“뭔데?”
“탑에 초대받지 않고도 들어가려면 순수한 인간만 가능한 걸로 알고 있 습니다.”
“그렇지.”
“그럼 민철 헌터는 어떻게 탑으로 들어가시는 겁니까?”
마르탄은 내 정체를 고위 영격체의 분신이라고 알고 있다.
탑의 시스템은 엄격하다.
분신을 사용해도 지구의 인간에게 만 허락된 ‘탑’의 자유 출입 권한을 얻을 수는 없다.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사실 답은 간단했다.
녀석이 말한 대로 내가 순수하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게 정말로 궁금한가.”
“예. 많은 이들이 그 정보를 궁금 해할 겁니다.”
뭐.
어려운 것도 아닌 것을.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죽으면 돼.”
“••••••예?”
“한 번 죽으면 된다고.”
별거 없다.
용사한테 칼빵 맞고 죽어서 인간으 로 환생하면 된다.
나는 혼란해 하는 마르탄을 두고 밖으로 나왔다.
米 * *
한국대 대학로.
내 자취방이 있는 곳이다.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자취방을 잡는
건 당연한 일.
덕분에 약속 잡기는 편리했다.
한국대 대학로 유명 카페, 헤이버 브
나는 베르데를 그곳으로 불러냈다.
“이프…… 아니. 민철 헌터. 저를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뭐, 영광까지야. 커피나 한잔시켜. 여긴 버블티가 유명하다.”
“근데 왜 아메리카노를 드시고 계 시는지……
“유명한 거랑 개인 취향은 또 다른 법이잖아.”
베르데.
지구에서는 장용수라는 이름을 쓰 고 있는 악마는 멋쩍게 웃으면서 커 피를 주문했다.
“어머. 저기 봐. 잘 생겼다.”
“한 명은 좀 느끼하게 생겼는데. 그래도 멋지잖아.”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이쪽 을 힐끔힐끔 바라봤다.
“사일런트 필드.”
베르데는 작게 시동어를 말했다.
희뿌연 막이 반경 2미터 가량을 감싸더니 금세 주변 풍경에 동화되
었다.
소리가 퍼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결 계 유형 마법이다.
“마나 응용력은 나이에 비해 대단 하군.”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베르데는 미소를 지었다.
“웩. 느끼하게 웃지 마라.”
녀석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 을 지으면서 난처해했다.
내가 알던 요마 녀석들하고는 많이 달랐다.
이 녀석.
중2병 기운이 다분한 것도 그렇고, 변종이긴 변종이다.
“추가로 내려온 지령은 없나?”
“아직은 없습니다. 현재는 길드를 불려 나가는 데 집중하는 중입니 다.”
“아. 길드 운영하고 있었지.”
“그렇습니다.”
데모닉 길드.
베르데가 한국에서 세력을 키워나 가기 위해 고른 수단이다.
설립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길 드장인 장용수(베르데)의 뛰어난 실
력과 지도능력 덕에 빠르게 규모를 불려 나가고 있는 신흥 강자다.
나는 베르데를 바라봤다.
‘자질은 괜찮은데 말이야.’
베르데의 나이는 어리다.
인간으로 치면 갓 성인이 되어 사 회생활을 시작한 정도.
상태창을 통해 확인한 녀석의 능력 치는 나이에 비해 우수한 편이었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왕 부하로 거두었으니 쓸 만하 게 만들어야지.’
나는 베르데한테 도움이 될 만한 무공을 떠올렸다.
분심공 (分心功).
정확히는 무공보다 도가 계열 술법 에 가까운 심공이다.
정신을 여럿으로 나누어 사고의 폭 을 넓히는 효능을 지녔다.
‘내가 암흑 마법은 전문이 아니라 서.’
투마 일족은 암흑 마법을 전혀 사 용하지 못한다.
마력을 운용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 히 다르기 때문이다.
베르데의 힘을 비약적으로 늘려줄 수 있는 암흑 마법 같은 건 모른다.
대신 떠올린 게 분심공이다.
‘정신을 나누면 연산을 더 빨리할 수 있다.’
마법의 요체는 연산이다.
암흑 마나를 정해진 수식대로 빠르 게 재배열하는 것.
분심공을 익히면 베르데의 마법 연 산 속도가 전보다 몇 배 이상 빨라 질 것이다.
“베르데. 나를 믿나?”
“저는 이미 영혼을 걸고 당신을 섬
기기로 맹세했나이다.”
“나를 믿고 몸을 맡길 수 있겠나.”
“말씀만 하신다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도 움 직이지 마라.”
나는 베르데의 정수리에 오른손을 얹었다.
성천조계공을 운용하자, 빛의 성운 과 암흑성운이 각자의 힘을 뿜어내 기 시작했다.
‘녀석한테는 혼돈기를 사용할 수 없지.’
자연스럽게 융합하려는 두 힘을 분
리해서 암흑성운의 힘만 따로 추출 했다.
심연의 불꽃을 다루면서 익숙해진 행위다.
검은 기류가 오른손을 휘감는다.
나는 암흑 마나를 움직여서 손가락 끝과 맞닿은 베르데의 정수리로 움 직였다.
베르데가 몸을 움찔거렸다.
무 대륙의 용어로는 상단전이라고 부르는 곳,
암흑 마나는 베르데의 정신세계를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좀만 참아라.”
이래 봬도 판데모니엄의 차원장까 지 올랐던 몸이다.
타인의 정신세계에 간섭하는 건 술 자한테도, 당사자한테도 위험한 일 이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암흑 마나가 베르데의 정신세계에 새로운 회로를 새겨 넣는다.
분심공의 심득을 담은 길이다.
내 암흑 마나가 베르데의 정신세 계, 다른 말로는 상단전을 일주천했 다.
“이번에는 네 마력을 움직여봐라.”
베르데는 정신을 집중했다.
한 번 닦아놓은 길을 순환하는 암 흑마나.
환한 빛이 녀석의 눈동자에 맺혔 다.
“이, 이건……!”
“너무 놀라지 말고. 정신을 집중해 라.”
“예!”
“자칫 정신을 나누다가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큰일 난다.”
베르데는 긴장한 표정으로 분심공
을 운용했다.
자식.
그 정도로 긴장할 필요는 없는데.
분심공은 도가 계열의 술법답게 굉 장히 안정적이다.
긴장한 모습이 귀엽네.
후우-
일주천을 마친 뒤, 베르데의 입가 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프리트 님. 제게 주신 힘은 대 체 무엇입니까?!”
“분심공이다. 네 정신을 나누어서 효율적으로 마법을 연산하게 도와주
는 술법이지.”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그런 강력한 힘을 제게 선사해주시다 니……!”
베르데는 분심공의 효능에 흠뻑 취 한 듯했다.
다중 마력 연산.
분심공을 응용하면 마법 연산 속도 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비슷한 수준의 악마 둘과 동시에 싸워도 압도할 수 있는 힘이다.
“카페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하기 는 좀 위험했지만 말이야.”
나는 피식 웃었다.
외부에서 조금이라도 충격을 가했 다면 둘 다 위험했다.
마력 역류.
무 대륙에서는 주화입마라고 부르 는 현상이 나를 엄습했을 것이다.
베르데도 무사하긴 힘들었겠지.
내 암흑 마나가 날뛸 때 가장 먼 저 베르데의 정신세계를 흔들어놨을 테니.
“그럼 비즈니스 룸이라도 빌려야 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 비싸잖아.”
“돈 많으시잖아요. 아니어도 저도 꽤 있습니다.”
아.
그러네.
대학로에서 만나다 보니 돈 없던 학생 시절을 떠올리고 말았다.
“미안. 그 생각을 못 했네.”
“이, 이프리……!”
“그리고 이프리트라고 부르지 말랬 지?”
“죄송합니다.”
“나 없는 동안 분심공 열심히 운용
해서 2성까지는 익혀놔.”
“어디 다녀오십니까?”
“탑 가기 전에 고향 좀 내려갔다 올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