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21)
321 화
탑을 벗어나서 지구로 돌아왔다.
몇 번이고 왕래를 했지만.
한국으로 올 때마다 사회 공기를 맡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옛날 군대에서 휴가를 나오면 이 런 느낌이려나.’
대한민국 군대는 모병제로 바뀐 지 오래였다.
30년 전.
대격변이 일어나고 구) 휴전선 너 머가 로스트 랜드가 되었다.
기존 제식 병기로는 괴물을 막아 낼 수 없기에, 각성자나 마도 공학 병기를 다루는 전문직 군인을 양성 하여 국경을 지켰다.
‘로스트 랜드 쪽은 어떻게 되었으 려나?’
잠깐 동안 궁금함이 치솟았지만,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서 상념을 떨 쳤다.
나한테는 더 중요한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근처 보관소에 맡겨 둔 짐을 찾자 마자 전화기를 켰다.
-네. 하린 린스우드인 것이에요.
“오래간만이야.”
-민철 님! 탑에서 나온 것인가요?
“볼일이 있어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을 거야.”
-저번에 알려 준 진법은 이미 다 익힌 것이에요. 더 알려 주지 않으 면 직무 유기인 것이에요.
허.
당차게 따지니 할 말을 잃었다.
처음 봤을 땐 벌벌 떨더니, 이제는 그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 다.
“알았어. 나중에 알려 줄게.”
-믿어 드리는 척하는 것이에요.
에휴.
이제는 아주 상전이 다 됐어.
“참.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좀 도와줘라.”
-무슨 일인 것이에요?
“탑 근처 부지에 마법진 설치해 달 라고 했잖아.”
판데모니엄과 손을 잡은 ‘박사’가 개발한 마법진.
탑 주위로 흘러나오는 기운을 응 축, 혼돈의 파편으로 정제해 내는.
-기억하고 있는 것이에요.
“내가 그 위치까지는 다 기억 못 하거든.”
-거기로 민철 님을 모셔다 드리면 되는 거지요?
“어.”
-잠깐 기다려 주는 것이에요. 제가 모시러 갈게요.
“그렇게까지 안 해 줘도 되는….”
뚜- 뚜- 말을 다 하기 전에 이미 통화가 끊겨 버렸다.
얘, 바쁘다고 하지 않았나?
‘몰라. 자기 일은 알아서 하겠지.’
잠시 후.
검은색 리무진이 길가에 섰다.
“민철 님! 여기인 것이에요!!!”
정수리 끝이 내 허리쯤에나 닿으려 나?
노움 출신 소녀, 하린 린스우드가 소리를 빽 지르면서 달려왔다.
“참 요란하게도 오네.”
“너무 오래간만이라서 반가운 것이 에요!”
“제대로 말해. 내가 반가운 거야, 아니면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듣 고 싶은 거야?”
“뭘 묻나요. 당연히 후자인 것이에 요.”
솔직한 녀석 같으니라고.
무슨 대답을 기대한 건지, 물어본 내가 멍청했다.
“진법은 좀 이따 이야기하고. 일단 그 장소로 안내나 좀 해 줘.”
“알겠어요.”
잘 빠진 리무진이 가장 가까운 곳 으로 향했다.
낯이 익은 건물.
흑사회가 사들여서 마법진을 설치 했던 장소로, 과거 놈들을 막으려고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옛날 생각나네.”
“웬 옛날인 것이에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다가 말문이 막혔다.
따지고 보면 흑사회가 준동한 건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옛날이라는 말이 우습게 느껴졌다.
“아냐. 안으로 들어가자.”
“재미없는 것이에요.”
하린은 눈을 살짝 홀기더니 건물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건물 지하에는 전에 봤던 것과 동 일한 마법진이 그대로 새겨져 있었 다.
그 위에 맺힌 검은 수정.
진한 혼돈기가 흑색으로 물든 표면 위를 맴돌았다.
“마법진을 가동시킨 지 얼마나 됐 지?”
“반년이 조금 안 됐을 거예요.”
“이 정도가 반년이라.”
오른손으로 혼돈기를 응집시킨 파 편을 어루만졌다.
특유의 한기에 닭살이 살짝 돋았 다.
나는 성천조계공을 운용하면서 수 정안에 깃든 혼돈 에너지를 천천히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우우웅! 혼돈의 파편이 성천조계공 에 반응했다.
“오, 오오오! 저 정체불명의 기운 이 움직이는 것이에요!”
하린 녀석.
저 반응을 보니 내가 없는 사이에 나름대로 혼돈기를 연구한 모양이 다.
성과를 내는 건 실패한 것 같지만 말이야.
‘암. 전생의 나도 혼돈기에 대해서 는 몰랐으니까.’
태곳적의 힘.
‘혼돈’이라든지, ‘원초’라는 단어야 여러 문헌에 남아 있다.
하지만.
그 힘을 다루어 낼 수 있는 방법 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나도 비명횡사한 뒤에 환생을 경험 하지 않았더라면.
성천조계공의 진정한 모습을 알지 못했을 것이니, 혼돈의 힘을 접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혼돈의 파편을 빨아들이다 보니 금 세 크기가 줄어들었다.
5분 정도 지나자, 마법진 위에 맺 힌 수정은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다.
[혼돈기 23을 홉수했습니다.]
꺼억
배를 가득 채우는 포만감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이 맛이지.”
만족스러웠다.
하린이 재구성한 마법진은 박사가 만들었던 것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 를 보이지 않았다.
“민철 님. 마법진은 잘 작동한 것 인가요?”
“완벽하다. 하린!”
나는 엄지를 척, 들어 올렸다.
혼돈의 파편은 여기에만 있는 게
아니다.
탑에 도전하기 전, 해당 마법진은 하린에게 지시해서 서울 곳곳에 설 치해 두었다.
앞으로도 흡수해야 할 혼돈의 파편 은 수십 개나 남아 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번 기회에 성천조계공 7성의 벽 을 넘어서야겠다.’
혼돈의 파편을 모두 흡수하면 불가 능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전생에도 성천조계공 10성을 달성했다.
내력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성천조 계공 8성에 도전할 수 있다.
“다음 장소로 안내해 드리는 것이 에요.”
“수고스럽겠지만 부탁할게.”
“그 대신 한국에 머무는 동안 다른 진법도 알려 주는 것이에요.”
“알았으니까. 어서 가자.”
나는 하린을 보채면서 다음 혼돈의 파편을 흡수하러 이동했다.
* *
서울에 사 둔 부지는 수십 개.
돌아다니는 것만 반나절이 넘게 걸 렸다.
“하린아. 그냥 위치를 알려 주면 안 될까?”
“왜인 것이에요.”
“달려가는 게 빠를 거 같아서.”
“그건 아니 될 말이에요. 이동하면 서 진법을 알려 주는 것이에요.”
하- 나는 짧게 탄식을 내뱉었다.
졸지에 볼모(?) 신세가 되어 버렸 다.
이동 중에는 하린에게 신법 몇 가
지를 전수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꽤 오랜 시간을 붙어 다니면서 혼 돈기 홉수를 진행했다.
“여기가 마지막인가?”
“그런 것이에요.”
슈우욱.
수 미터나 되었던 파편이 쪼그라들 었다.
넘쳐 나는 힘.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혼돈력 : 1150 – 1760]
‘정말 엄청나다.’
공청석유?
만년설삼?
그 어떤 영약을 섭취해도 이만큼이 나 내력을 늘려 주지는 못할 것이 다.
이보다 더 뛰어난 걸 찾으려면 세 계석이나 선악과 정도는 되어야 하 지 않을까.
‘그건 애초에 영약 레벨이 아니잖 아.’
입가에서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
다.
둘 다 사용하기에 따라 차원 하나 를 빚어낼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원 이다.
선악과나 세계석을 단번에 떠올릴 만큼 강렬한 에너지.
혼돈의 파편에 깃든 힘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성천조계공 성취도는 이미 7성의 끝자락에 맞닿았다.
[무한 고리] 별자리의 효능.
숨만 쉬고 있으면 자동적으로 운기
행공을 하면서 세계석 태양의 힘도 흡수했다.
이번에 혼돈의 파편을 대량으로 홉 수하면서 내력 양도 엄청나게 늘어 났다.
무 대륙의 경지로 보면 현경을 넘 어 생사경에 진입한 지 오래다.
리무진이 집 앞에서 멈췄다.
“시간 내서 에스코트 해 줘서 고맙 다.”
“고맙기는요. 하린이 더 고마운 것 이에요.”
보통은 예의상으로 저런 말을 하겠 지만…… 저 녀석은 진심이다.
이동 중에도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 면서 새 지식을 갈구했다.
‘조만간이면 내 밑천까지 털어 내 겠어.’
기분 나쁜 일은 아니었다.
난 린스우드 사의 대주주였다.
하린의 지식과 기술이 늘어나고, 사업이 번창할수록 나 또한 이득을 보는 입장이다.
“또 뵙는 날을 기대하는 것이에 요.”
활활 타오르는 하린의 눈빛.
날 잡아먹기라도 할 것 같은 눈이 다.
저건 좀 부담스럽구먼.
띠리링- 도어락을 해제하고 집으 로 들어갔다.
소음 하나 없는 고요함.
펜리르는 게이트를 공략하러 갔나 보다.
‘혹시 모르니 호법을 세워 두자.’
[빛의 군세를 사용합니다.]
에인헤야르 기사단이 화려한 빛을 터트리면서 나타났다.
“아오. 눈뽕. 실내에서 부를 땐 갑 주에 감도는 빛 좀 꺼놔.”
r Yes. My Lord.j
“나 수련할 거니까 누가 건드리지 못하게 해. 누가 와도 막고.”
수련장 바닥에 엉덩이를 붙인 뒤, 가부좌를 틀었다.
후욱-.
짧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심상 세계 를 관조했다.
세계석 태양을 사이에 두고 대치를
이루는 있는 빛 • 암흑 성운군.
온 우주가 충만한 힘으로 뒤덮였 다.
혼돈의 파편을 흡수한 직후라서 더 욱 에너지가 넘쳐 났다.
나는 양쪽 성운의 힘을 극대화시키 면서 중심으로 불러 모았다.
‘8성은 블랙홀을 만드는 경지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중력의 소용 돌이.
저 하늘 위에 있는 진짜 우주를 심상 세계에 구현해 내는 것이다.
‘무 대륙인이라면 우주의 구조를
잘 모를 텐데 말이야.’
성천조계공은 과장 조금 더해서 말 하면 우주 창생의 비밀을 담고 있 다.
마교에서 성천조계공의 구결을 이 해하지 못한 채 비급서를 창고 안에 넣어 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우주의 창조와 소멸의 이치가 담긴 심법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나도 이걸 이해하려고 수백 년을 투자했으니.’
성천조계공을 만든 건 정말로 인간 이 맞긴 한 걸까?
그런 궁금증이 문득 들었지만, 금 세 잡념을 털어 내고 심법을 운용하 는 데 집중했다.
응축된 혼돈기가 과부하를 일으키 면서 거대한 폭풍을 만들어 냈다.
콰콰콰콰!
흑색 소용돌이는 인근에 있는 에너 지를 빨아들이면서 크기를 키웠다.
초중력.
형태를 지닌 것은 물론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에너지조 차 빨아들이는 암흑의 소용돌이가 탄생했다.
전생에 이미 경험해 본 경지라서 쉽게 블랙홀을 안정화시켰다.
‘ 응?’
내 기억이 맞는다면.
블랙홀을 완성시킨 시점에서 성천 조계공도 8성의 경지에 다다라야 한 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할 블랙홀 은 갑자기 더욱 거세게 회전하면서 별들의 빛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야. 잠깐만!’
나도 이번만큼은 진심으로 당황했
다.
폭주하는 블랙홀.
점점 중력의 소용돌이가 강해지더 니 천체에 자리를 잡은 별들까지도 끌어당겼다.
‘전에는 안 이랬단 말이야!’
블랙홀을 빚어내는 과정은 매우 어 렵다.
저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게 아까을 만큼 복잡하고 힘이 든다.
먼저 우주의 구조를 이해해야 하고 블랙홀의 생성 원리까지도 머릿속에 새겨 넣어야 한다.
그다음으로 암흑 마나를 운용해서 중력장을 발생, 회전시키면서 블랙 홀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거기까지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블랙홀이 내 통제를 벗어나는 것은 계획에 상정하지 않은 일이다.
전생에서는 없었던 일.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금은 상황 파악이 우선이었다.
우선 [초감각]으로 체감 시간을 느 리게 했다.
동시에 [초월 의지]을 사용, 여러 방면으로 현 상황을 검토했다.
잠시 후.
‘설마…… 그 이유인 거냐?!’
답을 찾아낸 순간 입이 쩍 벌어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