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38)
338 화
12 영웅.
두 차례에 걸쳐 벌어진 ‘대격변’에 서 인류를 구해 낸 방패.
또한 잠재 능력의 한계를 깨부수고 무수히 많은 헌터들 중 정점에 도달 한 이들이다.
그들은 차원 대전에 참가하는 대 신, 프리미엄 석에 앉아서 대전을 지켜봤다.
-12영웅의 존재는 지구 안전의 최 종 방어선이기에 한 명만 출전한다.
잠재 능력의 한계를 넘어 지구의 정점에 달한 이들.
그중 다수가 자리를 비우면 고위험 군 게이트가 출몰했을 때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저건…… 뭐지?”
“암흑의 화신이라도 되는 건가.”
“활활 타고 있는 거인이야.”
그런 12영웅마저도.
민철이 선보인 퍼포먼스에는 경악 을 금치 못했다.
시합장에 나타난 거인.
체고는 약 100미터 정도 되었으며, 검은 기운으로 된 인영의 테두리가 연신 일렁였다.
양키 스타디움을 굽어보는 거인.
그야말로 심연의 화신(化神)이었 다.
혹색 거인의 전신에서는 강렬한 격 이 뿜어져 나왔다.
12영웅 중 대부분은 그 기운에 전 율했다.
초월의 경지에 한 발자국 딛고 있 기에, 민철이 이룩한 ‘격’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더욱 잘 알았다.
“와우! 못 보던 사이에 더 강해졌 잖아?”
테레사 캠벨만이 당황하지 않고 순 수하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저 녀석은 역시 대단해!’
솜털이 삐죽삐죽 서는 위압감!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주쳤을 때보다 도 한층 더 강해졌다.
테레사는 저 거인을 마주치는 장면 을 상상했다.
1분은 버틸 수 있을까?
아니.
일합에서 밀리지 않으면 성공한 것 이다.
전력을 다해 낫을 휘두르지만, 혹 색 거인의 발길질 한 번에 으스러지 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떠올렸다.
‘한 번 붙어 보고 싶어.’
테레사는 입술을 핥았다.
저 모습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 근거 렸다.
“대단하군. 저 불길한 색……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가죽 재질 안대로 오른쪽 눈을 감 싼 애꾸 사내, 볼튼이 중얼거렸다.
옆 좌석에 앉은 여인, 세실이 끄덕 이며 동조했다.
“그러게. 끝이 보이지 않아. 저 정 도면 인류의 용사보다도 강하지 않 을까?”
세실이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
그건 12영웅 중 대부분이 품고 있 던 생각이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가 강하더라도, 순수한 잠재 능력만으로 용사를 넘어설 리 없 다.”
모두가 찬동하는 건 아니었다.
프리미엄 석을 휘감는 중후한 목소 리.
라시드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의 음성이다.
그는 2차 대격변 때 소멸해 버린 중동 출신의 왕자로, 현재는 유럽에 자리를 잡은 12영웅 중 하나다.
“민철이가 더 강할 거 같은데?”
테레사가 딴죽을 걸었다.
“그걸 장담하는 근거가 있나.”
“라스베이거스.”
짧은 말을 툭 던지는 테레사.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함유되어 있었다.
라시드는 턱을 만지면서 고민하더 니, 테레사를 흘겨봤다.
“홀로 그런 일을 벌인 줄 알았는 데, 동료가 있었군.”
“어. 저 친구가 그 동료야.”
테레사는 라시드의 추궁을 부정하 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지하에서 싹텄던 엘
리시움의 음모.
12영웅 중 테레사만이 그 꼬리를 잡아내고 미국 전역에 퍼져 나간 엘 리시음 세력을 일망타진했다.
“내가 보증할게. 우리 모두가 덤벼 도 민철이를 이기지는 못할 거야.”
“그따위 보증 따위.”
“자신 있으면 지금이라도 저기 나 가 보던가.”
라시드는 얼굴을 찡그릴 뿐, 테레 사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내심 그 말에 수긍하기 때문이었 다.
“아니면 판데모니엄과 연관이 있을 지도 모른다.”
“여기서 그 악마들이 왜 나와?”
“일개 헌터가 아무 이유도 없이 각 성 후 2년 만에 저렇게나 강해질 수 있다는 건가.”
“민철이가 악마였으면 이미 지구정 복을 했겠다. 얌전히 있을 이유가 없잖아.”
“그야 두고 보면 알 일.”
라시드는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 다.
* *
압도적인 퍼포먼스.
나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불굴】 로 혼돈기를 엮어 내어 빚 어낸 거대한 화신.
[천마군림보]의 기운을 최대로 퍼 트려서 기운만으로 승리를 가져왔 다.
S급 헌터를 손 하나 대지 않고 제 압한 것이다.
고개를 돌려서 경기장을 둘러보았 다.
입을 크게 벌린 관중.
모두가 내 퍼포먼스에 큰 충격을 받은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 다.
‘여기서 끝낼 수는 없지.’
지구 대표 선발전.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이곳에 집중 되어 있다.
향후 신명을 선포해서 지구의 ‘신’ 이 되려면 명성을 쌓아 두는 게 중 요했다.
선발전은 그 뒤로도 쭉 이어졌다.
각 대륙에서 치러진 예선전.
선수 64명을 16개 조로 나누고 1 • 2위만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다.
그러니까…….
‘개막전에서 진 아저씨도 이론상으 로는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거 지.’
유럽의 머시기라고 했던 것 같은 데.
이름까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64강 전승.
32강에서도 당연히 전승.
한 번의 패배도 겪지 않고 16강까
지 진출했다.
관중석에 있던 엘리는 내 활약상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대단해! 민철 헌터를 보고 있으면 질 것 같지가 않아요.”
“당연하지. 내가 이런 데서 왜 지 냐?”
나는 이미 초월의 영역에 들어선 지 오래다.
세계석의 파편.
선악과(레플리카).
그 외에도 탑에서 온갖 보상과 영 약을 취하면서 강해졌다.
거기에 [신화 사냥꾼 별자리]로 아 스모데우스의 격을 일부 강탈, 신도 하나 없이도 신격에 이르렀다.
경기 중 변수도 있었다.
“꺄아악!”
시합장 바닥을 구르는 민정이.
32강에서 쓰디쓴 첫 패배를 맛보 았다.
동생에게 패배를 안겨 준 상대는 반 정도 휜 콧수염을 기른 중년 남 자였다.
“꼬마 아가씨. 실력이 제법이구려.”
“윽. 느끼해.”
“조별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 니 더 분발해 보시게나.”
휙! 사내는 레이피어를 거두었다.
‘대진 운이 안 좋았군.’
데스먼드 레나드.
12영웅 중 차원 대전에 참여하겠 다고 밝힌 유일한 영웅이다.
한 조에서 1등과 2등을 추려내기 에, 다른 선수들을 모두 이기고 16 강에 진출했다.
“으으. 분해.”
“어쨌든 16강 진출은 했잖아.”
“손도 제대로 못 쓰고 졌어.”
“상대는 12영웅이잖아. 왜 그렇게 이를 가냐?”
“오빠도 아니고 다른 사람한테 졌 으니까.”
민정이는 호승심을 불태웠다.
거참.
나는 냉정하게 동생의 승률을 계산 해 보았다.
‘오러 블레이드 사용법을 깨우칠 때까지는 어렵겠지.’
마나를 유형화시키는 단계가 오러.
나아가서 물질 밖으로 방출해도 형 태를 잃지 않는 게 오러 블레이드
다.
협회는 외부에서도 오러를 유지할 수 있는 단계, 그러니까 오러 블레 이드의 경지를 S급의 기준점으로 두 었다.
오러 블레이드는 통상적으로 동일 한 마나를 불어넣어서 피워 낸 오러 보다 위력이 4배 이상 높다.
절삭력.
파괴력.
내구성까지.
오러로 오러 블레이드 사용자를 꺾 으려면 그만큼 출력을 올려야 한다.
‘오러 블레이드도 못 이끌어 낸 상 태로 S급이랑 붙어서 선전하는 게 대단한 거다.’
동생이 ‘격’을 조금 더 쌓고 깨달 음만 얻는다면.
12영웅조차도 동생의 적이 되진 못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16강 대진표를 보는 순간, 웃음이 튀어나왔다.
[전민철 VS 데스먼드 레나드]
민정이가 패배한 걸 갚아 주기라도 하라는 건가.
‘그럼 사양하지 않고.’
시합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맞은편에는 12영웅 중 하나, 데스 먼드가 먼저 나와서 나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16강에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 구려.”
“전설적인 영웅과 검을 맞대게 된 것,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띄워 주기는 그만하시오. 그대의 실력은 지난 시합에서 봤으니 말이
오.”
데스먼드는 손가락으로 콧수염을 만지작거렸다.
“운이 안 좋구려. 하필이면 16강에 서 당신 같은 실력자와 마주칠 줄이 야.”
16강은 4인이 아닌, 2인 토너먼트 로 진행된다.
한 번 패배하면 즉시 탈락.
최종적으로 남은 네 명이 차원 대 표로 선출되는 방식이다.
“질 것 같다고 말하는 건가요?”
“그렇소. 나도 꽤나 실력에 자부심
을 가지고 있소만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구려.”
“당신은 12영웅 중 하나잖아요.”
“후후. 영웅이라는 호칭이 뭐가 중 요하오? 지금은 내가 도전자인 것 을.”
데스먼드는 덤덤하게 대꾸했다.
조금은 놀랐다.
지구 헌터의 정점.
명색이 12영웅 중 하나인데도, 자 존심 하나 부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
‘테레사도 그러더니. 12영웅, 생각
했던 것보다 더 괜찮은 사람들이 야.’
나는 웃음을 지었다.
-데스먼드 VS 전민철. 경기를 시 작합니다!
데스먼드는 전투를 개시하는 순간, 직선거리로 달려오면서 거리를 좁혔 다.
손에 들린 레이피어 위로 초록색 오러 블레이드가 맺혔다.
[에메랄드 소드]
파파팟!
오러 블레이드가 수십 갈래로 갈라 졌다.
시야를 현혹시키는 빛.
검은 하나지만, 잔상을 빚어내는 오러 블레이드는 모두 진짜였다.
‘지금까지의 싸움은 내 힘을 과시 하려는 목적이었다.’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압도적으로 몰아붙여서 무릎을 꿇렸 다.
대전 상대를 확인했을 때만 해도, 내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나 또한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상대해 드리겠습니다.”
다크 스타를 제왕의 검으로 변형.
쏟아지는 녹색 섬광을 일일이 받아 쳤다.
채챙! 챙!
날카로운 금속음이 터지고, 강기가 충돌할 때마다 불똥이 사방으로 튀 었다.
“검에 실린 힘이 부족합니다.”
제왕의 검을 비스듬히 휘두르면서 레이피어가 찌르는 궤도를 홱 틀어
버렸다.
폭풍처럼 쏟아지던 찌르기 공격이 금세 잦아들었다.
“이건 어떻소!”
데스먼드는 검이 꺾였는데도 물러 서지 않고 도리어 발을 앞으로 내디 뎠다.
앞으로 쏠린 무게 중심.
강한 힘에 궤도가 틀어진 레이피어 를 다시 쥐고 공세를 이어 갔다.
오호라.
역시 12영웅이라는 직함은 그냥 붙은 게 아니었다.
‘재미있어.’
데스먼드의 검법은 극한의 속도를 추구하는 쾌검이다.
쾌(快)를 꺾는 것은 강(强)!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게 확실했다.
그럼에도.
데스먼드는 나름의 대책을 마련해 서 재빨리 태세를 정비했다.
‘이쪽도 상응하는 걸 보여 줘야겠 군.’
다크 스타를 백은의 신월도로 변형 했다.
강(强)과 유(柔)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 무공.
천섬도(天問刀)다.
손목을 살짝 털면서 뇌전과 일체화 된 강기를 빙글빙글 돌렸다.
길게 늘어진 강기는 허공에 맺힌 데스먼드의 오러 블레이드를 휘감았 다.
“이, 이건?!”
“아무리 빨라도 한계는 있습니다.”
빠른 것이 정답은 아니다.
그 근본을 묶을 수만 있으면 쉽게 제압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파지지직!
뇌전과 융합한 강기가 레이피어를 통째로 휘감았다.
칼자루를 쥐고 있던 데스먼드도 난 데없는 번개 세례를 피해갈 길이 없 었다.
“크아아앗!”
“수세로 몰리는 걸 막으려고 붙은 게 패착입니다.”
나는 친절하게 설명했다.
데스먼드가 이번 전투에서 깨달음 을 얻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였다.
‘이 정도 대우를 받을 만한 사람이 니까.’
괜한 친절을 베푸는 게 아니다.
12영웅이라는 위명.
헌터의 정점에 달한 실력.
그러면서도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잃 지 않는 품격까지.
한 번 정도는 참견할 가치가 있는 상대다.
‘그래도 못 깨달으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천섬도에 실린 힘을 낮추었다.
데스먼드는 기진맥진한 채로 겨우 거리를 벌렸다.
“오늘은 제 패배입니다.”
“더 안 해 보시고요?”
“방금 해 주신 말씀을 잊지 않으려 면 바로 단련을 해야 할 것 같거든 요.”
데스먼드는 고개를 푹 숙였다.
“고맙습니다. 전민철 헌터.”
“별말씀을.”
나는 멋쩍은 마음에 뒤통수를 긁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