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63)
363 화
나는 말문을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 세계의 국가를 대표한다는 이들 이, 이 순간만큼은 내 말에 집중을 했다.
그뿐이랴.
이번 회의는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중이다.
말문을 멈추고 군중을 훑을 때마 다, 신격도 덩달아 꿈틀거렸다.
자.
그러면 세상을 뒤집어볼까?
“신은 존재합니다만, 동시에 없습 니다.”
무거운 침묵이 회의장을 물들였다.
각 국가의 대표들은 머리 위에 의 문부호를 띄웠다.
잠시 후.
-저건 말장난 아닌가?
-우리는 믿음의 확신을 얻고자 이 곳에 온 것인데.
– 거짓말이야!
웅성웅성- 회의장은 조금 전까지 의 침묵이 거짓인 것처럼 시장터처 럼 시끄러워졌다.
“그대가 마흐디가 아니라면, 정말 로 스스로를 알라라고 칭할 셈인 가!”
아가 칸 6세는 목에 핏대를 세웠 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종교인들에게는 목숨보다도 중요한
신념의 문제다.
“거기까지.”
나는 목소리에 혼돈기와 〈격〉을 실었다.
회의장의 열기가 찬물을 끼얹은 것 처럼 빠르게 가라앉았다.
지구의 ‘신’이 되면서 얻은 존재감.
회의장에 모인 이들이 ‘필멸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 내 존 재감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난 지구의 차원신이니까!
‘이럴 땐 권위를 부리는 게 편하 군.’
움찔거리려는 입에 힘을 주고는 질 문을 꺼낸 옛 이슬람의 지도자를 바 라보았다.
“시련의 탑이 뭔지 들어봤을 겁니 다.”
“알고 있습니다만. 탑이 신의 존재 유무를 증명하는 것과 상관이 있는 겁니까?”
아가 칸 6세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거참.
성미도 급한 양반 같으니라고.
“그렇습니다.”
나는 신격 일부를 손끝에 집중시켰 다.
지구본 형상을 띤 홀로그램이 회의 장 중심부에 떡하니 나타났다.
차원신이 되면서 생긴 차원 관리 권한이다.
‘SF영회를 보는 느낌이네.’
권한을 얻은 건 신명을 선포한 직 후였지만, 이런 식으로 남들에게 보 여주려고 입체화해본 건 처음이다.
“신성함이 느껴지는구려.”
“지구의 형상이라니. 저걸로 전 세 계를 관찰하는 것인가.”
“이게 바로 신적 존재……
회의장에 모인 그 누구도.
지구 관리 권한올 입체화시킨 구체 를 보고 의심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 았다.
본능적으로 느꼈을 거다.
구체에 담겨 있는 신비한 ‘힘’을.
나는 양손을 쭉 펼쳐서 UN 사무 국 건물이 있는 곳을 확대했다.
딱-! 엄지와 중지를 가볍게 튕기 는 순간.
[지정한 범위 일대에 비가 내립니
다.]
[신격 20이 소모되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이 어둠으로 뒤덮였다.
먹구름은 이윽고 비를 퍼부었다.
솨아아-!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장대비 가 뉴욕 일대를 퍼부었다.
대표 중 일부가 스마트폰으로 중계 화면을 보면서 탄성을 내뱉었다.
“진짜다. 뉴욕에 비가 내리고 있 어.”
“어떤 마나의 파동도 느껴지지 않 았는데!”
당연하다.
신격을 소모해서 펼친 이적.
자연현상에 간섭, 재배열한 마나로 외력을 만드는 마법하고는 구동 원 래부터가 달랐다.
손가락을 다시 한번 튕기자, 구름 이 걷히고 해가 떴다.
극도로 발달한 과학이나 마법이 아 닌, 오직 신만이 보일 수 있는 이적 이다.
내가 지구의 차원신이 되었기 때문
에 가능한 일.
‘실용성은 거의 없다만.’
방금 소모한 신격을 자연적으로 회 복하려면 1주일 정도는 걸릴 것이 다.
하지만.
그 효과는 확실했다.
“저는 지구의 신이 되었습니다. 하 지만 제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도 있죠.”
이번에는 한국을 가리켰다.
서울 중심부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 한 구조물.
시련의 탑이다.
“오랜 신화의 혼적, 그리고 경전. 모두 이 세계에는 신이 존재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왜 없다고 말한 겁니 까?”
“지구의 신이 존재했다면 제가 차 원신이 되지 못했을 거니까요.”
“허……
탄식을 내뱉는 아가 칸 6세.
신이 떠나갔음에 절망하는 것일까.
내 의도대로 질문을 해주었으니, 한 줄기 희망을 주는 것 정도는 괜
찮겠지.
“신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은 탑 에 있습니다.”
진심을 담은 이야기.
신명까지 선포한 이상, 나는 거짓 올 함부로 내뱉을 수 없다.
헛된 말을 하면 쌓아 올린 격도 그만큼 깎여나간다.
대신이라고 해야 할까.
지구 내에서는 내 말에 담긴 ‘진 심’을 다른 이들에게 100%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묻겠소. 새
지구의 신이시여.”
백발의 노인이 거수했다.
-로널드 화이트. 현 미국 대통령이 에요.
꽤 거물이시구먼.
나는 느긋하게 웃으면서 로널드를 가리켰다.
“말씀하시죠.”
“당신이 신이라고 한다면, 우리를 지배할 생각입니까?”
“설마.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합니 까.”
미국 대통령, 로널드의 입이 쩍 벌 어 졌다.
꽤 놀란 둣, 말문까지 막혀서는 멍 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
“아니. 그, 그것이……
“진심입니다.”
“신을 칭하는 분이 지배욕을 못 느 낀다는 게 의문이라서 잠시 결례를 저질렀소.”
“이렇게 작은 차원 하나 지배해서 어디 쓰려고요?”
로널드는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는 지, 연신 입만 뻐끔거리면서 목소리
를 내지 못했다.
이야.
저 할아버지, 더 놀렸다가는 제 명 에 못 살고 돌아가시겠네.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스미르노 프라고 하오.”
“예. 말씀하세요.”
“과거에는 신정일치 사회가 있기도 하지 않았소? 사회가 그때로 돌아가 는 건 아닌가 싶소만.”
“제가 손 안 대도 지구는 잘 돌아 가잖아요?”
“그거야 맞는 말이요.”
“이미 체계화된 사회의 질서를 무 너트리면, 그게 더 손해니까요.”
지구는 다른 차원과 다르다.
격을 쌓아서 초월의 경지에 이른 이도 없고.
무 대륙에서 말하는 ‘우화등선’, 혹 은 판데모니엄의 용어로 ‘승천’을 경험한 존재도 없다.
그럼에도.
각자가 체계를 세우고 문제없이 살 고 있다.
“지구가 혼란해지지 않는 이상, 체 계에 손을 댈 생각은 없습니다.”
“그 말씀이 맞는다면, 여태 인류가 살아왔던 대로 생활하란 말이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딱 정리해주 는군요.”
난 미소를 지었다.
군림하되 지배하지는 않는 것.
그게 지구를 내 차원으로 두는 지 침이다.
“여러분은 평소대로 생활하면 됩니 다. 내 허락을 구할 필요도 없고, 간섭할 마음도 없으니까요.”
웅성웅성.
각 대표들은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총회 회의장에 오기까지, 지구의 신이라는 작자를 어떻게 대우해야 할지 고민했던 모양이다.
‘손대봐야 귀찮기만 한 것을.’
지구의 차원신.
그 지위만 있으면 된다.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한 상태라면, 어느 차원에서도 지구를 탐낼 마음 을 쉽게 가지지 못할 것이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나는 목소리에 내력올 실었다.
장터처럼 시끄러웠던 회의장 분위 기가 다시금 무거워졌다.
“판데모니엄이나 엘리시움. 두 차 원의 손을 빌리는 것을 엄격하게 금 지합니다.”
두 상위 차원은 여전히 지구와 탑 에 욕심을 내는 중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마수를 뻗을 지는 알 수 없다.
“듣자 하니 그건 내정간섭을 하겠 다는 것 아니오?”
쿵! 마이크가 크게 울렸다.
소리의 진원지는 50대 정도로 보 이는 동양인 사내였다.
-진타오. 현 중국의 주석이에요.
과연.
이제까지 왜 아무 말도 없나 했다.
“중국에서는 나한테 할 말이 많은 것 같군요.”
“당신은 국가 간의 절차를 철저하 게 무시하고 본국 내에서 행패를 부 렸다.”
“아. 그 벌레들 정리해준 거?”
“그들은 중화민국의 자랑스러운 인 민들이었……
“헛소리하지 마.”
낮은 목소리가 회의장 내부를 쩌렁 쩌렁하게 울렸다.
멍멍이소리도 적당히 해야지.
“악마든, 천사든. 두 종족의 힘을 빌리려면 목숨을 걸고 해야 할 거 다.”
나는 고개를 천천히 돌리면서 로널 드와 진타오를 직시했다.
엘리시움과 은밀하게 거래를 진행 했던 미국.
중국 암흑가에서도 판데모니엄과 꽤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혹사회를 박살낸 후, [데몬 시드 블레이드]로 추출해낸 이들에게 중 국 암혹가 장악을 맡겼지만.
중국 정부에서 끈을 유지할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었다.
“내 경고를 무시하면……
지구본에 손을 뻗었다.
뉴욕을 가리키던 구체가 빠르게 회 전하더니 중국을 집었다.
나는 중국 전역이 표기된 지구본에 손가락을 뻗었다.
저저저적!
화면이 반으로 갈라졌다.
조금 전에 비를 내렸던 장면이 떠 오른 것일까.
진타오가 격앙된 표정을 지었다.
“무, 무슨 짓을!”
“원한다면 이대로 만들어줄 수 있 어.”
손짓 한 번이면 나라 하나를 지워 버리는 것도 가능했다.
거기에 소모되는 신격이 엄청나겠 지만.
진타오라는 녀석이 그걸 알아챌 수 는 없었다.
굴욕감에 젖어 드는 얼굴.
누가 위인지 드디어 구분한 모양이 다.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
기까지입니다.”
나는 빙그레 웃었다.
UN 총회에서 벌인 발언.
내 발언은 금세 기사화가 되어서 연일 보도되었다.
-새로운 신의 출현? 전민철 헌터 의 대담.
-각 종교계, 민철 헌터의 발언을
해석하려고 연일 회의를 진행…….
-헌터들의 잠재능력이 모두 늘어 나, 이것도 모두 민철 헌터가 지구 에 끼친 영향인가?
“세상은 이렇게나 어지러운데. 한 가하시네요?”
엘리는 기사 화면을 내 눈앞에 대 놓고 반복해서 혼들었다.
“누군가가 바쁘면, 다른 사람은 한 가해야지. 그게 우주의 균형이야.”
“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참 설
득력 있게 들리네요.”
“진심이야?”
“반어법이죠.”
에휴.
우리 엘리, 처음 봤을 때는 저렇게 잔소리가 심하지 않았는데.
누가 저 애를 이렇게 타락시켜놓았 는지 모르겠다.
UN 총회에서 발언을 한 직후.
난 집에 가는 걸 포기하고 용산 지부에 들어왔다.
집 주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발을 디딜 틈도 없어서 귀가하는 걸 포기하고 엘리의 사무실에서 신 세를 졌다.
“언제까지 여기 계실 거예요?”
“조금 잠잠해질 때까지.”
“구체적으로 말씀 좀 해주세요.”
“한 2주일?”
“……그 안에는 제가 대책을 마련 해볼게요.”
엘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미안해지는걸.
“괜히 돌아다니지 말고 여기 계세 요. 빌딩 안에도 기자들이 많으니까
요.”
“어디 가려고?”
“업무를 보러 가야죠. 어느 유능한 신님께서 업무를 몽땅 주셔서 그걸 처리해야 한답니다.”
지구에 있는 성간 연합 지부들은 전에 없던 일의 홍수에 허덕이는 중 이라고 한다.
차원 대전 이후, 다른 차원들이 지 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 지부와 접촉하는 중이란다.
특히나 용산 지부는 탑이라는 지리 적 이점과 나와의 친분 덕에 더더욱 바쁘다고.
“어.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할게.”
“이따 봬요.”
문을 열고 나가는 엘리의 뒷모습을 보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쟤 말대로 당분간은 좀 사리고 있 어야 하니……
나는 무한의 공간을 열었다.
우승 기념으로 받은 보상.
그 외에도 여러 차원에서 받은 선 물들을 쭉 진열해놓았다.
시간이 있을 때 한번 정리해야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나무
재질로 된 함이다.
녹스한테 받은 선물, 칠흑혈이다.
딸깍, 잠금장치를 젖히는 순간 흉 흉한 기세가 피어올랐다.
신화의 영역에 닿아있는 강력한 아 티 팩트.
‘아까운데.’
턱을 만지면서 상념에 빠졌다.
판데모니엄이나 엘리시움.
어느 쪽에 넘겨서 보상을 받자니, 칠혹혈의 가치가 워낙 대단해서 아 가웠다.
먹자니 탈이 날 것 같고, 남을 주
기에는 아쉬웠다.
‘계륵이고만.’
입맛을 다시면서 칠혹혈에 손을 뻗 었다.
그 순간.
지잉-! 칠혹혈을 굳혀놓은 보석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