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79)
379 화
커다란 고목 위에 자리 잡은 집.
귀쟁이가 운영하는 찻집, [바람의 잎사귀] 다.
전에 협회 요원 정성희의 소개로 왔었는데, 풍경이 좋아서 기억해두 었다.
“한가하고 풍경도 좋구려.”
레인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뼉을 쳤다.
탁자 주위.
그리고 건물 전체를 감싸는 결계가 쳐졌다.
‘이야. 실력 보소.’
단순한 방음 마법이 아니었다.
감시 • 도청 • 공간간섭 둥 갖가지 수단을 차단하는 복잡한 마법이었 다.
어림잡아 수십 가지 술식이 연계된 주문.
짧은 순간에 그만한 주문을 두 겹 으로 치다니.
마음속으로 클라우드 쌍둥이와 전 면전을 벌였을 때를 가늠했다.
‘지금으로는 30퍼센트인가?’
이길 확률이 아니라, 무사히 도망 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둘의 전투력은 서열 40위권 악마 군주급.
합공이라면 도망도 힘들 것이요.
단독으로 붙어 봐도 이기는 건 불 가능했다.
“참. 그러고 보니 전에 우리 단원
이 신세를 진 적이 있었지요.”
“신세요?”
“7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고 들었소.”
레인이 말하는 ‘일’이 무엇인지 단 박에 떠오르지가 않았다.
기억을 곱씹던 중.
“아.”
레지갈과의 첫 대면이 떠올랐다.
7층의 시련, ‘생존의 법칙’
레지갈과 처음 마주쳤던 장소다.
원래는 히든 퀘스트를 방해하는 레
지갈 일행을 모두 제거하려고 했지 만.
클라우드 쌍둥이의 부하라는 말에 살수를 거두었다.
‘이렇게 자주 엮일 줄은 몰랐지만.’
나는 그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서로가 오해를 한 것뿐입니다.”
“우리 커뮤니티는 민철 도전자의 자비 덕분에 일거리를 줄였소.”
“뭐, 반대의 상황이었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자비를 베 풀어줘서 고마워.”
클라우드 쌍둥이는 번갈아 가며 감
사를 표했다.
“그 말 때문에 온 것은 아닌 것 같 은데.”
“성격이 급하구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래 못 사는 필멸자여서.”
“후후후,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겠 소.”
레인 클라우드는 낮게 웃더니 상체 를 앞으로 살짝 숙였다.
“당신에게 의뢰를 맡길 것이 하나 있소.”
레인 클라우드는 품속에서 나무로
된 보관함을 꺼내더니 나를 향해 밀 었다.
“나보고 열어보라는 거요?”
“궁금하다면.”
나는 대꾸하는 대신 레인의 눈동자 를 지그시 바라봤다.
오드 아이.
적 / 청색 눈동자 너머로 어떤 감 정조차 읽어낼 수 없었다.
‘하여간 저 녀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먼.’
제 누이를 대할 때 빼고는 거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기에 뭘 넣어놓았기에 호들갑을 피우는 건지 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보관함 뚜껑 을 젖혔다.
그 순간.
“허어.”
탄성이 새어 나왔다.
[생명수의 잎사귀]
등급 : 초월 [O] / 분류 : 잡화
내구도 : 600/600
엘리시움의 심처에 있는 생명수.
그 나무의 가지에 붙어있는 잎사귀 다.
코끝에 감도는 강한 성력.
칠혹혈에는 못 미치지만 강력한 영 약인 건 확실했다.
‘생명수의 잎사귀에 몇 가지 약재 를 조합하면…… 엄청난 걸 만들 수 있겠어.’
성천조계공의 불균형.
칠혹혈을 흡수해서 무너진 양쪽 성 운의 밸런스를 다시 맞출 수 있는 강력한 물건이다.
“좀 찝찝하네요.”
나는 보관함을 도로 닫았다.
“마음에 안 드시는지?”
“왜 마음에 들 거라는 확신을 하는 건지.”
“민철 도전자가 외부 세계에서 성 력과 관련된 영약을 구한다고 해서 준비한 것이오.”
쯧- 혀를 차면서 못마땅함을 드러 냈다.
행적이 읽히는 건 어느 방향으로 생각해도 기분 좋지 않았다.
레인 녀석이 다중차원 우주의 흐름
에도 신경을 쓰고 있을 줄은 생각 못 했다.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았구먼.’
엘리가 구해온 아이템들은 에인헤 야르 기사단의 경지를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생명수의 잎사귀는 나한테 필요했 다.
저 정도 영약은 억만금을 투자해도 구할 수가 없었다.
“걱정 마. 방금 말했잖아, 우리가 신세를 졌다고.”
“생명수의 잎사귀는 당신이 의뢰를 받는다고 하면 바로 줄 것이오.”
번갈아 말하는 클라우드 쌍둥이.
그렇다면.
의뢰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야기나 들어봅시다.”
코홀리개 녀석한테 페이스가 말리 는 느낌이지만.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주마.
레인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이 야기를 이어갔다.
“22충의 시련 내용을 알고 있소?”
” 모르죠.”
“의뢰라는 게, 22층의 시련과 관련 된 이야기인가 보군요.”
“그렇습니다. 먼저 22층에 대해 말 씀드리겠습니다.”
22충의 시련은 극한지대.
한 대륙 크기의 땅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9층 정도라고 생각해야 하나.’
대리전쟁.
여태 진행했던 시련 중 가장 규모 가 큰 시련이었다.
“22층은 화산, 심해, 빙하 등 여러 환경에서 미션을 진행해야 합니다.”
“2충이랑 비슷한 느낌인데요?”
“맞습니다.”
레인은 긍정했다.
깊은 바닷속에서 진행된 2충의 시 련.
각 해역에 있는 미션을 치러서 4 개 이상 달성하면 다음 시련으로 넘 어갈 수 있다.
‘2층과 10충을 섞어놓은 느낌이
라.’
10층의 시련, 고통의 순례길.
다중차원 우주에서 극한의 환경만 을 모아놓고 길을 따라 걸어야 하는 힘겨운 시련이다.
이제는 제 발로 험지에 발올 들이 밀라니.
누가 시련 내용을 짠지는 모르겠지 만, 꽤 악취미다.
“문제는 22층이 여러 커뮤니티의 이권과 얽혀있다는 점이죠.”
“여러 커뮤니티?”
“그렇습니다. 7대 커뮤니티 말이
죠.”
“뭘 얻어먹을 게 있어서 하층에 간 섭한대요?”
“지저의 숨결의 스팟을 독점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명칭.
나는 금세 ‘지저의 숨결’이 어디를 가리키는지를 떠올렸다.
“아, 6층.”
개미 공주 셰셰와 인연을 맺은 곳.
생각해보니 뫼비우스와의 악연이 시작된 장소이기도 했다.
“떠올리셨다면 이야기가 한결 편하
겠군요.”
22층은 각 차원의 험지를 섞어놓 은 공간이다.
위험하지만, 다중차원 우주에서 구 하기 어려운 희귀한 광물이나 영약 도 여기저기에 넘쳐났다.
“그 자원을 노리고 7대 커뮤니티가 죽치고 있다?”
“버틴다기보다는…… 이미 시련을 통과한 상위 랭커들을 배치해둔 것 입니다.”
“그러니까 7대 커뮤니티와 마찰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군요.”
“정확히 말하면 프로비덴티움과 게
헤나, 두 커뮤니티가 관리하는 곳에 볼일이 있습니다.”
프로비덴티움 – 천사의 커뮤니티.
게헤나 – 악마의 커뮤니티.
공교롭게도, 둘 다 나하고 적대적 인 포지션을 띤 단체다.
‘타이탄 쪽이라면 이미르의 샘물로 거래해도 될 텐데.’
아쉬움은 잠깐이었다.
천사와 악마.
두 진영에 모두 엿을 먹일 수 있 으니, 나쁘지 않은 의뢰였다.
“내가 얻어야 할 건 뭡니까?”
클라우드 쌍둥이는 잠시 서로를 보 며 눈빛을 교환했다.
“저 하늘 위, 천공의 성역에 있는 천공의 심장.”
“지하에 있는 악마의 미궁. 거길 가면 흉왕의 정수가 있어.”
둘 다 처음 듣는 이름이다.
탑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아티팩트일 가능성이 높다.
“세 신성 중 하나인 레지갈을 시켜 도 되는 일 아닌가요?”
“안타깝지만 그녀는 아직 그만한 임무를 맡을 만한 역량이 되지 않거
든 w
고개를 좌우로 젓는 제인.
“또한 외교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오.”
레인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7대 커뮤니티 중 둘이나 엮 여 있는 문제다.
단체를 이끄는 입장에서는 쉽게 나 설 수 없을 것이다.
“생명수의 잎사귀를 받으면, 당신 들과의 혼적도 끊어야겠군.”
“눈치가 빠르시구려.”
레인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저 귀한 물건을 왜 선금으로 내놓 나 했다.
‘이제야 앞뒤가 맞는군.’
위험 요소가 큰 의뢰.
클라우드 쌍둥이의 부탁은 7대 커 유니티 중 둘과 척져야 하는 리스크 가 있다.
22층의 시련을 아직 치르지 않은 도전자.
그리고 프로비덴티움과 게헤나와 대립각올 띄워도 상관없거나, 이미 사이가 안 좋은 존재.
나는 공교롭게도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이걸로는 부족한데.”
생명수의 잎사귀는 다중차원 우주 전역올 뒤져도 구하기 힘든 희귀한 영약 재료다.
하지만.
의뢰 난이도를 생각하면 생명수의 잎사귀조차도 가치가 떨어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의뢰의 선 금이야.”
“내가 두 물건을 구해오면 추가 보 상을 해주겠다?”
“정답이야. 역시 눈치가 빠른걸.”
제인은 호쾌하게 웃었다.
“민철 도전자가 흉왕의 정수와 천 공의 심장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 면, 신화 등급 아티팩트라도 드리겠 소.”
홈- 입에서 탄식이 절로 나왔다.
신화 등급!
다중차원 우주 전역을 뒤져봐도 채 100개가 안 되는 강력한 아티팩트 다.
전생의 나도 신화의 자락에 닿아있 는 아티팩트라고는 다크 스타만 보
유했으니.
그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믿기가 힘들군요.”
“그럼 직접 보여드리리다.”
레인은 왼쪽 귀를 만지작거렸다.
귓불 끝에 매달려있는 귀걸이.
심상치 않은 마나를 내포하고 있는 아티팩트다.
“역천(逆天)의 마주침. 신화 등급 귀걸이요.”
[진실의 눈]으로 확인해보니 정말 로 신화 등급이었다.
미친.
이 녀석들, 이런 건 어디서 얻은 거야?!
수백 년 만에 다시 만난 쌍둥이.
두 남매는 전생의 기억에 남아있는 모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져 있었다.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자 미처 의식 하지 못한 사실이 떠올랐다.
“이해할 수 없군요.”
“뭐가 말입니까?”
“생명수의 잎사귀에 신화 등급 아 티팩트, 둘을 주면서까지 얻어야 하
는 물건이라.”
그래.
생명수의 잎사귀까지는 그렇다 치 자.
[역천의 마주침]은 고작 시련의 숨 겨진 요소를 얻으려고 투자하기엔 과한 아티팩트다.
“이번 의뢰를 받아들이는데 필요한 질문입니까?”
“그거야 아니죠.”
“다행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본다 면, 저도 거래를 이어나갈 생각이 없었거든요.”
레인은 허허, 하고 웃었다.
이 자식.
괜히 무게 잡기는.
생각을 정리할 겸, 차를 마시면서 고민했다.
‘이번 의뢰. 손해 볼 건 없다.’
의뢰를 받아들이기만 해도 생명수 의 잎사귀를 받는다.
성공하면 신화 등급 아티팩트까지!
의뢰를 수행하는 중에 프로비덴티 움과 게헤나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 다지만.
‘그건 내가 바라는 바다.’
악마와 천사, 두 커뮤니티에게 엿 을 먹일 수 있다면 거절할 필요가 없었다.
단지 클라우드 쌍둥이가 저만한 출 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의뢰를 맡기는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의뢰를 진행하다 보면 알 수도 있 겠지.’
전생의 인연도 있겠다.
나는 금세 고민을 끝냈다.
“한 번 맡아보죠.”
오른손을 내미니, 레인이 금세 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 나도.”
제인이 그 위에 손올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