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389)
389 화
엉덩이를 떼며 일어났다.
끄웅- 몸을 일으키자 한 줄기 비 명이 흘러나왔다.
「주군! 저희가 부축하겠나이다.」
r지존이시여. 너무 무리하지 마세 요.」
나는 손을 휘저었다.
“괜찮아. 이런 건 움직여야 나아지 는 거야.”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자, 짜릿한 고통이 척추를 타고 위로 쭉 올라왔 다.
‘으으으. 용케 살았어.’
짙은 탈력감과 무기력증, 그리고 고통이 육신을 좀먹는다.
현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 승 경지를 3분이나 유지했다.
나였으니까 몸이 안 터지고 감당할 수 있었지.
보통은 1분도 못 버티고 힘에 집 어삼켜서 산산조각 났올 거다.
대신 후유증을 감내해야 하는 것도 오롯이 내 몫이었다.
‘이 고통마저도 감사하다.’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짜릿한 통증 마저도 살아있다는 중거였다.
나는 격통을 참으며 성천조계공을 운용했다.
혼돈기가 반쯤 망가진 신체를 활보 하며 새 힘을 불어넣었다.
두 걸음, 세 걸음.
그리고 열 번째 족적을 남겼을 때
는 걷는 게 한결 편해졌다.
‘여길 벗어나면 푹 쉬어야겠어.’
지금은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 면 충분했다.
기절 후 한나절이 지났다.
마황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돌아갔 다는 건 이미 뫼비우스 본단에 알려 졌을 터!
추격대가 오기 전에 털어먹어야 한 다.
나는 뫼비우스 거점을 천천히 훑어 보았다.
벽 여기저기로 촉수처럼 뻗어있는
수많은 파이프.
투명 관에는 가수면 상태의 괴물과 분노의 정령들이 머무르는 중이다.
‘강화병을 연구하는 장소인가?’
분노의 정령과 생물체를 강제로 결 합해서 만든 광전사.
내 소환수들을 상대로 꽤 선전했 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닌 거 같아.’
본능적인 직감이었다.
이깟 강화병들.
수천을 투입해도 마황의 옷깃 하나 스치지 못할 것이다.
마황이 탑의 규칙을 비틀면서까지 22충에 개입한 이유가 뭘까?
큭, 불현듯 웃음이 새어 나왔다.
‘거기까지 알 턱이 있나.’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뭐, 그건 그거고…….
“피네스야.”
「예. 주군.」
“연구 자료 싹 챙겨 놔라.”
「명을 받듭니다.』
챙길 건 챙겨둬야지!
강화병 연구 자료.
메슬로우 영감한테 넘기면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자료와 샘플 수집은 에인헤야르 기 사단에게 맡기고 더 안쪽으로 들어 갔다.
저벅, 저벅.
발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텅 빈 건물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혈관처럼 얽혀있는 파이프를 쭉 따 라가던 중.
여태 봤던 것보다 10배 정도 큰 시험관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진실의 눈]을 사용하는 순간.
“어?”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탑 45층.
마황 지그문트는 본래의 장소로 돌
아왔다.
“실패했다.”
스스로에게 되뇌며, 5분 전을 떠올 렸다.
전민철.
지그문트가 직접 나섰음에도 숨통 을 끊지 못한 도전자.
전투 내내 몰아치기는커녕, 자신과 비등한 수준으로 맞서 싸웠다.
오른손을 볼에 갖다 대었다.
작은 생채기.
전민철의 화살이 만든 상처다.
‘고통을 느낀 게 얼마 만인지 기억 도 나지 않는군.’
탑 전체를 통틀어 봐도,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만한 상대는 거의 없었 다.
칠황?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다.’
지그문트의 입가에 경멸 섞인 미소 가 피어올랐다.
도전자들은 칠황을 같은 선상에 두 고 있지만, 그건 진실이 아니다.
파황 드레이너는 최약체인 전(前) 칠황, 암황(暗皇)을 꺾으면서 올라 온 애송이에 불과했다.
나머지도 마찬가지다.
거인왕 수르트는 잃어버린 거신의 복원에만 매달리는 옛 존재요.
악마 카르페나 천사 지르엘은 각 진영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지그문트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건 둘 뿐.
용황(龍皇).
그리고 천마(天魔).
‘그 도마뱀은 타고난 신력을 믿고 나대는 것밖에 안 된다.’
지그문트가 진정으로 인정하는 호 적수는 한 명.
무림 커뮤니티의 수장, 천마다.
‘이젠 한 명이 더 늘어났구나.’
지그문트는 볼에 새겨진 상처를 방 심이나 우연이라고 치부하지 않았 다.
강대한 마법 장벽을 뚫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걸 우연이라고 여기는 건 지그문 트 스스로의 격을 모독하는 행위다.
‘전민철의 숨통을 끊으려면 5분이 아니라 10분이 필요했다.’
계산이 어긋났다.
저 5분이라는 시간올 묵과해달라는 조건으로 해당 층계 관리자에게 수
백만 PT를 헌납했고, 탑의 규칙에 개입한 탓에 수개월은 요양해야 한 다.
그렇게 많은 것을 투자했는데도, 민철을 쓰러트리지 못했다.
‘더 개입하는 건 불가능했어. 의미 없는 가정이다.’
탑의 시스템은 절대적이다.
관리자와 타협을 해도.
신위와 이적의 영역에 맞닿은 지그 문트의 마법으로도.
탑이 정한 규칙에서 벗어나는 건 힘들었다.
‘탑 고층에서 만나게 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안 생기는군.’
지그문트는 관자놀이를 툭툭 건드 렸다.
탑의 시련은 공평하다.
칠황이 탑의 시련을 극복하면서 이 만큼 강해졌듯.
민철 또한 고층으로 올라올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질 것이다.
틀어져 버린 관계.
미래의 황급 인재를 포섭할 수 없 다면, 기회가 될 때 확실하게 쓰러 트렸어야 했다.
‘그 비약만 있었다면……
아쉬웠다.
멸망한 차원의 균열들을 관찰하다 가 얻은 조각.
그 조각에 실린 힘은 그야말로 경 천동지, 신마저도 멸망시키는 힘이 었다.
광기와 야성의 집결체!
멸신(滅神)의 힘이 실린 조각을 홉 수하면, 섭리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에너지를 흡수하면 고착화된 45층의 균형도 단번에 엎을 수 있
다.
하지만.
조각 안에 깃든 염(念)과 격이 워 낙 강력해서 곧바로 홉수하기가 불 가능했다.
그 때문에 22층에 연구를 설립.
뫼비우스 5위계 급 마법사인 하인 켈을 책임자로 임명하고 조각을 비 약으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오랜 기다림.
결과가 눈앞에 왔을 때, 민철이 [광폭한 정령의 숲]에 진입했다.
‘조금 돌아가는 것뿐이다.’
지그문트는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 했다.
민철이 비약을 손에 넣는다 한들, 바로 섭취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니.
오히려 욕심을 내서 섭취했으면 하 는 바람이었다.
‘그 조각에 실린 사념은 엄청난 독 이니.’
지그문트마저 흡수를 포기하고 사 념을 녹여내려 비약으로 제조했다.
100% 완성되지 않는 한, 사념을 억누를 수 없다.
광기에 잡아먹히거나.
어찌 이겨내더라도 광(狂) 속성이 추가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을 안고 다니는 꼴이 된다.
‘전민철이 멋도 모르고 비약을 먹 었다가는…… 비약에 집어삼켜 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 곧장 회수하는 것도 가능했 다.
지그문트가 염려하는 건 다른 방향 이었다.
탑 너머.
외부 세계로 반출하면 비약을 회수
하기가 어려워진다.
‘비약에 추적 마법을 걸어놓았다. 어디에 있든 찾아낼 수 있다.’
민철이 비약을 누군가에게 넘기지 만 않으면, 언제든지 회수할 수 있 다.
그 비약을 페널티 없이 흡수할 수 있는 건 다중차원 우주를 통틀어서 자신뿐이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부디 잘 들 고 있어라.’
지그문트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허 공을 바라봤다.
투명한 관.
그 안에는 커다란 이빨이 액체에 담긴 채, 바닥에서 1미터 정도 떠서 부유하는 중이다.
[펜리르의 어금니]
등급 : 신화[M] / 분류 : 잡화
내구도 : =
최고신 오딘을 집어삼킨 펜리르의 이빨입니다.
오딘의 사념과 힘 일부, 그리고 펜 리르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 다.
어금니에 담긴 마력을 흡수할 경우 옛 신왕의 사념과 펜리르의 광기에 집어삼켜 집니다.
현재 [분노의 정령]의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광기가 정제되는 과정을 거치는 중입니다.
“이거다.”
시험관에 손올 얹었다.
오싹- 닭살이 팔뚝을 뒤덮었다.
‘이만한 기운을 완벽하게 봉인하다
니.’
손을 대기 전에는 어떤 기운도 읽 어내지 못했다.
내 감각으로도 전혀 감지하지 못할 만큼 정교한 봉인이라니.
[진실의 눈]으로 시험관의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봉인, 그리고 중화.’
마황 녀석.
여기서 재미있는 짓을 하고 있었 네?
펜리르의 어금니는 광(狂) 속성을 지녔다.
신수와 최고신의 사념.
어지간한 존재라면 저 이빨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칠 만큼 엄청난 기운 이다.
하물며 저걸 홉수라도 하면?
장담컨대, 나조차도 저 사념에 오 염되어버릴 것이다.
광기에 집어삼켜 지지는 않아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워지 겠지.
‘적당히 미치는 정도.’
펜리르의 어금니는 독이다.
신과 악마, 그리고 초월자조차도
오염시킬 수 있는 지독한 맹독!
마황은 저 이딸에 깃든 광(狂)의 사념과 친근한 속성인 분노의 기운 을 관에 채워두었다.
‘왜 22층에 이런 시설을 뒀나 했더 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네.’
허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분노의 에너지를 추출, 두 신적 존 재가 남긴 사념을 중화시킬 생각을 할 줄이야.
마도학에 통달했다는 말은 전혀 과 장된 게 아니었다.
‘아직 완성된 건 아니군.’
펜리르의 어금니에는 아직 오딘과 원주인의 사념이 남아있다.
100% 중화시키지 않으면 홉수가 불가능했다.
먹으면 무조건 탈이 날 불량음식!
그렇다고 저걸 완성시키자니, [광 폭한 정령의 숲] 외 장소에서는 저 걸 중화시킬 수 없다.
추격 마법 때문에 계속 들고 있기 도 아쉬운 상황.
‘ 계륵이구먼.’
먹기에는 너무 크고 남 주기는 아 깝다.
부숴버릴까? 라는 생각도 일순 들 었지만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무한으로 표기된 내구도.
전생의 지식을 뒤져보면 방법이 아 예 없진 않았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문 제지.’
마황 녀석.
이 상황을 예측했기에, 크게 아쉬 워하지 않고 물러났을 거다.
펜리르의 어금니를 반드시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
잠깐.
‘펜리르한테 주면 되지 않나?’
굳이 저 기운을 내가 흡수할 필요 는 없다.
분노의 에너지로 광기를 어느 정도 중화시킬지라도, 어금니에 담긴 마 력을 홉수하면 손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저 마력의 원주인이라면 어떨까?
오딘의 사념도 섞여 있다는 게 신 경 쓰이지만, 적어도 광기에 사로잡 힐 일은 없을 것이다.
‘이거…… 완전 좋잖아!’
펜리르가 어금니에 깃든 힘을 온전 히 흡수한다면.
과거에 잃어버린 격을 어느 정도 복구할 수 있으리라.
혼을 걸고 맺은 맹약.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펜리르가 선 언한 맹약을 깨트릴 수 없다.
녀석이 강해지는 건 곧 내 전력의 강화를 의미했다.
‘펭구야. 형이 특식 준비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나는 히죽거리면서 시험관을 어루 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