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410)
410 화
UN 총회를 짓누른 무거운 침묵. 한 노인이 거수했다.
“파푸아 뉴기니 총리, 알함스요.”
“말씀하시죠.”
“방금 발언하신 전쟁이 각 나라에 서 치러지는 국지전을 가리키는 겁
니까?”
“차원 간의 전쟁입니다.”
“허어.”
털썩 주저앉는 노인.
전쟁이라는 단어에 실긴 무게감을 제대로 인식한 듯했다.
“차원 전쟁이라고?”
“게이트의 몬스터가 아닌, 다른 차 원이라니.”
“바나하임, 엘프에게 도움을 요청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확실한 전력으로 엘리시움을 끌어 들여야……
타 차원과의 전쟁.
내가 던진 폭탄은 각 대표들을 혼 란에 빠트렸다.
총회를 짓누르던 침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시장바닥처럼 시끌벅 적해졌다.
나는 팔짱을 낀 채 각국 대표들을 훑어보았다.
‘당황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되는 군.’
내 폭탄선언에도 굳지 않은 이들은 1/3 정도.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대표였다.
모두 대격변 이후에도 세계정세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나라의 지 도자들이 다.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요.”
세르게이 스미르노프.
‘러시아의 성난 곰’이라는 호칭으 로 알려진 전직 S급 헌터이자, 구국 의 영웅이다.
12영웅에 준하는 유명인사!
사회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영웅을 마주하니, 낯간지러운 느낌이 들었
“말씀하시죠.”
“전쟁에 대해 언급하셨지만, 정작 적이 누구인지는 못 들은 것 같아서 말이오.”
“좋은 지적입니다.”
따악! 나는 경쾌하게 손가락을 튕 겼다.
등 뒤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서 불 빛이 들어왔다.
엘리가 만든 브리핑 자료다.
“차원 엔시움. 특제 성검 제조로 유명한 곳입니다.”
“성검?”
“말이야 성검이지. 도핑용 장비입 니다.”
성간 연합에서 조사해놓은 자료를 하나, 하나 나열했다
[귀족]급 악마에 버금가는 병기, 엘림.
S급 헌터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인 소드 마스터의 수만 3천 명.
여태까지 파악한 전력이 낱낱이 공 개되었다.
“오러 블레이드를 다루는 자들이 3 천 명이나 된다고?”
“지구의 총 전력으로는 이길 수 없
어.”
망연자실한 음색이 여기저기서 흘 러나왔다.
혼란한 회장.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엔시움이라는 차원이 왜 지구를 노리는 거요?”
“이유가 필요할지 모르겠군요.”
“그건 무슨 말씀이신지?”
“다중차원 우주는 현대 지구처럼 안정된 곳이 아닙니다.”
명분보다는 힘!
중국의 고대 전국시대처럼 힘이 곧 명분인 세계다.
그때.
노신사가 개입했다.
미국 대통령, 로널드였다.
“다중차원 우주의 강자, 엘리시움 에 중재를 요청하는 건 어떻소?”
이 양반은 무슨 멍멍이 소리를 하 는 건지.
나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기각합니다.”
“……이유를 들을 수 있겠소이까?”
“엔시움의 배후에는 엘리시움이 있 으니까요.”
“그들은 천사요. 정의를 수호하는 자들이 왜 침략을 종용하는지, 이해 가 가지 않소만.”
“과거 미국이 세계평화를 지킨 것 처럼 말이죠?”
미국 대통령의 말문이 막혔다.
비꼬려는 의도는 없었는데 말이야.
닭 날개 놈들은 당신들이 아는 것 만큼 정의로운 집단이 아니거든.
“귀족급 악마에 버금가는 병기, 엘 림을 누가 제공했다고 생각하십니
까?”
팔 여러 개가 달린 천사의 상.
외형만 봐도 엘리시움과 관련성이 있다는 걸 부정하기 어려웠다.
“그 천사들이……
말끝을 흐리는 로널드.
엘리시움을 배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였 다.
소란이 가라앉자, 현 중국 주석인 진타오가 입을 열었다.
“차원 전쟁이라는 건 어떻게 일어 나는 거요?”
“양 차원의 파장을 맞춘 다음 영역 일부를 동기화합니다. 그곳이 전장 인 셈이죠.”
“차원신의 말은 엔시움 차원과 지 구가 섞인다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지구 단위로 평균 1 천 킬로미터 정도가 겹쳐집니다.”
“커홈. 우리 영토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용납할 수 없소.”
빠르게 손절 치는 진타오.
계산속도 한번 빠른 거 보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주 전장은 호주, 내 영지로 생각하는 중이니까
요.”
“차원신이여. 그러지 말고 우리 조 국에서 전선을 펼치는 건 어떻습니 까?”
세르게이의 중저음이 대화에 파고 들었다.
의외의 제안이다.
나는 놀란 기색을 담아 되물었다.
” 러시아에서요?”
“그렇소. 차원신이 애써준 덕에 유 럽과의 통로도 열렸으니, 전선을 구 축하기에는 호주보다 시베리아가 나 을 것 같소만.”
“전략적으로는 맞지만, 그 땅에 전 쟁의 여파가 그대로 남을 텐데요.”
“어차피 못 이기면 모두가 같은 꼴 이니 조금이라도 숭산을 올리는 길 을 선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르게이의 중저음이 회장의 잡소 리를 가라앉혔다.
호오.
이 아저씨.
꽤나 마음에 드는걸.
“러시아 국민 모두가 이 의견에 동 의한다면,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죠.”
“그럼 이번 전쟁을 전 세계 사람들
에게 알릴 생각이오?”
“알아야죠.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 다.
엔시움의 지구 침략 소식은 일파만 파 퍼져나갔다.
시민들은 불안한 기색을 띠었다.
“전쟁이라고?”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엔시움 차원에게 패배하면 노예가 되는 거야?”
“그건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 하겠지. 안 좋은 의미로.”
언론에서는 내 발언을 대서특필했 다.
두려움과 혼란.
하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 이 있둣, 세계는 하나로 뭉치기 시 작했다.
“EU에서는 이번 전쟁에 최신 마도
전차를 3007] 지원할 예정입니다.”
유럽 연합은 빠르게 성명을 발표했 다.
로스트 랜드 토벌에서 안정적인 화 력을 보여주었던 마도 전차.
실전 투입 이후 개량을 거듭하여 A급 헌터들조차 경시할 수 없을 만 한 화력을 갖추었다.
로스트 랜드 토벌 후.
동 • 서양을 잇는 통로, 시베리아 횡단 철로도 금세 복원되었다.
유럽 연합의 기술력을 총동원해서 만든 마도 전차 150기가 철도를 타 고 전선으로 향했다.
헌터 협회에서도 민철의 발언에 힘 을 실어주었다.
“헌터는 사람들의 삶을 지키기 위 해 있는 것입니다.”
채직병 협회장은 협회 소속이 아닌 헌터들에게도 최신 병기를 지급했 다.
협회 소속 헌터, 일명 요원들도 최 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 베리아로 향했다.
12영웅 역시 성명을 발표했다.
“지구를 지키는 건 우리의 몫입니 다.”
S급 헌터조차 뛰어넘은 실력자.
12영웅 중 10명이 이번 전쟁에 참 전 의사를 밝혔다.
“히야. 다른 차원에서 지구를 노린 다고?”
그중에서도 테레사의 반응이 가장 격렬했다.
전투광.
12영웅 중 가장 어리면서도 치열 한 싸움에 목마른 게 테레사였다.
“오기만 해봐. 모가지를 모두 베어 줄 테니까.”
테레사의 초록색 눈동자 위로 강렬
한 투지가 일렁였다.
용인 녹스도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다중차원 우주에서 나름 여론을 형 성하고, [유니크] 등급 아티팩트 여 러 개와 전투 골렘 2천기를 추가로 공급했다.
주 전장인 시베리아 인근에서도 공 사가 진행되었다.
긴 참호를 파고 마법 포탑과 방벽 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호주 개발도 다 못 끝냈는데 여기 서 고생이라니. 일복이 터진 것이에 요.”
하린은 투덜거렸다.
린스우드 사도 이번 전쟁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협력했다.
지구가 엔시움에게 복속되면 여태 까지 쌓아놓은 모든 인프라가 무너 져버린다.
다행스럽게도.
하린이 연구한 [진법]과 [마법]의 융합 기술은 방어선 유지에 탁월했 다.
“빙설환몽진에 일루전을 가미한 방 어진을 설치하는 것이에요.”
S급 헌터의 감각조차 흔들어놓는 환상진!
전장을 벗어나려 하는 자들은 모두 환상 마법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것 이다.
엔시움의 침략 소식은 지구를 충격 에 빠트렸다.
하지만.
시민들은 금세 혼란과 두려움을 이 겨 냈다.
“지구에는 전민철 헌터가 있어. 아 니, 신인가?”
“어쨌든 차원 대전에서도 압도적으 로 이겼잖아.”
“이번 전쟁에서도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거야.”
민철을 숭배하지는 않더라도.
그 이름을 되뇌는 것만으로 투지와 용기를 얻었다.
투신(I취神)이라는 신명이 차원의 구성원들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이 다.
민철은 그 부분을 예상하고 엔시움 과 일전을 벌인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타 차원의 침략.
지구촌 대부분 사람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마음으로 뭉치기 시작했 다.
한편 다중차원 우주도 이번 사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내 아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자 의 차원이 공격당한다더군.”
사자왕 로굴루스.
수인 연합 비스트 랜드에서 가장 강한 발언권을 지닌 왕이다.
견족 여왕, 엘리제가 킁 하고 코웃 음을 쳤다.
“말은 그렇지만 기분 나쁜 티가 전 혀 나지 않는걸?”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 다.”
“네 말대로 벌떡 일어나면 다행이 다만.”
엘리제는 턱을 괴고 있다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희 집안은 아직도 새끼들을 절 벽 아래로 굴려서 키우냐?”
“당연한 것 아닌가.”
“이 무식한 놈.”
로굴루스와 엘리제는 격의 없이 편 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왕은 오랫동안 죽마고우로 지냈 다.
한때는 서로의 자녀를 엮어줘서 사
이를 더욱 공고히 하려고도 했을 만 큼, 친한 사이다.
그렇기에.
현 정세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었다.
“너희 막내를 그대로 둬도 괜찮겠 나?”
“어쩌겠어. 그 애가 선택한 건데 존중해야지.”
엘리제는 쓴웃음을 지었다.
“너는 자녀에 한해서 너무 무르 다.”
“좌절감으로 강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거든.”
“큭큭큭, 그런가.”
“그게 아니어도. 이번 전쟁은 기대 할 만하잖아.”
“투신 전민철을 말하는 건가?”
응- 하고 긍정하는 엘리제.
로굴루스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 다.
“내 아들놈에게 좌절을 맛보여줄 정도의 실력은 됐지.”
“엔시움은 절대적인 강자가 부족하 니까. 이번 차원 전쟁에서 변수로 작용할 거야.”
“그래서 관망하겠다는 건가.”
“엘리시움이 뻔히 보고 있는데 참 여할 수도 없잖아.”
어깨를 으쓱하는 엘리제.
로굴루스가 클클, 하고 웃었다.
“오만한 놈들. 이번 한 번쯤은 호 되게 당했으면 좋겠다.”
“투장 데이모스 사후 점점 노골적 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이번에 엔시움이 꺾이면 엘리시움 의 노골적인 세력 확장세도 꺾일 것 이다.”
지구와 엔시움 차원의 전쟁.
다중차원 우주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엄청난 이벤트였다.
아스가르드.
올림포스.
니플하임.
투아하 데 다난 등.
여러 차원에서 이번 전쟁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지구의 시간으로 일주일 뒤.
“전쟁을 개시한다.”
발레리우스 5세는 진군 명령을 내 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