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424)
424 화
탑을 다시 등반한 지 2개월이 지 났다.
[시련의 탑 – 29층]
[상실의 시대를 통과했습니다.]
후-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시련은 꽤 힘들었어.’
29층의 주제는 감각의 상실이다.
생물체의 오감을 하나씩 앗아 가는 시련.
처음은 미각, 두 번째로는 후각이 차례차례 사라졌다.
쭉 뻗은 통로를 걷다 보니 어느새 오감이 모두 마비가 되었다.
물론.
나 정도 실력자는 오감에 의지하지 않고도 공간을 인지할 수 있다.
한데 이 시련이라는 놈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마나 파동을 일그러트 리는 교란 마법을 섞어 놓았다.
‘광폭한 정령의 숲이랑 비슷한 느 낌이었지.’
마황하고 겨루었던 공간.
분노의 정령 ‘퓨리’가 바글거렸던 숲도 마찬가지였다.
[우주의 흐름]을 극대화시켜도 노 이즈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느껴졌 다.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하지 않았 으면 정해진 시간 내에 통로 끝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거다.
[상실의 시대를 끝까지 통과했습니 다.]
[위대한 업적을 세웠습니다. 당신 의 이름이 탑에 기록됩니다.]
[보상으로 명경지수 특성이 추가됩 니다.]
[명경지수]
등급 : S+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력이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정신력 관련 스킬의 효율을 극대화 시켜 준다.
명경지수는 전생의 나도 익혔던 특 성이다.
일체의 흔들림 없는 마음가짐.
정신 관련 스킬들의 효능을 증대시 켜 주는데, 【불굴】 과 [초월 의지] 같은 스킬과 궁합이 좋았다.
‘특히 불굴이랑은 찰떡궁합이었지.’
육체에 과한 마나를 불어넣어도 버 티게 하거나 [초월 의지]로 방출한 에너지를 화신(化身) 형태로 유지하 1- =
– 흐 •
【불굴】 은 내 정신력에 좌우되는
권능이 다.
그런 의미에서, 명경지수는 【불 굴】 권능을 보조해 줄 최고의 특성 이다.
‘이걸 얻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과거 무공 연구에 빠져서 수백 년 동안 명상을 하던 중, 어느 날 정신 이 맑아졌다.
명경지수의 마음가짐을 얻은 순간 이었다.
[마나의 축복]처럼 오랜 세월을 투 자해야 얻을 수 있는 특성.
수백 년이라는 기간을 시련 덕분에
10일로 단축시켰다.
그뿐이랴.
27층에서는 시련 보상으로 [정밀타 격] 특성을.
28층은 전설 등급 아티팩트인 [핏 빛에 잠긴 대검]과 대량의 으丁를 획 득했다.
‘무기라서 쓸데는 없지만.’
PT로 바꾸든, 아니면 누군가에게 주든 해야겠다.
[정밀타격]은 시련 중에 얻은 [이 중극점]과 연계되는 특성이다.
이중극점이 같은 곳을 찔렀을 때
피해를 늘려 준다면, 정밀타격은 공 격에 정확도 보정을 해 주는 특성이 다.
높은 방어력을 장점으로 삼는 적을 상대할 때 유용할 것이다.
역시나 시련의 탑.
보상 하나는 화끈했다.
“30층으로 가겠다.”
나는 망설임 없이 다음 층에 도전 했다.
[시련의 탑 30층은 혼자 도전할 수 없습니다.]
[최소 5명 이상 파티원을 모아야 30층의 시련에 도전할 수 있습니 다.]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 다. 공중정원으로 귀환합니다.]
잠깐만요.
혼자 도전 못 하는 시련이라굽쇼?!
되묻기도 전에 시야가 하얗게 물들 었다.
눈을 한 번 깜빡이니, 꽤 익숙한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5층, 공중정원이다.
“미친.”
허탈한 마음에 욕이 절로 튀어나왔 다.
♦ ♦ ♦
파티원을 요구하는 30층의 시련.
29층하고는 다른 의미로 치르기가 까다로운 시련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30층에 같이 도전할 4명을 무슨 수로 구해?’
나는 급히 동원할 수 있는 인맥을 최대한 떠올려 보았다.
‘라우랑 레지갈, 그리고 테라 커뮤 니티.’
두 사람은 이미 30층을 넘어갔을 것 같고.
우선 같은 고향 출신인 테라 커뮤 니티를 찾아갔다.
마침 구면이기도 한 정성희 요원이 커뮤니티 건물에 머무르고 있었다.
“앗. 민철 헌터?”
“잘됐네. 나랑 이야기 좀 합시다.”
“예예.”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정성희.
“뭔 일 있나?”
“민철 헌터님이 이렇게 반가운 기 색을 띤 걸 처음 봐서요. 죄송합니 다.”
그렇게까지 얼굴에 써져 있었나.
나는 표정을 가다듬고 정성희와 독 대했다.
“테라 커뮤니티에서 30층에 도전 하는 인원이 있는지 알아봐 줘.”
“농담이시죠?”
“웬 농담.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 닌데.”
“저희 커뮤니티에서 30층에 도달 한 도전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헐
입이 쩍 벌어졌다.
그러고 보니, 지구의 각성자들은 S 급이라고 해 봐야 소드 마스터보다 조금 아래 수준이었다.
내가 차원신으로 둥극한 덕에 잠재 능력도 2배로 늘었다지만, 능력을 100% 일깨워도 현경에 조금 못 미 치는 수준이다.
‘시련 보상을 꼬박꼬박 챙겼어도 30층까진 무리구나.’
정해진 종족 값과 격의 차이다.
과거 유행했던 수저론과 비슷한 거 다.
상위 차원이라고 불리는 판데모니 엄과 엘리시움의 국력이 다중차원 우주에서 최강인 이유도 종족의 기 본 능력치 차이였다.
“테라 커뮤니티에서 최종적으로 공 략한 층계는 몇 층이지?”
“23충입니다.”
끙.
30층은 턱도 없구먼.
“그럼 정성희 요원은 몇 층까지 갔
나?”
“전 17층까지 올라갔네요.”
[진실의 눈]으로 능력치를 살펴보 니, 모든 능력치가 꽤 상승했다.
능력치의 평균값이 700대.
스킬 란에는 [오러 블레이드]도 추 가되어 있었다.
‘S급 기준이 오러 블레이드 사용 유무였잖아?’
이 정도면 이미 A급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엄청 노력했네.”
기특한 마음에 정성희의 어깨를 토
닥여 주었다.
“민철 님에 비하면 부족하죠.”
“그거야 누구랑 비교해도 마찬가지 아닌가.”
“맞는 말씀이죠.”
정성희는 후후, 하고 웃었다.
“참. 그거 아십니까? 요새 탑이 민 철 헌터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사람 없는 데서 무슨 험담을 그렇 게 하나.”
“험담이라뇨. 모두 민철 님을 영입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그건 또 무슨 소리람?
이야기를 듣자 하니, 엔시움 차원 과 지구가 붙는다는 소식이 탑 내에 서도 꽤 뜨거웠다고 한다.
하긴.
탑 바깥 이야기를 하는 건 제약이 없었지.
“저야 이야기로만 들었지만, 엔시 움이라는 차원이 다중차원 우주에서 는 꽤 강한 축이라면서요?”
“그래 봐야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차원이야. 약해.”
“도전자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전 혀 그렇지 않던데요.”
“그놈들이 뭘 안다고.”
“후후. 요새 저희 커뮤니티도 그 덕에 고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구 출신 도전자들은 일명 ‘비랭 커 출신’이라고 해서 멸시를 당했었 다.
한데, 엔시움과의 전쟁 이후 그런 기색이 많이 사라졌다고.
“다 민철 헌터님께서 애써 주신 덕 분입니다.”
정성희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부끄러운 마음에 오른손으로 볼을
긁었다.
“그나저나 곤란하게 됐네. 30층은 파티로 채워서 가야 한다고 하던 데.”
“안 그래도 클라우드 커뮤니티에서 민철 님의 연락을 기다리던 중이던 데요.”
“거기는 왜?”
“30층 공략 때 인원이 없다면 클 라우드에서 도와주겠다고 했습니 다.”
쌍둥이 녀석이 그런 기특한 말을 남겨 놨다고?
‘수상한데.’
클라우드 커뮤니티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25층의 거래도 끝났으니, 호의를 베풀 이유는 1그램도 없다.
내가 데이모스의 환생이라는 걸 알 리는 없을 테고.
고민은 길지 않았다.
‘한 번 가 볼까.’
가만히 있어서 해결될 일도 아니 다.
무슨 꿍꿍이인지 들어나 볼까.
“이만 가 보지. 특별한 소식 있으 면 알려 줘.”
“분부대로 합지요.”
정성희는 거수경례까지 했다.
야.
누가 보면 테라 커뮤니티 관계자인 줄 알겠다.
“나오지는 말고.”
손을 휘휘 저으면서 정성희와 헤어 졌다.
클라우드 커뮤니티는 이미 한 번 가 본 적이 있어서 찾아가는 건 어 렵지 않았다.
“지구의 차원신이다.”
“전민철 도전자가 왔다고?”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북적거 리기 시작했다.
테라 커뮤니티에 남긴 말대로, 내 가 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건가?
의구심을 품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아른 거렸다.
“오래간만이구나. 민철 도전자.”
착 감기는 부드러운 저음.
익숙한 음색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 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금색 장발 사 이로 구릿빛 피부가 보인다.
이국적인 미인.
한 번 보면 잊어버릴 수 없을 만 큼 강렬한 인상의 여인이다.
“그러게. 얼마 만이지, 레지갈?”
“차원 대전 이후이니 반년은 되지 않았을까 하는구나.”
아.
그러고 보니, 얘도 차원 대전에 나 섰었지.
“아. 8강에서 떨어졌던가?”
“4강이니라. 그대의 눈에 차지 않 았다고 너무 힐난하지는 말거라.”
입술 한쪽을 올리면서 분해하는 레
지갈.
비꼬거나 약 올리는 게 아닌데요.
정말로 잊어버려서 잘못 말한 건 데, 굳이 착각을 정정해 주지는 않 았다.
“보아하니 이제 30층에 도전하려 고 하는 모양이로구나.”
“어떻게 알았냐?”
“테라 커뮤니티에 전언을 남긴 게 짐이니라.”
“••••••왜?”
“왜기는. 그대가 홀로 있을 게 뻔 해서 기다려 주었다.”
아니.
그러니까 왜 나한테 그런 호의를 베푸시냐고요.
“우리 대장이 신세를 졌다고 좀 기 다리자고 했어요.”
달문 종족 꼬맹이, 노데스가 끼어 들었다.
“신세를 져?”
“틀린 말도 아니잖아요. 7층이나 9 층에서 당신 덕에 버스도 탔는데.”
“그거야 맞다만. 한참 전의 일이잖 아?”
“우리 대장은 그런 빚지고는 못 넘
어간대요. 마침 우리도 30층 도전 멤버를 채우려고 하는데, 시기가 비 숫해서 기다린 거고요.”
와.
이래서 사람은 선행(?)을 베풀고 살아야 하나 보다.
“덕분에 살았네. 고마워.”
나는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했다.
레지갈 일행이라면 등을 믿고 맡길 수 있었다.
‘세 신성 중 하나에, 나머지 애들 도 쓸 만하잖아.’
레지갈의 능력은 이미 몇 번이고
입증되었다.
차원 대전에서도 수위에 드는 능 력!
노데스는 직접적인 전투 능력이 떨 어지지만, [천리안] 특성으로 전장을 넓게 볼 수 있고.
투마 출신, 미디온은 근육바보이긴 해도 쓸 만한 탱커다.
“그런데 한 명이 부족하잖아.”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레지갈 일행을 포함해도 4명.
시련에서 언급한 5인에 못 미친다.
이렇게 되면 어중이떠중이라도 한
명 구해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왜. 미리 구해 놨어?”
“호호호, 그러하니라. 짐의 준비성 이 그것밖에 안 될 리 없잖은가.”
“그거참 다행이네.”
“그대도 아는 사람이니라.”
저벅, 저벅.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상당한 덩치의 거한이다.
근데,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
“오래간만이오. 은공.”
무 대륙의 인사법인 포권 자세를 취하는 거한.
나한테 파황붕뢰권을 전수받았던 무인, 혈호 오무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