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446)
446 화
일행은 블랙 레이븐에 승선했다.
“여기 봐라. 내부 시설이 엄청 화 려하다.”
“비행선 내부가 용족 군주의 레어 처럼 생겼구려.”
감탄하는 두 사람.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애써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퉁명스레 대꾸 했다.
“별거 아니네. PT를 이만큼이나 부 었으니 좋아야지.”
“주인님. 지금 입술 씰룩거린다.”
펜리르가 검지로 내 볼을 가리켰 다.
자식.
예리하기는.
비행선 구조를 대충 살펴보고는 곧 바로 출발 준비를 했다.
펭도르가 짧은 날개를 파닥이면서
다가왔다.
“이봐. 항해 중에는 섬을 들르는 게 좋아.”
“섬이라고?”
“아니면 항해 과정에서 꽤 난항을 겪을 거다.”
시련 관련 정보인가.
“기억해 두지.”
나는 펭도르의 경고를 머릿속에 새 겨 놓았다.
함교로 이동하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배의 항로가 표기된 홀 로그램이 었다.
* 이동 가능 섬
미궁섬 – 위험 요소 1
*위험 요소는 각 섬으로 이동할 때 배마다 무작위로 발생하는 이벤 트입니다.
*어떤 위험은 도전자의 능력만으 로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위험 요소를 피해 가려면 각 섬 에서 서브 퀘스트를 수행, 부적을 획득하세요.
“위험 요소라고?”
탑 시스템의 안내 중, 두 번째 항 목이 눈에 들어왔다.
아리송한 표현을 쓰네.
“시스템에서 제약을 건다는 것 같 소만.”
“넌 40층에 대해 들은 거 없어?”
“탑의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재미 가 없지 않소이까.”
“그것도 맞는 말이지.”
나는 라우의 말에 납득했다.
“언제부터 주인님이 그런 거 따졌 냐. 어서 줄발하자.”
“좋아. 일단 다른 섬으로 가 보자 고.”
함교 한가운데에 떡하니 있는 출발 버튼을 눌렀다.
위이잉-! 블랙 레이븐이 둥실 떠 오르더니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 다.
안개 너머로 진입하는 순간.
[위험 지역을 지나갑니다.]
[위험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도전자는 위험 요소 주사위를 굴 려 주십시오.]
육면체 주사위 하나가 나타났다.
“주인님아. 주사위 면마다 그림이 있다.”
“웬 그림?”
“번개, 칼, 그리고 구름이다. 민무 늬는 3면이고.”
“주사위 결과에 따라 위험 요소가 결정되는 것 같소.”
라우는 주사위를 유심히 보면서 중 얼거렸다.
“일리 있는 말이네.”
세 면이 민무늬라면…… 위험을 피
해갈 확률은 1/2이라는 말이다.
꽤나 야박하군.
“어차피 굴려야 할 거면 내가 해 본다!”
펜리르가 신나게 주사위를 굴렸다.
바닥에 떨어진 정육면체는 몇 번 튕기더니 회전을 멈췄다.
이야.
기다리는 게 은근히 스릴 있네.
“아무것도 없는 면이 나왔다. 주인 님!”
“오. 대단한데.”
“히히. 더 찬양해라.”
“참 잘했어요. 다음에도 그렇게 굴 려 줘.”
나는 펜리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민무늬가 나왔습니다.]
[이번 항해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습니다.]
하늘은 고요했다.
블랙 레이븐은 오로라를 닮은 형형 색색의 구름 사이를 지나갔다.
풍경을 보니 관광 사업 하면 딱이 겠어.
“한데 벗이여. 나머지 면들은 무슨 위험일 것 같소이까?”
“구름이야 비바람일 것 같고. 번개 는 뻔하지.”
“나도 그리 생각하오.”
“문제는 칼인데.”
하늘에서 칼이라도 쏟아지는 걸까.
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칼이 나오면 그때 알겠지. 미리 걱정해서 무슨 소용이야?”
“벗의 말이 맞소.”
라우도 금세 내 말에 동조했다. 얘가 원래부터 이렇게 단순했던가?
묘한 느낌에 턱을 만지작거렸다.
구름자락을 뚫고 지나간 지 얼마나
되었올까.
하늘 사이에 떠 있는 섬 하나가 멀찍이서 보이기 시작했다.
“저 섬이 목적지인 미궁섬인가 보
구려.”
“나는 길 찾는 게 싫다.”
펜리르가 볼멘소리로 중얼거렸다.
걱정 안 해도 된다. 펜리르야.
길 찾기는 내 주특기거든.
점점 가까워지는 섬을 지켜보며, 무한의 공간에서 아이템들을 주섬주 섬 꺼냈다.
미궁섬은 생각보다 북적거 렸다.
항구에 정박한 배만 열 척.
개중에는 탑승 최소 조건이 50인 이상인 대형 범선도 있었다.
“블랙 레이븐?”
“대여료만 300만 ml 배잖아.”
“에이. 플라잉 더치맨은 500만 PT 나 하잖아.”
“멍청한 소리 하지 말고. 그건 최 소 탑승 인원이 70명이잖아. 커뮤니 티 단위로 모는 건데, 저건 최대 10 명밖에 못 탄다고.”
“돈지랄이네.”
쑥덕거리는 도전자들.
소리가 꽤 요란해서인지, 항구에 내리기 전부터 귓가가 시끄러웠다.
“우리 배. 인기가 엄청 많다.”
“딱 봐도 멋있잖냐.”
나는 펜리르의 어깨를 툭, 치고는 웃으면서 항구로 내려왔다.
무수한 시선이 일행에게 쏟아진다.
딱 봐도 비싼 비행선을 몰고 온 게 누구인지 궁금한 모양이다.
“전민철?”
“세 신성인 라우도 있어.”
“으휴. 둘 다 신성인데 무슨 소리 를 하는 거야?”
“야. 말이 좋아서 같은 라인이지. 이제 전민철은 규격 외로 둬야 한다 는 이야기가 나온 지 언제인데.”
호기심.
질투.
혹은 경외감.
수많은 감정이 일행에게로 쏟아진 다.
개중에는 나랑 라우를 비교하는 이 야기도 종종 껴 있었다.
“괜히 미안해지네.”
“후후후, 신경 쓸 것 없소이다. 그 대와 나는 친우 아니오?”
“그야 그렇다만.”
“난 친우가 앞서 나가는 것을 시기 할 만큼 마음이 작지 않소.”
자식.
용족들이 은근 소심한데.
얘는 누구를 닮은 건지, 참 그릇이 컸다.
항구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대놓고 적대감을 내비치는 이도 있었다.
뫼비우스의 마법사.
천사, 그리고 악마였다.
‘죄다 귀족 급을 넘어섰네.’
[진실의 눈]으로 능력을 확인해 보 니, 40층에 어울리는 실력을 지녔 다.
그렇다고 해서 나한테 덤빌 정도까 지는 아니고.
펜리르 혼자 10분 안에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저 녀석들은 신경 쓰지 말고 시련 이나 치르러 가자.”
“그리 합시다.”
“알았다. 주인님.”
우리는 군중 사이를 지나치며 섬 안으로 향했다.
항구에서 100미터 정도 벗어나니, 커다란 구조물이 보였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커다란 구조물.
입구 옆에는 작은 천막이 있는데, 위에 [안내소]라는 간판을 달아 놓
았다.
“아무래도 저기 같지?”
“그런 것 같소.”
“놀이공원도 아니고.”
나는 피식 웃었다.
입구와의 거리가 10미터 정도 남 았을 때, 천막이 펄럭이더니 까마귀 하나가 튀어나왔다.
“까악! 미궁섬에 오신 걸 환영합니 다. 저는 안내를 맡은 그로우라고 합니다.”
까마귀?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너. 혹시 형제 있냐?”
“까아악! 맞습니다. 3층의 크로우 가 제 동생이죠.”
“맞아. 물건 팔아먹으려고 했던 녀 석.”
“까, 까악. 당신은 요즘 탑을 뒤흔 드는 화제의 인물, 전민철 도전자이 시군요.”
녀석.
말 돌리는 거 보소.
“너도 동생처럼 해 먹으려고 했다 가는……
“까아악! 걱정하지 마십쇼. 전 그
저 안내역입니다.”
“믿어 주는 척하지.”
“까악. 미궁섬의 시련은 저기 있는 미궁을 빠르게 통과하는 겁니다.”
“시련을 치러야 다음 섬으로 갈 수 있는 건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까악! 지 금 배를 타고 항해를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 왜 시련에 참여해?”
“까아악. 각 섬의 시련에 참여하면 이런 보상올 줍니다.”
그로우는 손, 아니 날개를 내밀었
다.
날개 위에 얹어진 카드.
각 카드에는 번개와 구름, 그리고 칼이 그려져 있었다.
“이걸 소모하면 재난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깍!”
“그러니까 보험이다?”
“까악. 맞습니다.”
그 펭귄 녀석이 섬에 들르는 게 좋다는 이유가 이거였군.
‘아직 재난이라는 게 어떤 구조인 지는 모르겠지만.’
비행도 불가능한 하늘.
도전자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발생한다고 하니, 보험을 만들 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라우야. 넌 어떻게 생각하냐?”
“나야 어느 쪽이든 괜찮소. 그대와 같이 행동하는 것 또한 고행의 과정 아니겠소이까.”
참 낙천적인 친구다.
“주인님. 내 의견은 안 묻냐.”
“응. 넌 그냥 따라와야지.”
“나도 의견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펜리르의 말에 주먹을 슬며시 들었
다.
“아니다. 난 상관 말고 주인님 하 고 싶은 대로 다 해라.”
일행 의견도 하나로 통일했겠다.
빛 한 점 통하지 않는 미궁 입구 로 천천히 걸어갔다.
“까아악! 시간 안에 출구를 못 찾 으면 추방되니 빨리 탈출하는 게 좋 을 겁니다.”
“추방되면 보상도 없어?”
“당연한 말씀을. 그래서 도전을 안 하는 사람도 있기에 일부러 말해 드 리는 겁니다. 깍!”
“그럴 일은 없을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자신만만하게 입구로 들어갔다.
라우와 펜리르도 금세 뒤따라왔다.
[시련의 탑 – 40층]
[서브 퀘스트 : 미궁섬의 출구를 찾아라]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미궁.
정해진 시간 안에 출구를 찾아내 라.
* 목표
미궁섬 출구 찾기
* 특이사항
제한 시간 안에 탈출해야 함.
빠르게 탈출하면 추가 보상이 주어 진다.
[시간 – 24:00: 00]
미궁에 들어오자, 둥 뒤에 감돌던 빛마저 사그라졌다.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
는 아니란 건가.”
“아무래도 별개의 공간, 혹은 차원 으로 분리된 것 같소.”
“탑의 시련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 도 이상하지 않지.”
등 뒤로 돌아서서 막 지나왔던 입 구, 그러니까 막혀 버린 벽에 손을 뻗었다.
날카롭게 선 강기가 벽을 두들겼지 만, 카앙- 소리만 날 뿐 꿈쩍도 안 했다.
“역시 부수는 건 안 되겠지?”
“탑 내에서 정한 규칙은 절대적이 니. 안 될 거외다.”
“애초에 부서질 거라는 기대도 안 했으니까.”
다크 스타를 빠르게 회수했다.
탑이라면 물리적인 꼼수 정도는 막 아 뒀겠지.
하지만.
아이템은 어떨까?
[마법의 나침반]을 들어서 미궁 출 구를 떠올려 보았다.
팽그르르-.
방향을 못 잡고 빙글빙글 도는 나 침반.
미궁 안에 설치된 마법이 나침반의
색적 기능을 방해하는 모양이다.
“주인님. 그거 안 되면 어떻게 하 냐.”
“내가 준비한 게 하나뿐일까.”
걱정 마라.
형이 밑천은 두둑하거든.
입장하기 전에 준비한 두 번째 아 이템, [개미를 부르는 피리]를 입에 대었다.
삘릴리〜》〜月
피리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흘러나 왔다.
“그거 소리가 이상하다. 혹시 소리
로 공격하는 거냐.”
“헛소리 말고 조금만 기다려 봐.”
피리에서 새어 나온 마나는 미궁 일부를 물들이더니,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냈다.
신생 개미 제국과 연결된 통로다.
「왕자님. 부르셨뿅.」
“미로에서 길을 찾아야 하거든. 네 힘이 필요한 때다.”
「알겠뿅. 우리 제국의 길잡이들을 보내 드리겠뿅.」
신생 개미제국의 병사들이 뻥 뚫린 웜홀을 타고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
다.
총 150기.
검은색 갑피 위로 보라색 광택이
번들거렸다.
「은인을 뵙습니다.」
전보다 더 또렷해진 음색.
개미 제국의 병사들은 한층 더 성
장해 있었다.
“출구를 찾아 줘.”
「은인의 명을 받듭니다.」
개미 군대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
다.
미궁이 얼마나 복잡하든.
이 녀석들이라면 금세 길을 찾아낼 거다.
“왠지 내가 일하는 걸 보는 것 같 아서 불쌍하다.”
펜리르가 작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