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451)
451 화
항해 한 달째.
신비롭게 보이던 하늘도 이제는 지 겹게 느껴진다.
‘여긴 이렇게 평화로운데 말이야.’
툭- 툭-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치 면서 상념에 빠졌다.
45충에서 벌어진 전쟁.
나는 40충의 시련을 진행하면서도 틈틈이 탑 내부 정보를 전달받았다.
본래는 시련 진행 중에 외부와 연 락을 주고받기가 어렵지만.
-……현재 무림 커뮤니티의 영역 이 꽤 줄어들었대요.
난 [역천의 마주침] 덕분에 24시간 에 한 번, 탑의 흐름을 들을 수 있 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시간 날 때 엘리를 혼돈의 군세로 임명해 놨거든.’
【혼돈의 군세】 는 유지되는 동안, 임명 대상에게 탑 입장권을 부여한 다.
테라 커뮤니티에게는 정보 수집을 시키고.
거기서 나온 정보를 탑 외부에 있 는 엘리에게 전달.
[역천의 마주침] 내장 스킬을 사용 해서 나한테 알려 주는 것이다.
‘보아하니 라우는 아직 모르는 눈 치다만.’
드래곤 투스도 고전 중이다.
잃어버린 영역에 비해 실 피해는
적다고 하지만.
전세가 기울수록 사상자가 급격하 게 늘어날 것은 분명했다.
“무슨 생각 하시오?”
“아, 아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라우가 지금 전장으로 간다고 해도 엄청난 전력이 되지는 못할 거다.
대장로도 그 부분을 감안하기에, 나한테 맡겨 두고 있겠지.
‘그래도 슬슬 탈피를 할 각이 보이 니까.’
[드래곤 폼]을 사용하지 않았음에
도, 금색 빛이 피부 위에 반들거렸 다.
항해하던 중, 시간 날 때마다 펜리 르랑 대련을 펼친 덕분이다.
여태까지의 전적은 펜리르의 압승!
라우가 자신의 틀을 깨면서 강해지 고 있지만.
펜리르도 자극을 받아서인지, 정수 를 더 빨리 흡수했다.
라우랑 치고받는 동안 모든 능력치 가 1천씩 상승했으니, 상호 간에 도 움을 받은 셈이다.
‘도랑 치고 가재 잡은 거잖아.’
흐흐흐.
나는 미소를 지었다.
“주인님. 또 음흉한 생각 하고 있 냐.”
“왜?”
“그런 식으로 웃으면 꼭 사고 치더 라.”
“펭구야. 형이 진짜 사고가 뭔지 보여 줄까?”
“미안하다. 잘못했다.”
자식이.
내가 말이야. 너 주려고 미미르의 샘물도 챙겨 놨어요.
‘형의 깊은 뚯도 모르고 말이야.’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키우는 게 아니다.
펜리르는 라우와 대련을 하면서 룬 어 사용에도 제법 익숙해졌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룬 마법만으로 뫼비우스에 입단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미미르의 샘물을 먹으면 얼마나 성장하려나.’
샘물은 어디까지나 복제품.
원본이라면 지금 굳이 룬 마법에 익숙해지지 않아도 궁극의 지식까지
터득하겠지만.
내가 보유한 건 탑이 구현해 낸 [가품] 이다.
룬어를 다루는 게 익숙해질수록.
미미르의 샘물을 마셨을 때 효과도 커질 거다.
“내 벗이여. 슬슬 다음 섬에 가까 워지고 있는 것 같소.”
“이번에는 또 무슨 시련이 있으려 나.”
상념을 지우고 정면으로 시선을 옮 겼다.
앞을 가리던 구름이 반으로 갈리더
니, 섬 대신 허공에 붕 떠 있는 항 구가 나타났다.
‘SF영화에 나오는 우주 정거장 같 네.’
항구에는 시작섬처럼 여러 비행선 이 정박해 있었다.
[시련의 탑 – 40층]
[퀘스트 : 환상섬 레이스]
셀레스티아의 끝에 존재하는 환상 섬.
환상섬으로 갈 수 있는 건 오직
비행선 한 척뿐이다.
여러 비행선들을 제치고 누구보다 도 빨리 환상섬에 도달하라.
* 목표
1등으로 환상섬 도착.
* 특이사항
실패 시 시작섬으로 이동.
환상 항구에서 도전을 마치는 것도 가능.
“그러니까 저 배들이 다 경쟁자라 는 거네?”
“맞는 것 같소.”
“모 아니면 도라……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퀘스트가 뜻하는 바는 명백했다. 현재까지의 성과에 만족하거나.
위험에 도전해서 더 큰 보상을 얻
거나.
“고민할 것도 없지.”
“역시. 도전할 생각이구려.”
“그래도 끝은 봐야 할 거 아니야?”
“맞소이다.”
라우는 맞장구를 치며 웃음을 홀렸
다.
“어째 저 뿔 달린 놈도 주인님을 닮아 가는 것 같다.”
“긍정적인 의미로 말하는 거지?”
“주인님. 평소에 양심에 털 났다는 이야기 못 들었냐.”
“내 양심은 모르겠고. 너한테서 털 을 뽑아 줄 수는 있다만.”
손을 말아 쥐자, 펜리르가 뒷걸음 질 쳤다.
“자. 그럼 가 보겠소.”
블랙 레이븐이 항구를 지나쳤다.
그 순간.
“뭐야. 레이스가 바로 시작하는 거 야?”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오.”
“뭐, 이왕 시작한 김에 쭉 달려 보
자고.”
블랙 레이븐은 대여 가능한 비행선 중에서 기동력이 가장 뛰어난 선박 이다.
라우의 조종 실력도 탁월하니.
“변수만 없으면 가볍게 1등을 하겠 어.”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차르릉- 대형 함선들이 일제히 사 슬을 던졌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쇠사슬.
공교롭게도 사슬 다발은 하나같이 우리가 타고 있는 블랙 레이븐을 노
렸다.
” 설마.”
“그 설마가 맞는 것 같소만.”
나는 급히 함교 밖으로 뛰쳐나왔 다.
사슬을 쏜 비행선들은 출발선 너머 로 나오지도 않았다.
애초에 발을 묶는 게 목적이라는 것!
‘개인플레이가 아니라 1대 다수라 는 거잖아?’
어쩐지.
일이 쉽게 풀린다 했다.
날아드는 사슬 다수를 아래로 떨어 트렸다.
“펭구야.”
“말 안 해도 안다. 주인님!”
나포용 사슬 일부가 날아들었지만, 펜리르의 활약으로 모두 튕겨 냈다.
이야.
마지막이라고, 시작부터 화려하게
가네.
“심심하지는 않겠어.”
나는 뺨을 일그러트리면서 마른 미 소를 지었다.
♦ ♦ *
항구에 머무르던 비행선은 수백 척.
개중 덩치가 크고 속도가 느린 대 형 함선들은 아예 출발조차 안 하고 우리 배를 견제했다.
나포용 사슬만 날아오면 양반이지.
비행선에 탑재된 포문을 모두 열어 젖히더니 마구 쏘아댔다.
콰앙-! 쾅! 포탄 대부분은 블랙 레 이븐이 아닌, 다른 함선을 타격했다.
포위되어 있는 형국이다 보니 슬쩍 피하면 근처에 있는 비행선에게로 날아가 버렸다.
“라우. 나이스 샷.”
“후후후. 칭찬 고맙소이다. 하나,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 같소.”
“적 공세가 끊이지를 않는다. 주인 님.”
갑판 여기저기를 누비던 펜리르가
앓는 소리를 했다.
“이렇게 있다가는 끝이 없겠네.”
“계속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거 냐’?”
“넘어가서 부술 수는 있지.”
저 비행선들은 해적선처럼 침입 불 가 판정이 없다.
게헤나의 함선을 강탈했듯.
사슬을 타고 넘어가면 혼쭐을 내주 는 것쯤, 일도 아니다.
“근데 저쪽으로 넘어가면 전투에서 는 이겨도 전쟁에서 질 거야.”
“뭔 말이냐. 주인님.”
“저놈들은 시간을 끄는 게 목적이 니까.”
“그러면 이 공세를 뚫고 돌파해야 하는 거냐?”
“어. 나름 방법을 생각해 뒀어.”
무공으로는 광범위하게 쏟아지는 공세를 방어하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나한테는 무공만 있는 게 아니거 든.
총 내공 중 30%를 부여.
【원초의 불】 을 블랙 레이븐 주위 에 둘렀다.
거기에 [초월 의지]로 제어해서 커 다란 구체 형태로 빚어냈다.
블랙 레이븐을 감싼 혹염(黑炎).
포탄이든, 사슬이든.
주변을 포위하듯 둘러싼 비행선들 의 견제 수단을 모두 봉쇄했다.
“후, 더럽게 힘드네.”
원초의 불은 형태를 부여하거나 고 착화시킬 수 없다.
검은 화신처럼 유지하는 건 【불 굴】 로 ‘나’라는 개념을 씌워 놓아 서 가능한 거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려는 흑염을 구
체 형태로 유지하는 감각이란…… 흐르는 물줄기를 손으로 붙드는 거 랑 비슷한 느낌이다.
‘이 정도면 대륙을 불태울 수 있는 양이니까.’
성천조계공 10성.
내공의 양만 놓고 보면 상위 악마 군주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그중 30%를 일거에 방출해서 압 축했으니.
제대로 풀어놓으면 셀레스티아의 섬 하나쯤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 들어 버릴 수 있는 에너지다.
나는 그걸 압축시켜서 방어막처럼
둘러놓았다.
“라우야. 속도 천천히 올려. 안 그 러면 내 불꽃에 삼켜진다.”
“알겠소이다.”
블랙 레이븐의 가속에 맞춰 혹염을 컨트롤했다.
빈말이 아니다.
한순간이라도 제어를 느슨하게 해 서 흑염 파편에 닿는다면.
블랙 레이븐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될 거다.
‘시작섬으로 가는 건 사양이다.’
나는 진중한 눈빛으로 원초의 불을
제어했다.
커다란 함선들 사이를 돌파하면서 선두 그룹의 뒤를 쫓는 블랙 레이 븐.
함선들은 덩치가 큰 만큼 속도가 빠르지 않다.
안정성 면에서는 뛰어났지만.
그 때문인지 일정 이상 거리를 벌 리자 금세 추격을 단념했다.
“후아, 지겨운 것들.”
나는 흑염을 거둬 냈다.
몇 번 호흡을 가다듬으니 소모된 혼돈기가 빠르게 차올랐다.
퍼센트 단위로 회복되는 내력.
나는 갑판에 걸터앉아서 바람을 쐬 었다.
얼마쯤 나아갔을까.
앞서가던 비행선 하나가 블랙 레이 븐을 보더니 포문에서 불을 뿜었다.
“주인님. 숨 좀 돌리고 있어라.”
펜리르가 팔을 걷어붙였다.
야수백왕공.
흑색 강기가 구름을 찢어발겼다.
쾅! 콰쾅!
날아들던 포탄들도 강기에 휘말려
서 허공에서 격추되었다.
빠르게 선두 그룹으로 합류하는 블 랙 레이븐.
환상섬이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 다.
“라우야. 좀 더 빨리 가야겠어. 안 그러면 못 잡겠다.”
“노력하고 있소만, 이게 최대 속력 이오.”
라우의 조종 실력 덕분에 1등과의 거리가 좁혀 들고 있지만.
환상섬에 먼저 도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방법이 없나?
‘아. 그 권능이 있었지.’
눈을 감은 후, 눈동자에 암흑 마나 를 집중시켰다.
한계까지 밀어 넣은 에너지를 권능 으로 발현.
동시에 감았던 눈꺼풀을 들어 올렸 다.
[발로르의 사안을 사용합니다.]
생물 •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발동 되는 석화의 마안!
앞서가는 비행선이 내 망막 너머로 비쳤다.
동시에.
성천조계공 10성이 되면서 얻은 스킬, [섭리 개변]을 사용했다.
“공간. 멈춰!”
공기.
그리고 마나가 무거워진다.
비행선에 간섭하는 건 어렵지만.
인근의 공기와 마나의 성질을 바꾸 는 건 쉬운 일이다.
수십 배나 무거워진 공기.
거기에 발로르의 사안을 발동하니 비행선의 속도가 확 떨어졌다.
“지금이다. 라우!”
“알겠소!”
블랙 레이븐의 꽁무니에서 주황색 화염이 튀어나왔다.
마지막 가속.
선두 그룹에 속한 비행선들이 몸으 로라도 막으려 했지만.
라우는 경이로울 정도의 조종 실력 을 발휘, 한 끗 차이로 다른 비행선 들을 모두 피했다.
결국.
우리는 수많은 비행선을 제치고 환 상섬에 첫 번째로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