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461)
461 화
백광과 푸른 강기가 허공에서 얽힌 다.
챙! 채앵!
둘 사이에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
강기 파편이 튈 때마다 지면에 고 랑이 새겨진다.
화산파 장로 장명진은 미간에 내천 Oil) 자 주름을 그렸다.
‘이상하군.’
그는 생사경의 끝자락에 다다른 무 인이자, 선인(仙人)이라는 신격에 다다른 존재다.
그렇기에.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갔다.
「하압!』
전민철의 수하, 피네스.
천사와 흡사하게 생긴 자는 약했 다.
기의 수준으로 보아 하건대, 현경
끝자락 정도의 무인과 비슷했다.
전민철이 부린 사술 때문에 능력치 가 늘어나긴 했어도.
못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절정 고수끼리의 비무.
승패를 가르는 건 깨달음이다.
능력치가 증대되었어도, 익힌 무공 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는 건 아니 다.
한데.
일보(步)가 모자랐다.
“이 무뢰배 같은 것이!”
자색 강기가 허공을 수놓았다.
12성에 다다른 매화검법.
무 대륙 정파의 기둥, 화산파 1대 제자에게만 전해지는 검법이다.
꽃처럼 하늘거리는 강기가 피네스 를 몰아쳤다.
『그 정도로 쓰러지면 주군의 기사 라고 할 수 없다.」
피네스는 강기로 된 꽃을 뚫고 앞 으로 나아갔다.
전신에 새겨지는 상처.
치명상은 없었다.
「검의 움직임으로 나를 현혹하려
해도 소용없다!」
피네스는 검의 현란한 움직임에도 당황하지 않고 도리어 약점을 파고 들었다.
자색 강기 한가운데를 뚫고 나오는 찬란한 빛.
“아니?!”
장명진은 놀란 마음을 드러내며 재 차 매화검법을 펼쳤다.
한 치 차이로 빗나가는 피네스의 검.
둘의 실력 차이를 생각하면 불가능 에 가까운 공격이었다.
「하아압!』
피네스는 검을 양손으로 쥔 채, 세 게 내려쳤다.
중검의 묘리가 담긴 초식이다.
장명진은 검을 급히 회수하면서 가 까스로 피네스의 검격을 흘려보냈 다.
팔이 저릿저릿했다.
예리하면서도 빠른 공격을 미처 다 홀려보내지 못했다.
상처 하나 없는 장명진.
반면에 피네스의 몸뚱이는 크고 작 은 자상으로 뒤덮였다.
【원초의 불】 이 상처를 치유해 주 고 있지만, 고통까지는 지워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제 시작이다. 건방진 무림인이 여!」
피네스는 기세를 잃지 않았다.
수십 합을 주고받았을 때, 자색 강 기의 흐름이 살짝 틀어졌다.
태악무궁검법.
화산의 검선이 말년의 깨달음을 집 대성해서 만든 최강의 검법이 매화 검법의 흐름을 엉클어 버린 것이다.
“이, 이럴 수가?”
장명진은 당혹한 목소리로 중얼거 렸다.
공방을 주고받을수록.
피네스의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었 다.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는 제자처럼, 초식과 초식의 연계가 점점 부드러 워졌다.
태악무궁검법은 화산의 검.
매화검법을 극성까지 익힌 데 그치 지 않고 자신만의 깨달음을 더한 장 명진이야말로, 피네스에게 가장 적
합한 스승이었다.
「보인다. 어떻게 해야 다음으로 이어 나갈지!」
피네스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 다.
주군인 민철을 욕보인 적을 쓰러트 릴 때까지는 절대로 투지가 꺾이지 않을 것이다.
타오르는 열정.
그리고 훌륭한 스승(?)의 존재가 태악무궁검법의 성취를 진보시켰다.
모두 민철이 의도한 바였다.
이 순간.
피네스는 벽을 허물면서 생사경의 경지를 밟았다.
“네, 네놈! 어떻게?!”
장명진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 었다.
비무 중에 깨달음을 얻고 생사경의 벽을 허물다니!
무 대륙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지 만.
피네스의 변화는 너무나도 빨랐으 며, 극적이었다.
「예의가 부족한 자여. 주군에 대 한 충성심이 나를 강하게 만든 것이
다!j
“개소리 집어치워!”
장명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난 진심으로 말한 것인데, 허언 으로 여기는구나.」
“본 장로를 능욕할 생각이겠지. 하 나 상관없다. 벽을 깼어도, 넌 나를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피네스가 여태까지 버틴 것은 【원 초의 불】 의 보조와 익숙한 검법 때 문이었다.
하지만.
원초의 불도 영원하지는 않다.
처음 민철이 불어넣은 불기운 중 반 이상이 사라졌다.
상처를 치유하느라 소모된 것이다.
‘결국 시간은 내 편이다.’
장명진은 자존심을 굽혔다.
그의 실력으로는 피네스를 단기간 에 굴복시킬 수 없었다.
여기서 패배하게 되면 잃을 것이 많았다.
그렇기에.
장기전으로 끌고 가서 피네스의 몸 에 깃든 기운을 모두 소진시킨 후,
결정타를 날리는 것으로 방침을 변 경했다.
‘어떻게든 놈의 힘을 빼놓는다.’
장명진의 계획은 현시점에서 최선 이었다.
누군가가 개입하지만 않았다면 말 이다.
“3장로. 본좌의 손님을 앞에 두고 재미있는 짓을 벌이고 있구나.”
정수리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비 무의 흐름을 끊었다.
막 검을 휘두르려던 장명진도, 성 광기를 갈무리하던 피네스도 움직임 을 멈췄다.
천마.
무림의 절대자가 비무 도중에 끼어 들었다.
♦ * ♦
나는 비무를 보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경험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런지 틀을 깨는 속도도 빠르네.’
에인헤야르 기사단은 유독 무공의 성취가 빨랐다.
매화검법.
태악무궁검법.
암향표.
자하신공.
그 외에도 몇 가지 무공을 더 알 려 주었지만, 통상적인 습득 속도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뛰어난 오성을 지닌 천재들도 이만 큼 빠르게 대성하진 못할 것이다.
‘상대가 매화검법을 익힌 화산파의 장로라서 잘됐어.’
마침 에인헤야르 기사단이 익힌 무 공도 화산파의 비전(秘傳)이다.
태악무궁검법도 실전된 화산파의
무공.
제집(?)을 찾아온 검법은 공방을 나눌수록 더 정교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피네스가 화산파 장 로를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 다.
‘천마가 올 때까지의 여홍이지.’
나는 관리자 권한으로 천마의 위치 를 파악해 두었다.
천마도 내 시선을 의식하겠지만 개 의치 않았다.
초대장을 찢은 시점에서, 천마 또 한 내 존재감을 인식했을 거다.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적당한 시기에 모습을 드러낸 천마 는 피네스와 화산파 장로의 대련에 개입했다.
“천마시여. 이건……
“본좌의 손님을 두고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화산파 장로는 검을 거두었다.
예상대로구먼.
무 대륙, 특히 무인들 사이에서는 ‘힘’이 모든 가치관보다 우선한다.
천마는 무의 정점.
마황하고도 비등하게 겨룰 수 있는
실력자다.
다중차원 우주 전체를 통틀어도 천 마에 버금가는 실력자는 열 손가락 안에 손꼽힐 것이다.
“본좌가 인정한 무인을 겁박하려는 건 아니었기를 바라네.”
“물론입죠. 천마의 손님께 어찌 무 례를 저지를 수 있겠나이까. 허허 허.”
화산파 장로는 꼬리를 말았다.
위선적인 정파 놈들.
저런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 먼.
‘이미 얻을 것도 다 얻었으니. 그 걸로 용서해 줘야지.’
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에인헤야 르 기사단을 소환 해제했다.
“오래간만이군. 전민철.”
“그러게. 천마.”
“초대장을 이런 식으로 쓸 줄은 몰 랐다. 그런데……
말끝을 흐리는 천마.
가라앉은 눈빛으로 내 몸을 쭉 홅 었다.
“저번에 봤을 때보다 많이 강해졌 군.”
“내가 요새 한창 자라날 성장기거 드 ”
“재미없는 농담이군.”
면전에 대놓고 이야기하는 건 좀 아니지 않니.
천마의 솔직한 대꾸에 말문이 막혔 다.
“기묘하구나. 여러 기운이 얽히면 서 서로의 기운을 해하기는커녕 하 나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니.”
오호.
천마 녀석.
내 기를 읽는 것만으로 [반고의 화 신]을 일부 분석해 냈다.
“영약 좀 먹었어. 탑에서 주는 보 상이 대단하더라고.”
“아무리 뛰어난 영약이라고 해도 단기간에 경지를 높일 수는 없다.”
천마는 고개를 저으며 내 말을 부 정했다.
“네 말대로라면 영약을 먹기만 하 면 그 누구라도 칠황이 될 수 있 다.”
“그러면 안 되나?”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려면 깨달
음과 영혼의 격을 갖추어야 하지. 이건 비단 무공에 한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만류귀종이 라.
무 대륙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 다.
어느 무공을 익히더라도 궁극적인 무(武)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인 데…….
‘저 말을 이렇게 써먹네.’
천마의 심득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환생했다는 이야기 를 하면 안 믿어 줄 거잖아?
‘깨달음이야 전생에 이미 다 뚫어 놨다고.’
다중차원 우주의 최강자.
투장 데이모스라는 이름값은 절대 로 가볍지 않았다.
내가 여태껏 단 한 번도 성장에서 벽을 느끼지 못한 것은 이미 가 봤 던 길이어서다.
영혼의 격을 어떻게 올릴 수 있을 지.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조건만 충족하면 벽을 바로 깨부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저런 눈빛은 좀 부담스 러운데.’
천마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끓어오르는 호승심이 그대로 투영 된 눈빛이다.
“후, 관두지.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군.”
홀로 마음을 다스리는 천마.
대련을 벌이기에는 시기가 안 좋았 다.
“3장로.”
“예. 천마시여.”
“본좌는 잠시 손님과 독대하겠다. 그러니, 전략 회의는 빠지도록 하 지.”
“하, 하오나……
“무슨 문제라도 있나?”
무시무시한 기세가 천마의 등 뒤에 서 피어올랐다.
화산파 장로는 하얗게 질린 채 허 겁지겁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으로 가지. 전민철.”
앞서 나가는 천마.
나는 화산파 장로 쪽으로 혀를 한 번 차고는 뒤를 따라갔다.
* * *
무림 본단 근처에 있는 작은 차원 섬.
그곳에 있는 건 천마와 나, 둘뿐이 었다.
“이번에는 본좌가 신세를 졌다.”
“웬 신세?”
“네가 무림의 동도를 구해 주었다 고 들었다.”
“구해 주기는. 내 편 들어주다가 괜히 휘말린 거잖아.”
나는 손사래를 쳤다.
미안한 마음 같은 건 없지만.
일의 순번은 따져야 내 마음도 편 했다.
덕분에 뫼비우스의 전력을 상당수 깎아 내기도 했고.
뫼비우스는 내가 정식으로 45층에 도달하면 다시 맞붙어야 할 적이다.
3인자인 데이드란이 활동을 못 하 게 만든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아니. 이번 전쟁은 본좌가 네 편 을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던 때부터 생각했던 일이다. 그러니 은혜를 입
은 게 맞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나는 떨떠름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 덕였다.
“후후. 무림을 도와주었으니 보상 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챙겨 주는 건 고마운데 내 몸값이 어느 정도인지는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칠황 아래에 있는 일왕. 당연히 몸값이 싸진 않겠지.”
천마는 웃음기를 띠었다.
무슨 보상을 준비했기에, 저렇게
자신만만한 걸까.
“그래서 줄 게 뭔데?”
“천마신공이다.”
천마의 입에서 생각도 못 했던 폭 탄선언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