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462)
462 화
천마신공이 라.
“이미 알고 있다만.”
나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마교의 비급들은 모두 머릿속에 저 장해 두었다.
천마신공도 익히지는 않았지만, 이
론만큼은 알고 있으니.
“과연 그럴까.”
천마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 웃음은 뭔데?”
“나는 탑에서 깨달음을 집대성하여 천마신공을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 렸다.”
아.
상태창에 표기된 진(眞)이라는 글 자가 저걸 말하는 거였나.
순간적으로 호기심이 동했다.
“더 높은 경지?”
“후후후. 너도 무인이니 흘려보낼 수 없나 보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 대륙의 천 마가 그런 말을 하니. 흥미가 생기 네.”
“진 천마신공. 진정한 천마신공이 라는 의미다.”
천마는 짧게 주먹을 내질렀다.
팔을 타고 흐르는 붉은 강기.
천마신공이 다.
한데…….
‘조금 다른데?’
분명히.
내가 알고 있는 천마신공과 닮았지 만, 미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천마신공 원본이 10의 위력을 지 녔다면.
천마가 내지른 주먹에 실린 건 12, 아니 13 정도의 위력이 담겨 있다.
“느꼈나 보군?”
“조금은.”
무 대륙의 모든 무공을 총망라해서 익혔다고 자부했는데.
한 번 본 것만으로는 분석이 안 된다.
역시 천마의 심득이 담긴 무공은
다르다는 건가.
“어때. 이 정도면 보상은 충분히 될 것 같다만.”
“엄청난 제안이네.”
나는 솔직하게 감탄했다.
무인들은 깨달음과 비급을 목숨보 다 소중하게 여긴다.
평범한 이들조차 그럴진대.
무 대륙의 정점, 천마의 심득과 깨 달음을 정리한 무공을 알려 주겠다 는 건 엄청난 기연이었다.
“만족할 줄 알았다.”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 천마.
하지만.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그 말을 부정했다.
“엄청나다는 건 인정하지만, 익힐 생각은 없어.”
“•••뭣이? 너한테도 손해가 아닐 터 인데.”
“난 천마신공 안 익혀서 못 쓰거 드 99
“천마군림보를 능숙하게 사용하면 서 무슨 말인가.”
“그거야…… 천마군림보는 천마신 공을 안 익혀도 쓸 수 있잖아.”
눈을 파르르 떠는 천마.
내 말에 꽤나 충격을 받은 모양이 다.
‘천마군림보는 천마신공에서 분리 해서 운용해도 되니까.’
천마신공은 심법, 각법, 권법, 경신 법, 보법 둥을 총망라한 완성된 무 공이다.
난 그중에서 유일하게 전용 심법을 익히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천마군림 보만 따로 익힌 거고.
“허허.”
천마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뒤늦게 이해 한 듯했다.
“하나만 묻겠네.”
“대답해 줄 수 있는 거라면 말해 주지.”
천마군림보를 어떻게 익혔는지.
천마신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지.
이런 질문에는 답해 줄 수가 없다.
‘내가 환생자라는 사실을 말해 줄 수가 없잖아.’
천마가 이제 와서 천마신공의 출처 에 대해 문제를 삼을 것 같지는 않
다만.
뭘 물어보고 싶은 걸까.
나름대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천마 의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한데.
천마는 의외의 질문을 꺼냈다.
“넌 혹시 2대 천마와 관계가 있는 건가?”
2대 천마.
무 대륙에서 전생의 나, 투장 데이 모스를 기리는 말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의표를 찌른 천마의 질문.
이 상황에서 데이모스와의 관계를 질문할 줄은 몰랐다.
‘아니. 꼭 그렇지도 않군.’
천마의 질문을 곱씹어 본 후에 깨 달았다.
천마신공이 허락된 건 마교 교주의 직계 혈통뿐.
그것도 ‘교주’의 위에 오른 후손만 이 정식으로 천마신공을 익힐 수가 있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지.’
2대 천마.
마교의 적통이 아닌 외인(外人)임 에도, 교주의 위에 올랐으며 끝에는 천마의 이름을 계승한 존재.
바로 전생의 나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뭐지?”
나는 천마의 발언을 부정하는 대 신, 이유를 물었다.
“간단하다. 천마군림보를 그렇게까 지 완벽하게 펼친 후손을 본 적이 없거든.”
“너무 완벽하게 펼쳐서 그렇다고?”
“납득이 안 가나.”
“아니.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
다 싶네.”
천마신공은 난해하다.
무 대륙의 무공들을 통틀어서 성천 조계공 다음으로 난이도가 높았다.
“내 후손들도 대성하지 못한 무공 을 완벽하게 익혔다…… 그렇다면 다른 쪽을 추리해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추론해 본 결론이 2대 천마와 관 련이 있는 자라는 것이군.”
“그렇다. 2대 천마가 무 대륙 출신 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 말이 야.”
천마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틀린 말은 아닌데.
100% 정답도 아니었다.
관계가 있다기보다는 2대 천마 본 인이었으니까.
‘오해하게 둬도 괜찮겠는데?’
2대 천마가 전생의 자신이라는 이 야기보다는, 그 후인이라고 말하는 게 더 설득력 있어 보였다.
천마가 착각한 대로 이야기가 풀리 면, 천마신공의 출처에 대해 얼버무 릴 필요도 없어졌다.
머릿속으로 주판을 두들겨 본 후, 느긋하게 입을 떼었다.
“내가 2대 천마의 진전을 이은 건 사실이다.”
거짓은 말하지 않았다.
내 격이 신위에 다다른 이상, 허튼 소리를 내뱉으면 신격이 깎여 나간 다.
두루뭉술한 대답이지만.
천마는 자신의 추리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2대 천마의 후인이라면 모 든 게 설명되는구나.”
“확신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
“2대 천마가 무 대륙 출신이 아니
라는 건 후손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 었다.”
탑의 초대를 받은 무인들은 많았 다.
무림에 속한 이들 중 1/3 정도는 마교의 무인들이기도 하고.
그들에게서 속세의 사정을 간간이 전해 들은 듯했다.
“하면, 자네는 천마신공이 아니라 무슨 심법을 익힌 건가?”
“당신네 대륙 기준으로 내공심법의 분류를 묻는 건 실례되는 행위 아니 던가.”
“미안하군. 대답하기가 곤란하면
안 해도 된다네.”
쓴웃음을 짓는 천마.
무 대륙에서는 무인의 심법이나 무 공을 직접 묻는 건 예의가 아니었 다.
‘잠깐.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성천조계공은 우주 창세의 비밀을 품고 있으며, 근원의 힘을 다루는 강력한 심법이다.
마교의 그 누구도 성천조계공의 기 원을 몰랐다.
천마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은근한 기대감을 담은 채로 입을 떼었다.
“성천조계공.”
“성천…… 조계공?”
“어.”
천마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허허. 믿기지 않는군. 네가 천마군 림보를 완벽하게 펼치지 않았다면 헛소리로 치부했을 거다.”
“그렇게 부정할 만한 이유라도?”
“성천조계공은 본좌가 탑에서 획득 한 비급이기 때문이다.”
잠깐.
뭐라굽쇼?
나는 순간적으로 두 귀를 의심했 다.
성천조계공의 출처가 천마였다!
그 놀라운 이야기에 사고가 멈춰 버렸다.
‘여기서 탑이 나오다니.’
나는 여태까지 성천조계공이 무 대
륙의 물건이라고 여겼었다.
신화시대 즈음의 선인이 깨달음을 정리한 게 아닐까.
그 출처를 찾을 수 없기에, 막연하 게만 생각하고 말았다.
한데.
“당신이 마교의 비고에 성천조계공 을 놨다고?”
“그래. 탑에 들어왔다고 해서 외부 세계로 못 나가는 건 아니니.”
하기야.
탑의 초대를 받은 고강한 무인들은 가끔 무 대륙으로 돌아와서 전설을
쓰곤 했다.
우화등선한 선인이 하계에 내려왔 다든지.
폐관 수련을 마친 고수가 이름을 떨친 경우는 대부분 탑과 무 대륙을 오간 이들이었다.
“그게 본좌가 세운 암묵적인 규칙 이니라.”
“뭐, 그거야 그렇다 치고. 성천조계 공 이야기나 좀 해 봐.”
“크흐흐. 성천조계공 비급은 탑의 숨겨진 장소에서 얻은 것이다.”
“근데 왜 그 비급을 마교의 비고에 옮겨 놓은 거야?”
“비급의 내용은 본좌도 이해하기 힘들었거든.”
탑에서 고생고생하면서 얻은 비급.
한데, 이미 천마는 스스로의 깨달 음을 집대성한 천마신공을 익힌 상 태였다.
새 심법을 익히기도 어려울뿐더러, 비급 안에 적힌 내용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단다.
“그래서 후손들에게 맡길 겸 놨었 지.”
“성과는 있었나?”
“그랬다면 이렇게 놀라지도 않았을
거다.”
천마는 쓴웃음을 지었다.
“방금의 대답으로 네가 2대 천마의 후인이라는 게 확실해졌군.”
“……중요한 건가?”
“그렇다. 2대 천마는 내 후손들이 고생하던 시절에 마교를 다시 일으 켜 세운 은인이라고 들었다.”
몸을 일으키는 천마.
양손을 모으더니 허리를 살짝 숙였 다.
포권.
무 대륙의 전설적인 존재가 나한테
예를 표했다.
“2대 천마의 후인이여. 내 후손들 을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떨떠름했다.
전생의 내가 한 일이기는 하나, 그 게 인사를 받아야 할 이유는 아니었 다.
“2대 천마는 그게 계약에 의한 일 이라고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후손들을 도운 일 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나.”
천마.
무 대륙에서는 머리에 뿔이 달렸
네, 혈관에 흐르는 피가 푸른색이네 등 온갖 흉악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 는데.
직접 보니 호쾌하면서도 은원을 아 는 진정한 무인이었다.
“이 정도면 인사는 된 거 같고. 그 렇다면 천마군림보라도 배워 보는 게 어떻겠나?”
“나쁘지 않은 이야기네.”
“크흐흐흐. 보상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만, 가는 길에 영 약이라도 챙겨 주지.”
오호라.
그런 건 사양 안 하지.
자리에서 일어나는 걸로 천마의 제 안을 암묵적으로 승낙했다.
“보게. 이게 새롭게 정립한 천마군 림보라네.”
천마는 발에 내력을 집중했다.
쿠 쿵!
족적이 하나둘 바닥에 새겨졌다.
모든 것을 굴복시키는 천마의 걸 음.
천마군림보다.
‘아. 저런 식으로 내력을 운용한다 고?’
나는 천마를 지켜보던 중, 저도 모
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천마군림보의 성질은 제압.
기운을 퍼트리면서 [공간] 자체를 장악하는 보법이다.
한데, 발걸음에 천마는 중(重)과 쾌(快)의 성질올 모두 담았다.
그러니까.
‘무영보랑 천마군림보를 합친 느낌 이야.’
기동성과 공간 장악력을 모두 가진 경신법의 새 지평이었다.
천마는 내 놀란 표정이 꽤나 마음 에 드는 모양이다.
“어떤가. 이 정도면 배워 볼 만하 지 않겠나?”
“당장 배우고 싶군.”
“자네가 천마군림보를 대성했다고 해도, 쉽지 않을 거다.”
“그건 해 봐야 알지.”
나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