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527)
527 화
“살려는 드릴게.”
“……예?”
의구심으로 가득한 로튼의 눈빛.
나는 손을 뻗었다.
“몸뚱이만 빼고 다 놓고 가라고.”
“뫼비우스에는 마법의 극의에 닿기 위해 연구한 자료들이……
“그럼 몸도 놓고 가던지.”
이야, 형이 자비 좀 베풀려고 하는 데 안 도와주네.
전생의 나였으면 이런 제안도 꺼내 지 않았을 거다.
투장 데이모스는 후환이 될 만한 요소를 남겨 두지 않는 냉혈한이었 거든.
“착하게 살아 보려고 하는데 안 도 와주네.”
멍청하게 대답하는 로튼을 보니,
살의가 절로 솟구쳤다.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저밖에 모르는 위치에 숨겨진 비 보들도 있습니다!”
“그래?”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군.
난 로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앞으로 잘하자.”
“예, 예!”
대화로 해결해서 다행이야.
“참. 그래도 믿을 수 있는 공중이
필요하지 않겠어?”
“무슨 말씀인지.”
“네 영혼과 격, 그리고 마나 서클 을 걸고 맹세하라고.”
혼의 맹약.
일찍이 펜리르와 베르데를 수하로 거둘 때 썼던 방식이다.
만약 저 모든 것을 걸고 약속했는 데 거짓을 행하면.
환생이고 뭐고, 영혼 자체가 소멸 해 버릴 거다.
“……알겠습니다.”
로튼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맹약을
읊었다.
수천 년 동안 45층을 비롯하여 여 러 층계의 부를 축적한 뫼비우스 커 유니티.
그 본단에는 온갖 진귀한 광물이나 마법 촉매, 그리고 영약 등이 보관 되어 있었다.
“저길 봐. 공청석유다.”
“천년설삼이 있다!”
“저걸 흡수하면 벽을 넘어서는 것
도 꿈이 아니야.”
무인들의 눈동자 위로 탐욕의 빛이 일렁였다.
“이만한 재화를 숨겨 두다니.”
“우리보다 더 보석이 많은 것 같구 먼.”
“허허. 마도의 극의를 추구한다는 이들이 어찌하여 부를……
용족들도 탐욕을 감추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태생적으로 금은보화에 환장하는 것이 용이거든.
“홈. 커다란 무기. 많다.”
“마음에 든다.”
거인들은 골렘 전용으로 만들어진 무구들을 보면서 흥미를 드러냈다.
하긴, 거인족은 덩치가 큰 만큼 장 비를 제작하는 데 돈이 엄청 들어간 다.
자원과 인력.
동일 수준의 무구를 만들려고 해도 다중차원 우주에서 규격화된 장비들 에 비해 노력과 금속을 수십 배나 더 써야 한다.
마법사들이 제작한 무기와 방어구 는 장인의 솜씨에 비해 디테일이 부 족했지만.
크기가 크기인 만큼, 거인들은 대 체적으로 만족했다.
“혹. 우리의 본단이 다른 이들에게 유린당할 줄이야……
“마황께서만 건재하셨어도!”
포로로 잡힌 마법사들이 오열했다.
저 녀석들. 또 배부른 소리 하네.
그나저나, 뫼비우스가 쌓아 놓은 재물이야, 알아서 챙겨가겠지만 마 법적 성취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용족 장로, 카리크를 전음으 로 호출했다.
-카리크야.
-예. 형님.
-너희 마법에는 관심 있냐?
-아시다시피 저희 종족은 게으르 지 않습니까.
끙. 할 말이 없군.
용족들은 1세대, 2세대를 막론하고 모두 게으르다.
강력한 마나 장악 능력올 타고났음 에도, 궁극의 경지까지 도달한 드래 곤이 많지 않은 것도 그 이유다.
카리크처럼 기술을 연마하는 게 특 이 케이스지.
– 곤란하군.
-마음에 걸리시는 거라도 있습니 까?
“뫼비우스에서 연구한 걸 다 날려 버리기는 아깝잖아.”
무심코 전음 대신 입 밖으로 말을 꺼내자, 로튼을 포함한 마법사들이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변했네요. 형님도.
-뭐가 변해?
-전에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다 태워 버리셨잖아요.
끙.
반박을 못 하겠군.
-참. 메슬로우 영감이라면 알지도 모르겠어.
-메슬로우? 대연금술사 아닙니까.
-너도 알 정도냐.
-탑에서 가장 유명한 장인인데 어 찌 모르겠습니다. 흐}하.
자신 있게 웃는 카리크.
난 [관리자 권한]으로 층계를 넘어 서 다이렉트로 메슬로우에게 목소리 를 전달했다.
< 대연금술사님. 계십니까?〉
-아이고 깜짝이야. 관리자가 이 늙 은이에게 무슨 일로 연락을 준 건
지.
< 접니다. 전민철.〉
-투황! 안 그래도 숭전 소식은 들 었다네.
< 소식 한번 빠르네요.〉
-어찌 모르겠는가? 자네, 정말 대 단하구먼. 언젠가 탑의 정상을 노릴 도전자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빠 를 줄이야!
메슬로우의 사념이 크게 일렁였다.
그가 내 승전 소식을 듣고 진심으 로 기뻐하는 것이 느껴졌다.
< 참. 메슬로우 님께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부탁? 다른 사람도 아니고 투황 이라면 들어줘야지.
< 뫼비우스 본단을 점거했는데 마 법 연구를 해 놓은 자료가 한가득하 거든요.〉
-설마…… 마황이 남긴?
< 마황이 모든 연구에 가담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제발! 그 자료를 나한테 넘겨주 게!!!
비명을 지르는 메슬로우.
그 사념이 수배나 증폭되어서 머릿
속을 가득 울렸다.
< 아오. 갑자기 왜 소리를 지르세 요?〉
-미, 미안하네. 자네의 말을 들으 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네.
-맡겨만 주게. 아니, 이건 내가 은 혜를 입은 거나 마찬가지이니 반드 시 보상을 하겠네!
나한테는 하등 쓸모없는 연구 자료 지만, 메슬로우에게는 아닌 듯했다.
잿더미로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낫 겠지.
나는 로튼을 내려다보았다.
“이걸로 끝은 아니겠지?”
“그렇습니다.”
하아-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는 로 튼.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가장 높은 탑으로 안내했다.
탑 주위를 감싼 마법진.
수십 겹이나 되어서, 쉽게 뚫기 어 려워 보였다.
“여기는 마황께서 머무신 곳입니 다.”
“괜히 단단한 게 아니구먼.”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마법진에 손을 얹는 로튼.
탑 주위를 견고하게 감쌌던 마법진 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여기에 진입이 가능한 건 마황님 과 저뿐입니다. 패턴이 워낙 복잡하 다 보니……
“다 푸는 데 얼마나 걸리나?”
“마황께서 계시면 금방 되겠지만, 제 능력으로는 다섯 시간 정도 걸립 니다.”
그걸 다 언제 기다리나?
난 탑을 휘감은 결계에 손을 얹었
다.
[원초의 불을 사용합니다.]
검은 불꽃이 탑에 옮겨붙었다.
혼돈기를 최대치로 불어넣자, 순식 간에 커지면서 결계 전체를 휘감았 다.
“네가 여는 걸 기다리는 것보다 부 수는 게 더 빠르겠다.”
“아, 아아……
결계가 단단하다고?
그 장본인인 마황도 내 손에 뒈졌 는데 무슨 상관이 있어.
이글거리는 혹염은 마법 결계의 술 식을 하나하나 파훼하면서 더 커졌 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탑을 감싸고 있던 마법 수십 개가 흑염에 삼켜졌 다.
“탑까지 녹여 버리면 안 되지.”
적절하게 【원초의 불】 을 거두었 다.
탑 곳곳에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 았지만, 외관은 멀쩡했다.
나는 마황이 머물렀다는 건축물 안 으로 들어갔다.
무수한 연구의 혼적.
이건 메슬로우한테 맡기기로 하고.
나한테 중요한 건 물질적인 보상이 다.
뫼비우스가 보유한 재물이야, 힘을 빌려준 커뮤니티들한테 모두 나누어 주었지만.
힘들게 싸워서 이겼는데 챙겨 갈 것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잖아?
‘마황 녀석의 보물은 내가 챙겨야 지.’
난 히죽거리면서 탑 내부를 샅샅이 뒤졌다.
“대박.”
나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마황의 탑.
꼴에 칠황 중 하나라고, 희귀한 아 티팩트를 여럿 챙겨 놓았다.
초월 등급만 4개.
그 아래 등급 아티팩트는 수십 개
에 달했다.
[신화] 급 아티팩트가 없는 게 조 금 아쉽다만…….
“마황께서 보유하신 신화 아이템, [천년 눈]은 전투 중에 파괴되었습 니다.”
옹. 그거 내가 부쉈대.
마황한테 그런 게 있을 줄 알았으 면 힘 조절을 했어야 했나?
‘아냐. 힘을 조절하기는 무슨.’
픽, 하고 조소를 날렸다.
마황은 적당히 상대할 만한 적이 아니었다.
둘의 전력은 비등했다.
처음에 시간을 번다는 전략을 짜지 않았다면, 쉽게 결판을 내지는 못했 을 거다.
만약, 제대로 승부를 벌였다면…….
‘아슬아슬했겠지.’
이길 당시에도 충분히 아슬아슬했 던 상황인데 말이지.
난 상념을 지우고는 초월 등급 아 티팩트의 스펙을 다시 한번 확인했 다.
[광신의 목걸이]
-광화 스킬 사용 가능.
-광기와 관련된 격을 보유한 존재 의 능력치를 대폭 증가.
[드래고닉 오브]
-마법의 위력을 대폭 향상.
-용언 중폭.
[탄생석]
-별의 탄생과 함께 생긴 돌.
-우주나 창조 관련 마법의 촉매.
[느겔의 수호방패]
-절대방어 사용 가능.
-착용 시 [앱솔루트 실드]가 자동
으로 적용.
다행히 모두 쓸모가 있는 아티팩트 였다.
[광신의 목걸이]는 펜리르에게.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보주’, [드래 고닉 오브]는 하칸한테 목걸이로 개 조해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아지다하카가 저 보주를 들고 전투 를 벌이는 모습은 상상하기가 어렵 거든.
탄생석은…….
‘내가 먹어야지.’
마법의 촉매라고 써 있지만, 내가 먹으면 영약처럼 작용할 거다.
우주 혹은 창조.
난 상단전에 우주 자체를 담아 두 고 있거든.
그러니까, 우주를 확장시킬 촉매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씀.
마지막으로 [느겔의 수호방패]가 있는데…….
‘이건 엘리 줘야지.’
아이템명은 방패이지만, 실제로는 방패 모양을 한 펜던트다.
목에 걸고 다니면 어떤 위험이 있
어도 한 번쯤은 엘리의 생명을 구해 줄 것이다.
탑 꼭대기에 서서 뫼비우스 본단을 훑어보았다.
마법사들이 수천 년 동안 쌓아 올 린 지성의 탑이 무너지는 모습.
비명을 지르거나 통곡하는 마법사 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정도면 자비로운 거야.’
양심의 가책을 피하려는 거짓말이 아니다.
카리크의 말대로, 전생의 나였으면 후환을 안 남기려고 모두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을 테니까.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튼이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
“저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 까’?”
“어찌 되긴. 너희가 알아서 해.”
“뫼비우스 소속 마법사들을 모두 죽이실 생각 아니었습니까?”
“내가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후환 이 두려워서 그런 짓을 할 것 같 냐.”
로튼은 내심 그런 생각을 품었는 지, 얼굴을 붉혔다.
“뫼비우스를 다시 일으키든. 복수
를 꿈꾸든, 마음대로 해.”
“……진심입니까?”
“난 너희가 뭘 하든, 탑의 정상을 보는 게 목표니까.”
마황과 맺은 악연은 이미 정리를 했다.
뫼비우스 전원한테 핏값을 치르게 할 생각까지는 없었다.
뭐. 정확히는 그런 작은 일에 연연 하고 싶지 않았다.
나한테 중요한 것은 마황의 끄나풀 같은 게 아니었다.
더 높은 곳.
탑의 정상에 가까워졌다는 게 중요 했다.
“드디어 46충을 가 보는구먼.”
내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