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557)
557 화
나는 옥좌에 앉은 채로 성천조계공 을 운용했다.
혼돈기로 죄악의 전당의 파장을 읽 어 내고는 곧장 동화시켰다.
넓게 펼쳐진 감각.
세계의 흐름이 하나하나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커혹.”
강력한 반탄력이 내 머리를 짓눌렀 다.
내가 차원장으로서 군림하는 걸 바 라지 않는 세계.
판데모니엄의 구성원인 억 단위의 악마들이 날 거부하는 것이다.
‘악마 새끼들이야 늘 이런 식이지.’
판데모니엄은 수십이 넘는 악마 종 족으로 분할되어 있다.
요마(妖魔).
투마(關 魔).
영마(影魔).
검마(劍魔) 등.
여럿으로 나누어진 악마들이 서로 의 영역 안에서 각자의 규칙대로 살 아가고 있다.
그중에서 정점에 이른 존재를 일컫 는 말이 악마 군주요.
악마 군주의 으뜸에 선 이를 차원 장이라고 불렀다.
‘같은 악마 종끼리도 인정올 안 하 는 놈들이 날 받아들일 리 없어.’
최초의 차원장.
혹은 창조주의 사념한테서 모든 권 한을 이양받은 덕에 죄악의 전당이 인정을 했지만.
그 말이 판데모니엄 전체를 장악했 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전생의 나.
혹은 바알조차도 판데모니엄의 의 견을 하나로 모으지는 못했다.
제멋대로 살아가는 게 악마들이거 든.
바알이 판데모니엄의 주인 운운하 는 것도 차원장의 권한에 더해서 상 당수의 악마들을 지배하기 때문이 다.
완전 장악은 아니라는 말.
‘판데모니엄 전역을 손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창조주의 사념한테서 이양받은 ‘죄 악의 전당’에 대한 소유권 정도만이 라도 손에 넣을 거다.
우우웅!
죄악의 전당과 동기화시킨 성천조 계공.
내 정신세계에 빚어낸 소우주가 전 당의 힘을 매개체 삼아서 현실로 구 현되 었다.
죄악의 전당 일대를 휘감은 우주.
명상에서만 보았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안에서만큼은 전지전능의 힘을 다루어낼 수 있다.’
본래는 탑과 연동된 지구에서만 펼 칠 수 있는 전지전능(全知全能)의 권능.
판데모니엄의 근원인 죄악의 전당 과 일체화를 이루면서, 성천조계공 을 외부로 구현해 냈다.
우주 창조의 영역에 다다른 힘이 제한적으로 펼쳐진다.
‘잠깐만. 이 감각은……
두근, 두근.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확 넓어진 시야.
고층 빌딩 옥상에서 도심을 내려다 보는 기분이다.
세상이, 아니. 우주가 한눈에 들어 온다.
이런 게 창조의 기원인 걸까?
현실로 구현된 성천조계공이 죄악 의 전당, 나아가 판데모니엄의 흐름 에 일체화되면서 변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쿵 쿵!
판데모니엄의 억지력이 내 정신을 뒤흔든다.
‘그럴 틈을 안 주는군.’
빌어먹을.
나는 욕지거리를 속으로 삼켰다.
조금만 더 있으면 성천조계공 12 성으로 향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었 는데.
악마 새끼들은 하여간 도움이 안 돼요.
성천조계공을 갈무리하고는 공간을 좁혔다.
판데모니엄 전부가 아닌, 죄악의 전당으로 한정되는 영역.
악마들의 반발이 빠르게 사그라진 다.
‘알짜배기만 먹는다.’
죄악의 전당과 그 주변.
판데모니엄의 근원이 내 색으로 물 들기 시작한다.
판데모니엄 안에 새로운 차원이 생 긴 것과 마찬가지인 현상.
이제 악마 군주들은 내 허락 없인 죄악의 전당으로 들어올 수 없다.
그뿐이랴.
크크크,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악마 군주의 상징.
【죄악의 권능】 은 모두 죄악의 전 당에 예속되어 있다.
바알 녀석이 오염의 마력으로 여러
악마 군주들의 권능을 베낄 수 있던 것도 그 이유다.
소멸해 버린 발로르의 권능까지도 사용할 수 있던 건 의외지만.
‘그 전제를 뒤집으면 이렇게도 된 다는 거다.’
지배 영역을 [죄악의 전당]으로 한 정했음에도, 판데모니엄 전역이 혼 란에 빠진 게 느껴진다.
악마들의 인정을 못 받긴 했어도, 나름 첫 번째 차원장이거든.
혼란에 빠진 판데모니엄.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스모데우스를 쓰러트린 후에 빠져야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급발진을 해 버렸 다.
그러고 보니 아스모데우스 쪽 전선 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겠군.
나는 에인헤야르 기사단에게 전음 을 보냈다.
-전황은 어떻게 됐지?
「주군이시여 이루스입니다. 최약 天…… 피네스 대신 보고 드리겠습 니다.」
이루스의 보고가 끝났을 때.
“놈이 도망을 쳐?”
난 황당한 투로 중얼거렸다.
아스모데우스는 실낙원 중심부에 위치한 거처로 돌아왔다.
시시각각 흐트러지는 ‘타락’의 개 념.
그가 전투를 포기한 시점에서, 차 원장의 격 일부가 손실되었다.
하지만.
【소멸하는 것보다는 나으니라.】
아스모데우스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심처 안으로 걸어갔다.
등에 달린 날개 대부분은 잘린 지 오래.
암혹 마법으로 손상된 날개를 구현 했지만, 그마저도 불완전했다.
[초월의 검]
민정이가 모든 마력을 쥐어 짜내서 방출한 필살기.
검에 담긴 외신의 힘은 아스모데우 스의 영혼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이, 이대로는 정말로 외도의 존 재가 되어버린다.】
외도(外道).
이성을 잃어버린 채, 악몽의 군주 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끔찍한 피조 물들.
지금 이 순간에도.
외신의 힘은 그의 영혼을 좀먹는 중이었다.
아스모데우스는 그런 비인외도의 길로 떨어질 수 없었다.
느린 발걸음.
영혼의 격이 외신의 힘에 깎여나가 는 것을 막으면서 움직이다 보니, 걸음이 둔해질 수밖에 없었다.
한참 동안 걸은 후에야 도달한 목 적지.
빛 한 점 없는 곳에는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여기 있었구먼. 아스모데우스.”
등 뒤에서 들리는 음성.
투마 일족의 왕, 제이칸이다.
【날개도 없는 족속이 짐의 심처에 발을 들이밀다니.】
“용케 아직까지 살아 있었네.”
콰콰콰!
제이칸의 둥 뒤에서 붉은 악귀의 형상이 떠올랐다.
완성된 흉신악살.
천마신공을 대성했을 때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봐. 아스모데우스. 넌 어차피 죽 어야 할 목숨이야.”
【그건 짐이 할 말이니라.】
아스모데우스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 순간 심처에 잠들어 있던 존재 가 몸을 일으켰다.
경악으로 물드는 제이칸의 눈동자.
“왕…… 이시여?”
투장 데이모스.
정확히는 그 이름으로 불렸던 존재 의 육신이 제이칸에게로 쇄도했다.
[파황붕뢰권]
콰르르릉!
투장의 육신이 펼친 무공은 생전과 동일한 위력을 지녔다.
제이칸은 당황하는 와중에도 본능 적으로 천마신공을 전개, 파황붕뢰 권을 받아쳤다.
폭음과 함께 반대편으로 튕겨 나는 제이칸.
“큭 ”
짧은 신음을 홀렸다.
입가에 아른거리는 붉은 피.
천마신공을 대성했다고는 하나, 투 장의 생전 능력을 대부분 발휘하는 육신을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크읏. 원래는 귀중한 문의 힘을 소모할 때가 아니지만…….】
아스모데우스는 말끝을 흐렸다.
“빌어먹을!”
지면을 세게 구르는 제이칸.
천마군림보의 내력이 일대를 뒤흔 들었다.
들썩이는 아스모데우스의 거처.
“염색 닭 날개 새끼. 왕에게 무슨 짓을 벌인 것이냐.”
【뇌까지 근육으로 된 투마가 설명 해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이•…”
제이칸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눈앞에 들이닥친 투장의 육 신.
이번에는 양손을 합장했다가 대수 인의 내력을 일제히 해방했다.
[천마대붕장]
넓게 펼쳐진 붉은 강기가 대수인의 힘을 양옆으로 밀어낸다.
대수인보다 두 위계는 위에 선 천 마신공.
한데, 투장의 힘과 내력이 원체 강 대하다 보니 제이칸의 천마신공과 동수를 이루었다.
“으으윽!”
제이칸은 막 입은 내상에 속이 찢 어질 것 같았지만 참아냈다.
열세가 명백한데도 투장의 공세를 버텨 내는 제이칸.
아스모데우스의 눈가가 잘게 떨렸 다.
‘저놈이라도 제거하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강한 건가!’
과거의 정보하고는 달랐다.
아스모데우스는 제2의 데이모스가 나올까 봐 투마 일족을 경계했다.
제3의 악마 일족을 부추겨서 투마 의 세력을 깎아내고.
다음 왕으로 유력했던 투마를 교살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새로운 투마의 왕, 제이칸은 아스
모데우스가 이전에 알고 있던 것보 다 훨씬 강해져 있었다.
“은인에게 가르침을 받았는데 밀릴 수는 없다.”
이를 악문 제이칸.
그가 이만큼이나 강해질 수 있었던 건 민철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이칸이 투장의 육 체를 이길 수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밀리지 않고 버티는 정 도.
길어봐야 5분이면 승부가 날 게
분명했다.
투장의 육신이 투왕무를 펼칠 수 있다면 5분이 아니라 일합에 소멸해 버렸겠지만.
【불굴】 권능이 있어야만 펼칠 수 있기에, 제이칸이 버틸 수 있었다.
아스모데우스는 점점 초조해졌다.
‘모아놓은 힘이 소진되고 있다.’
투장의 육체는 다중차원 우주와 외 우주를 연결하는 열쇠다.
두 우주를 가르는 강력한 억제력을 무력화하려면 그만큼 단단한 육체와 마력이 필요했다.
영혼이 떠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투 장의 육신.
데이모스를 간계로 소멸시킨 건 열 쇠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그의 육신 외에 없어서다.
20년 넘게 축적해놓은 암혹 마나.
그 마나가 헛되이 소모되고 있으 니,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이대로는 열쇠의 역할도 수행할 수 없어.’
아스모데우스는 제이칸을 쓰러트리 길 포기했다.
【길을 열어라.】
투장의 육신은 다시 한번 대수인을 펼쳤다.
쩌어어엉!
강한 반탄력에 밀려나는 제이칸.
투장의 육신은 아스모데우스를 업 은 채, 밀려난 제이칸을 무시하고 전장을 이탈했다.
“……도망을 친다고?”
뿌드득.
제이칸은 이를 갈았다.
전대 왕이자 그가 존경했던 악마.
투장의 사체를 이용해서 수작질을 벌인 것도 모자라서 도망이라는 형
태로 그를 두 번 욕보였다.
평생 동안 등을 보인 적이 없는 악마, 데이모스.
사체이기는 해도 아스모데우스의 명 때문에 그의 등이 훤히 드러났 다.
“용서하지 않겠다!”
[천마군림보]
제이칸은 보법을 밟으면서 아스모 데우스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투장의 육신과 부딪치면서 입은 내 상이 도진 탓에 조금씩 속도가 느려 졌다.
【천한 투마여. 다음에 볼 때야말 로, 네 최후일 것이다.】
아스모데우스는 그 말을 던지고는 투장의 육체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