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584)
584 화
네 천사장.
엘림 병단.
그 뒤를 따르는 수많은 천사들. 급조한 추격대치고는 엄청난 규모
쯧, 하고 혀를 차는 민철.
“이건 지구 본대에 대응하는 병력 보다 더 강해 보이는데.”
“엘리시움을 농락한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니라.”
“내가 그렇게까지 날뛰었나?”
“엘리시움의 오랜 역사 동안, 본토 가 이만큼이나 유린당한 것은 처음 이다.”
미카엘의 힐난.
민철은 귀를 후비적거렸다.
“한판 벌일 분위기인데 어떻게 해 야 하나.”
“나한테 맡기어라.”
미카엘은 후, 하고는 짧게 한숨을 쉬더니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대열을 맞춰서 다가오던 네 천사장 이 자유로워진 미카엘을 보고는 안 도한 기색을 띠었다.
“형제여. 무사하였구려!”
“저 악적한테서 벗어난 것이오?”
“이제 힘을 합쳐서 저 극악무도한 투신을 처단하면 되겠구려.”
전의를 불태우는 천사장들.
미카엘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더 중요한 사항이 있소.”
그의 손가락이 하늘 위를 향했다.
외우주와의 통로.
‘문’이었던 전생의 육신과 외우주 의 연결을 끊어 버린 덕에 더 이상 작동하지는 않았지만, 구멍에서는 여전히 사이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통로 너머의 존재가 느껴지오?”
네 천사장은 의아한 기색으로 고개 를 갸우뚱거렸다.
“무언가 불길함이 느껴지긴 하오 만……
“우선 투신을 처단한 후에 알아봐 도 늦지 않을 터인데.”
“천사장이 다섯이나 되니 이번에는
투신이라는 작자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오.”
일곱 천사장 중 다섯이 한자리에 모였다.
엘리시움의 옥좌에 앉아 있는 메타 트론.
그리고 대(對)지구 전선을 책임진 가브리엘을 빼면 모든 천사장이 집 결한 셈이다.
천사장이 다섯이나 전선에 나선 것 은 판데모니엄과 전면전을 벌일 때 에도 없었던 일.
치천사 다음으로 알려진 ‘지품 천 사’ 위계의 천사들도 수십이나 동원
되었다.
개중에는 광휘의 권능을 부여받은 천사도 있으니.
판데모니엄으로 치면 72 악마 군 주 중 절반 이상이 민철 하나를 쫓 아온 상황.
아까 민철과 손속을 겨루었던 산달 폰과 우리엘도 자신감을 되찾았다.
미카엘은 다시 한번 한숨이 나오려 는 것을 참았다.
이제부터 그가 해야 할 말은, 엘리 시움을 초토화시키고 천사장들을 한 자리에 모은 이를 옹호하는 것이다.
“형제들이여. 지금은 투신을 상대
할 때가 아니오. 더 중요한 일이 생 겼소.”
미카엘을 뺀 천사장들은 황당한 기 색을 감추지 않았다.
“형제여. 그게 무슨 망발이란 말인 가?”
“엘리시움 본토가 이렇게까지 피해 를 입은 건 처음 있는 일이오. 그 원흉을 두려워하는 거요!”
“저 간악한 악적보다 더 중요한 것 이 무엇이라고! 엘리시움의 첫 번째 검도 옛말이군.”
“혹시 투신에게 세뇌라도 당한 것 아닌가?”
불신.
의혹.
그리고 분노.
천사장들의 눈동자 위로 여러 감정 이 피어올랐다.
미카엘은 그런 천사장들을 물끄러 미 보고는 지금까지 본 것들을 차분 하게 설명했다.
아스모데우스의 음모.
다중차원 우주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우주.
그리고 차원문 너머에 존재하는 끔 찍한 존재에 대해서.
“악몽의 군주. 그자만큼 끔찍한 것 은 내 삶을 통틀어 보아도 본 적이 없소.”
미카엘은 전신을 부르르 떨면서 몸 서리 쳤다.
용맹을 주관하는 천사장.
어떤 상황에 부딪쳐도 두려움을 느 끼지 않는 미카엘조차도, 그 붉은 눈동자를 볼 때는 두려움이라는 감 정을 잠시나마 품었다.
네 천사장들은 미카엘의 이야기를 들은 후, 서로 복잡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형제여. 잠시 의논할 시간이 필요
하니 기다려 주겠나?”
“그렇게 하겠네.”
네 천사장은 결계를 쳤다.
담담하게 그 과정을 지켜보는 미카 엘
잠시 후, 산달폰이 천사장들을 대 표해서 앞으로 나섰다.
“형제가 말한 사항은 이해해. 그렇 지만 외우주의 존재가 위험하다고 하여 투신을 보내 주는 건 어불성설 이야.”
“실은 말일세. 아직 말하지 못한 것이 하나 더 있다네.”
“무엇인가?”
“외우주와의 통로를 여는 데 형제 중 한 명이 협조를 했다는 것이지.”
“형제여. 참람된 말을 내뱉으면 어 찌 되는지 알지 않은가?”
“진심이라네. 그걸 증명해 줄 존재 도 있고……
슬쩍 뒤를 바라보는 미카엘.
민철은 픽, 웃더니 진흙을 짓이겨 놓은 것 같은 흉물을 앞으로 던졌 다.
철퍽!
괴생명체는 묘한 소리와 함께 지면
을 나뒹굴었다.
“저 흉물은 뭔가?”
“아스모데우스. 과거 우리의 형제 였던 자요.”
산달폰은 믿기 어렵다는 눈으로 미 카엘을 바라봤다.
당장이라도 전투가 일어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네 천사장은 이글거리는 눈 빛으로 나를 노려보면서도 칼을 뽑 지 않았다.
전투가 일어날 것도 상정하고 있었 는데.
미카엘이 자신의 명예와 격까지 걸 면서 나를 옹호해 준 덕에 가까스로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다.
아지다하카가 신기하다는 기색으로 미카엘을 흘겨봤다.
「저 닭 날개는 다른 천사들처럼 오만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만이라기보다는. 신념에 목숨을 걸거든.”
전생의 나.
투장 데이모스의 영원한 맞수였던 천사장 미카엘.
저 녀석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았 다.
그래서 한 번 믿어 본 거지.
기껏 포획해 놓고 풀어준 데에는 이유가 다 있었다.
요르문간드는 천사들을 보면서 쩝, 하고는 입맛을 다셨다.
「천사들하고 싸우는 줄 알았는데. 아쉽구려.J
“아까 엘리시움을 신나게 부쉈잖
아. 그걸로 만족해.”
‘■은공은 모르겠지만, 난 과거에 판데모니엄에도 적을 둔 적이 있소. 천사들과 싸우는 건 일상이었다 오.」
아냐.
선배님의 명성은 판데모니엄에서도 전설로 남아 있어서 잘 알고 있어.
그러니 더 날뛰지 않아도 돼.
드레이너도 천사들을 보며 호승심 을 불태웠다.
으휴.
펜리르가 있으면 서열 정리 한번
시킬 텐데.
흉물로 변한 아스모데우스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천사장들.
천사장들의 의견 조율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이 홍측한 존재가 타락한 자였다 는 사실에는 따로 이견이 없다네.”
“한데, 이자가 하늘섬 군도에 있었 다는 것은……
“천사장 급의 존재가 관여했다는 중거나 마찬가지겠지.”
“우선 판데모니엄과 결탁한 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 먼저라네. 물론, 그대의 죄가 사라지는 건 아
니지만.”
네 천사장들은 가까스로 분노를 억 누르는 둣, 거친 호흡을 내뱉으면서 말했다.
이야.
저 원칙주의자들은 앞뒤를 다 살피 고 결론을 내리는구나.
엘리시움 본토가 유린당한 것보다 도, 아스모데우스와 결탁해서 외우 주와의 통로를 연결한 천사장을 찾 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거다.
대원칙으로 보면 그게 맞기야 한 데.
천사장들 입장에서는 원수나 마찬
가지인 나를 두고 저렇게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니.
역시 천사들은 좀…… 이상하다니 까.
“그러면 난 가던 길 가면 되나?”
“아니. 투신이여, 그대도 이번 일을 조사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
산달폰이 천사장들을 대표해서 말 했다.
“뭘 협조하라고?”
“아스모데우스를 붙잡은 것이 너라 고 들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 들에 대해, 그리고……
뒤를 가리키는 산달폰.
손끝이 향하는 방향에는 전생의 육 신으로 빚어낸 새 생명체, ‘데이모 스’가 서 있었다.
“저 존재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야 겠지.”
“말했잖아. 아스모데우스의 수작질 로 마왕을 되살렸다고.”
나는 쯔쯧, 하고 혀를 찼다.
전생의 나.
그러니까 데이모스는 천사들에게 악몽 같은 존재였다.
데이모스가 차원장으로 군림한 후,
천 년 넘는 세월 동안 다중차원 우 주의 주도권을 판데모니엄 측에 넘 겨줬어야 했으니까.
그뿐이랴.
아스모데우스는 전생의 육신을 외 우주를 연결하는 문으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저 불길한 존재가 왜 자 네를 따르는가?”
“내가 저 문을 닫았으니까.”
정확히 말하면 외우주로 연결된 파 장을 끊어 내고 【불멸】 권능으로 전과 다른 존재로 재구성한 거지만.
그 과정을 설명할 의리도 없고, 거 짓을 말했다가는 영혼의 격이 깎여
나가기에 대충 답했다.
“하나만 묻지.”
“말해 봐라.”
“내가 조사를 도와서 얻는 게 뭐 지?”
“천상의 세계의 질서 확립에 힘을 보태는 것만으로 엄청난 영예일 터 인데.”
“헛소리하지 마시고요.”
얼어 죽을 영예.
위선으로 가득한 천사들의 인정이 나 공훈 따위는 필요 없다.
까드득.
산달폰은 내 발언에 주먹을 꽉 말 아 쥐었다.
“은혜도 모르는지고! 위대한 의지 의 대변자인 우리의 인정을 받는 게 얼마나 명예로운 건지……
“명예가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 고. 관심 없어.”
“이 후안무치한 자가!”
“한판 해보자고?”
이성적으로야 천사들을 돌려보내는 게 맞지만.
전생의 영향 때문인지 천사들을 보 면 마음이 요동쳤다.
“둘 다 진정하게. 지금은 더 중요 한 일이 있지 아니한가!”
미카엘이 으르렁거리는 나와 산달 폰 사이에 끼어들어서 쩔쩔맸다.
천사장 중 그 누구보다도 전투에 목말라 있고 정의에 목숨을 거는 녀 석이 이러니까 웃기네.
아니.
천사장들 중에서 가장 ‘정의’를 추 구하기에 저런 식으로 나설 거다.
“좋아. 협조하는 대신 이쪽도 얻어 가는 게 있어야지.”
“말해 봐라. 이 자리에는 위대한
의지의 대변자가 없기에, 우리 선에 서 해결 가능하다면 받아들이겠다.”
“내가 걸 조건은 두 가지야.”
“말해 봐라.”
“첫 번째는 휴전.”
원래의 계획은 단기간에 엘리시움 을 뒤흔들어 놓은 후, 바알을 움직 여서 천사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만 드는 거였지만.
이런 식으로 판이 깔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엘리시움 본토를 유린해 놓고 뻔 뻔한……
“산달폰. 먼저 지구를 공격하려고 한 건 너희였다?”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도 정도가 있지.
폭력을 가하기만 했지, 당해 본 적 은 없으니까 저러는 거다.
“너희 천사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명분으로 따져 보자. 누가 잘못한 거냐?”
산달폰은 끙, 하고 입을 다물었다.
내가 말이에요.
환생하면서 말하는 거 하나만큼은 전생보다 훨씬 재주가 좋아졌거든.
천사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대의명 분을 언급하자,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우리도 물러날 테니. 지구나 엔시 움과 연결된 차원 통로를 막아.”
“이번 일이 해결될 때까지는 일시 휴전하지.”
산달폰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두 번째는 미카엘의 검. 나한테 알려 줘.”
“어렵지 않은 부탁이군.”
미카엘이 옆에서 대꾸했다.
“대신 기한은 한 달.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입장이라, 괜찮겠는 가?”
시간 제한이라.
나름 잔꾀를 쓰는데?
명시된 기한 안에 검을 배우지 못 하면 더 알려 줄 의무도 없어진다.
역시 닭 날개 놈들이야.
그런데 말이지.
내가 한 달 안에 못 배울 것 같 아?
“좋아.”
미카엘이 다른 말을 하기 전에 바 로 계약을 숭낙했다.
하늘섬 군도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 쟁.
그 끝은, 엘리시움과 지구 측 모두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결론이 지 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