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591)
591 화
견족 여왕.
아니지, 엘리의 어머니가 다가오는 건 알고 있었다.
내 감각을 속일 수 있는 건 극히 일부뿐.
긴장을 느슨하게 풀었어도 견족 특
유의 기척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인사해야 하지?’
견족 여왕님?
엘리의 어머님?
아니면…… 장모님?!
막상 인사를 하자니 입이 떼어지지 가 않았다.
“여왕님을 알현합니다.”
드레스 끝을 잡으면서 허리를 숙이 는 엘리.
엘리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나의 딸아.”
“폐하. 그 자리는 이 땅을 떠나면 서 포기했나이다.”
엘리의 상태창에 명시된 ‘쿤하운 드’.
그건 견족 왕가의 방계에 부여되는 성씨다.
시스템도 엘리의 혈족을 ‘방계’라 고 인식했다는 것.
그 말인즉슨 정식 절차를 모두 밟 았다는 거겠지.
엘리제의 표정이 홁빛으로 물들었 다.
“막내야. 그 일을 아직도 원망하는
것이더냐?”
“그렇지는 않사옵니다.”
“미안하구나. 혼사만큼은 네 의지 를 존중해 주었어야 하거늘.”
혼사.
엘리의 전 약혼자인 레굴루스 라이 언하트를 가리키는 거다.
차원 대전 16강에서 맞붙었던 백 수족의 왕자.
엘리는 레굴루수와 맺어지는 걸 거 부하려고 출가(?)를 선택했다.
“원망하지 않사옵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더냐?”
“그 덕에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 었사옵니다.”
“하면 한 가지만 약조해 줄 수 있 느냐?”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
“가족과의 연만큼은 놓지 말아다 오.”
엘리는 입을 꾹 다문 채 복잡한 눈빛을 띠었다.
아무래도 이 자리가 부담스러운 건 나만이 아닌 모양이군.
엘리가 여태껏 감정을 잘 눌러 온 터라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제길.
이럴 땐…….
“장모님께 인사드립니다.”
내가 나서야지.
모녀의 눈동자가 일제히 나에게 향 했다.
그래. 당황스럽겠지.
이 말을 내뱉은 당사자조차 쥐구멍 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인데!
“미, 민철 님.”
목덜미까지 붉어진 엘리.
반면 엘리제, 아니 장모님은 입이
쩍 벌어진 채로 나를 빤히 바라보기 만 했다.
어색한 침묵이 창가를 물들였다.
장모님이라는 말이 이렇게 파급이 클 줄이야.
“크홈. 투신이시여.”
가까스로 감정을 수습한 둣 입을 떼는 엘리제.
이미 바퀴는 굴러가기 시작했으니 모든 걸 내려놔야겠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장모님.”
“엘리시움마저 굴복시킨 투신께 어 찌……
“그게 엘리가 바라는 거니까요.”
난 엘리와 시선을 맞추며 한쪽 눈 올 찡끗거렸다.
-저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말씀하 실 필요는 없잖아요.
엘리의 사념이 머릿속으로 들어온 다.
[역천의 마주침]의 대화 기능을 이 런 식으로 쓸 줄이야.
-가족이라는 건 원래 그런 거야.
-네?
-엘리의 어머니라면. 내 어머니이 기도 하다고.
뭐, 말처럼 당장 가족같이 살갑게 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마음을 열 준비는 해야지.
입을 꾹 다물었던 엘리는 픽, 하고 옷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당신이란 분은.”
이내 곧 엘리는 엘리제를 바라보았 다.
“어마마마.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 이 제 반려 될 사람인 민철 님입니 다.
와우.
심장이 멎는 줄 알았네.
나는 짧게 담소를 나누고는 연회장 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두 모녀가 쌓아 놓은 앙금 을 푸는 게 먼저인 것 같아서.
뭐, 장모님하고 이야기할 기회는 많이 있으니까.
그나저나 더럽게 떨리는군.
“주인님. 왜 그렇게 손을 파르르 떨고 있냐.”
“내가 언제 떨었다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손 봐라.”
정말이네, 어우.
뒤늦게 몰려온 긴장감.
팔과 다리가 떨리고 식은땀으로 등 이 축축해졌다.
차라리 엘리시움의 천사장들이랑 싸우는 게 훨씬 덜 긴장됐겠네.
“오한이야.”
“한서불침이네 뭐네 하지 않았냐.”
“다른 차원 오니까 적웅이 안 돼서 그래.”
“여기는 별로 춥……
나는 주먹을 슬며시 들었다.
“폭력 반대.”
딴청을 피우는 펜리르.
사람 난감하게 만드네. 이 녀석이.
어쨌든 장모님께 인사도 드렸겠다,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연회장 음식 에 손을 뻗으려던 순간.
“투신이시여.”
낯이 익은 기척의 소유자가 다가왔 다.
풍성한 갈기와 터질 것 같은 근육 의 소유자.
백수족의 왕자, 레굴루스다.
“이야. 여기 술 맛있네.”
“주인님. 옆에 손님이 찾아왔다.”
“너도 한잔해 봐. 펭구야.” 못 들은 척.
아니지. 대놓고 무시하면서 펜리르
에게 술잔을 권했다.
“저 사자가 주인님 부르잖나.”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안 들리는
데.”
10초.
30초.
그리고 1분.
내 앞에 선 레굴루스를 무시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슬슬 주위에 있던
수인들도 이쪽을 주목했다.
이러는 이유?
시답잖은 화풀이다.
차원 대전 때 나한테 으르렁거린
일도 있지만.
엘리의 마음을 힘들게 했으니, 이
정도 심술은 부려도 되잖아.
자. 어린 사자야.
내가 대놓고 무시하는데 어떻게 나
올 거냐?
수인들이 하나둘 수군거리기 시작 하자, 레굴루스의 표정도 굳어졌다.
조금 더 기다리면 성질을 낼 것 같은데?
레굴루스는 주위를 홀겨보고는.
“죄송합니다. 투신.”
돌연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백수족의 왕자가 저기서 뭘 하는 거지?”
“투신과 무슨 관계이기에……
“차원 대전에서 겨룬 적이 있지 않 았소이까.”
“그 일이 무릎을 꿇은 것과 관련이
있단 말이오?”
웅성거리는 수인들.
녀석은 그 반웅에도 아랑곳하지 않 고 무릎을 꿇은 채로 나를 올려다봤 다.
“뭐가 죄송하다는 거지?”
트집을 잡으려고 한 말이 아니다.
정말 궁금해서 물은 거다.
엘리의 전 약혼자라는 게 흠집 잡 을 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이 녀석의 인사를 무시한 건 개인 적인 심술이다.
자존심 상해서 그냥 가도 될 일인
데?
반쯤 그 반응을 유도하기도 했지만 막상 무릎을 꿇은 레굴루스를 보니 놀랐다.
“과거 차원 대전에서 저지른 결례 를 사과드립니다.”
“뭐, 됐어. 이미 지난 일이고.”
의외군.
차원 대전에서 마주쳤을 땐 자기 혈기도 제대로 못 누르는 애송이라 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자존심을 쉽게 굽힐 줄은 몰랐다.
백수족들이 원래 자존심 하나만 놓 고 보면 수인족 중에 제일이거든.
엘리가 출가를 하게 된 원인 제공 자이기도 하다만.
그 덕에 인연이 닿았으니, 마냥 미 워할 수도 없었다.
“당시의 결례는 용서하지. 너 때문 에 백수족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 다.”
우뚝 선 레굴루스.
이렇게 보니 왕의 기질이 있는 녀
석이군.
연회 중에 짧은 소란이 있었지만,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되었다.
장모님과 이야기를 마친 엘리도 일 행 곁으로 자연스럽게 합류.
비스트랜드에서 보내는 첫날은 큰 사건 없이 끝났다.
다음 날.
일정대로 견족의 나라에 방문했다.
석이군.
연회 중에 짧은 소란이 있었지만,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되었다.
장모님과 이야기를 마친 엘리도 일 행 곁으로 자연스럽게 합류.
비스트랜드에서 보내는 첫날은 큰 사건 없이 끝났다.
다음 날.
일정대로 견족의 나라에 방문했다.
시간이 쭉 갔으니까.
“극진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견족들이 보는 가운데서 허리 를 90도로 숙였다.
극진한 예.
각 차원마다 예를 표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내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투신 만세!”
“여왕폐하 만세!”
환호성과 꽃잎이 허공을 오색으로 물들인다.
완전 축제 분위기네.
시간이 쭉 갔으니까.
“극진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견족들이 보는 가운데서 허리 를 90도로 숙였다.
극진한 예.
각 차원마다 예를 표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내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투신 만세!”
“여왕폐하 만세!”
환호성과 꽃잎이 허공을 오색으로 물들인다.
완전 축제 분위기네.
“따님과 교제 중인 전민철입니다.”
호오- 하고 탄성을 터트리는 장모 님.
어제는 놀라서 입을 벌리더니, 지 금은 마음을 꽤 가라앉힌 둣했다.
“스스로의 얼굴에 금칠하는 것 같 지만, 짐의 여식이 재색을 겸비한 것은 사실이오.”
그야 그렇지.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투신의 눈에 찰 정도인 지는, 솔직히 의심스럽구려.”
“반대하신다는 겁니까?”
“짐의 여식이 투신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평생을 아끼고 사랑할 겁니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생에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담을 쌓고 살았다.
악마들이야 정치적인 목적으로 혼 인을 한다지만.
난 비주류에 속한 악마였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때는 혼인 관계 로 세력을 구축할 입장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전생과 현생 모두를 통틀 어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니까 요.”
엘리만이 내 연인이다.
“민철 님.”
새빨개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엘 리.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하면 사위라고 불러도 되겠나?”
“편하게 말씀하시라고 어제부터 말 했는걸요.”
“정말 고맙네. 사위 덕분에 오래간 만에 막내딸도 보고.”
고개를 푹 숙이는 장모님.
“그게 인사받을 일인가요. 아무것 도 아닙니다.”
“막내가 사람 하나는 잘 봤네. 그 부분은 나를 쏙 닮았어.”
“어마마마도 참.”
엘리의 볼은 이제 툭 누르면 폭발 할 것처럼 빨개졌다.
아까보다 더 붉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하군.
우리는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어떤 마음을 품고 만났는지를 천천히 이 야기했다.
호오, 과연. 여러 감탄사를 꺼내는
장모님.
처음에 경계를 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꽤 마음을 여신 것 같다.
“사위. 둘의 혼인 계획은 잡았는 가?”
어우 놀라라.
깜박이도 안 켜고 훅 들어오시네.
“어, 어마마마.”
엘리가 장모님의 팔뚝을 치며 타박 했다.
“저희 쪽은 양가가 인사를 한 후에 혼인 일정을 본격적으로 잡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렇구나. 사돈댁을 뵈러 조만간 지구에 가야겠어.”
저, 장모님?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하신 것 같은 데.
착각이겠죠?
“원래 어마마마는 마음을 연 사람 에게 한없이 자상하세요. 그리고 망 설임도 없으시죠.”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 빠른 거 아니야?
그 자리에서 장모님의 지구 방문 일정까지 막힘없이 잡혔다.
“그렇구나. 사돈댁을 뵈러 조만간 지구에 가야겠어.”
저, 장모님?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하신 것 같은 데.
착각이겠죠?
“원래 어마마마는 마음을 연 사람 에게 한없이 자상하세요. 그리고 망 설임도 없으시죠.”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 빠른 거 아니야?
그 자리에서 장모님의 지구 방문 일정까지 막힘없이 잡혔다.
흡사하게 생긴 배추가 나왔다.
……뭐 생김새만 놓고 보면 어느 나라 품종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배추는 배추니까.
어머니가 김장용 배추 생겼다고 좋 아하시 겠군.
비스트랜드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