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599)
599 화
이계화된 하늘섬 군도.
창조의 영역에 맞닿은 성유물들로 결계를 짜내고.
그 파동에 성천조계공을 결합하여 구현해 낸 새로운 우주에서는.
“Qiooo!!!!”
“지존의 명이다. 죽어라.”
다중차원 우주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자토스의 살점과 촉수가 상처를 입을 때마다, 무한에 가까운 괴물들 이 빚어졌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욕구.
아자토스가 빚어낸 생물들은 본능 조차 거세된 파괴마였다.
수년.
수십 년.
그리고 수백 년.
햇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긴 싸움이 이어졌다.
원래 불멸의 군세의 한계는 명확했 다.
하지만, 아자토스의 피조물들을 죽 이고 흡수하면서 죄악의 권능이 지 닌 한계를 넘어서고 규모가 무한하 게 늘어났다.
“이 싸움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은 몰랐구나.”
“너는 지치지도 않나?”
“진정한 불멸자에게 휴식이란 없 지. 오히려 꿈에서 깨어날 만큼 즐 거운 일이 있으니 행복하다.”
“행복은 무슨.”
난 입술을 비죽거리면서 손을 휘저 었다.
플레이어 시스템으로 얻은 무수한 권능들이 펼쳐진다.
보유 권능들의 변화는 불멸만 해당 하는 게 아니었다.
두 마안은 마력이나 흐름을 넘어 섭리에 간섭하는 영역에 이르렀다.
행성의 흐름, 중력, 그리고 영혼.
단순하게 마력에 간섭하는 데 그치 지 않고 성천조계공과 연결되어 바 라보는 것만으로 섭리를 끊어 낼 수
있게 되었다.
환상안은 아예 불완전하지만 창조 의 영역까지 닿았다.
만든 환상에 근원의 힘을 부여해서 불완전한 형태이지만, 생물까지 만 들 수 있었다.
아자토스처럼 파괴마들을 만드는 건 가성비도 안 맞고 낭비라서 하진 않았다만.
원초의 불도 마찬가지.
영혼마저 태워 버리는 불로 한 단 계 업그레이드되었다.
매혹은…… 관두자. 말해서 뭐하랴.
그럼에도.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 아.’
아자토스를 내 심상 세계에 가두어 놓고 수백 년이나 전투를 벌였지만.
정작 붉은 눈동자가 박혀 있는 검 은 행성 본체에는 제대로 된 피해를 주지 못했다.
아자토스도 마찬가지 이 지 만.
저 가공할 만한 악몽의 군주는 태 연했다.
“언제까지 소모적인 행위를 반복할 셈이지?”
“네놈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투왕무.
칠성마검.
혼원벽력도.
제왕검 형.
맹룡부법.
그 외에도 현생의 육신으로 익혀 온 여러 무공들.
아니, 전생의 기억에 남아 있는 무 수한 무공들까지 펼쳤다.
수백 년이라는 세월은 전생에서 익 힌 모든 무공을 다시 한번 통달하기 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답이 안 나오네.’
태악무궁검법으로 아자토스의 미간 을 푹 찔렀다.
깊게 파인 고랑.
시간을 거꾸로 돌리듯, 검은 행성 에 새겨진 파괴의 흔적이 금세 복원 되었다.
“그대의 굳건한 정신이 타락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참으로 즐겁구나.”
수백 년 동안 갇혀 있는데도 저딴 소리를 하다니.
그렇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강해졌지
만, 내 정신도 그만큼 마모되었다.
다중차원 우주와 흐름을 분리하고 극한까지 가속한 세계.
바깥과 다른 시간선으로 흘러가기 에, 여기서 수백 년이 흘렀어도 바 깥에서는 한 달도 채 안 지났을 것 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 시간 개념이 달 라지는 건 아니니까.
무한히 세계를 침식하는 아자토스 를 수백 년 동안 마주하고 있으니, 정신이 외우주의 기운에 조금씩 동 화되려 했다.
‘내가 투신이 아니었다면 못 버텼
을 거야’
투쟁의 업.
어떤 위협이나 난관에도 굴하지 않 는 업을 쌓아 올려서 망정이지.
지금까지 쌓아 온 격에 의지해야 할 만큼, 정신력이 소모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쪽에서는 ‘이길 수 없나?’라는 불안감이 조금씩 싹텄 다.
‘포기해서는 안 돼.’
불가해의 존재.
아자토스를 쓰러트리지 못한다면.
내 심상 세계에 가두어서 영원토록
빛을 못 보게 해야 한다.
최후의 수단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소중한 이들을 지 킬 수 있다.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나도 약해 졌군.’
입술을 질근 깨물자 아릿한 통증과 함께 피비린내가 퍼져 나간다.
어떻게든 돌아갈 거다.
죽어서 영웅이 되는 것 따윈 사양 이야.
내가 1대 용사처럼 자기헌신의 길 을 걸을 것 같아?!
콰콰콰콰!
검에 깃든 강기가 한충 진해졌다.
늘 꺼지지 않는 투쟁심을 반영한 흑색 강기.
나는 투쟁의 염을 담아낸 검으로 허공을 베어 냈다.
그 순간.
‘어어?’
기묘한 감각이 칼날을 휘감았다.
우주 전체가 내 의지에 동조되는 감각.
화아악- 강기의 파동이 아무것도 없을 터인 우주 공간을 밀어냈다.
파도처럼 몰아치는 강렬한 검격.
아자토스는 촉수 다발을 앞으로 내 세웠다.
뭉개지는 촉수들.
검은 행성 본체에는 타격을 입히지 못했지만.
난 지금까지와 다른 아자토스의 모 습에 입을 쩍 벌렸다.
“막았어?”
아자토스는 수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내 공격을 막지 않았다.
어떤 공격을 가해도, 검은 행성 깊 숙한 곳에 있는 아자토스의 의념에
닿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달랐다.
‘아자토스는 내 공격을 두려워했 다.’
꽈악- 칼자루를 세게 쥐었다.
우주와 하나 되는 감각.
그걸 다시 떠올리면 아자토스를 쓰 러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더 해보자.”
나는 히죽 웃었다.
초식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 해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
그리고 난, 투왕무를 넘어선 새로 운 무공을 창조하려 했다.
우주의 흐름을 움직이는 무공.
콰콰콰콰!
내 의념이 심상 세계로 구현해 낸 우주와 동조한다.
파문이 일더니 아자토스가 뿌린 촉 수 다발들을 분쇄했다.
소리 하나 없이 뭉개지면서 원자 단위로 분해되는 촉수.
막 휘두른 검에는 차원조차도 가루 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래. 아자토스가 내 심상 세계를 잠식하려 했던 것과 동일한 개념이 다.
단지 ‘꿈’이라는 속성을 지닌 아자 토스와 달리, 나는 검에 투쟁이라는 격을 실었을 뿐.
죄악과 광휘의 권능마저 넘어선 새 로운 힘!
“드디어 진정한 창조주의 영역에 도달하였구나.”
“허세 부리기는. 기다려 준 척 말 하지 마.”
“이러한 존재는 나의 꿈에서도 보 지 못했도다. 어찌하여 기쁘지 아니 할까.”
이 순간에도 즐거움을 느끼다니.
외신(外神)이라는 존재는 이해를 할 수가 없구먼.
“심심해서 돌아 버린 건가?”
“무한의 권태로움보다는 지금이 낫 도다.”
“죽는 걸 희망했다면 차라리 꿈이 나 계속 꾸고 있지 그랬어.”
나는 검을 휘둘렀다.
아자토스와의 싸움에서 얻은 깨달 음으로 만들어 낸 궁극의 무공.
우주검이다.
[우주검 – 은하를 사용합니다.]
우주검의 첫 초식.
거창한 이름과 달리, 동작은 지극 히 단순했다.
횡으로 움직이는 칼날.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듯, 힘없고
느린 동작이다.
내가 움직인 건 ‘검’。] 아니다.
우주 그 자체다.
우우우우웅!
칼날에서 시작된 파동이 우주 전체 를 움직인다.
검이 베고 지나간 공간에서 태양보 다도 더 강한 빛이 새어 나오더니, 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처럼 길게 뻗 어지면서 아자토스의 몸통을 베어 낸다.
아자토스는 촉수들을 일으켜서 빛 을 막아냈지만.
파괴되는 양이 재생 속도보다 훨씬 많았다.
“참으로 아름답구나.”
쿠드드득, 검은 행성의 표면이 움 푹 뜯겨나갔음에도 아자토스는 평온 하게 말했다.
“아주 여유가 넘치시네.”
이번에는 검을 추켜세우고는 위에 서 아래로 휘둘렀다.
태초검.
우주검의 두 번째 초식이다.
종으로 검을 긋자, 첫 초식과 달리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면서 검은 행
성을 불태웠다.
표면 아래로 스며드는 열기.
멸망을 앞둔 차원인 양, 갈라진 틈 새에서 연기와 불꽃이 새어 나왔다.
“그게 너의 깨달음인가.”
“당신이 공허 그 자체이듯, 나도 근원에 가까워진 덕에 가능해졌지.”
나는 칼끝을 아자토스에게 겨누었 다.
새로 만들어 낸 무공은 거창한 이 름과 달리, 세 초식으로 되어 있다.
가로, 세로 베기.
그리고 찌르기.
어딜 노리는지 뻔히 보이는 정직한 공격이지만.
초식이 단순할수록 내 의념을 실어 내기가 더 수월했다.
완성시킨 우주검의 마지막 초식을 펼치면.
아자토스의 의념이라고 해도 버텨 내지 못할 것이다.
“안 두렵나?”
“어차피 다시 잠드는 것뿐.”
“……그거야 그렇군.”
나는 아자토스의 대답에 납득했다.
하늘섬 군도에 가두어 놓은 것은
아자토스의 의념이다.
완전하게 소멸시키는 게 아닌.
큰 충격을 줘서 기절시킨다는 개념 에 가까운 결계.
아자토스 본체는 외우주 그 자체이 며, 눈앞의 의념은 그 막대한 힘의 일부에 불과했다.
“이번 꿈은 아주 달콤하겠어.”
“어쩌면 영원히 못 깰 수도 있는 데’?”
“그 영원이라는 단어만큼 나에게 의미 없는 게 더 있을까.”
악몽의 군주.
꿈을 꾸는 자.
아자토스는 여전히 태연했다.
“혹, 나의 하수인들이 잠을 깨우려 할 수도 있고.”
하늘섬 군도의 결계는 내부에서 절 대로 깰 수 없는 구조다.
바깥에서의 중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외신 추종자.
아니면 외우주의 괴물들이 직접 넘 어와서 결계를 혼든다면, 이 가공할 만한 존재가 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렇게 두지는 않을 거다.”
“어느 쪽이든 나에게는 나쁘지 않 으니.”
“태평하군.”
나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일생의 대적.
힘 일부를 잘라 냈음에도.
전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랐는데도 봉인에 그쳐야 하는 괴물이 저렇게 말하니, 모골이 송연했다.
“기뻐하라. 이긴 것은 그대 아니더 냐.”
“당연히 그래야지. 네 낯짝도 이제 지긋지긋하다.”
그래.
아자토스가 잠에서 깨어나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혹, 저 악몽의 군주가 깨더라도 그 때는 내가 더 강해졌을 수도 있고.
담담하게 최후를 기다리는 아자토 스
“참으로 즐거운 유희였다.”
파츠츠츠!
나는 치켜세운 칼끝을 아자토스에 게로 쭉 뻗었다.
행성의 표면을 가르고 내부로 거침 없이 파고드는 칼날.
검은 행성의 중심부, 아자토스의 의념에 닿았다.
[요지경 – 일체다면화가 아자토스 의 의식을 잠재웁니다.]
[결계와 일체화된 하늘섬 군도가 강대한 의지를 가둡니다.]
[결계 활성화 이후에는 바깥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붉은 눈동자가 잠에 빠진다.
난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합일]을 거두었다.
이제는 돌아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