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61)
61 화
“네 종속을 받아들이겠다.”
『고마워.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야!』
펜리르의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좌우로 살랑거리는 꼬리.
이 녀석.
정말로 기쁜 모양이다.
『나, 로키의 아들 펜리르는 당 신…… 아, 형 이름이 뭐야?』
“전민철.”
『전민철을 섬길 것을 내 영혼에 걸고 맹세합니다.』
혹시라도 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두려운 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바로 종속의 맹 세를 했다.
보이지 않는 맹약의 끈이 나와 펜 리르의 영혼을 연결했다.
베르데 때와 마찬가지였다.
『주인님! 고마워!』
바로 호칭이 형에서 주인님으로 바 뀌었다.
이 녀석.
태세 전환 속도 보소.
“난 살려준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 는데?”
『뭐, 뭐야. 그건 사기잖아!」
“농담이다.”
『그런 농담은 심장에 해롭다고. 멍!』
정신이 멍해진다.
고향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뽀삐를 보는 것 같다.
신화시대의 괴수.
신마저 집어삼킨 존재와 뽀삐가 겹 쳐져 보이다니.
엄청난 괴리감에 머리가 어지러웠 다.
‘알고 보니 펜리르의 사촌 동생이 라든지. 이런 건 아니겠지?’
[진실의 눈]으로 진명을 확인했는 데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
상태창이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건
아닐까.
돌연 펜리르가 급히 날 불렀다.
『아, 아야! 주인님!』
“왜지?”
『아파서 죽을 것 같아! 목이 끊어 질 것처럼 아파!』
끊어질 것처럼 아픈 게 아니라.
정말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조금만 참아라.”
혼돈기에서 성력을 분리했다.
성스러운 화염.
나는 펜리르의 상처에 손을 뻗었
다.
[성화(聖火)를 사용합니다.]
[성력 300을 소모합니다.]
[치유의 축복이 대상의 몸에 깃듭 니다.]
하얀 불꽃이 목덜미에 난 상처에 붙었다.
따스한 기운은 다크 스타가 만든 흔적을 어루만져주었다.
『헤헤. 따뜻하다. 통증이 잦아들 어.』
“떠들지 마. 상처 덧난다.”
발을 태우고 있던 지옥의 겁화도 해제했다.
나는 검은 게이트 소멸 시간을 확 인했다.
[붕괴까지 00:05:33]
“펜리르.”
「주인님. 왜?』
“너 뛸 수 있겠냐?”
『아니. 목이랑 다리가 아파서 뛰 는 건 어려워. 조금 쉬면 될 것 같 아.」
나는 하늘을 가리켰다.
“조금 쉬었다 가는 요단강 익스프 레스 탈 것 같다.”
손가락이 향하는 방향을 본 펜리 르.
잠시 후, 사태를 파악한 듯 눈동자 를 잘게 떨었다.
『주, 주인님. 이대로 있으면 위험 한 거 아니야?』
“엄청 위험하지. 그래서 물어본 거 다.”
『난 지금 못 뛴단 말이야. 주인님 아. 방법을 생각해봐!』
펜리르를 쓰러트리고 나 혼자 나갈
생각만 했지.
이 녀석과 함께 나갈 상황은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
‘진짜 위험한데?’
저 큰 덩치를 들고 갈 수는 없다.
무공을 펼쳐도 마냥 힘을 늘려주거 나 하지는 않으니까.
권속으로 거둔 펜리르.
놈을 놓고 혼자 게이트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다.
“변신할 수 있어?”
『변신?」
“몸을 줄일 수 있냐고.”
『응! 잠깐 기다려!』
펜리르의 몸이 환한 빛으로 뒤덮였 다.
빛이 꺼진 뒤, 10m의 괴수가 자취 를 감추었다.
대신 40cm 정도 되는 푸들 한 마 리가 목과 다리를 다친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설마.
저렇게 귀여운 푸들이…… 펜리르 라고?
멍!
-주인님. 어때?
진짜였다.
펜리르의 사념이 강아지 짖는 소리 에 섞여 있다.
‘신 포식자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 는 건가.’
푸들로 변한 펜리르는 신 포식자라 는 위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 이었다.
이건 좀 반칙이잖아.
무릎에도 안 닿는 멍멍이랑 목숨을 걸고 싸웠다고 생각하니 실소가 나 왔다.
외형은 고위 영체에게 「틀」에 불 과하다지만.
저 모습은 쉽게 적응이 안 됐다.
‘됐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
나는 바닥에 누워 있는 푸들 펜리 르를 품에 안았다.
멍! 멍!
-나. 남자 품에 안기는 취향은 없 는데.
“아니면 여기서 뒈지시든가.”
멍!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미안합 니다.
진즉에 그래야지.
한 손으로는 펜리르를 안은 채, 나 는 게이트 입구를 향해 전력으로 달 렸다.
>k 米 米
검은 게이트 입구로 돌아가는 과정 은 순탄하지 않았다.
광풍이 휘몰아치고 대지가 갈라졌 다.
노을빛 하늘은 이미 대부분 어둠에 잠식되었다.
대지는 펜리르와 내가 싸운 여파로 쪼개지면서 한 폭의 지옥도로 변해 버렸다.
갈라진 지면 사이로 용암이 솟구치 는 곳도 있었다.
-주인님! 앞에 커다란 벽 있어!
“나도 알아.”
앞에 치솟은 커다란 바위.
크기가 꽤 커서 돌아가거나 넘자 니, 시간 소모가 컸다.
나는 두 손바닥을 마주쳤다가 펼쳤 다.
양손으로 펼치는 대수인.
혼돈기를 더 불어넣었더니, 손바닥 에 맺힌 기운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콰콰쾅!
폭음과 함께 바위가 산산조각 났 다.
부글부글-
이번에는 용암의 강이 앞을 막았 다.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여기서 여기로, 저길 건너뛰면 된 다.’
눈으로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머리는 빠르게 경로를 계산해냈다.
동시에 내력을 응용해서 운류보를 유지했다.
나는 용암의 강 위에 떠 있는 돌 을 밟았다.
돌은 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가 라앉기 시작했다.
쉬지 않고 경신법을 응용하면서 다 음 바위를 향해 몸을 날렸다.
파팟!
용암 강의 길이는 수백 미터.
아직 녹지 않고 강 군데군데에 떠 있는 바위나 돌을 밟으면서 전진했 다.
강 밑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피부가 익을 것 같다.
휘이이잉!
광풍이 용암의 강 표면 위로 몰아 쳤다.
파문이 일어나면서 용암 일부가 솟 구쳤다.
“아……
발판으로 점찍어둔 바위가 광풍이 일으킨 용암 파도에 삼켜졌다.
바위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주인님. 우리 이제 용암 목욕하는
거야?
“재수 없는 소리 마라.”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위가 있던 자리를 향해 도약했다.
-펜리르 죽어요! 보신탕은 싫어!
발이 용암에 닿기 직전.
나는 응축시킨 혼돈기를 아래로 방 사했다.
용암을 밀어내는 혼돈기.
나는 그 힘으로 다시 한번 도약, 그 뒤에 있는 발판에 겨우 착지했 다.
-주인님. 그렇게 다닐 수 있으면서
왜 발판을 밟은 거야?
“힘 많이 들어.”
임 마.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재도약하 는 게 쉬운 줄 아냐.
펜리르와 벌인 격전.
이어서 용암의 강을 건너기까지.
땀이 쏟아지고 입에서 단내가 났지 만.
나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강을 무사히 건넜다.
‘아. 이번에는 좀 위험했어.’
후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슴을 쓸 어내렸다.
등 뒤로는 한 폭의 지옥도가 펼쳐 졌다.
광풍과 뇌성벽력, 그리고 이따금씩 솟구치는 용암.
세상의 종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겠지.
나는 살풍경한 광경을 뒤로 하며 게이트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검게 물든 시야.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따스한 햇볕
이 온몸을 감싸주었다.
그런데.
게이트에 들어갈 때와는 풍경이 조 금 달라졌다.
“전민철 헌터!”
신유미.
그리고 엘프 수십 명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뭐야. 단체로 환영이라도 해주려 고 모인 거야?”
“하…… 당신이란 사람은 진짜.”
신유미가 눈을 흘겼다.
“왜. 말을 해, 말을.”
“지금 농담이 나와요? 우리가 현장 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 게이트, 소멸 직전이었어요.”
“알아. 그래서 급히 나온 거야.”
“안에서 별일은 없었어요?”
“보다시피. 멀쩡하잖아.”
나는 펜리르를 안고 있지 않은 왼 팔을 붕붕 돌렸다.
“무슨 일 있었으면 난처했을 거라 고요.”
“날 걱정해준 건가?”
“걱정은 무슨! 대사관이나 아버지
의 입장이 곤란했다고요.”
왜 이렇게 날을 세우나.
어깨를 으쓱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 했다.
“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 가요?”
“다크 엘프의 의식.”
나는 검은 게이트 안에서 벌어진 일을 짧게 설명했다.
검은 게이트가 옛 세계의 파편이라 는 것.
그리고 다크 엘프가 옛 존재를 불 러내는 의식을 치렀다는 사실을 말
했다.
신유미 일행은 경악을 금치 못했 다.
“그들은 그 의식으로 마왕을 부활 시키려고 했을까요?”
아.
시바. 마왕 아니라고요.
울컥, 솟아오르는 화를 겨우 진정 시켰다.
“데이모스는 아니었어.”
“그럼 누군데요?”
“모르지. 파장 증폭진이 무너지면 서 의식도 실패했거든.”
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쏙 바꿔서 말했다.
모두 솔직하게 말하면 이 녀석의 정체도 알려줘야 되거든.
신 포식자 펜리르.
놈들이 불러낸 신화시대의 괴수는 지금 내 품에 안겨서 꼬리를 살랑거 렸다.
“알겠어요. 전민철 헌터가 도와주 지 않았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요.”
“감사의 마음은 현물로 표시해줘.”
“푸훗. 아빠한테 말씀드릴게요.”
입을 가리면서 웃는 신유미.
나를 보던 중, 시선이 아래로 향했 다.
이내 팔에 안겨있는 펜리르를 발견 했다.
“그거. 강아지 아닌가요?”
“아. 으응.”
“설마••••••
신유미가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나 를 노려봤다.
‘이 녀석이 펜리르라는 걸 알아채 는 건 아니겠지?’
엘프 대사관 측 인원이 게이트 앞
에서 대기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반신반의하면서 문자를 보냈는데 정말로 왔네.
신유미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술을 떼었다.
“게이트 안에 강아지를 데리고 들 어간 건가요?!”
얘는 또, 이상한 오해를 하네.
그래. 이 푸들이 펜리르라고 설명 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오해를 해주 는 게 낫지.
“오다 주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귀
여운 강아지를 그 위험한 게이트에 데려가요!”
“버려진 것 같은데 그냥 둘 수는 없잖아.”
멍! 멍!
-주인님. 난 버려진 거 아니거든!
펜리르야. 너까지 왜 나서냐.
앞에서는 신유미가 호들갑을 떨고 아래에서는 펜리르가 짖어댔다.
환장의 하모니가 내 귀를 괴롭혔 다.
나는 이마를 찌푸렸다.
피로가 급격하게 몰려왔다.
제발…… 개 짖는 소리 좀 안 나 게 해주라.
사면이 막힌 방.
안에는 두 사람이 수정구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
전신을 감싼 로브.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를 철저하게 감추었다.
음울한 보랏빛을 흩뿌리는 수정.
수정의 표면 위로 검은색 게이트가 무너진 모습이 투영되었다.
“믿을 수 없다.”
한 명이 중얼거렸다.
로브 아래로 살짝 드러난 눈.
뱁새를 떠올리는 작은 눈 사이로 불신의 감정이 감돌았다.
『무엇이 믿을 수 없다는 거지?』
화르륵!
수정구 위.
주황색을 띤 불꽃이 거세게 타올랐 다.
그 빛은 강렬해서 방에 있는 어둠 을 대부분 걷어냈다.
불꽃 위에는 사람의 눈과 코, 그리 고 입이 달려 있었다.
“구, 군주님!”
『박사. 사정을 설명해보실까?』
“지금이라도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변명은 죄악이라는 걸 알고 있겠 지?』
불꽃 일부가 ‘박사’라고 불린 인물 의 손등에 튀었다.
치이이익!
매캐한 연기와 함께 손등이 타올랐 다.
“끄읍…… 끅!”
『의식은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호 언장담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로구 나.』
“끄으으……
박사는 대꾸하는 대신 신음을 참았 다.
「짐의 기대를 저버리면 곤란해.』
“그럴 일은…… 더 없을 겁니다.”
『암. 그래야지. 그래야 짐이 박사 를 지원해주는 의미가 있지 않겠
나.』
“후욱. 고작 한 번의 실패입니다.”
박사는 짧은 한숨을 토해내고는 자 신 있게 대꾸했다.
『제히트여.』
“군주님의 부름에 답하나이다.”
여태 말을 아끼던 다른 존재가 대 꾸했다.
젊은 남자의 음색이었다.
『박사를 도와 다음 임무를 수행하 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불꽃은 다시 한번 박사를 내려다보 았다.
『다음 결과를 기대해보지. 하지만 기대치에 차지 않을 경우에는…
••••』
“후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장담한 대로 일이 이루어진다면 합당한 보상을 내려주마.』
팟!
불꽃이 사그라졌다.
방 안에는 두 사람만 덩그러니 남 았다.
“제히트. 이번에는 내 명령을 따라
라.”
“인간 따위를 도와야 하다니.”
“불만이면 당신네 군주님께 따지던 지.”
“……알았다.”
젊은 목소리의 사내는 몸을 한차례 떨고는 낙담하듯 짧게 대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