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69)
69 화
천사, 타니엘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그 자세를 유지했다.
휘이잉-.
바람 한 줄기가 옥상을 휩쓸고 지 나갔다.
타니엘이 입고 있는 턱시도가 바람
에 휘날리더니 뒤로 넘어가서 머리 를 덮었다.
-멍! 저 천사 아저씨. 바보 아니 야?
야.
웃지 마라.
나도 웃는 거 참기 힘들거든?
애써 근엄한 척 웃음기를 내리고는 입술을 떼었다.
“그만하고 어서 일어나도록 하여 라.”
“아닙니다. 저는 미카엘님의 존안 을 똑바로 바라볼 자격도 없습니
다.”
“어허. 일어나래도.”
닭 날개 새끼.
도무지 말을 안 듣는다.
이마에 풀이라도 붙여놨는지. 몸이 땅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줄곧 의심을 품었던 베르데하고는 다른 모습이다.
‘하. 내가 이래서 천사들을 싫어한 다고.’
특유의 경직된 문화와 상명하복, 그리고 욕망을 절제하는 생활 태도.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천사들은 정말 재미가 없는 종족이 다.
“어린 종이여. 언제까지 그러고 있 을 것인가?”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습니 다.”
타니엘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넘 쳤다.
아니야.
제발 그런 걸로 부심 부리지 마.
“고개를 들어라. 그대와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었는데 얼굴을 볼 수가 없으니 불편하구나.”
끓어오르는 속을 달래면서 목소리 를 낮게 깔았다.
몇 번이나 말한 끝에 타니엘은 고 개를 다시 올릴 수 있었다.
“어린아이야.”
“예. 지고의 존재이시여.”
“내가 어찌하여 하계에 강림했는지 궁금할 것이다.”
“아니옵니다. 저따위 하찮은 것이 어찌……
“쉿, 잠자코 듣도록 하여라.”
나는 타니엘의 눈동자를 직시했다.
녀석은 그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살짝 고개를 숙였다.
“실은 엘리시움 내에 불온한 움직 임이 있노라.”
“불온한 움직임이라면……
“그대의 몸에 깃든 세례의 기운이 바로 그 증거니라.”
“히 익!”
타니엘은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고 개를 아래로 박았다.
아무 근거 없이 던지는 말이 아니 었다.
‘베르데와 동일한 기운. 우연이라 고 보기는 어렵지.’
엘리시움의 동향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악마와 천사한테서 동일한 기운이 느껴지는 건 우연으로 넘길 수 없었 다.
‘불가능한 건 아니야.’
천사들 중에는 힘의 유혹에 넘어가 서 타락하기도 한다.
반대로 빛에 감화되어 엘리시움으 로 넘어간 악마들도 소수 존재했다.
‘문제는 놈들이 무슨 꿍꿍이를 가 지고 있냐는 건데.’
그냥 넘기고 싶어도.
눈앞에 얼굴을 비추니 넘어갈 수가 없었다.
“어서 고개를 들어라.”
“죄, 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위에 서 시키신 대로만 했을 뿐, 세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시키는 대로 했다?”
“그렇습니다.”
“너에게 세례를 주고 지구에 내려 보낸 자는 누구더냐.”
“능품 천사 에드엘입니다.”
에드엘이라고?
그런 녀석, 모른다.
능품 천사라고 하면 고작해야 6급.
전생에는 한 번 팔을 휘두르기만 해도 펑펑 터져나갔던 잡졸 수준이 다.
‘엘리시움에도 내통하는 녀석이 있 다는 거겠지.’
고작 6계급 천사가 벌리기에는 일 의 규모가 너무 컸다.
에드엘이라는 천사보다 더 윗줄.
판데모니엄의 ‘군주’급에 버금가는 고위급 천사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녀석을 털면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어.’
타니엘은 그저 꼬리.
베르데와 마찬가지였다.
이들을 조종하는 몸통은 어둠에 몸 을 감추고 있다.
그 몸통을 끄집어내려면.
꼬리를 잘라내기보다는 붙들고 있 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를 멋대로 하 게 둘 수 없다.’
판데모니 엄이고, 엘리 시움이고.
이제는 관심이 크게 가지 않았다.
그저.
나한테 거치적거리기 때문에 치워 내려는 것뿐이다.
“그대는 순종하였을 뿐, 죄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어린양을 구덩이로 인도한 목자에게 있겠지.”
나는 성스러운 불꽃을 타니엘의 머 리 위에 부었다.
따스한 불꽃.
생명체를 해하지 않는 백염은 타니 엘의 전신을 휘감으면서 마음을 편 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미, 미카엘 님!”
“그대에게 명을 내리겠노라.”
“무엇이든지 맡겨만 주십시오!”
“그대를 엘리시움의 비밀 감찰관으 로 임명하겠다.”
“비밀 감찰관……!”
“누구를 믿을지 알 수 없기에 혼자 움직이고 있었지. 하나 믿을 수 있 는 자가 여기 있구나.”
타니엘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얼마나 놀랐는지.
뒤통수를 툭 치면 눈이 그대로 빠 질 것처럼 보였다.
엘리시움에 정말로 그런 게 있냐
고?
없다.
아니, 정확히는 나도 모른다.
‘내가 알면 비밀이 아니지.’
아무리 내가 전생에 판데모니엄의 차원장이라지만.
적대 세력인 엘리시움의 비밀 기구 를 알 리 없지 않은가.
생각나는 대로 던지는 핑계였다.
‘이 녀석을 부리면 몸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검은 세례를 내리고 지구에 암약하 는 존재.
나는 베르데와 타니엘이라는 방울 을 달아두었다.
“이 몸을 불사르더라도 미카엘 님 의 명령을 따르겠나이다!”
타니엘 녀석.
감동받은 듯 눈을 빛내면서 열변을 토했다.
그래.
다 좋은데 몸을 불사르지는 마라.
‘네가 오래 살아야 나도 정보를 얻 지 않겠니?’
나는 열정을 넘어 광신에 가까운 타니엘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 * *
타니엘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말했다.
엘리시움에서 세례를 받은 과정.
지구에 내려온 뒤로 행한 일들.
그리고 이번에 받은 지시까지.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이야기를 했 다.
“대규모 의식?”
“예. 두 달 뒤에 미국에서 어떤 의
식을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얼마 안 남았군. 미스릴과 오리하 르콘을 구하러 온 것도 그것 때문인 가?”
“예.”
다크 엘프에 이어 이번에는 천사들 의 의식이라.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났다.
“비밀 감찰관. 그대에게 시킬 일이 있다.”
“명을 내려주십시오.”
“무슨 의식이 이루어지는지 조사하 라.”
“그 뜻을 받들겠습니다.”
급할 건 없었다.
의식이 시작되려면 두 달이나 남았 다.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을 구하려면 시간도 걸릴 테고.’
두 희귀광물은 지구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다른 차원에서 공수해오더라도 많 은 자금과 시간을 들여야 가능했다.
성간 연합의 차원 창고가 괜히 VIP 전용인 게 아니다.
‘차원을 막론하고 물건을 바로 전
송하는 건 엄청 어려운 일이거든.’
타니엘의 뒤에 있는 무리.
미스릴과 오리하르콘을 두 달 안에 공수하는 건 어렵다.
만약 두 재료가 의식에 반드시 필 요하다면, 제시간 안에 모으지 못할 것이다
“비밀 감찰관에게 거는 기대가 크 도다.”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분골쇄 신 노력하겠습니다!”
타니엘에게 적당히 동기부여를 해 준 뒤, 옥상에서 내려왔다.
경매장 무대 옆에 있는 작은 통로.
‘이곳으로 오라고 했지?’
아까는 남들의 시선이 많아서 바로 수령 장소로 갈 수 없었다.
통로를 쭉 따라 걷다 보니 하얀 벽으로 된 공간이 나왔다.
정장을 입고 있는 드워프.
마르탄이 나를 반겼다.
“민철 헌터. 원하는 것을 낙찰받으 신 모양이군요.”
“너희 주머니만 불려주는 꼴이지.”
“고객님은 필요한 것을 얻고 저희 는 부수적인 수입을 취하는 것뿐이
죠.”
“길게 말하지 말고. 그거나 내놔.”
드르륵-
골렘이 수레를 밀면서 내 앞으로 왔다.
미스릴 괴.
그리고 오리하르콘 괴.
1,700만 달러, 한화로는 190억 정 도의 값어치를 하는 물건이다.
엄청난 금액.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자유 용병
이시니 무담보 무료 대출도 가능합 니다만.”
“이걸로 내지.”
나는 미리 준비해둔 백지 수표를 꺼냈다.
“뭡니까?”
“엘프 대사관에서 발행한 백지 수 표다. 가면 환전 받을 수 있을걸.”
마르탄은 바리스 실린의 서명과 도 장을 확인했다.
“진짜군요. 도대체 이런 걸 어디서 얻으신 겁니까?”
“비밀 ”
“흠. 아쉽게 되었군요. 이번 기회에 민철 헌터에게 빚을 좀 지우나 했더 니만……
“오래 살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좋 다.”
“농담입니다. 흘흘.”
전혀 농담 같지 않은데.
나는 마르탄의 투정을 귓등으로 넘 기고는 미스릴 괴에 손을 얹었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광물.
미스릴에는 부정한 것을 배제하고 정화하는 효능이 있다.
손을 얹은 것만으로도 몸의 긴장이
완화되었다.
[다크 스타 – 건틀렛]
검게 물든 장갑이 손을 감쌌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미스릴을 쥐었 다.
콰직!
마치 두부를 누르듯, 내 손가락이 미스릴 괴 안으로 저항감 없이 들어 갔다.
“그, 그건. 지금 미스릴을 가지고 어떻게 하시는 겁니까?”
“그냥 보고 있어.”
나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사실은 파고든 게 아니다.
먹어 치우는 것이다.
건틀렛과 닿은 부위가 녹아내리듯 흡수되었다.
닿자마자 흡수되기 때문에 파고드 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50cm 크기의 괴.
미스릴을 녹여서 만든 10kg짜리 막대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덜그럭.
다크 스타가 꿈틀거린다.
배가 고프다고 발버둥을 쳤다.
‘하여간 특식 좋아하는구나.’
펜리르도 그러더니.
다크 스타의 입맛(?)도 여간 까다 로운 게 아니었다.
당황한 기색의 마르탄을 그대로 두 고, 바로 오리하르콘 괴에 손을 뻗 었다.
누런색으로 된 작은 금속 막대.
오리하르콘 괴는 미스릴 괴의 절반 정도 크기였다.
‘이 녀석이 미스릴보다 몇 배는 비
싸지.’
신의 금속, 오리하르콘.
강대한 마력을 품고 있고, 사용자 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효능을 지니 고 있다.
미스릴 때와 마찬가지로 손을 뻗어 서 다크 스타에 흡수시켰다.
우우웅!
두 희귀광물을 흡수한 직후, 다크 스타가 기묘한 공명음을 내면서 모 습을 변형했다.
흑색 표면 위로 윤기가 흐르고, 강 대한 마력이 감돌았다.
건틀릿 중심부에 자리를 잡은 자수 정.
강렬한 빛을 흩뿌리는데, 눈이 아 프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내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기억하던 모습 그대로다.’
자수정.
2차 해방을 했을 때 다크 스타로 구현해낸 모든 무기에 달리는 보석 이다.
무기가 품고 있는 마력을 제어해주 는 역할을 했다.
[다크 스타]
등급 : 유니크(신화)
종류 : 무기
내구도 : 오
기운이 쇠한 암흑성운이 블랙홀로 화하기 직전, 신적 존재가 죽어버린 별의 정수를 벼려서 만든 병기입니 다.
*비활성화 시에는 문신 형태로 있 습니다.
*활성화 시 사용자의 의지대로 병 기를 변환시킬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무기를 최대 2개까지 구
현할 수 있습니다.
*각 병기는 특성에 따라 사용자의 능력치를 증감시켜줍니다.
*다크 스타는 절대 파괴되지 않습 니다.
나는 다크 스타를 단검으로 변형시 키고 역수로 쥐었다.
날카로운 칼날.
자수정은 칼자루와 칼날 사이에 자 리를 잡았다.
[다크 스타 – 복수귀의 암흑 칼날]
등급 : 유니크[U] / 종류 : 단검
내구도 : 오
*근력 증가 Lv 33
* 민첩 증가 Lv 40
* [어둠의 칼날] 스킬 사용 가능
* [암흑 저주] 스킬 상시 적용
다크 스타로 구현해낸 무기.
과거에는 단순히 내 기억 속의 ‘형
태’만 흉내 냈다면.
이제는 기억에 있는 ‘성능’까지 재
현해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우르칼의 쐐기창.
-거인살해자의 대검.
-검마의 칠성검.
다크 스타가 내 생각을 반영해서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었다.
한 시대, 혹은 차원에서 명성을 떨 친 무기들이 하나하나 내 손에서 재 현되 었다.
물론.
제약도 있었다.
다크 스타로 무기를 재현해내려면 해당 무기의 형태와 생김새, 그리고
특성을 알고 있다는 전제가 붙었다.
‘나하고는 관련 없는 일이지.’
전생의 나는 온갖 무기들을 다루어 냈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무기만 해도 수천 가지를 넘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2차 해방으로는 유니크 등급이 한 계지.’
전설 이상 등급은 재현해낼 수 없 다.
무구에 깃든 힘이 부족하기보다는, 현생의 내가 쌓은 업이 아직 [전설]
을 남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하다.’
여태까지는 무기의 형(形)만 취한 채로 무공을 펼쳤다.
그럼에도,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무공에 맞는 전용 무기를 손에 쥐 고 내력을 발출한다면?
그 위력은 전보다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사냥 마렵다.’
더 강한 무기를 얻었으면.
당연히 휘둘러봐야 하는 법.
2차 해방을 마친 다크 스타를 보 니, 피가 끓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