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76)
76 화
나는 라피드를 마주했다.
5m 간격.
두 걸음만 걸어도 서로의 공격 범 위에 들어오는 거리다.
『정말로 주군께 검을 겨누어도 되 겠습니까? j
“왜. 쫄았냐?”
『이건 기사로써 해서는 안 되는 짓입니다.』
“그럼 그 잘난 주군의 명령이다. 전력으로 덤벼.”
『……명을 받듭니다.』
라피드는 날개를 퍼덕이면서 도약 했다.
한껏 날아올라서 고도를 높인 직 후, 지면을 향해 급강하.
칼을 치켜세우면서 급격하게 거리 를 좁혔다.
‘궤도가 훤히 보이는군.’
정직한 돌진.
강하하는 속도와 방향 전환 각도를 감안하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나는 피하지 않고 검을 치켜세우면 서 정면으로 받아쳤다.
챙!
흑색 검기와 성광기가 허공에서 격 돌했다.
『으음’?!』
라피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급강하를 하면서 공격의 위력을 한 껏 끌어 올렸지만 우위를 점하지 못 했다.
“이게 끝인가?”
『공격을 더 받아내는 건 어려우실 겁니다.』
라피드는 검을 휘둘렀다.
엘리시움의 천사들이 익히는 기본 검법, 광휘의 검법.
직선적이고 우직해서 허초나 변칙 적인 초식이 없는, 정석적인 검법이 다.
‘다시 말해 공격이 뻔히 보인다는 거지.’
나는 창궁무애검법을 펼쳤다.
챙! 채챙!
제왕의 검으로 펼치는 검무.
창궁무애검법은 번번이 광휘의 검 법의 초식 사이에 있는 허점을 파고 들었다.
광휘의 검법의 흐름이 뚝뚝 끊어진 다.
제왕의 검이 놈의 검법 사이에 이 물질처럼 끼어들면서 라피드의 동작 을 절묘하게 끊어냈다.
『어, 어째서. 내가 더 빠르고 강 한데! j
라피드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 다.
“재미없는 녀석. 너무 정직하게 검 을 휘두르잖아.”
나는 제왕의 검을 길게 내미는 척 살짝 겨누었다.
뒷걸음을 치면서 칼을 추켜세우는 라피드.
이렇게 허초에 훅훅 넘어가다니.
놈이 주춤하는 사이에 강력한 위력 을 지닌 초식을 펼쳤다.
콰콰콰!
한껏 증폭된 흑색 검기.
[제왕의 검]에 담긴 중압의 기운까 지 담아서 라피드의 검을 찍어 눌렀
다.
『크읍!』
검에 실린 힘을 다 해소하지 못하 고 무릎을 꿇는 라피드.
자세가 무너진 놈의 목덜미에 칼끝 을 겨누었다.
“이제 알겠나? 지닌 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의미를 말이다.”
라피드의 표정은 나라를 잃은 것 마냥 허망했다.
입을 몇 번 뻥긋거릴 뿐, 아무 대 답도 하지 못했다.
나는 다른 에인헤야르를 훑어봤다.
놈들은 라피드의 패배가 충격적인 듯, 눈동자가 사시나무처럼 흔들렸 다.
“아주 닭 날개 놈들이랑 판박이 야.”
실망스럽다.
고정된 이름과 자아.
상태창에 보면 ‘성장형’ 권능이라 고 했으니, 다루다 보면 강해질 것 이다.
하지만.
천사들처럼 재미없고 자존심만 센 녀석들은 필요 없다.
그때.
『주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고개를 숙였던 라피드가 몸을 일으 켰다.
성급히 일어났는지, 놈을 겨누고 있던 칼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 면서 상처를 남겼다.
“왜. 아직도 승복을 못 하겠어?”
나는 입술을 비죽거렸다.
몇 번을 다시 싸워도 결과는 바뀌 지 않을 것이다.
한껏 비웃어주려고 기다리고 있을 때.
라피드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튀어 나왔다.
『조금 전에 사용하신 검법을 배우 고 싶습니다.』
응?
얘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 가.
나는 이마를 찌푸린 채 못마땅한 기색으로 입을 뗐다.
“이유를 들어보지.”
『저는 주군을 지키는 검입니다. 한데 조금 전에 실력이 모자라는 것 을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검을 배우고 싶다?”
「예. 불충한 몸이지만, 감히 청을 올립니다.』
『저희도 같이 청을 올립니다!』
엉거주춤 서 있던 에인헤야르들도 무릎을 꿇으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허.
내 입에서 감탄과 한숨이 섞인 헛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한 가지는 정정해야겠다.
‘닭 날개 놈들보다는 생각이 좀 트 여 있잖아.’
천사들은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
는다.
스스로의 정의와 가치관.
신념을 굽히고 고치는 것에 익숙하 지 않았다.
에인헤야르는 천사와 여러 부분이 흡사했지만, 최소한 자존심을 굽힐 줄 아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돼.”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주, 주군!』
『다시 한번 간절히 청합니다. 부 디……!J
“게이트에서는 사냥에 집중해야지. 검을 봐주는 건 ”
지금은 경험치를 얻어야 할 때.
이 녀석들한테 검법을 알려주는 건 나중 일이다.
* * *
나는 에인헤야르를 펜리르 옆에 배 치 했다.
“펭구야. 네 후임이다.”
-멍? 후임이 뭐야?
“너 부하. 너희는 앞으로 펭구 명 령을 따른다.”
r저희가 섬기는 것은 오직 주군뿐 입니다.』
『주군께서 검의 주인이십니다.』
『한낱 미물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니요.』
미물이라고?
“펭구야. 서열 정리 좀 해라.”
-귀찮은데. 주인님이 시키면 해야 지.
펜리르는 변신을 풀었다.
10m 크기의 커다란 야수.
에인헤야르는 펜리르의 전신에서 솟구치는 강대한 기운을 마주하는 순간, 파르르 떨었다.
『선배님께 충성!』
『주군의 뜻대로 따르겠습니다!』
1초 만에 서열 정리가 끝났다.
에인헤야르 4기는 펜리르를 선배로 모셨다.
‘에인헤야르가 어설프게 나섰다가 는 손만 꼬이지.’
나는 후방의 안전을 더 튼튼하게 두고 전진했다.
“끼요오오옷!”
곳곳에서 들리는 배틀 로어.
불칸 전사 다섯 마리가 몰려들었 다.
‘아, 그러고 보•니……
쳇.
나는 혀를 찼다.
30레벨 때 선택한 권능.
빛의 군세의 원류인 【불멸】 권능 을 사용해보지 않았다.
콰직!
오른손에 암흑 마나를 집중, 불멸 의 권능을 일으켰다.
흑색 수정이 손가라 끝에 맺혔다.
불멸의 결정. 제린의 권능이 형상 화된 모습이다.
‘이걸 대상한테 붙여두면……
손가락을 튕겨서 불멸의 결정을 날 려 보냈다.
바람을 가르면서 날아간 흑색 수 정.
“컥!”
수정은 정면으로 돌진하던 불칸 전 사의 이마에 푹 박혔다.
피격 부위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는 검은 문자.
불멸의 권능이 발동했다.
[불멸의 권능이 대상에게 깃듭니 다.]
[불멸의 저주로 모든 능력치가 10% 하락합니다.]
[낙인이 찍힌 상대를 쓰러트리면 불멸의 전사를 제작할 수 있습니 다.]
불칸 전사의 움직임이 조금 둔해졌 다.
“이단자.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죽어보면 알걸?”
“죽는 건 네놈이다!”
그렇게 말하면 상처받는다고.
큰마음 먹고 권능의 비밀을 알려준
건데.
“사람 마음에 상처를 입힌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다크 스타를 청룡도로 변형.
파지지직!
오호단문도의 흑색 도기와 청룡도 의 뇌전을 융합하고 횡으로 베었다.
불멸의 결정을 이마에 박아둔 불칸
전사가 반으로 잘렸다.
상체가 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바닥 에 나뒹굴었다.
[불멸의 결정을 맞은 대상이 사망 했습니다.]
[대상의 생전 능력과 혼의 업에 맞 춰 불멸자로 되살립니다.]
[불멸 포인트 : 10/50]
불칸 전사의 시체를 매개 삼아, 불 멸의 권능이 발동되었다.
콰드득!
손톱 크기의 수정이 크기를 마구
불려 나갔다.
불멸의 결정은 섬뜩한 소리를 동반 하며 불칸 궁사의 시체를 집어삼키 더니, 거기서 그치지 않고 10m 크 기까지 자라났다.
마구 부풀어 오르던 수정.
어느 순간 표면에 커다란 균열이 일어나더니 폭발을 일으켰다.
『쿠오오오오!』
모골이 송연해지는 괴성.
흑색 갑주를 입은 커다란 괴물.
푸른 귀화가 커다란 헬름 사이로 넘실거렸다.
인페르노 사이트.
상급 언데드에게 나타나는 원령의 불꽃이다.
임모탈 워리어.
전 서열 15위, 불사의 파라오 제린 이 다루었던 강력한 언데드가 탄생 했다.
『지존을 배알합니다.』
놈은 앞서 에인헤야르와 마찬가지 로 무릎을 꿇었다.
얘들은 인사만 하면 저러고 있네.
무릎 닳겠다, 닳겠어.
“저 녀석들을 처치해라.”
『존명. 서먼 웨폰!』
스스슷!
검은 기류가 무기의 형태를 띠었 다.
임모탈 워리어의 신체 길이와 비슷 한 크기의 할버드.
놈은 양손으로 할버드의 중단을 짚 더니 좌우로 크게 휘둘렀다.
콰콰콰콰!
흑색 충격파가 지면을 휩쓸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양손 도끼를 휘둘렀던 때보다도 더 거친 기세였 다.
“피, 피해!”
“정면으로 받아내면 죽는다!”
용맹스러운 불칸 전사도 임모탈 워 리어와 정면으로 맞서지는 못했다.
정면 승부를 고집한다면.
그건 용맹이 아니라 만용이겠지.
불칸 전사 무리는 임모탈 워리어 한 기의 공세에 발이 묶였다.
나는 【불멸】 권능으로 만들어낸 언데드의 활약을 지켜봤다.
‘A급 게이트의 시체로도 전사를 만들어내는 게 고작이군.’
【불멸】 의 권능은 대상의 능력에
따라 4단계로 제작된다.
전사 – 기사 – 장군 – 왕.
임모탈 워리어는 【불멸】 의 권능 으로 살려낸 언데드 중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한 병종이다.
‘하위 병종이라고는 해도……
임모탈 워리어
근력 : 300 / 민첩 : 200 / 체력 : 300 / 맷집 : 300 / 마력 : 200
* 특성
불사의 군세 [A]
* 보유 스킬 생기 갈취 [A] 괴력 [A] 무기의 달인 [B]
강하다.
A급 게이트의 보스인 트윈 헤드 오우거보다도 높은 능력치였다.
‘S급 헌터의 순수 능력치가 이쯤
되지 않을까?’
막연히 짐작해봤다.
나는 S급 헌터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직접 만나서 [진실의 눈]을 사용해 봤다면 좋은 비교 대상이 되었을 것 이다.
전생 때 권능의 원소유자인 제린을 떠올렸다.
‘제린 녀석. 상대하기가 꽤 번거로 웠지.’
불사의 파라오 제린.
놈은 손짓 하나로 무수한 언데드
군단을 다루었다.
‘권능으로 만든 언데드들은 꽤 강 했다.’
하급 병종인 전사급 2마리면 갓 성체가 된 악마를 압도할 수 있었 다.
그보다 상위 병종인 기사나 장군, 왕급은 훨씬 더 강력했다.
고위 악마, 혹은 귀족과 정면으로 겨루어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불멸 포인트라. 무한히 만들 수는 없는 것 같군.’
임모탈 워리어 한 구에 10포인트.
상위 병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포인트와 급에 맞는 육체가 필 요했다.
과거 권능의 원주인인 제린은 불멸 의 전사를 수천 구나 다루었다.
‘빛의 군세와 마찬가지로 성장형 권능이라는 건가.’
더 많은 언데드 군세를 다루기 위 해서는 숙련도를 쌓아야 했다.
제린과 벌였던 전투를 떠올리는 동 안, 임모탈 워리어와 불칸 전사의 싸움도 끝을 향해 달려갔다.
“크어억!”
“컥!”
불칸 전사 둘이 할버드의 충격파에 휘말렸다.
흑색 기류에 닿은 부위가 찢겨나가 고, 마른 비명을 내지르면서 바닥을 나뒹굴었다.
남은 둘은 임모탈 워리어의 옆을 향해 병장기를 찔렀다.
파츠츠츠!
오러가 깃든 창과 대검은 두꺼운 갑주를 뚫고 피부에 생채기를 냈다.
“공격이 먹힌다!”
“괴물 녀석. 이대로 베어주마!”
불칸 전사 둘은 추가 공격을 시도 하려 했다.
끼기직-!
임모탈 워리어의 육체에 파고든 검 과 창.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낼 뿐, 힘을 주어서 뒤로 당겨도 원주인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다.
[생기 갈취]
흑색 기운이 꿈틀거린다.
생물의 에너지를 강탈하는 기류가 먹잇감을 찾은 것이다.
“히, 힘이……
“이 녀석이 원인이다. 어서 벗어나 야 해.”
창을 사용했던 불칸 전사는 뒤로 물러나서 생명력 강탈을 피했다.
완전히 근접했던 불칸 전사는 기진 맥진한 채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겨우 그것뿐인가.』
임모탈 워리어는 할버드를 재차 휘 둘렀다.
서걱!
불칸 전사 둘은 충격파에 휩쓸려서 비명도 못 지르고 전사했다.
곧이어 방금 피해를 받은 곳이 초
록색으로 물들었다.
불칸 전사한테서 갈취한 생명력으 로 파손 부위를 복구한 것이다.
‘아무리 봐도 불멸의 권능이 훨씬 나은데.’
나는 무의식적으로 뒤를 흘겨봤다.
에인헤야르 피네스와 눈을 마주치 는 순간.
놈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시선을 홱 돌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아챈 듯했다.
‘검법을 수련시켜보면 알겠지.’
만약.
에인헤야르의 학습능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빛의 군세를 사용해서 저 4기를 다시 불러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연.
너희는 불멸의 군세보다도 더 가치 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