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87)
87 화
시야가 검게 물든다.
처음 탑에 입장했을 때와 동일했 다.
‘탑 3층으로 이동하는 건가?’
나는 팔짱을 끼고 눈이 보일 때까 지 기다렸다.
잠시 후.
어둠이 걷히면서 바뀐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진 하늘.
지면은 마른 갈색인데, 잡초도 몇 없어서 생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 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검은 돌로 세운 커다란 벽.
높은 벽은 반경 수백 미터를 감싸 고 있다.
그 위에는 뼈만 마른 스켈레톤들이 좌우를 살피면서 경계를 섰다.
‘여긴…… 요새인가?’
덜그럭-
스켈레톤 하나가 나와 눈을 마주쳤 다.
망자 특유의 적대감은 느껴지지 않 았다.
등 뒤에는 지름이 4m 정도 되는 커다란 구슬이 있는데, 죽음의 핵처 럼 강대한 기운을 축적해놓았다.
[시련의 탑 3층]
[퀘스트 : 블랙 포트리스 방어전]
주기적으로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요새를 지켜내라.
* 목표
블랙 포트리스의 핵 수호.
* 거점
-블랙 포트리스
내구력 : 2,000/2,000
-제1 거점
내구력 : 1,000/1,000
-제2 거점
내구력 : 670/1,000
-제3 거점
내구력 : 355/1,000
‘저 구슬이 요새의 핵인 것 같군.’
양팔을 쫙 펼쳐도 안을 수 없는 커다란 구체.
눈에도 확 들어와서 적의 침입을 허용할 경우에는 방어하기가 여간 어려워 보였다.
핵 옆에는 컨테이너를 닮은 간이형 건물이 있었다.
끼이익!
2m 정도 되는 커다란 까마귀가 문 을 열고 나왔다.
“까악. 새로운 도전자인가?”
“누구냐.”
“까악. 그렇게 보면 섭섭하다고. 내 이름은 크로우, 보다시피 상인이다.”
글쎄.
어딜 봐도 상인으로 보이지는 않았 다.
크로우는 나를 향해 다가왔다.
“관리자인 줄 알았군.”
“깍깍. 관리자님은 그렇게 쉽게 뵐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관리자가 아니라면 볼 일 없다.”
“까아악! 급한 도전자. 내 말을 안 들으면 후회할걸?”
크로우는 날개를 활짝 펴서 앞을 가로막았다.
귀찮은데.
2층에서 마주쳤던 어인이 떠올라서 이야기를 섞고 싶지 않았다.
“너도 포인트가 목적이잖아. 할 이 야기 없다.”
포인트.
탑에서 제시하는 시련이나 서브 퀘 스트를 달성하면 얻을 수 있는 일종 의 화폐다.
튜토리얼에서 100만.
2층 시련을 모두 통과하면서 50만 포인트를 얻었다.
기하급수적으로 포인트를 습득했지 만, 정작 사용한 적은 거의 없었다.
‘2층에서 좀 쓴 게 전부였나.’
물 한 병.
그리고 산소 팩 조금.
2층 곳곳에 있는 중간거점에서 생 존과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 게 다였다.
‘가치를 모르고 있으면 사기당하기 쉽잖아.’
나는 아직 포인트의 용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사용하기가 꺼려졌다.
“깍깍. 이번 시련은 포인트를 안 쓰면 절대로 통과할 수 없을 거다.”
“그러든지 말든지.”
크로우의 날개를 홱 돌아서 앞으로
나아갔다.
“까아악! 성질도 급한 양반. 한 번 만 내 말을 들으면 생각이 확 바뀔 거야.”
“너도 정보료 같은 걸로 포인트를 요구하나?”
“그런 짓은 안 한다. 크로우는 정 직한 상인이다.”
“좋아. 들어나 보지.”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상황이 못마땅한 듯, 언짢은 기색 이 가득한 크로우.
놈은 잠깐 망설이더니 부리를 열었
다.
“지도를 펼쳐봐라.”
나는 순순히 퀘스트 창의 부가 기 능을 활성화시켰다.
반투명한 홀로그램 창.
3층의 지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응?”
“뭐가 다른지 알겠나. 깍!”
“여긴 안 가본 지역도 모두 보이 네.”
1층과 2층은 지도 기능을 사용해 도 가본 곳을 빼면 모두 가려져 있 다.
상대방한테서 지도를 뺏거나.
특정 아이템으로 길을 찾아야 했 다.
‘그러고 보니 심해의 나침반은 안 없어졌네?’
아공간 주머니에 그대로 남아있는 심해의 나침반.
안에 있는 진주는 시련을 수행하니 몇 번이고 기운을 흡수하면서 크기 를 키워갔다.
2층의 시련을 모두 통과하면 진주 에도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깍. 지도 다 본 거냐. 봤으면 말 을 해라.”
한참 동안 멍하니 있자, 크로우가 타박했다.
‘지금은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상념을 지우고 바로 대답했 다.
“다 봤다. 요새로 향하는 길이 3개 가 있군.”
“까악. 확인한 게 맞구나. 그 길들 이 바로 괴물들의 진격 방향이다.”
/- 1 거점 一
[요새] — 2거점 一 웜홀
– 3거점 一
3층의 구조를 표시하면 이런 형태 였다.
“웜홀은 뭐지?”
“괴물들이 소환되는 지역이다. 깍.”
“소환된 병력이 3개 길을 공략하는 구조인가.”
“까악. 이번 도전자는 이해가 빨라 서 좋다.”
요새 방어전.
길목에 세워진 거점들은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격퇴하는 용도인 모양이 다.
“거점은 일정 시간마다 언데드를 생산하는데, 방어에 도움을 준다. 깍!”
“그게 전부인가?”
“아니. 웨이브에 딱 한 번, 파괴되 지 않은 거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크로우는 날개를 펼쳤다.
반투명한 창 3개가 눈앞에 나타났 다.
거점 3개를 비추는 화면이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나는 멀쩡한데, 나머지 둘의 상 태가 안 좋네.”
제1거점은 성벽도 튼튼하고 수비병 의 숫자도 꽤 많았다.
2거점과 3거점은 상태가 안 좋았 다.
성벽 곳곳에 구멍이나 균열이 나 있고, 스켈레톤 병사의 숫자도 많지 않았다.
‘이래서 내구도가 낮았구나.’
특히 3거점은 손만 대도 무너질
것 같은 외형이다.
크로우는 내가 인상을 쓴 걸 보고 ‘까악’ 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래서 포인트가 필요한 거다.”
“포인트?”
“까깍. 10pt당 거점이나 요새의 내 구력을 1씩 고칠 수 있다.”
엉망진창이 된 3거점을 수리하려면 6,450pt.
결코 적은 수치는 아니다.
“먼저 3거점에 몰려온 괴물들을 퇴 치하고 나머지 거점을 도우러 가도 되잖아.”
“깍깍. 거점 사이의 거리는 수 킬 로미터. 네가 아무리 빨라도 거점 모두를 도는 건 어려울걸?”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거점을 이동할 수 있는 권한은 웨 이브당 1번.
거점 한 곳은 두 발로 뛰어가야 한다.
‘마지막 거점은 도움 없이 자력으 로 오랜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거겠 지.’
거점의 수비 병력만으로 몬스터 웨 이브를 막아낼 수 있을까?
아니.
도전자의 역량을 가늠하는 탑의 시 련이다.
몬스터들의 공세가 거점의 방어 능 력보다 강력하게 책정되었을 가능성 이 높았다.
‘근데 이상한 게 하나 있다.’
나는 조금 전에 느낀 위화감을 곧 장 질문했다.
“이봐. 상인.”
“깍?”
“다른 도전자들은 없는 건가?”
“까아, 깍. 없다. 지금은 너 혼자뿐
이다.”
“그 이야기.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
“깍, 눈치채버렸군. 이 시련은 최대 5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는 나 혼자밖에 없는 건 가?”
“그렇다. 반나절 전에 다른 팀이 시련을 시작해서 너만 있는 것이다. 까악!”
이 녀석.
나한테서 포인트를 벗겨 먹으려고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걸 고의 로 안 알려줬다.
역시 탑의 상인이라는 작자들은 하 나 같이 믿을 게 못 된다.
“다른 팀원을 만나는 방법이 있을 거잖아. 말해봐.”
“3층으로 올라온 도전자는 자동적 으로 이곳에 오게 된다.”
심해의 시련을 통과한 사람들과 파 티를 맺는 구조인 모양이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좀 곤란하다.’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도전자를 기 다리면서 시간을 버릴 수는 없다.
“됐어. 혼자서라도 먼저 도전하지.”
크로우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기색 이 스쳐 지나갔다.
당황한 것도 잠시, 곧바로 장사꾼 특유의 미소를 짓고는 내 어깨를 잡 았다.
“깍, 까악! 혼자 공략하는 건 어려 울 거다.”
“도와주려고?”
“난 전투 같은 건 모른다. 대신 도 움을 줄 상품은 알고 있다, 까악!”
크로우는 상품 목록이 기재된 바인 더를 들이밀었다.
*작살 포탑 – l,000pt
* 화염구 포탑 – 2,000pt
*스켈레톤 강화 – 2,500pt
나는 바인더에 개제된 상품들을 살 펴봤다.
‘포탑으로 방어를 세우거나, 아니 면 수비 병력의 양과 질을 늘릴 수 있군.’
상품 종류는 다양했다.
1분 정도 바인더의 내용을 싹 훑 어보고 크로우에게 돌려주었다.
“까악. 뭘 구매할 건가?”
“구매는 안 한다.”
“깍. 이번 도전자는 오만하다. 혼자 서 모두 막을 수는 없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이지.”
그 순간.
[3층의 시련 – 블랙 포트리스 방 어전을 시작합니다.]
[웨이브까지 남은 시간 : 05:00]
5분 뒤.
괴물들이 요새를 함락시키기 위해 몰려올 것이다.
‘아. 맞다. 그게 있었는데.’
시간을 보는 순간.
튜토리얼 0층에서 관리자한테 개인 적으로 받았던 아이템이 떠올랐다.
오론의 조각.
시련의 탑 3층에 숨겨진 보물창고 를 여는 열쇠였다.
‘일단 첫 웨이브를 넘기는 게 먼저 다.’
나는 불멸 권능을 사용했다.
주아아악!
손을 휙 뻗자, 허공 위에 커다란 균열이 나타났다.
저번에 제작해둔 임모탈 워리어 5 기가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지존을 배알합니다.』
“시간 없으니 예는 집어치우고. 둘 은 윗길로, 셋은 중앙으로 향해라.”
1거점과 2거점.
내구도가 높은 거점에는 임모탈 워 리어 무리를 배치했다.
‘가장 약한 곳은 내가 지켜야지.’
3거점.
나는 반쯤 무너져 버린 거점을 향
해 걸음을 옮겼다.
* * *
거점은 학교 강당보다 조금 넓은 성곽으로 둘러진 지역이다.
요새라기보다는, 현대의 벙커를 떠 올리게 하는 크기다.
“그겔. 도전자. 적. 아니다.”
“겔겔겔. 우리. 도전자. 돕는다.”
제3거점의 수비 병력은 스켈레톤들 이었다.
빈약한 무장.
비어있는 안구에 아른거리는 귀기 가 옅다.
3거점을 지키고 있는 숫자는 총 50기.
나는 수비 병력에 대한 기대를 빠 르게 버렸다.
1거점과 2거점에 배치된 수비 병 력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임모탈 워리어를 보내두길 잘했 군.’
이럴 때 펜리르가 있었으면 큰 도 움이 되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펜리르는 내 소환수가 아니라 원하 는 대로 불러낼 수 없었다.
걔는 애초에 탑의 부름도 받지 못 해서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다.
‘뭐, 지구에서는 열심히 부려먹어 야지.’
판데모니엄과 엘리시움의 음모.
펜리르가 나설 자리는 앞으로도 충 분히 많았다.
[웨이브까지 남은 시간 : 00:00]
[몬스터 웨이브 – 1단계가 시작됩
니다.]
나는 3거점에 하나뿐인 작살 포탑 위로 올라섰다.
넓어진 시야.
저 멀리, 지평선 끝에서 흙먼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잘 안 보이네.’
시야가 자욱한 흙먼지에 가려졌다.
나는 혼돈기를 눈에 집중, 안력을 강화하여 홁먼지 안을 살폈다.
잠시 후.
몬스터 웨이브가 가까워지면서, 흙 먼지 사이에 숨어있던 괴물들의 정 체가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