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ord's Martial arts ascension RAW novel - chapter (92)
92 화
3층을 담당하는 상인, 크로우는 날 개의 털을 다듬었다.
고요한 요새.
간혹 스켈레톤 턱뼈가 들썩이는 소 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깍. 도전자 녀석. 결국 내뺐나?”
3층의 시련은 개별적인 공간에서 진행된다.
도전자가 모두 죽으면 공간의 시간 도 그대로 동결된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말은 아직 도전 자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도전을 포기했나 보군. 깍깍!’
혈강시는 까다로운 적이다.
오러도 막아내는 피부.
그리고 5서클 마법 이하는 자동 무효화.
강력한 물리&마법 저항을 지녀서 몸뚱이에 상처 하나 내기 힘들었다.
‘깍, 오러 블레이드나 6서클 이상 은 사용해야 타격을 줄 수 있다.’
상처를 줘도 문제였다.
혈강시의 육신에는 지독한 독무가 응축되어 있다.
단단한 피부를 뚫어내면 독이 해당 부위에서 새어 나왔다.
피부에 닿기만 해도 반응하는 지독 한 맹독이다.
‘혈강시의 회복력은 트롤을 뺨치 지. 까아악!’
단단해서 상처도 입히기 힘든데 피 해를 주면 독을 내뿜어서 공세의 흐
름을 끊어낸다.
기껏 흠집을 내면 혈마기를 소모해 서 회복해 버리니.
크로우는 민철이 혈강시를 절대 이 길 수 없다고 확신했다.
‘깍! 혈강시를 보고 내뺐다면 조만 간 이곳으로 올 것이야.’
3층의 시련은 혼자 도전할 만큼 녹록하지 않다.
세 갈래로 몰려드는 몬스터 웨이 브
1층과 2층 시련을 무난하게 돌파 한 도전자라면,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거점이 3개라는 것이다.
한 손으로 구멍 3개를 막아낼 수 는 없는 법.
포인트를 소모해서 거점을 강화하 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
“오면 확실히 벗겨 먹어야지. 까아 악!”
크로우는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1시간, 그리고 2시간이 지나도.
민철의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 았다.
“까악. 자존심만 센 도전자 녀석. 너무 늦네.”
크로우는 지루함을 떨쳐내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퍼덕, 퍼덕.
검은 날개를 활짝 펴고 곧장 거점 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저 멀리.
거점 세 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 했다.
” 깍?”
이상했다.
크로우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
다.
거점 세 군데는 모두 멀쩡하게 남 아있었다.
주변에는 전투의 흔적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한 가지 가능성이 머릿속에서 떠올 랐다.
‘깍. 그럴 리가 없는데.’
크로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곧장 그 가능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었기에, 웜홀 이 있는 곳까지 날갯짓을 하면서 빠
르게 나아갔다.
“까아아악?!!”
크로우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쉼 없이 흔들리는 동공.
부리는 위아래로 크게 벌어져서 도 저히 닫힐 줄을 몰랐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수많은 도 전자를 마주했던 크로우조차 처음 보는 진풍경이었다.
웜홀 주위를 집어삼킨 검붉은 불 길.
괴물들은 나오는 족족 불에 타서 잿더미로 화했다.
이걸 시련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변수가 나타났다. 까악!’
크로우는 관리자에게 고용된 상인 이다.
그의 업무는 두 가지.
첫 번째는 상품을 도전자들에게 파 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민철과 같은 ‘변수’를 관리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깍. 이건 관리자님께 보고를 드려 야 해!”
크로우는 허둥지둥거리다가 어딘가
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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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웨이브 – 10단계가 시작 됩니다.]
[이번이 마지막 방어전입니다.]
방어전은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 고 있었다.
지난 9번의 웨이브.
첫 번째 방어전을 제외하면 변수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불이 줄어들기는커녕 더 커졌잖 아.’
겁화는 웜홀 주위를 모두 집어삼켜 버렸다.
괴물의 사체를 자양분 삼아 크기를 더욱 불려 나간 것이다.
괴물 중에는 간혹 화염을 뚫어내는 데 성공한 녀석들도 있었다.
『척살!』
불길을 뚫고 나온 녀석들은 어김없 이 임모탈 워리어의 할버드 맛을 맛 봤다.
‘이번에는 좀 다를까?’
가만히 앉아서 경험치를 획득하는 것도 심심했다.
마지막 방어전.
불길을 뚫고 나올 만큼 강한 적이 기를, 내심 기대했다.
우우웅-!
웜홀은 돌연 크기를 키우더니 여태 까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커 다란 괴물들을 불러냈다.
15m 크기의 대형 괴수.
S급 몬스터, 자이언트였다.
‘실제 거인족에 비해서는 약하다.’
자이언트는 원본인 ‘거인족’에 비 해 상당히 약화가 된 모습이다.
덩치도 훨씬 작았고, 신체 능력도 한참이나 모자랐다.
게이트에서 마주쳤던 불칸 종족과 비슷했다.
‘그래도 명색이 거인족이니, 마음 을 놓을 수는 없겠어.’
나는 자이언트의 외형을 살펴봤다.
자이언트들은 금속 재질로 된 갑주 로 급소 부위만 가리고 있는 기괴한 패션이었다.
마치 게임에서 나오는 야만 전사를
보는 것 같았다.
“크으으으…… 뜨겁구나.”
“이곳은 지옥인가?”
“전사들이여. 쓰러지지 마라.”
자이언트 무리는 웜홀 너머로 넘어 오자마자 신음을 흘렸다.
검붉은 화염은 여기저기에 들러붙 어서 거인의 몸뚱이를 갉아먹었다.
“가만히 있으면 당한다.”
“이곳을 벗어나야 해.”
자이언트들은 고통을 버티며 웜홀 주위를 이탈하려 들었다.
“그렇게는 안 되지.”
나는 손가락을 튕겼다.
『존명!』
임모탈 워리어 5기는 겁화 주위에 서서 탈출하려는 자이언트들을 저지 했다.
『지존의 명이다. 그 안에서 죽어 라.」
“건방진 것들.”
“덩치도 작은 것들아. 어서 비켜 라!”
임모탈 워리어가 작게 보이는 커다 란 덩치.
하지만 쉽게 돌파하지는 못했다.
이미 지옥의 겁화로 상당한 피해가 누적되었다.
접촉하는 순간, 임모탈 워리어의 [생기 갈취]가 발동되면서 기력을 추가로 빼앗았다.
“비켜라. 짐이 길을 터겠다!”
돌연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렸다.
강대한 마력의 파동이다.
소리의 진원지는 다른 자이언트보 다 2배 정도 커다란 거인이었다.
하얀 피부와 수염.
입가에는 한기 서린 입김이 끊임없
이 흘러나왔다.
서리 거인.
신화시대에나 존재했던 전설의 괴 물이다.
“이곳은 이제부터 짐의 영역이니 라!”
서리 거인은 웜홀 주위 일대를 자 신의 땅으로 선포했다.
[혹한의 대지]
쩌저저적!
서리 거인이 발을 크게 구르자, 혹 한의 기운이 원을 그리면서 사방으 로 확산되었다.
겁화와 냉기가 부딪쳤다.
타닥타닥-
콩 튀기는 소리가 나고 곳곳에서 대량의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거칠 것 없이 타오르던 겁화의 기 세가 처음으로 주춤거렸다.
나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했다.
‘저 정도로 지워내는 건 불가능하 다.’
지옥의 겁화는 명색이 【죄악】 의 권능이다.
서리 거인이 신화적인 존재라고 할 지라도, 눈앞에 있는 녀석은 탑에서
재현한 ‘가짜’였다.
힘의 깊이와 신비 면에서 나보다 모두 뒤떨어졌다.
겁화를 몰아낸 건 고작해야 반경 30m 정도.
자이언트의 커다란 덩치를 생각하 면 자기 몸 가눌 수 있는 정도만 불을 꺼트린 셈이다.
“건방진 것. 감히 짐의 행사를 방 해할 참이더냐!”
콰드드득!
얼음으로 된 기다란 참마도가 허공 에 맺혔다.
서리 거인은 참마도를 쥐더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임모탈 워리어를 향 해 돌진했다.
쿵- 쿵-
놈이 걸음을 뗄 때마다 지축이 흔 들리고 불길이 좌우로 일렁였다.
땅거죽에 서리는 한기.
서리 거인이 서 있는 땅에 한해서 는 지옥의 겁화도 쉽게 침범하지 못 했다.
『지존께서 내리신 명을 수행한 다.』
임모탈 워리어는 붙들고 있던 자이
언트를 놔두고 서리 거인을 마주했 다.
초록색 기운이 전신에 아른거린다.
[생기 갈취]로 자이언트의 생명력 을 꽤나 빼앗은 듯 근력과 민첩, 그 리고 갑주의 회복 속도가 꽤 상승되 었다.
참마도와 할버드가 허공에서 맞붙 었다.
까앙!
공세를 한 번 주고받은 것만으로 할버드의 창대가 반으로 잘려 나갔 다.
임모탈 워리어는 미처 충격을 해소
하지 못했는지 뒤로 튕겨 나갔다.
“감히 짐의 앞을 막아서다니.”
서리 거인은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지면을 박차면서 도약. 들고 있는 참마도를 있는 힘껏 내려쳤다.
커다란 충격으로 땅이 들썩였다.
쾅! 쾅!
참마도가 여러 번 위아래로 오가면 서 임모탈 워리어의 머리를 두들겼 다.
임모탈 워리어는 무기를 다시 형상 화시키고 생기 갈취를 사용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되다 만 시체여. 건방지구나!”
콰직!
참마도는 여러 번의 공세 끝에 임 모탈 워리어의 머리를 박살 내버렸 다.
[임모탈 워리어 1기가 파괴되었습 니다.]
‘어설프긴 해도 신화의 재현이라는 건가.’
임모탈 워리어는 생기 갈취로 한껏
힘을 증강시킨 상태였다.
그런 괴물을 장난감 다루듯 밀어내 버리다니.
서리 거인의 괴력 하나만큼은 인정 해야겠다.
“보아라. 이것이 바로 짐의 힘이니 라!”
“봐줄 사람은 없어 보인다만.”
나는 앞으로 나섰다.
서리 거인은 고개를 숙여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미물이여. 그게 무슨 말이더냐?”
“주위를 둘러봐라.”
소환된 자이언트는 모두 9마리. 이미 절반 이상이 겁화를 버텨내지
못하고 지면에 머리를 처박았다.
“끄윽. 왕이시여.”
“뒤를 부탁드립니다.”
남은 4마리도 간신히 숨만 붙어있 을 뿐.
언제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 다.
“같잖은 자존심을 부리기 전에 부
하들을 살폈어야지.”
“작은 미물이 건방지기까지 하구
나. 짐이 오늘 네 목을 쳐서 바닥에
떨어진 왕권을……
“아. 말 더럽게 기네.”
나는 서리 거인의 말을 잘랐다.
덩치도 크면서 입으로 싸우려고 하 나.
“주둥이 그만 나불대고 덤벼.”
“이…… 이! 건방진 미물이!”
서리 거인은 검붉은 불길을 돌파하 고 곧장 나를 향해 돌진했다.
우직한 정면 코스.
옆이나 뒤를 보지 않는 직선적인 공세다.
* 특성
한기의 지배자[A] 거대 괴수[B] * 스킬
혹한의 대지 [A] 냉기 브레스[A]
냉기 조형 [B]
서리 거인의 스펙은 앞에 상대했던 혈강시보다 조금 높았다.
‘그렇다고 서리 거인이 더 강하다 는 건 아니지.’
근력 650이라는 막대한 수치.
커다란 덩치에서 나오는 힘이다.
혈강시가 힘은 조금 떨어졌어도, 사이즈도 작고 더 민활하게 움직일 수 있어서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깔리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
경계해야 할 건 저 엄청난 질량뿐.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운류보를 사용합니다.]
바닥을 미끄러지듯 민첩하게 움직 이면서 서리 거인의 돌진을 흘려보 냈다.
자신의 힘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건지.
서리 거인은 조금 전에 내가 서 있던 공간에서 꽤 먼 곳까지 쭉 나
아갔다.
‘손해를 본 건 보충해야 하지 않겠 어?’
나는 검지를 들었다.
짙은 마력이 손가락 끝에 응축되었 고, 이내 흑색 결정의 형태로 굳혀 졌다.
【불멸】 권능을 형상화시킨 형태, 불멸의 결정이다.
손가락을 까딱여서 흑색 결정을 던 졌다.
[불멸의 권능이 대상에게 깃듭니
다.]
[불멸의 저주로 모든 능력치가 10% 하락합니다.]
[낙인이 찍힌 상대를 쓰러트리면 불멸의 전사를 제작할 수 있습니 다.]
서리 거인의 몸에 깃든 저주.
이 녀석이라면.
[전사] 등급 이상의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걸 해 먹었으니, 대신 그 육체 를 받아 가마.’
나는 탐욕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서리 거인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