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120
“이게 내 무공이다.”
조설연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단형우가 설명한 것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단형우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커다란 마음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조설연의 말에 단형우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 둘의 행동을 연무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멍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야에는 단형우가 가루로 만들어 버린 연무장 담벼락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형표는 심각한 얼굴로 연무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천마와 환마는 여전히 접객실에 머물고 있다. 며칠 동안은 절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들의 목적은 조설연을 만나는 것이다.
“대체 아가씨는 왜……”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검마가 아니라 조설연이었다. 하남표국이 아니라 조설연이었다. 이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천하의 천마가 무엇이 아쉬워 조설연을 원한단 말인가.
“아름다운 여인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도 많을 텐데 하필이면……”
말은 그렇게 해도 형표는 천마가 원하는 것이 아름다운 여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천마가 조설연을 원할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하남표국을 원하는 것도 아닐 테고.”
천마는 무황을 죽인 천하제일인이다. 요즘 세간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소문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천마성의 주인이다. 천환상단마저 천마의 것이니 하남표국 정도는 눈에 차지도 않을 것이다.
하남표국이야 검마와 검왕을 빼면 그다지 특별한 곳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논리적으로 아무리 고민을 하고 궁리를 해봐도 천마의 목적을 알아낼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필요는 없으니 아가씨를 데려가야 하긴 하는데……”
형표는 감히 천마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천마가 힘을 한 번만 쓰면 하남표국 정도는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릴 것이다.
아무리 검왕과 검마가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천마성의 그 수많은 마인들을 어떻게 버텨내겠는가.
물론 무림맹이 개입하게 되면 얘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천마성의 힘이라면 고작 표국 하나 없는 것 정도는 무림맹이 알아채기도 전에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형표의 뇌리에 단형우가 스쳐갔지만 아무리 단형우라도 천마성을 상대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만일 형표가 계속 단형우와 함께 다녔다면 생각을 조금 달리 했을 것이다. 단형우가 천마를 굴복시키는 장면을 굳이 보지 않더라고, 모용세가에서 벌인 일만 목격했다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일을 형표에게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종칠마저도 입을 열지 않았으니 형표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리 없다.
“그래도 단대협이 있다면 아가씨 하나 보호하는 것쯤은 문제없겠지.”
형표가 믿을 것은 어쨌든 단형우뿐이었다. 조설연이 천마를 만나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표국도 살고 조설연도 사는 길이었다.
단형우라면 그렇게 천마 앞에 내던져진 조설연을 충분히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단형우가 천마의 기분을 거스른다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해질 수 있다. 형표는 속으로 단형우에게 반드시 당부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나 보니 어느새 연무장 앞이었다. 형표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연무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 때문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이, 이게……”
연무장은 엉망진창이었다. 한쪽 벽이 완전히 사라졌고, 단단한 돌을 깔아 만든 바닥은 벽력탄이라도 떨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수련을 하고 있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곳에는 단형우와 조설연이 서 있었다.
“아, 국주님이 오셨네요.”
조설연이 멍한 표정의 형표를 발견하고 말하자, 그제야 사람들의 시선이 형표에게로 향했다.
“연무장이 조금 망가졌어요.”
조설연이 미안하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하자 형표는 그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연무장이야 다시 만들면 되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연무장을 좀 더 확장할 생각이었으니까요.”
형표는 그렇게 말하고 조설연과 단형우를 쳐다봤다. 그리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아가씨께 손님이 와 계십니다.”
“손님이요? 누구죠?”
“여기서는 밝히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럼 가죠.”
형표의 표정을 보고 보통 손님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조설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섰다.
조설연이 움직이자 형표가 단형우를 쳐다보며 급히 부탁했다.
“자네도 같이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형표의 말에 단형우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어차피 어디에 있든 상관없었으니까.
그렇게 형표는 성공적으로 단형우와 조설연을 천마가 있는 접객실로 데려갈 수 있었다.
환마와 천마는 형표가 데리고 온 조설연과 단형우를 보고는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설마 단형우까지 함께 데려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천마는 형표를 한 번 지그시 노려봤다.
형표는 천마의 눈길에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씀들 나누십시오.”
형표가 서둘러 접객실에서 나가버리자 천마는 속으로 살짝 이를 갈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조설연과 단형우는 가까운 사이다. 그러니 함께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놈이 날 물 먹이려고 작정을 한 건 분명하지.’
형표는 천마와 단형우와의 관계가 정확히 어떤지 모른다. 하지만 천마도 환마도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단형우를 굳이 여기까지 끌고 올 이유가 없었으니까.
“설마 절 찾아오신 분이 어르신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조설연의 목소리가 조용히 방안에 울려 퍼졌다. 천마는 그제야 흠칫 정신을 차렸다. 어쨌든 이곳에 온 목적을 달성해야만 했다.
“오랜만이군.”
천마의 말투는 무뚝뚝했다. 단형우로 인해 떨리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다.
조설연은 그런 천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빙긋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어쨌든 우리 하남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그런데 어쩐 일로 오신 거죠? 설마 검마 어르신처럼 표사로 일하러 오신 건 아닐 테고요.”
조설연이 농담 섞어 말하자 천마와 환마도 살짝 긴장을 풀었다. 저렇게 어린 소녀도 여유가 철철 넘치는데 자신들이 긴장하면 어쩌잔 말인가.
환마는 분위기를 조금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표사로 일하길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환마의 말에 조설연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환마의 말은 절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마는 조설연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성주님과 제가 찾아온 것은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입니다.”
조설연은 긴장하며 환마의 말이 이어지길 기다렸다. 환마는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이번에 신강과 청해의 마인들을 모아 교(敎)를 만들 생각입니다.”
“교라니요?”
“말 그대로 교입니다. 마신(魔神)을 믿고 따르는 모임이지요.”‘
“마신이라고요?”
마신을 따른다고 하니 듣기에도 섬뜩했다. 게다가 마인들이 이 일을 계기로 뭉치게 된다면 큰일이 벌어진다.
무림맹이나 다른 문파들이 마인들의 준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금마공의 영향도 있지만 그들이 뭉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인들이 한데 뭉치면 그 힘은 정말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할 것이 분명했다.
조설연은 떨리는 마음을 애써 억눌렀다. 그렇게 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천마와 환마가 무엇을 부탁하든 자신은 절대 들어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부탁을 드리러 왔습니다.”
“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요? 그리고 제가 부탁이 무엇이건 들어드릴 수 없다는 걸 잘 아실 텐데요.”
천마성과 연관되면 무림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전무림의 공적이 되어 사라지는 수밖에는 없다. 물론 단형우가 있으니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서로 간에 입는 피해가 너무 커진다.
조설연은 어쩌면 천마와 환마가 노리는 것이 그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희가 모시는 마신이 어떤 분인지 아십니까?”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서, 설마……!”
조설연은 난데없는 환마의 말에 감짝 놀라 단형우를 쳐다봤다.
“그렇습니다. 단대협께서는 모든 마인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분입니다. 마신이라 불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지요.”
환마의 말에 조설연은 잠시 충격을 받아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 빠른 변화에 환마와 천마가 속으로 크게 감탄을 할 정도였다.
“단오라버니께서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거죠? 오라버니께서는 부탁을 드린다고 들어주실 분이 아니세요.”
“하지만 조소저께서 부탁하신다면 들어주시겠지요.”
환마는 그렇게 말하며 슬쩍 단형우의 눈치를 살폈다. 이 자리에 단형우가 없었다면 훨씬 더 쉽게 설득이 이뤄졌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단형우는 여전히 선 채로 환마와 조설연의 대화를 듣기만 했다. 표정도 행동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겉으로 봐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환마는 단형우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일 년에 열 명이면 충분합니다.”
“열 명이라고요?”
“일 년에 열 명만 금마고에서 벗어나도록 해주시면 충분합니다.”
조설연은 그 말을 듣고 이들의 모적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들은 금마공을 빌미로 마인들을 모으려는 속셈이었다.
“금마공을 이용해 마인들을 규합하시려 하는군요. 하지만 그게 얼마 오래 갈까요?”
조설연이 회의적인 표정으로 말하자 환마가 빙긋 웃었다.
“금마공에서 풀어준다는 것은 그저 보조족인 수단에 불과합니다. 물론 처음이야 절대적이겠지만 다른 방법을 병행해서 나중에는 절로 따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환마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분명히 뭔가 방법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방법이 있든 없든 관계가 없다. 조설연은 그들에게 협조할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어쨌든 전 협조할 생각이 없어요. 무림의 평화가 깨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아요.”
조설연의 말에 환마가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진정으로 무림에 평화가 오기를 바라신다면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지금 마인들을 규합해 놓지 않으면 장차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니, 이미 폭발 직전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말 그대로입니다. 신강과 청해에 있는 마인들의 인내심이 거의 한계에 달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금마공 때문에 무서워서 웅크리고 있지만 조만간 그들이 움직일 것이 분명합니다.”
“지나친 비약 아닌가요?”
조설연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환마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마인들이 신강과 청해에 틀어박힌 지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들이 달리 마인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죽음조차 광기로 초월할 수 있는 자들이다.
다만 금마공은 마공을 깨뜨리는 무공, 마인들은 죽음보다 마공이 깨지는 것을 더욱 두려워한다. 그것이 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을 뿐이다.
조설연도 대충 그런 정도는 생각해 왔기 때문에 환마의 말에 대한 가능성도 알고 있었다.
“지금의 균형은 너무나 위태롭습니다. 그 균형을 계속 유지하려면 마인들을 하나로 끌어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마인들을 통제해야만 합니다”
환마의 말에는 강한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조설연과 단형우가 허락만 한다면 꼭 그렇게 만들어 낼 것만 같았다.
“그래도…… 그래도 그렇게 균형이 깨지는 것이 차라리 마인들이 뭉치는 것보다는 나을 거예요. 마인들의 무서움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조설연의 말에 환마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균형이 깨지는 것이 훨씬 무서운 일입니다. 순식간에 혼란으로 치달을 겁니다. 하지만 마인들을 통제할 수만 있다면 다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일 년에 열 명만 금마공에서 풀려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환마의 말에 조설연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 이후로 계속해서 환마와 대화를 나눴다. 환마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가 보통 마인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마는 다른 마인들과 달리 이성의 힘이 너무나 강했다. 심지어 환마 옆에 앉아 있는 천마보다도 훨씬 감정 조절 능력이 탁월했다.
그렇게 대화의 흐름이 점점 환마 쪽으로 기울어갔다.
“후우, 정말 대단하시네요.”
조설연은 결국 감탄을 하고 말았다. 환마의 능력은 천마와는 다르지만 정말로 대단했다. 지금까지 마인들만 모여 있는 천마성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그 의문이 깨끗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럼 허락해 주시는 것입니까?”
“제가 허락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겠어요. 결정은 오라버니께서 하실 텐데.”
조설연은 그렇게 말하며 단형우를 쳐다봤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
“오라버니께서 들으신 대로예요. 이제 결정은 오라버니가 하세요.”
조설연의 말에 환마는 순간 허탈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열심히 설득해서 조설연은 완벽하게 구워삶았는데 그 결정권이 다시 단형우게게 넘어간 것이다.
단형우는 조설연과 달라 환마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아니, 환마의 설득 자체가 먹힐지 의문이었다.
환마는 긴장한 표정으로 단형우를 쳐다봤다. 단형우의 서늘한 눈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마치 눈동자로 자신을 집어삼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열 명을 풀어주면 나는 뭘 얻을 수 있지?”
단형우의 말에 환마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전혀 예상치 모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설마 단형우가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환마가 미처 대답을 못하고 있자 천마가 급히 나섰다. 천마 역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환마보다 훨씬 경지가 높은 마인답게 결정도 빨랐다.
“그대가 바로 마신이오. 천마신교는 그대의 것이오. 무엇이더 필요하겠소.”
천마의 말에 이번에는 조설연과 환마가 깜짝 놀라 동시에 그를 쳐다봤다. 두 사람의 눈은 천마와 단형우 사이를 연달아 이동하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단형우의 입가에 살짝 늘어났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군.”
그것은 허락의 말이었다. 단형우의 허락이 떨어지자 조설연은 상당히 복잡한 마음이 되었다. 아제 천마성과 얽혀 버렸다. 단형우가 얽혔으니 자신 역시 얽힌 것이다.
앞으로 상당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의 귀에 이 사실이 들어가면 하남표국은 물론이고 표국을 도와주던 사람들까지 모조리 사라져 버릴 수도 있었다.
환마는 조설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래서 해결책도 함께 내놓았다.
“조소저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인들은, 아니 천마신교의 교도들은 하남표국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신께서 움직이시는 데 누가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환마는 그렇게 말하며 단형우의 눈치를 살폈다. 말로는 조설연을 안심시키고 있었지만 속듯은 단형우가 직접 움직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단형우의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게 빠르겠지. 나처럼 이동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단형우라면 한 걸음에 신강까지 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아니면 감숙 정도에 천마신교의 분타를 만들어 그곳에서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어쨌든 단형우가 할 일은 일 년에 한 번 열 명의 마인을 금마공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것뿐이니까.
천마와 환마는 모든 목적을 이루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의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천마신교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