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121
환마와 천마가 단형우를 향해 공손히 허리를 조아렸다.
“그럼 저희들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부디 보증하시기를.”
환마는 그렇게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허리를 세우며 말을 이었다.
“교의 교리가 정리되면 조만간 인편을 통해 보내드리겠습니다.”
단형우에게 천마신교의 교리가 필요할 리 없다. 하지만 환마는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단형우와 천마신교를 이어주는 작은 끈 중 하나일테니까.
그렇게 천마와 환마가 표국에서 사라졌다.
조설여는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자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오라버니가 설마 그렇게 덥석 허락하실 줄은 몰랐어요.”
세상은 알려지든 그렇지 않든 마인들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상당항 위험을 수반한다. 물론 그 당사자가 단형우이니 별 다른 위험은 없을 테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라.”
단형우가 조설연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조설연은 단형우의 손길에 얼굴이 빨개졌다. 생각보다 훨씬 부드러운 단형우의 손길에 마인이나 천마신교에 대한 생각 따위가 훨훨 날아가 버렸다.
하남표국을 나선 천마와 환마는 빠르게 천마성을 향해 몸을 날렸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발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움직이던 환마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성주님, 신교를 그에게 바친다고 했던 것은 너무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환마의 말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환마는 인간의 마음이 쉽게 변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단형우도 분명히 변할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했던 약속은 이제 발판을 만드는 천마신교에게 커다란 짐이 될 것이 분명했다.
환마의 걱정스런 말에 천마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별 걱정을 다 하는군.”
“성주님!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실 문제가……”
“됐다. 네가 뭘 걱정하는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아니, 염두에 둘 필요조차 없다”
천마의 말에 환마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것은 분명히 큰 문제를 야기 시킬 것이다. 한데 염두에 둘 필요도 없다니.
“성주님, 자칫 하다가는 애써서 이룬 모든 것을……”
천마는 손을 들어 환마의 말을 끊었다. 환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자신이라도 환마의 입장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천마는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멈춰 섰다. 환마도 그런 천마를 따라 가만히 멈춰 서서 천마의 얼굴을 바라봤다.
“만일 한 달 전이었다면 나도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천마의 말에 환마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천마는 그런 환마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또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모든 것을 헤쳐 나갈 자신이 있었다. 무림맹과의 전쟁에서 피를 흘렸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금마공에 쫓길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마 당시 무림맹주를 만났다 하더라도 날 두려움에 떨게 할 수 는 없었을 것이다.”
환마가 심각한 표정을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환마도 인정하는 바였다. 자신이 천마를 따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었으니까. 천마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난 지금 그가 두렵다.”
천마의 말에 환마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적어도 천마의 입에서 두렵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서, 성주님!”
“그 덕분에 한 차원 높은 경지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 하지만 그렇게 올라서서 바라보니 내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까마득하더군. 그가 가슴에 품고 있는 힘은, 아니, 이제는 그것이 힘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그것은 아직도 날 두렵게 한다.”
환마는 입을 다물었다. 천마는 지금 환마에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천마 스스로에게 말을 하는 중이었다.
아마도 그만큼 단형우로부터 드리운 그림자가 거대하고 무거웠단 뜻이리라.
“단언컨대, 만일 그가 원한다면 아무리 모든 마인이 하나로 뭉친다 하더라도 모조리 지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천마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런 천마를 바라보는 환마도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거세게 몰아치는 천마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환마는 그 감정의 폭풍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온 심력을 다 소모해야 했다.
잠시 후, 천마의 격앙되었던 감정이 가라앉자. 환마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 경악이 가득한 눈으로 천마를 바라봤다.
‘성주님의 경지가 입신(入神)에 이르렀구나!’
천마늬 경지는 환마가 감히 추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았다. 그리고 이렇게나 강한 천마가 그렇게 두려워하는 단형우라는 존재에 대해 경외감이 들었다.
환마가 놀란 표정을 채 지우기도 전에 천마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마는 빠른 속도로 신강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환마는 그런 천마의 뒤를 조용히 따랐다.
천마와 환마가 하남표국에서 떠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하남표국은 조용히 변화를 시작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끝마쳤다. 모두 형표의 힘이었다.
조설연은 중요한 사람들을 모아 천마와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조설연이 믿는 사람들은 단형우를 제외하면 모두 다섯이었다.
첫째는 형표였다. 형표와는 이제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마음을 터놓는 사이였다. 함께 죽을 고생을 몇 번이나 헤쳐 나왔으니 당연했다.
그 다음은 우문혜와 제갈린이었다. 두 여인이 단형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믿을 수 있었다.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마와 검왕이었다.
검마와 검왕은 단형우의 사람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그것을 인정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차치하고서 말이다.
“쉽지 않은 이야기네요.”
제갈린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후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무리 재지가 뛰어난 그녀지만 이번 일은 그리 쉽게 생각할 수 없었다.
“어쨌든 일단 천마성의 생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먼저예요. 그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알아야죠. 만일 이번 일을 크게 터트려 버리면 상당히 곤란해질 거예요.”
제갈린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설연도 당시에는 분위기에 휩쓸렸기 때문에 미쳐 생각지 못했지만, 사실 지금 칼자루를 천마가 쥐고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마일 천마가 이 일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버린다면 하남표국은 무림의 공적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리고 설사 공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협박의 도구로 충분히 사용될 소지가 있었다.
“만일 이 일을 빌미로 협박해서 단공자님을 이용할 생각이라면……”
우문혜의 중얼거림에 방안에 있떤 모든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정말로 큰일 아닌가.
“그런 일은 없다.”
지금껏 침묵을 지키고 있던 단형우의 말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단형우에게로 향했다.
단형우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두는 단형우의 말을 믿었다. 단형우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그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 있었다.
잠시 후, 침묵을 깨는 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천환상단에서 국주님을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천환상단이라는 말에 형표의 몸이 흠칫 굳었다. 천환상단은 천마성의 것이다.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형표가 급히 일어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침묵 속에 형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밖으로 나갔던 형표가 돌아왔다. 형표의 손에는 작은 책자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게 뭔가?”
궁금증을 참지 못한 검왕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형표의 손에 있던 책자가 순식간에 검왕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갔다.
책자를 펼친 검왕의 눈이 한순간 빛을 발했다.
“호오, 이거 교리로군.”
교리라는 말에 일행의 눈이 동시에 빛났다. 정말로 천마성이 교로 거듭나기 위해 교리를 준비한 것이다. 그것도 이렇게나 빠르게.
검왕은 대충 책자를 들춰보고는 그것을 조설연에게 넘겼다. 조설연은 그것을 찬찬히 살피고 앞으로 내밀었다.
“뭔가 조금 애매하네요.”
“그렇지?”‘
사람들은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책자가 자신의 차례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결국 모든 사람이 책자를 읽은 후, 다시 대화가 시작되었다.
“허창에는 절대 들어오지 않겠다니. 그럼 금마공을 어떻게 풀 생각이지?”
“단오라버니가 직접 가면 되지요. 그게 가장 빠르고 안전할 테니까요.”
“그건 그렇지.”
“그나저나 꽤 제대로 만들어진 교리가 아닌가. 내 비록 견문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어중이떠중이가 모여서 즉석에서 만들어 낸 게 절대 아니야.”
검왕의 말에 검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환마로군.”‘
환마라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아마 교를 만들자는 생각도 환마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리라.
“환마? 기억이 안 나는 별호인데? 별로 강하진 않은 모양이지?”
검마가 고개를 저었다.
“강하지. 아주 강해. 게다가 머리도 좋으니 상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이지. 어쨌든 천마가 인정한 사람 중 하나니까.”
검마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다.
“세상이 요동을 치겠군. 그나저나 이것만 보자면 어쨌든 천마성에서는 하남표국에 뭔가 위해를 가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 허창을 교의 성지로 만들어 놓은 걸 보면 말이야.”
제갈린은 사람들이 떠드는 말을 가만히 들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확실히 이번 천마신교는 천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그만큼 금마공의 공포가 마인들을 뒤흔들고 있다는 뜻도 된다.
“금마공의 원리가 알려지면 금마공은 더 널리 퍼지게 될 거예요. 마공의 불순한 기운을 자극시켜 무너뜨리는 거니 설사 금마공이 마인들의 손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것을 분석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테니까요.”
제갈린의 말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얼마나 뛰어난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지금은 그녀의 말을 들어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아마 천마는 그것을 이용할 거예요. 금마공이 훨씬 더 퍼져야 마인들을 하나로 모으기 쉬울 테니까요.”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환마라면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다.
“이 교리를 살펴보니 처음에는 금마공을 이용해 마인들을 하나로 묶겠지만 나중에는 교리로 뭉치게 할 생각인 듯해요. 조금씩 세뇌를 시킬 모양이에요.”
“큰일이군.”
검왕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마인들이 하나로 결집된다는 것은 결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마공은 인성을 잡아먹는 대신 강력한 힘을 준다. 마공을 익힌 사람들은 명문정파의 무공을 익힌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맞아요, 큰일이죠. 자칫하면 천마신교가 무림을 일통할 수도 있어요.”
전혀 얼토당토한 말은 아니다. 마인들의 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더구나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금마공까지 해결한다면 더더욱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금마공 때문에 그리 쉽게는 안 될 거예요. 금마공이 널리 퍼지면 마인들도 쉽게 움직일 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금마공은 해결했지 않느냐.”
“고작 일 년에 열 명이에요. 그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백 년 동안 사람을 마아도 천 명에 불과해요. 그것도 마인들 틈바구니에서 그들이 살아남는다는 보장 하에요.”
제갈린은 좌중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환마라는 사람은 무림일통을 노리는 게 아니에요. 균형과 평화를 원하는 거예요. 내 생각이 옳다면 그는 마인답지 않은 사람이에요.”
제갈린의 말에 검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다. 그는 다른 마인들과는 많이 다르지. 그가 마공을 펼치는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나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지? 지금도 균형과 평화는 충분히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문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 질문에 제갈린이 쓴웃음을 지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그렇겠죠. 하지만 무림맹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요. 무림맹의 움직임을 보면 대대적으로 마인들을 토벌할 계획이 분명해요.”
제갈린의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무림맹이 왜? 마인들을 신강과 청해로 쫓아내는 것만도 버거웠는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죠. 금마공을 익힌 사람들이 늘어났으니까요. 게다가 맹주가 금마공만 전문적으로 익힌 무사들을 대대적으로 양성할 모양이에요. 금마공을 제대로 익히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약한 효과만을 원한다면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아요.”‘
제갈린의 말에 검왕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켜 마인들을 토벌할 생각이로구나! 진정으로 그리 한다면 무림맹주는 정녕 무서운 사람이다.”
제갈린은 검왕의 섣부른 판단에 고개를 저었다.
“아직까진 그저 제 추측일 뿐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결정하지 않았고, 누구도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일이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뜻 아니냐.”
검마가 날카롭게 질문했다. 제갈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천마성은 무림맹의 그런 움직임을 읽은 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강수를 생각할 수 있을 리 없지요. 사실 천마가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것은 목숨을 건 일일 테니까요.”
제갈린의 말대로였다. 천마는 허창까지 몰래 숨어들었다. 자칫 무림맹의 이목에 걸려든다면 그저 고생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단형우를 만났다. 지금 천마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단형우일 텐데, 그를 만나러 왔다는 것은 목숨을 걸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으냐?”
“일단은 사태를 더 지켜봐야지요. 하지만……”
제갈린은 말을 흐리며 한쪽에 석상처럼 미동도 않고 서 있는 단형우를 쳐다봤다.
단형우는 일행이 격하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단 한 번밖에 나서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갈린은 다시 고개를 돌려 좌중을 둘러봤다.
“제 생각이 옳다면 천마신교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더구나 표국에는 전혀 피해가 없을 거예요. 아니, 오히려 득이 되겠죠.”
제갈린은 숨을 한 번 몰아쉰 후, 말을 이었다.
“문제는 오히려 무림맹이에요.”
천하가 격동했다.
천마신교(天魔神敎)!
신강과 청해에 있는 대부분의 마인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종교단체가 등장한 것이다. 그 모태가 되는 천마성은 이제 천마신교의 중심이 되어 모든 마인들을 하나로 결집시켰다.
마인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아니,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이다. 하지만 천마는 그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말았다. 금마공과 단형우를 이용해서 말이다.
천마신교의 등장으로 전 무림이 들끓었다. 하지만 그중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단연 무림맹과 정천맹이었다.
쾅!
강렬한 소음과 함께 탁자 하나가 부서져 나갔다.
“그 미친놈들이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소! 마교라니!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소!”
무림맹 장로들은 부서진 탁자의 잔해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들은 지금까지 맹주인 독고운이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맹주, 고정하시오. 지금 그렇게 화를 낸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지 않소.”
“내가 지금 고장하게 되었소! 자그마치 수만이오! 수만의 마인들이 하나로 모였단 말이오! 이 무림의 앞날이 어찌 되겠소! 대체 그놈들이 그런 짓을 하는 동안 우리 무림맹은 뭘 하고 있었느냐 말이오!”
장로들은 고개를 숙였다. 맹주가 이렇게 화를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무림맹에서 마인들을 경계하고 있는 사람은 몇 없었다.
장로들은 특히나 마인들을 벌레 취급하며 경기했다. 마인들이 이렇게 하나로 뭉칠 리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끼 때문이다.
“그 버러지 같은 놈들이 어찌 그럴 수 있는지 아직도 이해 할 수가 없소.”
장로 중 하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독고운이 그를 무섭게 노려봤다.
“그래서 앞으로 어쩌면 좋겠소이까? 대책을 말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