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122
독고운이 이렇게 강압적인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처음인지라 장로들은 제대로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뭐라 불만은 표할 수도 없었다. 사안이 사안이기도 하거니와 독고운의 몸에서 풍기는 기세가 정말로 대단했기 때문이다.
“일단 사태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끄응……”
독고운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화를 내고 있긴 하지만 그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럴 때 정천맹에 속한 세력들이 아쉬워진다. 무림맹과 정천맹이 힘을 합한다면 아무리 마인들이 하나로 뭉쳐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후우, 오늘은 이만 돌아들 가시오. 각자 대책을 강구한 뒤, 다시 모입시다.”
독고운의 말에 장로들이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었다. 어쨌든 천마신교의 등장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장로들이 모두 나가자 독고운은 옆에 서 있는 제갈중천을 돌아보며 물었다.
“군사의 생각은 어떤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들을 이렇게까지 결집시키려면 금마공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역시 그런가.”
독고운이 인상을 찌푸렸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금마공을 극복하는 법을 천마가 알아낸 것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군. 대체 어떻게 금마공을 극복했단 말인가.”
혈마자의 말에 장막 앞에 부복한 무영이 고개를 더욱 깊이 바닥에 파묻었다. 무영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저도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었습니다.”
혈마자가 손을 저었다.
“됐다. 나조차도 예상을 못했는데 어쩌겠느냐. 그나저나 일이 이상하게 꼬였군. 마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건 혈영이 했어야 하는 일인데 말이야.”
혈마자가 고개를 슬쩍 돌려 옆에 서 있는 혈영을 쳐다봤다. 혈영 역시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직까지 혈영검을 제압하지 못했으니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천기자가 그리 쉬운 놈은 아니지. 혈영검을 그냥 아무렇게나 방치하지는 않았을 게야.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을 테니 그 걸 알아보는 게 더 빠르겠군. 그렇지 않은가?”
혈영 역시 혈마자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별짓을 다해 봤지만 혈영검을 얻을 수가 없었다. 혈영검의 진정한 힘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뭔가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것이 분명했다.
“알아보겠습니다.”
혈영은 그렇게 대답하며 월영을 떠올렸다. 이런 일이라면 월영이 자신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월영이라면 답을 찾기 위한 빠른 길을 알려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팽가에 숨어들어가는 거로군.’
최근 월영을 만나기 위해 팽가로 갈 때마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팽가에 펼쳐진 절진은 물론이고 그 진을 이용한 방비가 점점 세밀하고 무서워졌다.
월영의 작품임이 분명했지만 특별히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월영은 자신이 머무는 곳을 제대로 방어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천마가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금마공의 비밀을 알아냈다는 뜻인데……”
혈마자의 눈에 혈광이 어렸다.
그때 바닥에 부복하고 있던 무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얼마 전부터 하남표국에 있는 검마가 금마공에서 벗어났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확인해 본 바에 의한 거의 확실한 듯합니다”
“검마가?”
혈마자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검마가 있는 하남표국에는 단형우가 있다.
아마 단형우가 뭔가 비밀을 파헤칠 단서를 제공했을 것이다. 어쨌든 천기자의 제자니까.
“그놈이 또 역였군. 그놈만 엮이면 일이 꼬여. 혈마대의 폐관수련은 어떻게 돼 가고 있나?”
혈마자의 질문에 혈영이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월영에게 새로 받아온 진법 덕분에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진천뢰를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이 될 듯합니다.”
혈마자의 눈에 은은한 놀람이 어렸다.
“호오, 대단하군. 진천뢰를 견딘다고? 좋아. 혈마대가 출관하기 전까지 그놈은 그저 살피기만 한다. 그놈의 죽음과 함께 일단 무림을 접수해야겠어.”
“존명.”
혈영과 무영이 동시에 고개를 조아렸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혈마자의 눈에 어린 혈광이 점점 짙어졌다.
혈영검
제갈세가는 오대세가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무림맹 군사로 있는 제갈중천 덕분이었다. 제갈중천은 무림맹 군사 노릇을 하며 제갈세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무림맹의 위세를 등에 업고 있는 제갈세가의 뜻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으니 그것을 이용해 세가의 힘과 영향력을 키우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
더구나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무림에서 두뇌가 가장 뛰어나다는 제갈세가 사람들임에야.
그런 제갈세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후기지수들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제갈린이었다.
제갈린은 제갈세가의 누구보다 뛰어난 진법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연륜이 모자라서 그렇지 어떤 상황이 오건 그것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뛰어난 판단력과 유연한 사고력까지 갖춘 인재 중의 인재였다.
제갈중천은 제갈린을 은연중 차기 무림맹 군사로 점찍어 둔 상태였다.
물론 자신이 원한다고 무조건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제갈린 정도의 능력이라면 제갈중천의 영향력으로 충분히 군사 자리에 올려놓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제갈중천의 계획에 최근 적신호가 켜졌다. 손녀가 도통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이다.
현재 제갈린에게는 수많은 청혼이 들어와 있다. 그중 정천맹주와 승룡단주의 청혼은 제갈중천으로서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혼처였다.
하지만 당사자인 제갈린이 문제였다. 제갈린은 하남표국에 틀어박혀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갈중천은 오늘도 손녀 생각에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대체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기에 연락조차 뜸한 겐지……”
연락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어쩌다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연락이 오곤 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받은 연락이 천마성의 움직임을 주시하라는 거였는데, 그 연락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천마신교가 일어섰으니 그야말로 놀라운 혜안 아닌가.
“능력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난데 뒤늦게 방황이라니.”
제갈중천의 생각으로 지금 제갈린은 정사이 아니었다. 정상이라면 이렇게 자신과 가문을 내팽개치고 하남표국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었다.
“하남표국에 뭐가 있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근자에 한 번 알아봐야겠어.”
하남표국이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손녀가 머무는 곳이니 자연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하남표국의 최근 성장세를 보자면 조만간 천하제일표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아무리 천하제일표국이 된다 하더라도 제갈세가나 무림맹과 비교할 수는 없는 법이다. 제갈세가는 표국보다 몇 차원 위의 존재였고, 무림맹은 그런 제갈세가보다 또 몇 차원 위의 존재였으니까.
제갈중천이 그렇게 손녀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을 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제갈군사님, 팽가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제갈중천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서둘러 상념을 접었다.
“팽가에서?”
팽가는 무림맹의 중요한 축이 되는 세가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곳이었다. 더구나 승룡단의 부단주가 팽가의 후기지수 아니던가.
제갈중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어디에 모셨느냐.”
“일단 접객원에 모셨습니다”
지체 없이 들려오는 대답에 제갈중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로 모시거라.”
“예.”
대답과 함께 인기척이 사라졌고, 잠시 후, 다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제갈중천은 전각의 문을 열어 방문자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팽가의 가주 팽진평이었다. 제갈중천은 놀란 눈을 감추지 못하고 급히 포권을 취했다.
“팽가의 가주께서 이런 야심한 시각에 어인 일이십니까?”
제갈중천의 포권에 팽진평도 마주 포권을 취했다.
“조금 급한 일이 있어서 이리 달려왔습니다. 맹주님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제갈중천은 눈을 빛냈다. 아직 밤이 깊어 맹주를 만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자신이 나선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팽진평이 맹주를 찾지 않고 자신을 먼저 찾아온 이유가 바로 그때문이었다.
“급한 일이 있으신가 보군요.”
“글쎄요, 급하다면 급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겠지요.”
예매한 대답을 하는 팽진평의 말에 제갈중천의 안색이 살짝 굳었다. 제갈중천은 속으로 꽤 놀란 상태였다.
‘팽가주가 이렇게 심계가 깊은 인물이었나?’
제갈중천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일단 맹주께 연락을 넣어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갈중천은 그 말을 남기고는 서둘러 맹주의 거처로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보던 팽진평은 속으로 감탄했다. 모든 것이 취월의 예상대로였다. 팽진평은 그저 취월이 시킨대로 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한데 모든 것이 취월이 예측한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잠시 후, 제갈중천이 돌아왔다.
“맹주께서 가디리고 계십니다.”
팽진평은 다시 한 번 감탄하며 제갈중천의 뒤를 따랐다.
팽진평은 독고운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품에서 서찰을 꺼냈다. 취월이 건네준 바로 그 서찰이었다. 내용이 무엇인지는 팽진평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모른다.
독고운은 팽진평에게 받은 서찰을 펼쳤다. 그리고 찬찬히 그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서찰은 짧지도 길지도 않았지만 독고운이 그것을 모두 읽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서찰을 모두 읽은 독고운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었다.
“이 서찰을 건네준 취월이라는 자, 어떤 사람이오?”
독고운의 물음에 팽진평이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나와 팽가의 믿음을 한몸에 받는 사람이오.”
독고운은 팽진평의 대답이 약간 의외였던지 눈을 크게 떴다. 팽가까지 거론했다면 취월이라는 사람의 지위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물론 팽가에 국한된 것이겠지만.
“좋소, 한 번 만나보겠소. 하지만 지금은 시간을 빼기가 그리 쉽지 않소.”
“천마시교 때문이오?”
독고운이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천마신교에 대한 소문이 천하를 진동하고 있었다.
팽가에서 그 일을 모를 리 없었다. 무림맹만큼은 아니더라도 천마신교의 실체를 상당히 파악하고 있으리라.
“마인들이 결집하고 있소. 무림의 존폐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소.”
“맹주께는 금마공이 있지 않소?”
팽진평의 질문에 독고운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금마공으로 막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오. 수만 마인들이 모조리 뭉친다면 절대 금마공으로 제어할 수 없소.”
독고운의 말이 옳았다. 하지만 팽진평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금마공은 마공을 익힌 자들의 탁기를 이용해 마공을 부수는 신공 아니었소? 그리고 마공을 제어하기 위한 거라면 익히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아니라고 들었소만……”
팽진평은 그 말을 차마 끝맺지 못했다. 그 말대로라면 독고운의 독문신공을 공개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이것은 크게 예의에 벗어난 말이었다. 팽진평이 미안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며 독고운의 안색을 살폈다.
“내가 잠시 실언을 했소. 지금 내가 한 말은 잊어주시면 고맙겠소이다.”
독고운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팽진평을 쳐다봤다. 팽진평 입장에서는 마치 노려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악에 가득 찬 눈이었다.
잠시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팽진평은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맹주, 내 실언을 했다 하지 않소. 그러니……”
“대체 그런 얘기를 누구에게 들었소?”
독고운의 표정은 더없이 심각했다. 방안의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졌다. 독고운의 몸에서는 은은한 기세마저 흘러나오고 있었다. 팽진평은 내력을 일으켜 기세에 대항하며 표정을 굳혔다.
“맹주, 이 무슨 짓이오. 내 비록 실언을 하긴 했으나, 이런 대접을 받을 이유는 없소!”
팽진평의 말에 그제야 독고운이 아차 하는 표정으로 기세를 거둬들였다.
“미안하게 되었소.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저지른 일이었소.”
독고운의 사과에 팽진평은 살짝 마음을 풀었다. 하지만 의아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독고운의 반응이 너무 지나쳤기 때문이다.
독고운은 옆에 서 있는 제갈중천을 슬쩍 쳐다봤다. 독고운과 눈이 마주친 제갈중천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팽대협, 대체 금마공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 들으신 것입니까? 그 내용은 저나 맹주님조차 모르는 사항입니다.”
제갈중천의 말에 팽진평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방금 했던 말을 취월이 해준 것이었다. 그리고 팽진평의 놀란 표정은 독고운과 제갈중천에게 새로운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저 서찰을 쓴 취월이라는 자가 해준 말이겠군요.”
제갈중천의 말에 팽진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독고운이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놀라운 일이군. 그런 쪽으로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소. 한데 그 취월이라는 자는 대체 그런 일을 어떻게 알았단 말이오?”
독고운의 질문을 받고서 팽진평은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 역시 그런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다. 그저 취월이 해준 얘기를 그대로 옮긴 것뿐이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취월은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거요.”
확신에 찬 팽진평의 말에 독고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해서든 취월이라는 사람을 만나봐야 할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는 금마공의 비밀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또 서찰에 적힌 대로 혈마회라는 곳에 대해 정말로 알고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한데 금마공이 정말로 그런 것입니까?”
제갈중천의 질문에 독고운도 팽진평도 대답할 수 없었다. 둘 다 알 수 없는 사항이었으니까. 제갈중천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럼 금마공에서 벗어난 검마나 천마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겠군요.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갈중천의 말에 독고운과 팽진평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팽씨세가의 심처, 취월의 거처에 한 사람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검은 빛에 가까운 핏빛 혈의를 입고 있는 사내였다.
그 사내가 방문한 사실을 아는 자는 팽가 내에 아무도 없었다. 거처의 주인 취월을 제외하고는.
취월이 머무는 곳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사내, 혈영이 채 문에 다가가기도 전이다.
혈영은 열린 문 틈으로 보이는 취월, 아니 월영의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경계를 좀 느슨하게 해도 괜찮지 않았나?”
“팽가의 경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팽가 무사들이 하는 것인데 어찌 내가 조절을 할 수 있겠나.”
“말은 잘 하는군.”
혈영은 그렇게 대꾸했지만 실제로 월영이 손을 쓰지 않았다면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팽가 경계의 핵심은 진법이다.
월영이 설치해 놓은 진법이 한층 더 예리해져 있었다. 아무리 혈영이라도 몰래 들어오려면 꽤 애를 먹어야 할 것이다.
‘사영 정도는 되어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잇겠군.’
혈영은 그런 생각을 속으로 삼키며 월영의 거처로 발을 들여놓았다.
사영은 혈영과는 전혀 다른 능력을 가진 그림자다. 단순히 무공뿐 아니라 이런 곳에 잠입하는데 유용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