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165
단형우의 허탈한 대답에 제갈린의 힘이 쭉 빠졌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럼 이런 예쁜 여자가 앞에 누워 있는데 아무런 생각이 안 드세요?”
제갈린의 물음에 단형우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을 하는지 이제 이해했다. 대답을 원하나?”
단형우의 질문에 제갈린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뇨! 그러지 마세요!”
제갈린은 그렇게 말한 후 힘없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제가 졌어요. 우문 언니 정도가 아니라면 공자님을 유혹하는 건 꿈도 못 꾸겠네요.”
제갈린은 그렇게 말하며 단형우를 다시 쳐다봤다. 이번에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이었다. 유혹에 실패했으니 호기심이라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 얘기해 주세요. 단공자님은 대체 어떤 여자를 좋아하시는 거죠? 이상형이 있을 것 아니에요. 혼인을 하고 싶은 사람이나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혹시……”
제갈린의 물음에 단형우가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이런 것을 묻는 사람은 한 번도 없었다. 당연히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여인이라……’
그러고 보면 여자에 대해 특별히 뭔가를 생각한 적이 없다. 지옥에서 너무 오랫동안 살아온 탓이리라.
아니, 아름다운 여자들을 보면 떠오르는 감정이 하나 있긴 하다.
살의.
그것도 이제는 많이 무뎌졌지만.
“이제는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로군.”
단형우는 순수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제갈린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어도 지나치게 뛰어넘었다. 여자 얘기를 꺼냈는데 어떻게 저런 답이 나온단 말인가.
제갈린은 고개를 저어 머릿속을 휘젓는 얼토당토않은 생각들을 털어냈다. 저건 단형우가 분명히 자신의 질문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에 나온 답이 분명했다.
“아니, 제 말은요. 그러니까……”
제갈린은 잠시 고민했다. 너무 복잡한 질문은 안 된다. 단형우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문 언니 어때요? 예쁜가요?”
단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린은 미소 지으며 다음 질문을 했다.
“우문 언니와 혼례를 올려야 한다면 어쩌시겠어요?”
제갈린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지로 누르며 질문했다. 그녀의 심장이 터질 듯 두금거렸다.
단형우는 그런 제갈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다 입을 열었다.
“원한다면.”
단형우의 대답에 제갈린의 입이 벌어졌다. 설마 이렇게 간단히 대답할 줄은 몰랐다. 아니, 이런 대답을 들을 줄은 몰랐다.
제갈린은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급히 다시 물었다.
“그럼 연매는요? 설연이가 그렇게 하자고 하면요?”
이번에도 단형우의 대답은 같았다.
“원한다면.”
제갈린은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그럼 제가 원하면요?”
단형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원하나?”
제갈린은 차마 대답을 하지 못했다. 원한다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지만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단형우의 뇌를 분해해서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휴우, 단공자님은 너무 어려운 분이세요.”
젝라린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쩌면 너무 단순해서 어려운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밤이 지나갔다.
다음 날부터 제갈린은 이동 속도를 조금 높였다. 일단 무림맹과 할아버지인 제갈중천과의 일을 서둘러 마무리한 후에 다시 단형우 문제를 고민하기로 했다.
지금은 고민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혈영검에서는 더 이상 문양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아직 해석이 끝나지 않은 문양이 상당히 남아 있었다.
하남표국도 재편성해야 하고, 단가를 세우는 일도 진행해야 한다. 도와줄 사람들은 많았지만 제갈린이 그 모든 것을 총괄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가장 많았다.
그 모든 일들을 처리한 후에 단형우 문제를 고민하기로 했다. 어젯잠에 단형우와 얘기를 나눠본 결과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혼혜를 올리자고 해서 올려버리는 것도 괜찮은가?’
제갈린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은 싫었다.
그렇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북해빙궁과 싸우러 떠난 세 사람이 떠올랐다. 그러자 걱정이 물밀 듯 밀려왔다.
최근 검마와 함께하면서 상당히 정이 많이 들었다. 제갈중천과는 다른지만 마치 친할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
“공자님. 할아버지들은…… 괜찮을까요?”
제갈린의 물음에 단형우가 고개를 슬쩍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괜찮다.”
단형우의 대답에도 제갈린의 표정은 여전히 걱정을 가득 안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진천뢰와 벽력탄이 있어서 위험할 텐데……”
“문제없다.”
제갈린의 눈이 커졌다. 단형우가 저렇게 말했으면 그런 것이다. 진천뢰는 단형우도 여러 번 겪어봤다. 그런 ?㈎李?괜찮다고 했으면 뭔가 복안이 있다는 뜻이다.
제갈린은 허창에서 단형우가 검왕과 검마에게 뭔가를 해주던 광경을 떠올렸다.
당시 단형우는 검왕과 검마, 그리고 종칠의 어깨를 쥐고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 기운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모슨 기운인지 알 수 없지만 세 사람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군요, 다행이에요.”
제갈린은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걱정 하나가 들어왔다 나가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단형우는 그런 제갈린을 보며 슬쩍 웃었다. 제갈린이 자신에게 자주 말을 걸어주는 것이 상당히 기분 좋았다.
최근 자신에게 말을 제대로 걸어준 사람이 드물었다. 손을 꼽아보라면 조설연과 우문혜 정도일까. 그나마도 한계가 있었다. 그리 긴 말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요 며칠은 달랐다. 제갈린 덕분에 꽤 많은 말을 하게 되었다. 단형우는 앞으로 제갈린이 뭔가를 물으면 좀 더 많은 단어를 이용해서 대답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갈린은 기분이 좋아지자 속도를 더 높였다. 시원한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거칠게 어루만졌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하남을 벗어나 하북으로 접어들었다.
하북의 팽씨세가.
그 이름과 위세가 대단한 만큼 세가를 이루는 장원의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더구나 최근 증축과 개축을 거듭하여 예전보다 그 규모가 위세가 더욱 거대해졌다.
“대단하네요.”
제갈린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예전에 와 봤을 때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또 달랐다. 그때보다 훨씬 더 규모도 커졌고, 세가 주변에 흐르는 기운도 심상치 않았다.
“진을 더 강화한 모양인데요? 그 취월이라는 분의 실력이 갑자기 확 늘어난 느낌이에요.”
제갈린은 은근한 경쟁심을 느끼며 그렇게 말했다. 일단 안에 들어가서 조금 더 살펴봐야 알겠지만 겉으로 느껴지는 기운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정말로 예전과 확연히 달랐다.
팽가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지키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세가들이 정문에 호위무사를 두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예전에 팽가에 왔을 때도 이랬나 생각해 봤지만 그때는 분명 문을 지키는 무사들이 있었다.
제갈린은 문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사람이 없으니 자신이 이곳에 온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일단 문을 두드려야겠네요.”
제갈린은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문 앞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문이 살짝 열렸다.
열린 문 안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무슨 일로 세가를 방문하셨습니까.”
제갈린은 살짝 놀란 얼굴로 그 사내를 쳐다봤다. 팽가의 무사로 보이는 사내 역시 살짝 놀란 얼굴이었다.
제갈린의 아름다운 얼굴을 확인했으니 사내로서 놀라는 것이 당연하다.
“제 조부님께서 이곳에 계시다 들었습니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제갈린이에요.”
제갈린의 대답에 사내가 흠칫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갈린은 무림의 여협들 중 백봉으로 이름 높은 사람 아닌가.
“이런, 미처 몰라 뵈었습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사내는 더 이상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문을 활짝 열었다. 제갈린은 예전에도 팽가를 한 번 방문했던 사람이다. 한눈에 알아보지 못한 것이 실례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사내의 당황한 모습에 제갈린이 빙긋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단형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공자님, 어서 가시지요.”
제갈린의 말에 팽가 무사는 그제야 단형우를 발견햇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지금까지 제갈린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그 존재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니, 제갈린이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면 그냥 혼자 안으로 들어갔어도 모를 뻔했다.
사내가 놀라든 말든 단형우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문 안으로 스며들어갔다. 단형우가 안으로 들어가자 제갈린도 서둘러 뒤따랐다.
팽가 무사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화들짝 놀라며 급히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세가 안에 별도의 내원을 마련해서 무림맹 분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무사의 설명에 제갈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군요. 세가의 규모가 정말 대단하네요.”
제갈린의 말에 무사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최근 세가의 모든 일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상당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무림맹 분들을 뵙기 전에 먼저 가주님을 뵙고 싶네요. 그게 예의일 테니.”
“그렇지 않아도 미리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럼 지금 가주님께로 가시겠습니까?”
제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려요.”
팽가 무사는 제갈린을 데리고 팽가 가주가 있는 전각으로 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단형우를 힐끗거리며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고개만 돌리면 단형우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져서 화들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그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곳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팽가 무사는 급히 안으로 들어가 가주인 팽진평에게 보고를 했다. 잠시 후, 제갈린과 단형우는 팽가 무사의 안내를 받아 가주의 집무실에 들어섰다.
“어서들 오게.”
팽진평은 반가운 얼굴로 두 사람을 맞았다. 팽진평은 탐색하듯 단형우를 살폈다.
그간 무림맹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등장했던 인물이 바로 단형우였다. 무림맹은 어떻게 해서든 단형우와 하남표국을 끌어들이려 했으니 당연했다.
사실 팽진평은 단형우와 안면이 있다. 예전 단형우 일행이 심양으로 향하는 길에 팽가에 들러서 인사를 나눴으니까.
하지만 당시 팽진평은 단형우를 재대로 관찰하거나 판단할 시간도 없었다. 당시 팽진평의 관심은 처음 조설연이었고, 그 뒤로는 검왕과 검마에 온통 쏠려 있었으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르신.”
제갈린의 인사에 팽진평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도 꽤 좋아 보이는구나.”
팽진평의 눈이 다시 단형우에게로 향했다. 팽진평은 약간 당황한 얼굴이었다. 이유는 조금 전 제갈린과 단형우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팽가 무사와 같았다. 단형우의 기척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런,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데도 없는 것 같다. 자꾸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눈만 돌리면 원래 없던 사람처럼 아무런 기척도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크흠. 자, 자네가 바로 단형우로군.”
팽진평은 억지로 말을 이었다. 단형우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평소 같으면 버릇 없는 놈이라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도 없었다.
“제 조부님을 보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갈린은 팽진평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는 급히 입을 열었다. 팽진평이 괜히 ?㈎荑“?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단형우는 되도록 평범하게 하남에 머물렀으며 하는 것이 제갈린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당연한 일인데 뭘 그러느냐. 아, 그러고 보니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겠구나. 무림맹으로 데려다 줄 테니 함께 가도록 하자꾸나.”
팽진평의 말에 제갈린이 감사를 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팽진평이 왜 그렇게 당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꾸 단형우를 힐끗거리는 것도 그렇고, 제대로 대화를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예전에 겪었던 팽가의 가주 팽진평이라고는 생각하지 힘들 정도였다.
제갈린은 팽진평의 뒤를 따라 무림맹으로 가는 내내 그것을 생각했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다. 팽진평은 그곳까지 가는 내내 연방 고개를 돌려 단형우를 힐끗거렸다. 대체 왜 그러는지 끝내 알 수 없었다.
이내 세 사람이 무림맹에 도착했다. 편의상 무림맹이라 칭하는 것이지 사실은 몇 개의 전각이 모여 있는 내원 중 한 곳에 불과했다. 그래도 팽가가 워낙 거대한 만큼 무림맹의 규모도 결코 작지 않았다.
팽진평은 일행을 이끌고 무림맹에서 가장 큰 전각으로 향했다. 그곳은 맹주의 집무실과 거처가 있는 곳이고, 제갈중천과 취월이 머무는 곳이기도 했다.
취월이 그동안 머물던 곳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곳을 개조해 무림맹에 남은 무사들이 머무는 곳으로 만들었다. 살아남은 무사들을 꽤 많았다.
취월이 머물던 곳은 보기보다 넓어 그들이 모두 함께 지낼 수 있었다. 다만 그동안 취월이 만들었던 진은 완전히 해체되었다.
취월은 새로운 진을 무림맹을 중심으로 설치했다. 사실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취월이 팽가의 도움을 받아 준비해 온 일이었다. 취월은 아직까지 사영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현재 취월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사람은 바로 사영이었다. 무림맹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는 진은 사영을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설치한 것이었다.
제갈린은 무림맹으로 들어서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팽가에 들어설 때도 놀랐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곳은 팽가를 둘러싼 거대한 진의 중심이 되는 곳이자, 핵심이었다. 진법의 정화가 숨 쉬는 곳이었다.
“정말 대단하군요.”
제갈린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은 들은 팽진평이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제갈세가가 자랑할 만하구나. 이곳에 들어오면서 그렇게 대단하다고 감탄한 살마은 네가 처음이다.”
팽진평의 말에 제갈린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법의 기세가 깊숙이 안으로 갈무리되어 있다. 진에 대해 심도 있는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것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할 정도였다.
겉보기에 이곳 무림맹은 그저 몇 개의 전각이 있을 뿐 별다른 존재감이 없다. 오히려 팽가의 다른 곳보다 조금 허름했다. 당연히 사람들이 눈여겨볼 이유가 없다. 진법이 없다면 말이다.
“이것 역시 취월공이 설계하신 거겠지요?”
“그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이런 대단한 일을 하겠느냐.”
제갈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진법의 깅누을 찾아냈다. 확실히 취월은 그녀와 달랐다.
그녀가 논리와 이성의 진법을 추구한다면 취월은 감각적인 진을 추구한다. 그렇다고 그의 진에 논리가 배재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제갈린의 진에 감각이 제외된다는 뜻도 아니다. 그저 무엇을 우선시 하고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그 차이는 결코 작지 않았다.
제갈린은 내심 큰 기대를 했다. 오늘도 잘하면 취월과 진법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도 취월도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