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176
아직까지 무림맹의 영향력이 남아 있긴 했지만 구대문파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영향력만으로 부족했다. 명분이 반드시 필요했다.
혈마회의 존재만 확인된다면 그 명분으로 충분할 것이다. 혈마회는 목적 자체가 무림의 말살이니 온 무림의 공적이다. 문제는 그 증거가 아직 미약하다는 점이었다.
독고운은 심각한 표정으로 제갈중천과 취월을 쳐다봤다.
“구대문파로부터 연락이 아지 없었나?”
“조금 더 기다려 보면 답이 있을 것입니다.”
제갈중천의 말에 독고운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움직이려면 벌써 움직였어야 했어. 구대문파는 움직일 생각이 없는 걸세.”‘
제갈중천도 독고운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힘을 하나로 합해도 불리한 싸움인데 구대문파가 빠지면 해보나마나 진 싸움이 될 것이다.
“그 사람이 있었으면 해볼 만했을 텐데……”
독고운은 아직도 ?㈎荑?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제갈중천으로부터 받은 보고는 독고운의 눈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단지 한 번의 기세만으로 수백 명의 단전을 박살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단형우는 한 명으로 천 명을 대신할 수 있는 자였다.
취월은 독고운의 말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단형우가 도움을 준다면 정말로 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 기은 곳에서는 단형우를 거부했다. 단형우와 함께하면 안 된다는 경고를 계속해서 보내오고 있었다. 취월은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이미 떠난 사람은 이제 잊으십시오. 그 사람은 아마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취월의 말에 독고운이 입맛을 다셨다. 음양고만 제대로 기능을 다했다면 단형우라는 괴물을 하나 얻을 수 있었는데 너무나 아쉬웠다.
하지만 음양고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음양고가 사라지지 않아다면 독고운은 단형우의 수족이 되어 충실하게 움직였을 것이다.
‘설마 음양고에 힘의 논리가 적용될 줄이야. 그나저나 ?㈎?그자는 대체 어떻게 음고의 힘을 그렇게 키웠단 말인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군.’
단형우의 음고가 독고운의 양고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힘이 훨씬 더 강했기 때문이다.
만일 힘이 비슷하기만 했어도 음고가 양고를 이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심했다.
생가하면 할수록 무서웠다. 단형우도, 음양고도.
“그나저나 하남표국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
“일단 머물 곳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돌아간다고 합니다.”
하남표국의 마차가 도착했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설마 독고운이 그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
제갈중천과 취월도 그들이 도착하고 나서야,독고운이 하남표국에 전서구를 보냈음을 알았으니, 두 사람의 놀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남표국에서는 검왕과 검마가 함께 왔다. 두 사람의 능력은 소문 이상이었다.
양고 덕분에 엄청나게 강해진 독고운조차 두 사람의 능력을 쉽게 알아챌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도 아쉽군.”
독고운은 검왕과 검마가 아까웠다. 둘만으로 북해빙궁을 물리칠 정도의 고수가 무림맹을 도와준다면 훨씬 편한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하남표국으로 돌아가려는 두 사람을 막을 수는 없었다.
“대체 하남표국이 무엇이기에……”
독고운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얼굴을 찌푸렸다. 하남표국의 실질적 주인인 조설연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그녀 옆에 있던 우문혜도 떠올랐다.
우문혜의 미모는 대단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얼마나 아름다웠느냐 하면, 독고영령이 우문혜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방에 틀어박혀서 밖으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독고영령은 지금까지 미모로 자신을 앞서는 사람은 없을 거라 자신해 왔다. 더구나 매력까지 합하면 그 누구도 자신을 넘어설 수 없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그 믿음은 우문혜 덕분에 완벽하게 부서져 버렸다.
우문혜는 독고영령의 사소한 아름다움이나 특이한 매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것을 독고영령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충격이 컸다. 더구나 우문혜 옆에 나란히 서 있으면서도 전혀 초라해 보이지 않는 조설연의 모습도 그녀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조설연의 미모는 우문혜보다 못했지만 그녀에게는 우문혜에게 없는 뭔가가 있었다. 기품이 넘쳤고 따뜻함이 넘쳤다.
기이하게도 그런 느낌들이 우문혜의 미모에 그녀를 주눅 들지 않게 했다.
독고영령은 감히 그녀들 옆에 설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방에 틀어박혀서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단형우나 제갈린에 대한 시기나 질투는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그 자리에 우문혜와 조설연에 대한 열등감이 차곡차곡 채워졌다.
독고운은 딸의 그런 상태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하남표국이 못마땅했다.
“쯧, 가려면 그냥 오늘 출발하면 좋을 것을.”
독고운의 중얼거림에 제갈중천과 취월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가려는 것을 말이 너무 지친 것 같아 하루 쉬었다 가라고 두 사람이 나서서 만류했던 것이다.
그렇게 회의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을 때, 무사 하나가 집무실 앞으로 다가왔다.
“맹주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무사의 말에 독고운은 물론이고 제갈중천과 취월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손님이 찾아오기에 너무 늦은 시각이었다.
“누구라 하더냐?”
“일단 뵙고 말씀드리고 싶다 하셨습니다.”
독고운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것도 제대로 듣지 않고 왔단 말인가?”
무사는 고개를 조아리며 급히 대꾸했다.
“그분이 한사코 그렇게 말씀하셔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기도가 대단히 출중한 것이 구대문파 중 어딘가의 장로님이 아닌가 합니다.”
무사의 말에 독고운과 제갈중천이 눈을 마주쳤다. 구대문파 사라이라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을 리 없었다.
한데 구대문파의 장로 정도 되어 보인다면 정말로 기도가 출중하다는 뜻이다. 그 정도 고수는 아무데서나 함부로 만들어낼 수 없다.
‘혈마회!’
세 사람의 뇌리에 한 가지 단어가 동시에 스쳐지나갔다.
“일단 현무단을 근처에 배치하라. 청룡단과 백호단은 비상체계를 유지하도록 하고, 그런 후에 그 사람을 이리로 데려오라.”
독고운의 지시는 막힘이 없었다. 가장 적합한 대처였다. 상대가 아무리 혈마회에서 온 고수라 하더라도 현무단 전원이 지키는 곳에서 난동을 피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무사단이 준비하는 공간에서 빠져나갈 수도 없을 것이다.
무사가 읍을 하고 급히 사라졌다. 잠시 후, 무사가 한 살마을 대동하고 맹주의 집무실로 다시 찾아왔다.
“이분입니다.”
무사는 그렇게 손님을 맹주에게 소개한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지금은 비상시기였다.
독고운은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놀란 눈을 감추지 못했다. 그 사람은 독고운이 익히 알고 있는 자였다.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환마……”
도곡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환마라는 말에 제갈중천과 취월이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이내 얼마 전 제갈린이 그들에게 전음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천마신교와 손을 잡을 수 있게 해주겠다던 그 말이.
“서, 설마……”
제갈중천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정말로 이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환마는 한 발 앞으로 다가와 독고운을 향해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천마신교의 환마가 인사드립니다.”
환마의 인사는 정중했고, 독고운은 그 인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천마신교와 싸울 때가 아니라는 것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까.
“어서 오시오. 그래, 무슨 일로 예까지 오셨소? 아니,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일단 들어갑시다.”
독고운의 말에 환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집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느새 네 사람이 집무실 탁자를 둘러싸고 앉았다. 한동안 침묵이 감돌았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제갈중천이었다.
“설마 우리와 손을 잡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까?”
환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군요.”
환마의 말에 제갈중천이 고개를 저었다.
“예상을 하긴 했는데 설마 정말로 이리 될 줄은…….”
제갈중천의 말에 독고운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아직 독고운은 제갈린이 했떤 말을 듣지 못했다. 당연히 이런 일을 예상할 수 없었다.
취월은 급히 독고운에게 전음을 보내 제갈린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려줬다. 독고운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너무나 궁금해졌다. 대체 제갈린이 무슨 수를 썼기에 천마신교가 알아서 무림맹으로 찾아왔는지 말이다.
그것은 독고운뿐이 아니라 제갈중천과 취월도 마찬가지로 궁금했다. 아무리 생각하고 머리를 굴려도 그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을 끌 것 없이 간단히 끝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일단 저희 교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혈마회라는 곳과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잠정적으로 무림맹과의 분쟁을 끝내고 손을 잡고 싶다 하셨습니다. 다른 조건은 일제 걸지 않기를 원하셨습니다.”
환마의 말은 그야말로 무림맹에서 원하고 또 원하던 바로 그것이었다. 독고운은 그 말을 완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천마신교가 무엇인가. 바로 마인들이 모여서 만든 종교집단이다. 그들은 모조리 마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인들을 어찌 믿는단 말인가.
하지만 지금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혈마회의 힘이 강했다.
“그렇게 하겠소. 다만 이것을 외부적으로 공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시다.”
독고운은 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대답해 버렸다. 제갈중천도 취월도 지금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가만히 있었다.
환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저희도 원하는 바입니다. 외부적으로 공표되어 좋을 일이 없겠지요.”
그렇게 무림맹과 천마신교가 너무도 간단하게 손을 잡았다. 독고운도 제갈중천도 취월도 천마신교가 이렇게 쉽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절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환마가 대표로 이곳에 온 이유가 금마공에서 벗어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그들은 알 수가 없었다.
“교주께서는 일단 정천맹을 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정천맹도 혈마회라던데, 맞습니까?”
“그렇소. 그리 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소이다.”
독고운은 정말로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천마신교가 정천맹을 친다면 천마신교는 물론이고 혈마회의 힘도 약화된다.
무림맹 역시 혈마회와 싸우게 되면 많은 힘을 소진하겠지만 나중의 걱정을 덜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그럼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이곳에서 오래 있어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하시오.”
“참, 그리고 오늘 절 이곳까지 안내한 무사의 입도 단속해 두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환마의 말에 방 안에 있던 모든 삶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다.
환마를 돌려보내고 난 후, 독고운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제갈중천도 취월도 거의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세 사람은 천마신교도 혈마회에 뭔가 핍박을 받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것 외에는 상식적으로 이번 일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니 혈마회가 더더욱 무서워졌다. 천하의 천마신교가 무림맹에 손을 내밀 정도로 대단한 곳이니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무서운 곳이군. 혈마회……”
독고운의 독백이 집무실 바닥에 나직이 깔렸다.
환마는 팽가에서 나와 은밀하게 움직임으로 하북의 비밀 거점으로 향했다.
사실 환마가 이렇게 빨리 무림맹으로 올 수 있었떤 것은 천마신교의 정보조직을 정비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북에 정보조직을 구성하는 중에 교주로부터 날아온 전서구를 받고 움직였던 것이다.
비밀거점에 도착한 환마는 교주에게 전서구를 날렸다. 무림맹과 협의한 내용을 보고하기 위함이었다.
“정천맹이라…… 터지기 일보 직전의 천마신교로서는 참으로 좋은 기회지.”
무림맹과 협의 하에 정천맹을 치는 거니 구대문파나 무림맹의 견제를 고려할 필요 없이 그냥 힘을 분출하기만 하면 된다.
사실 지금 천마신교는 마인들의 급격한 유입으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자연스럽게 힘을 쏟을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단형우로부터 온 명령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였다. 물론 제갈린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긴 하겠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단형우는 천마신교의 신이었고, 단형우의 말이라면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 물론 그 사실을 아는 교도는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
환마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계획들이 명멸했다. 일단 천마신교에서 마성이 너무 짙어 다루기 힘든 마인들을 중심으로 정천맹을 치고, 그 틈을 타서 중원 전역에 치밀한 정보망을 구성할 것이다.
그것은 차후 천마신교의 거대한 힘이 되어 줄 것이 분명했다. 환마는 모든 것이 잘 될 거라 자신했다.
혈마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요즘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점점 분노가 치밀었지만 꾹 눌러 참았다.
“또 실패한 것이냐.”
혈마자의 나직한 말에 무영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찌되었건 실패는 실패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지금까지 무영이 실패한 것이 몇 번인가.
“죄송합니다. 설마 무림맹으로 몰려간 서른 개 문파가 단번에 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무리 서른 개나 되는 문파가 몰려갔다 하더라도 무림맹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무영은 무림맹이 섣불리 대응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섣부른 대응은 너무 큰 피를 흘리게 될 테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전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았다. 서른 개 문파가 맥없이 당하고 물러난 것이다.
그로인해 무림맹에 돌아간 피해는 전무했다. 더구나 그 일로 인해 무림맹이 다른 문파들에게 거는 공작이 훨씬 큰 효과를 보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단형우라는 놈 때문이라는 사실이지.”
혈마자는 이를 갈았다. 단형우, 단형우. 최근 혈마회의 일이 실패할 때마다 얽혀 있는 이름이 단형우였다. 더 이상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놈 지금 어디 있는지 확인했느냐?”
“지금은 하남표국에 있습니다. 조금 전 확인한 사람이니 확실합니다.”
무영의 대답에 혈마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덥지 못했지만 혈영이 없는 지금 그나마 믿을 만한 수하는 무영뿐이다.
“그럼 우선 무림맹을 정리하는 게 낫겠군. 어차피 대계는 틀어졌다. 조금 더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어. 오늘 밤 당장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인원을 끌고 무림맹을 정리해라.”
“하지만 무림맹에는 월영이……”
무림맹, 정확히는 무림맹이 있는 하북팽가는 취월이 설치한 진법으로 보호되고 있다. 아무리 강력한 고수들을 모아도 진을 뚫지 못하면 말짱 헛일이다.
“인원을 최대한 끌어 모아. 그래서 포위해라. 한 놈도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무영이 얼굴이 그제야 조금 밝아졌다.
“그리고 독강시를 데리고 가라. 남아 있는 철강시도 모조리 끌고 가. 철영대를 움직이면 인원은 대충 맞출 수 있겠군. 깨끗이 쓸어버리도록.”
혈마자의 말에 무영이 깊이 고개를 조아렸다.
“존명.”
무영은 대답과 동시에 사라졌다. 이번에는 정말로 자신 있었다. 단형우도 없는 무림맹 따위,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이번에는 진 안에 숨을 수도 없다. 계속 그렇게 있다가는 굶어 죽을 테니까.
무영은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철영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팽가를 포위하려면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현재 혈마회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보유한 곳이 바로 철영대다. 철영대와 강시들을 합해서 적어도 천 명은 가야 제대로 작전을 펼 수 있을 것이다.
그날, 천 명에 이르는 인원을 이끌고 무영이 팽가를 향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