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3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안락한 기분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어쨋든 오늘의 경험으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소녀에게…… 그러니까…… 빚을 졌군.”
단형우는 간신히 떠올린 단어로 살짝 기뻐했다. 그리고 자신이 진 빚은 훨씬 전부터 꽤 많았다는 것이 기억났다.
자신과 함께 있던 친구들, 그들의 목숨 빚이 있었다. 그들 덕분에 살아날 때마다 하나씩 늘어난 빚이었다.
“갚아야지. 모조리 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자신을 그 지옥에 떨어뜨린 장본인 천기자에 대한 빚이었다.
그 역시 목숨 빚이었다. 아흔아홉의 목숨에 대한 빚을 받아내야만 했다.
단형우는 조금씩 걸음을 늦췄다. 그리고 장사 시내를 지루한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그들이 형산으로 가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제갈중천의 말에 독고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예상했던 바다. 그들과의 충돌도 충분히 예상했다.
결코 두려움이 없었다. 독고운이 이끌고 온 고수들은 사도련과 녹림이 함께 덤벼도 이겨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철저히 대비?다.
“그럼 우리도 형산으로 가야겠군. 헌데 그들이 과연 이것과 같은 장보도를 가지고 있을까? 천기자가 이렇게 일을 허술하게 처리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군.”
“그랬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천기자는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정말로 무림맹과 사도련, 그리고 녹림을 한데 충돌시키려는 것이 목적일 수 도 있습니다.”
독고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오히려 그것은 바라던 바이지요. 그래서 이렇게 준비해서 오지 않았습니까?”
제갈중천의 말에 독고운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렇지. 천기자가 무슨 수를 썼던 전혀 관계가 없지. 오히려 그들을 이용해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제거할 수도 있고 말이야.”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슬슬 출발해야 하나?”
독고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으니 형산 근처까지 간 다음, 적당한 마을에서 머무는 걸로 하지.”
“그렇게 알리겠습니다.”
제갈중천이 서둘러 밖으로 나갔고, 순식간에 취운루가 비었다.
단형우는 자유와 평화를 만끽하며 걷다가 어느새 다시 취운루 앞으로 돌아왔다. 걸어 다니면서 앞으로의 일데 대한 계획도 대충 세우려 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다시 여긴가.”
단형우는 습관적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리고는 취운루의 문을 쳐다봤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조설연 역시 그들 틈에 섞여서 나오고 있었다. 당연히 조설연 근처에는 조인과 사마철이 함께 있었다.
무림맹 사람들은 빠르게 이동을 시작했다. 단형우는 그들이 가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저 걷는 것뿐인데도 무림맹 무사들이 신법을 발휘해 나는 듯 이동하는 속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단형우는 본능적으로 그들과 멀리 떨어져 걸었다. 무림맹에 있는 누구도 단형두가 쫓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군.”
무림맹 사람들이 가는 곳은 당연히 형산이었다. 하지만 단형우는 여전히 그들을 뒤쫓았다.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단형우는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며 살짝 놀랐다.
“그래, 이것이 바로 밤이로군. 밤……”
이곳에는 밤낮이 존재했다. 지옥에 없던 것 중 하나였다. 하도 오랜 시간을 밤낮없이 회색의 세상에서만 살아오다보니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물론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기억에도 없던 시절에는 분명히 알고 있었겠지만.
밤이 되자 무림맹 사람들은 형산 초입에서 진을 치고 노숙을 준비했다. 사실 별달리 준비할 것도 없었다.
대충 품에 넣어둔 육포조각을 씹어 먹은 후, 적당한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것이 다였다. 물론 운기조식을 통해 피로는 풀어 줘야 했다.
단형우는 무림맹 사람들과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상당히 떨어진 곳이었찌만 무림맹 사람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다. 그는 가만히 서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시간이 계속 흘러 어느새 미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단형우는 그때까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점점 밝아오는 하늘은 단형우의 마음을 거세게 흔들어댔다.
하늘이 점점 밝아오자 깊숙이 숨어 있던 기억들도 조금씩 올라오려 했다. 단형우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한순간 단형우의 몸에 서기가 어렸다.
단형우는 다시 눈을 뜨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무림맹 사람들도 하나둘 잠에서 깨어나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림맹 사람들이 막 다시 출발하려고 할 무렵, 단형우는 그들과는 다른 사람들이 근처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꽤 많군. 그래도 평화로워.”
단형우의 신형이 주변에 녹아 들어갔다.
무림맹 무사들이 출발할 준비가 모두 끝날 무렵, 독고운은 인상을 찌푸렸다.
“기분이 좋지 않군.”
독고운이 즉시 제갈중천을 불렀다. 제갈중천은 맹주의 부름에 서둘러 달려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무래도 기분이 좋지 않네. 사도련과 녹림의 움직임은 완전히 파악한 건가?”
“예, 그렇습니다. 그들은 우리와는 정 반대쪽에서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제갈중천의 말에 독고운이 손가락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흐음, 이런 기분이 들 때는 항상 위험했는데……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일단 주변을 한 번 정찰해 보게.”
“그럼 출발이 너무 늦어질 텐데요.”
제갈중천이 걱정스럽게 독고운이 고개를 저었다.
“늦어봐야 우리가 얼마나 늦겠나. 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그게 차라리 나아.”
독고운의 말에 제갈중천은 더 이상 토를 달 수가 없었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갈중천은 일단 출발을 늦추고 주변 정찰을 시작했다. 무림맹 무사들 중, 경공에 능하고 기감이 좋은 사람들을 뽑아 주변을 철저히 조사하라 시켰다. 하지만 그들이 얻은 소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제갈중천이 맹주에게 다시 보고를 하자 독고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출발을 명했다.
“그것 참 이상하군. 내 감도 이젠 다 한 것인가.”
독고운은 출발하는 무사들을 보며 천천히 뒤를 따랐다. 무림맹 최고 정예라 일컬어지는 청룡단을 모조리 이끌고 왔으니 사실 두려울 것은 없었다. 청룡단의 무사들은 일류를 넘어서는 고수들이었고, 각종 검진에도 능했다.
게다가 청룡단과 함께 승룡단도 이끌고 왔다. 승룡단은 후기지수들의 모임으로 검진에는 미숙해도 개개인이 지닌 능력은 청룡단 무사들보다 훨씬 뛰어났다.
청룡단만 해도 일백에 달했고, 승룡단은 오십에 달했다. 무려 백오십의 고수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겠는가.
“게다가 현무단도 있고……”
현무단은 독고운이 제갈중천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키운 무사단이었다. 주로 잠입과 암습에 능했다. 그렇다고 해서 살수는 아니었고 다만 은밀한 일을 수행할 때 쓰기 위해 만든 무사단이었다.
그 현무단도 지금 조용히 형산 근처에 매복해 있었다.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면 그들까지 나서서 일대를 제압할 것이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승산이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독고운은 불길한 생각을 털어 버렸다. 그리고 가볍게 몸을 날렸다. 해가 중천을 넘기 전에 목적지에 독착해야만 했다.
“맹주님께서는 너무 걱정이 많으셔서 탈이라니까. 안 그런가?”
승룡단의 부단주 중 하나인 팽철영의 말에 남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이 맞네. 감히 누가 우리를 기습하겠는가. 무림맹과 척을 지고도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없는데 말일세.”
남궁진 역시 승룡단의 부단주였다. 팽철영과 남궁진은 각각 하북 팽가와 섬서 남궁세가의 기대주였다. 지닌바 무공도 대단했고, 외모도 뛰어나 인기도 많았다.
그런 두 사람의 말에 끼어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주인 하원후를 제외하고는.
“맹주니께서도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게 좋지 않겠나. 원래 누구나 저쯤 되는 자리에 앉다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은 법일세.”
하원후의 말에 남궁진과 팽철영도 더 이상 그것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다. 이중 누구도 말로 하원후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원후는 승룡단장답게 머리도 좋았고, 화술도 능수능란했다.
팽철영과 남궁진은 근처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는 조설연을 힐끗 쳐다봤다. 조설연 앞에는 조인과 사마철이 철통같이 붙어 있어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조설연이 아직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미모가 예사롭지 않았다.
만일 여기서 조금만 더 나이를 먹어 성숙해지면 따라올 사람이 없을 듯했다. 그것이 그동안 수많은 여인들을 섭렵해 온 두 사람의 결론이었다.
어쨌든 그들은 어떻게든 조설연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덕분에 지금은 이렇게 옆에서 함께 달릴 수 있었다. 다른 승룡단원들 역시 조설연을 호위하듯 진형을 짜고 달렸다.
조설연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 가장 무위가 떨어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사실 조금 버거웠다. 그리고 그것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났다.
“조 소저가 힘들어하는 듯한데 조금 쉬어가는 것이 좋을 듯하오. 내 맹주께 말씀드려 보리다.”
남궁진이 말하자 조설연이 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세요! 따라갈 수 있어요!”
맹주가 그 말을 들어줄 리도 없을뿐더러 자신 때문에 쉬어야 한다는 말이 맹주 귀에 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조가장의 자존심에 관계된 문제였다.
‘아이, 이럴 줄 알았으면 수련을 좀 더 열심히 하는 건데.’
조설연의 생각도 모르고 남궁진과 팽철영은 고집을 꺽지 않았다.
“그 무슨 말씀이오. 이렇게나 힘들어하시는데 내 어찌 사내로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소.”
팽철영은 당장이라도 맹주에게 달려갈 태세였기에 조설연이 기겁을 했다.
“아니에요, 절대 그러지 마세요. 전 정말로 괜찮다니까요.”
“그만 두십시오.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결국 조인까지 나섰다. 남궁진과 팽철영은 그제야 물러났다. 사실 그들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조금이나마 점수를 따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럼 제가 조금 도와드릴까요?”
남궁진이 조설연을 향해 슬쩍 손을 뻗었다. 진기를 나누어 줄 생각이었다. 남궁진 정도 되는 고수라면 이렇게 달리는 와중에도 진기를 나눠 줄 수가 있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신체에 손을 대야만 했다.
턱!
조인의 손이 남궁진의 팔을 가로막았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조인이 눈을 부라리자 남궁진이 머쓱한 표정으로 손을 뺐다.
“그저 진기를 조금 나눠 줄까 했을 뿐입니다. 조 소저를 조금이라도……”
“됐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그냥 두십시오. 그리고 이제 거의 목적지에 도착한 듯합니다.”
조인의 말에 남궁진과 팽철영이 고개글 돌렸다. 그러고 보니 조금씩 전체적인 속도가 줄어들고 있었다.
전체 움직임을 지휘하는 사람은 당연히 제갈중천이었다. 청룡단 무사들이 제갈중천의 손짓에 따라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그제야 살짝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들 역시 이번에 무슨 일로 여기까기 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들도 칼밥을 ㅁ거고 사는 무림인이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변하자 조설연이 조인과 사마철을 이끌고 한쪽 구석으로 피했다. 아무래도 남궁진과 팽철영 근처에 있기가 껄끄러웠다.
그렇게 속도를 완전히 죽인 무림맹 무사들이 울창한 나무와 풀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높다란 절벽이 있는 곳까지 도착했다.
“대단하군.”
독고운이 중얼거리자 제갈중천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주변에는 커다란 바위에 만신창이가 된 나무들이 즐비했다.
대충 정황을 살펴보건대 절벽 일부가 무너지면서 나무들을 덮친 듯했다.
무림맹 무사 몇이 몸을 날려 절벽 근처를 정찰했다.
“이곳에 동굴이 있습니다!”
독고운과 제갈중천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몸을 날려 동굴 앞에 섰다.
“조금 얘기가 다르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절벽까지는 맞지만 동굴이 아니라 절벽 뒤쪽에 있는 비밀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잠시만 기다리게.”
제갈중천의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독고운이 몸을 돌려 한 곳을 노려봤다.
“아무래도 불청객들이 도착한 것 같군.”
독고운이 말하는 의미는 확실했다.
“모두 준비하라!”
채채채챙!
제갈중천의 외침에 청룡단 무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순식간에 검을 뽑은 후, 방어에 유리한 검진을 짜며 사방을 노려보았다.
승룡단은 청룡단에 비해 훨씬 느릿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들은 날카로운 안광을 번득이며 언제라도 출수할 준비를 했다.
“그만들 나오시게!”
독고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내공이 가득 담겨 숲을 온통 뒤흔드는 듯했다.
“으하하하! 과연 파산도로군!”
절벽 옆에서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한 사내가 나타났다. 얼굴은 전형적인 산적이었고, 등에는 보통 사람 몸통만한 도를 매달고 있었다.
그의 웃음소리를 신호로 나무들 틈으로 수많으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험악한 인상이었으며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무기를 들었다.
“녹림인가.”
제갈중천의 섬뜩한 눈으로 그들을 훑어봤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녹림도들 사이사이로 또 다른 사람들이 나타났다. 흑의를 입은 사람들이었는데 그 수가 녹림의 산적들만큼이나 많았다.
“사도련까지 합세했군.”
제갈중천이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리 걱정되지는 않았다. 아무리 그들이 힘을 합한다 하더라도 현무단이 뒤를 치면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었다.
“으하하하핫! 여전히 자신 있는 얼굴이군. 제갈 늙은이!”
절벽에 붙어 있던 사내가 등에 매달린 도를 꺼내들었다.
“설마 우리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응? 제갈 늙은이.”
사내의 말에 무림맹 무사들 모두가 놀랐다. 지금만 해도 어려운 싸움이 될 듯한데 이보다 더 많은 적이 있다면 절대 목숨을 장담할 수 없었다.
긴장감이 장내를 한바탕 휩쓸었다.
단형우는 무림맹 사람들이 절벽 근처로 가는 것을 확인한 후 움직임을 멈췄다. 가만 생각해 보니 자신이 왜 이들을 따라가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대체 내가 왜 여기까지 온 걸까?”
단형우는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다가 다시 눈을 떴다.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의 몸에는 예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살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단형우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아무리 미약한 살기라도 감지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죽음과 연결되는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수는…… 서른이가.”
단형우는 그저 서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무엇을 하건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살기글 뻗어내는 목표는 결코 자신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단형우가 있는 곳을 서른의 그림자가 뒤덮였다. 그들은 단형우를 보며 흠칫 놀라며 검을 휘둘렀다. 설마 그곳에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