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49
“승룡단을 말입니까? 대체 어떻게……”
“일단 우리도 천중산으로 가요. 다들 데리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아마 앞으로는 힘들겠죠.”
조설연의 말에 형표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형표의 표정이 퍼질 줄 몰랐다. 조설연이 말하는 방법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다.
조설연의 말대로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모두 함께 문 밖에 있는 무림인들에게 끌려가 모진 고초 끄테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한 사람도 남김없이.
“그럼 서둘러야 합니다.”
형표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조설연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었다. 모든 것을 기억에서 새겨두려는 듯이.
하남표국을 나서는 승룡단 무사들은 하나같이 화가 난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이끌고 가는 팽철영과 남궁진의 표정도 그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부단주(副團主), 대체 왜 하남표국에서 나가는 겁니까?”
“명이다.”
“누구의 명이란 말입니까?”
“누군 누군가. 맹주님의 명이지.”
승룡단 무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맹주인 독고운은 절대 이런 명령을 내릴 사람이 아니었다.
“맹주의 명을 단주가 전해 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주의 전서구가 이걸 가져왔다.”
팽철영이 서찰 하나를 거칠게 흔들었다. 이내 서찰은 발기발기 찢어져 바닥에 흩어졌다.
승룡단 무사들은 그렇게 대답하는 팽철영의 표정을 보고는 그저 속으로 분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팽철영의 얼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온몸에서 강렬할 기세가 뻗어 나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남궁진이 그런 팽철영의 어깨를 툭 쳤다.
“그만 두게. 아니면 그냥 명령을 무시하고 여기 남던지.”
남궁진의 말에 팽철영의 얼굴이 더욱 무섭게 일그러졌다.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그게 더 화가 났다.
“젠장! 으아아악!”
팽철영의 입에서 터져 나온 외침이 사방을 쩌렁쩌렁 울렸다.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보거나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최근 하남표국 근처에는 사람의 씨가 말라 버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흉험한 싸움을 계속 해 왔으니 누가 다가오겠는가. 물론 근처에 몸을 숨기고 있는 무림인들은 많이 있었다. 그들은 은밀한 시선으로 승룡단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쨌든 한바탕 소리라도 지르고 나니 가슴은 후련했다. 팽철영은 걸음에 집중?다. 차라리 빨리 천중산으로 가서 바쁘게 지내고 싶었다.
승룡단 무사들이 하남표국에서 모두 나와 십여 장쯤 걸어갔을 때, 일단 무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고, 긴장감을 싸하게 풍기면서 다가왔다.
“무슨 일이오?”
팽철영이 먼저 입을 열자, 그 무사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자가 앞으로 나섰다.
“이대로 도망가는 것이오?”
무사의 말에 팽철영이 피식 웃었다.
“도망? 누가 도망을 간다는 거지? 그리고 우리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거지?”
“당신들이 한 일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단 말이오!”
무사의 외침에 팽철영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한 자 한 자 씹어뱉듯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일은 우리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승룡단의 옷을 입고 있다고 해서 다 승룡단인 것은 아니지. 혹시 무림맹을 모함하기 위해 네놈들이 벌인 일 아닌가?”
팽철영의 말투에는 경멸이 섞여 있었다. 상대가 그런 식으로 나오는데 계속 존중해 줄 필요가 없지 않은가.
“흥, 고독이라고? 하남표국이 고독을 써?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군.”
팽철영은 그렇게 말하고 무사를 지나쳐 걸아갔다. 그 뒤로 승룡단 무사들이 뒤따라갔다.
앞으로 나선 무사들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승룡단이 지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들의 힘으로 승룡단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근처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나선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들 역시 무림맹과는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남표국에 있던 승룡단은 무려 오십이나 된다. 최근 승룡단도 상당히 인원이 늘어 모두 백 명이나 있었고, 그중 옷비은 천중산에, 그리고 나머지 오십은 하남표국에 있었다.
오십이나 되는 무인들이, 그것도 상당한 경지에 이른 무인들이 내뿜는 기세는 사뭇 대단했다.
승룡단 무사들이 동시에 기세를 내뿜으며 앞으로 걸어가자, 아무도 다가올 생각을 못했다.
그렇게 승룡단이 무사들을 모두 지나쳤을 때, 갑자기 하남표국의 문이 벌컥 열렸다.
모두의 놀란 시선이 하남표국 정문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말 탄 사람 수십이 달려 나오고 있었다.
“비켜요!”
가장 앞에서 말을 달리고 있는 사람은 조설연이었다. 조설연의 외침에 팽철영과 승룡단 무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양쪽으로 비켜섰다.
승룡단이 만든 인(人)의 통로로 조설연을 비롯한 하남표국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 나갔다. 물론 그들은 모두 말을 타고 있었다.
그 벼락같은 움직임에 승룡단은 물론이고, 근처에 진을 치고 지켜보던 무림인들도 모두 허탈한 표정으로 잠시 동안 그들의 뒷모습만 멍하니 쳐다봤다.
“뭣들 하는가! 어서 쫓지 않고!”
이내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소리쳤고, 그제야 사람들이 부랴부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감이 있었다. 아마 그들을 잡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팽철영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정말 당찬 소저로군. 그렇지 않은가?”
남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정말로 괜찮은 소저야.”
승룡단의 나머지 무사들도 두 사람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이런 빈틈을 노려 도망갈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그것도 표국에 남아 있던 모든 사람을 데리고서.
“자, 우리도 서둘러야지. 어서 가세.”
팽철영 힘차게 말했다. 약간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 놓은 팽철영의 발걸음은 힘이 넘쳤다. 오십 명의 승룡단 무사들이 경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듯 허창을 벗어났다.
승룡단까지 사라지고 나자, 허창에 남아 있던 무림인들이 하남표국 안으로 들이닥쳤다.
혹시 남은 사람이 있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그들은 단 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분을 못 이겨 하남표국 안의 전각들을 마구 박살냈다. 하남표국이 다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이들이 전부라서……”
조설연의 말에 형표가 빙긋 웃었다.
그녀의 마음씀씀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무거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말을 타고 달려오는 사람들은 모두 하남표국의 표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표사라고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사천행을 함께했던 쟁자수들이었다.
비록 단형우에게 무공을 배워 예전보다는 강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들이 수련을 한 기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직 무림인이나 표사라고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형표의 표정이 더욱 무거워졌다. 저들은 조력자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짐이 될 수도 있었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조설연의 말에 형표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어쩌면 천중산에서 우리가 기연을 만날 수도 있지요. 하하하.”
“그렇겠죠? 분명히 할 수 있겠죠?”
조설연이 다시 한 번 다짐하듯 물었다. 형표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줬다.
“물론입니다. 아가씨.”
형표의 대답에 조설연이 조금 안심한 듯 표정을 풀었다. 하지만 형표는 그럴 수 없었다. 앞으로의 당면 과제는 모두 살아남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생존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하남표국은 거의 무너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안에 사람이 있었다.
하남표국을 부순 무림인들 중 일부가 그곳에 진을 치고 혹시라도 다시 올지 모르는 하남표국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하남표국 정문 앞에 한 사내가 나타났다. 하남표국의 쟁자수들이 입는 회의(灰衣)를 입고 허리에 칼을 찬 사내, 바로 단형우였다.
단형우는 폐허가 되어 버린 하남표국을 가만히 쳐다봤다.
하남표국 정문 앞에 서 있는 단형우는 당연히 사람들 눈에 띄기 쉬웠다. 그리고 이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하남표국에 적대적이었다.
“표국 놈이다!”
누군가의 외침이 떨어졌고, 그 즉시 수많은 사람들이 단형우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당연히 모두 무림인이었다.
“잘 만났다. 옷을 보아하니 하남표국의 쟁자수로구나. 우리를 원망하지 말고 하남표국을 원망해라.”
누군가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단형우에게 다가갔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무공도 익힌 것처럼 보이지 않는 쟁자수이니 단형우를 무시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는 무기를 뽑을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자아, 어쩐다? 죽일 수는 없고, 일단 팔 하나와 다리 하나만 뽑고 시작하자.”
사내의 말은 섬뜩했지만 단형우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 단형우는 그 사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한 발 다가갔다.
스윽.
단형우의 몸이 어느새 사내 앞에 있었다. 사내는 갑자기 눈 앞에 ‘생겨난’ 단형우 때문에 깜짝 놀랐다. 비록 가까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 장은 되는 거리였다.
무공도 익히지 않은 사람이 한순간에 없애 버릴 수 있는 거리가 결코 아니었다. 그제야 사내의 눈에 당황함이 어렸지만 이미 늦었다.
콰직!
“끄으아아아아!”
뭔가가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외마디 비명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크고 처절한지 근처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의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확인할 수 있었다. 기묘하게 뒤틀린 사내의 한쪽 팔과 다리를.
사내는 자신이 말한 대로 팔 다리가 뽑혀 있었다. 피부가 상하지 않을 정도로 뼈만 뽑혔기 때문에 피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고통만은 표정을 통해 생생히 전달되었다 “흐으으으……”
사내는 흐느끼듯 울부짖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기절조차 할 수 없었다. 사내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애처롭게 단형우를 쳐다봤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두려워 단형우에 대한 복수심이나 원망도 생기지 않았다.
사내의 고통스런 눈망울을 뭔가를 호소하고 있었다. 그 호소가 무엇인지 단형우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질릴 정도로 겪어 봤으니까.
번쩍!
단형우의 검이 벼락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사내가 둘로 쪼개졌다.
단형우는 주변을 스윽 둘러봤다. 그 서늘한 눈과 마주칠 새라 사람들이 분분히 뒤로 물러섰다. 그들의 마음은 이미 짙은 공포로 물들어 버렸다. 단형우에게 대항할 마음 자체가 깨끗이 사라졌다.
“원하는 대로 해 줬다.”
단형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표국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사람들은 단형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가 한 말의 의미를 곱씹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
안으로 들어간 단형우는 하나둘 몸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보며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나타난 사람들은 굳이 단형우를 제지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뒀다.
단형우는 조설연이 쓰던 국주의 집무실을 찾아가고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 그곳은 처참히 무너져 있었다.
단형우가 주변을 스윽 둘러봤다. 단형우와 시선이 마주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한 발 물러섰다.
비록 쟁자수 옷을 입고 입지만 단형우에게서 풍기는 분위기가 너무 심상치 않았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었다. 표국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고수도 상당수 섞여 있었다.
한호혁은 그 고수들을 이끄는 사람 중 하나였다. 하남표국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소속이었다. 여러 문파가 모여서 하남표국을 핍박한 것이다.
한호혁은 그들을 은연중에 이끌었다. 섬전도(閃電刀)라는 별호가 말해 주듯 쾌도(快刀)의 달인이었다. 그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강했고, 사람들을 이끄는 힘도 있었다.
“당신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그냥 보내 줄 수 없소.”
한호혁은 단형우에게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겉보기에는 분명히 무공을 익힌 흔적이 없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걷는 모습을 유심히 봤는데 무공을 익힌 사람의 발걸음이 아니었다.
일부러 불규칙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무공을 익히지 않은 사람의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경시할 수 없었다. 무시하기에는 단형우의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걸렸다.
단형우는 한호혁을 쳐다봤다. 단형우의 서늘한 눈에서 광망이 일어났다.
한호혁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등줄기에 식은땀에 흘렀다. 마치 정수리를 갈라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꿀걱.”
한호혁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알 수 없는 위기감이 전신을 옥죄어 왔다.
“어디로 갔나?”
단형우의 질문은 간단했다. 하지만 그것을 못 알아들을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어다. 당연히 한호혁도 알아들었다.
“일단 우리를 따라가기 전에는 말해 줄 수 없소.”
단형우의 눈에서 다시 한 번 광망이 일어났다.
단형우는 지금 후회하고 있는 중이었다. 표행을 떠나오기 전에 조설연의 몸에 기(氣)를 넣어 주었어야 했다.
합일(合一)을 하지 않으면 낼 수 없는 기운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기운이 있는 곳은 단번에 구분해낼 수 있었다.
단형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보다 못한 사내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한 대협, 뭘 그리 복잡하게 일을 처리하십니까. 그냥 끌고 갑시다. 우리도 절박한 상황입니다. 문파가 작살나게 생겼는데 예의를 차릴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게다가 고작 쟁자수 따위한테.”
사내의 말에 몇몇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은연중 한호혁이 자신들을 이끌고 있으니 그를 존중해서 나서지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할 줄은 몰랐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만이 싹튼 것이다.
한호혁은 그 말에 살짝 당황?다. 그리고 단형우를 쳐다봤다.
한호혁이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말을 꺼낸 사나개 중얼러기며 단형우에게 다가갔다.
“한 대협이 안 하시면 내가 합니다. 어쩌면 이놈이 해독하는 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사내가 결국 무기를 꺼냈다. 그가 보기에도 단형우는 전혀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
정문에서 벌어진 일을 봤거나 그들에게 보고를 들었다면 조금이라도 조심을 하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어차피 고문을 하면 모든 것을 불게 되어 있지.”
사내가 인상을 쓰며 단형우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상황을 끝내 버릴 속셈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번쩍!
벼락이 떨어졌고, 사내가 둘로 갈라졌다. 그제야 사람들의 안색이 변하며 사태가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디로 갔나.”
단형우의 입에서 다시 한 번 흘러나온 말이었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상당히 휘협적이었다.
좌중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단형우가 슬쩍 검을 치켜들었다.
번쩍!
다시 벼락이 떨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생명이 꺼졌다.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공포로 물들어갔다. 단형우의 몸에서 음습한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단형우의 몸에서 흘러나온 음습한 기운이 장내에 있는 사람들을 감싸고 옭아맸다. 그들은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것을 경험해야 했다. 빠져 나가려 몸부림쳤지만 소용없었다.
“이익!”
한호혁은 안간힘을 써서 내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