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AW novel - chapter 55
“이, 이걸 어디서 구했나?”
단형우는 대답하지 않고 팔을 더 길게 내밀었다.
“옷이로군!”
당호관이 소리쳤다. 단형우의 소매에 말라비틀어진 고독이 몇 마리 더 붙어 있었다. 단형우가 검마를 쳐다봤다.
검마는 단형우의 시선을 받고 설마 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소매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고독을 발견하고는 눈이 커졌다.
“대체 언제……!”
모두의 안색이 변했다. 검마조차 고독에 당한 사실을 몰랐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당했을 수도 있었다. 당호관은 심각한 표정으로 내력을 돌려 몸속을 살폈다. 하지만 독에 중독된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고독이 몸속에 자리를 잡았을 때의 특지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당호관이 고개를 저었다.
“알 수 없군. 그냥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중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섣불리 단정할 수 없었다. 말라비틀어진 고독의 잔해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았는가.
당호관은 손바닥에 놓인 고독이 시체를 살폈다. 어쨌든 고독은 죽어 있었다. 그리고 검마의 소매에 붙어 있던 고독도 죽은 상태였다.
“어쩌면 심각한 상황은 아닐지도 모르겠군.”
당호관은 그렇게 판단한 후, 품에서 작은 통을 꺼내 그곳에 고독의 잔해를 담았다. 나중에 일이 끝난 후, 차분하게 연구를 해 봐야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아 있는 것이 필요한가?”
당호관이 막 고개를 들었을 때, 단형우가 한 말이 그를 다시 놀라게 했다.
“살아 있는 것이 있는가?”
살아 있는 것도 존재한다면 다시 중독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당황한 당호관을 향해 단형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옆으로 한 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사라졌다.
단형우가 사라져 버리자,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검마였다. 비록 마공을 익히고 있긴 하지만 검마 또한 고수였다.
‘기(氣)가…… 사라졌다!’
검마가 놀란 이유는 예전 검왕이 놀란 이유와 같았다. 그저 빠름만으로 이런 현상을 불러올 수는 없었다. 기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졌다.
“설마…… 신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검마는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짙고 순수한 마기를 가진 사람이 선계에 들 수 있을 리 없었다.
독영(毒影)은 마지막으로 남은 실험을 위해 은밀하게 몸을 움직였다. 그가 지금 개발하고 있는 고독이 완성되면 천기자를 넘어섰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독영은 혈마자의 다른 그림자들과는 달리 홀로 움직였다. 혈마자의 그림자들 중 홀로 움직이는 자는 독영과 사영(死影)이 유일했다.
그중 사영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아니, 사영이라는 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조차 몇 되지 않을 정도로 신비했다.
그래서 혈마회 내에서 홀로 움직이는 그림자라고 하면 독영을 의미했다.
괴뢰고(傀儡蠱).
지금 독영이 개발 중인 고독의 이름이다. 이름대로라면 중독된 사람을 꼭두각시로 만들겠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괴로고는 살아 있는 인간을 강시로 만들 때 쓰는 고(蠱)였다.
일단 괴뢰고에 중姆퓔?차츰 이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실혼인처럼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고, 그 상태에서 강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괴로고로 인해 이성을 갉아 먹힌 사람은 점차 피부가 붉게 변해 가고, 나중에는 완전한 핏빛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강시를 일명 혈강시(血彊屍)라고 부른다.
혈강시는 일반적인 강시들과는 궤를 달리할 정도로 강하다. 도검으로는 피부를 상하게 할 수도 없으며, 내부조차 강철처럼 단단해 내가중수법도 별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움직임 또한 대단해 보통 사람으로 만들어진 혈강시가 일류고수를 웃도는 움직임을 보인다.
혈강시의 가장 큰 큭징은 살아 있을 때의 본능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살아생전 피땀 흘려 익힌 무공을 본능적으로 쓸 수 있었다.
만들어지기만 하면 그야말로 무적의 강시가 되는 것이다.
“끄응, 만들어지기만 하면 그렇게 되는데……”
사실 독영은 이번에 만든 괴뢰고에 정말로 자신 있었다. 그동안의 모든 약점을 다 메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적당한 수준을 넘어선 고수한테는 왜 안 통하는 걸까?”
이번 괴로고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그것이었다. 내공이 강한 사람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하남에 있는 별것 아닌 문파들 중에서도 고독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하물며 무림맹이나 오대세가에 쓰려면 이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마공에는 전혀 힘을 못 쓴다는 사실이었다. 괴뢰고는 특이하게도 마기에 닿으면 그대로 말라비틀어져 버렸다. 처음에는 독영도 이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
그래서 마지막 실험이 필요한 것이다. 독영은 지금 마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은밀히 다가가고 있었다. 비교적 약한 마인들을 상대로 실험을 해 볼 생각이었다.
이번 실험만 마치면 그동안 모은 자료들을 이용해 더 확실한 괴로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혈강시의 제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더 이상 회 내에서 날 무시할 수 있는 놈은 없겠지.”
혈마회의 그림자들 중에서 가장 힘을 못 쓰는 사람이 바로 독영이었다. 상대적으로 혈마자에게 취약한 독을 전수받았기 때문에 실력으로도 모자랐고, 부하들이 없으니 더 무시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혈강시를 손에 넣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괴로고만 해도 완벽하게 만들기만 한다면 혈마회 내에서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가 될 것이다.
독영은 그렇게 희망을 불태우며 마인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가 찾아낸 마인들은 상당히 어설픈 자들이었다.
이번 천중산에 온 마인들이 모두 천마성에서 온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약한 청해성 쪽에서 온 마인들도 꽤 많았다. 그들은 천마가 흘린 소문에 따라 이곳에 천마성에 모여들었다.
“저렇게 어설픈 놈들이 대체 뭘 믿고 여길 왔지?”
독영은 비웃음을 머금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독영은 은신술이나 기척을 감추는 능력이 상당했다.
검마나 혈도객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으니 어설픈 마인들이 그의 기척을 눈치챌 수 있을 리 없었다.
독영은 마인들 틈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은밀히 품에서 고독을 꺼냈다.
원래는 멀리서 살포해 중독 시키는 것이 정석이지만, 지금은 확실한 결과를 보기 위해 이렇게 근처로 다가온 것이다.
독영의 손을 떠난 고독이 마인들의 코와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호흡을 통해 단숨에 몸으로 침투한 고독이 마인들의 단전에 자리를 잡았다.
독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독은 단전에 들어간 순간, 말라 비틀어져 버렸다. 모고(母蠱)를 가지고 있는 독영이었기에 그 상태를 마치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다.
역시 예상대로 마인들에게는 괴뢰고가 통하지 않았다.
‘흐음, 개선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군.’
독영은 속으로 침음성을 삼키며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 순간, 독영의 귀로 마인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까지는 고독에 집중하느라 듣지 못했는데 모든 일이 끝나고 긴장이 풀리자 자연스럽게 그들의 말이 귀에 들어왔다.
“그런데 정말일까? 천기자의 비동에 금마공을 깰 수 있는 비책이 있다는 말이?”
“글쎄, 일단은 사실인 것 같아. 금마공을 만든 사람이 천기자라고 하지 않던가.”
마인들의 말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독영은 떠나려던 발걸음을 붙잡고 마인들의 말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헛소문에 속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 천기자의 비동이라니,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그래도 금마공만 깰 수 있다면 그동안 무림맹한테 받은 설움을 단숨에 갚을 수 있지.”
“그야 그렇지만……”
마인들은 계속 떠들어 댔지만 그 이후의 내용은 음담패설로 이어져 영양가 있는 말은 별로 없었다.
독영은 슬며시 자리를 떴다.
‘천기자가 금마공을 만들어 냈다고? 한 번 확인해 볼만 한 가치가 있는 소문이로군.’
조서단이라면 충분히 이 소문이 진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이 소문을 누가 퍼뜨렸는지, 또 천기자의 비동에 대체 어떤 것들이 들어 있는지까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갑자기 천기자의 비동이라는 것에 부쩍 관심이 생겨났다.
“설마 고독에 대한 것까지 있는 건 아니겠지?”
독영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피식 웃었다. 그럴 리 없지 않은가.
천기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중요한 것을 비동에 남길 이유가 없었다. 아니, 그 비동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다.
독영은 결국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젠 천중산을 빠져 나가 다시 돌아가야 할 때였다.
그리고 그 순간,
“커억!”
독영은 갑자기 목을 압박하는 거대한 기운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마치 철벽에 부딪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그야말로 순간이었다.
잠시 정신과 함께 아득해졌던 시야가 돌아오고 나서야 독영은 심상치 않은 상황에 부딪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뭐지?”
독영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 역시 독영과 마찬가지로 놀란 눈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훑어보던 독영의 눈이 커졌다.
“거, 검마……!”
검마가 흥미로운 눈으로 독영을 쳐다보고 있었다. 독영은 몸을 비틀어 빠져 나가려 했지만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여전히 자신의 목을 누군가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독영의 눈이 자신의 목을 제압한 사람에게로 향했다.
단형우와 눈이 마주친 독영은 몸을 한 번 부르르 떨었다.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저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
마치 빠져들 것만 같은 눈동자 깊은 곳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운 뭔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공포가 순식간에 독영을 집어삼켰다.
독영은 맹세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혈마자 앞에서조차 이런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혈마자가 이런 느낌을 들게 독영을 압박할 이유가 없긴 했지만 어쨌든 독영으로서는 생소한 느낌의 공포였다.
독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힘겹게 눈을 감았다. 눈을 감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대로 눈을 뜨고 있으면 입을 열고 뭔가를 말하게 될 것만 같았다.
절대로 그럴 수는 없었다.
독영은 내력을 점검했다. 놀랍게도 내공은 그대로였다. 혈조차 제압당하지 않았다. 그저 목이 잡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움직일 수는 없었다.
독영은 이 모순된 상황에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겉으로 그것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대, 대체 누구인가? 이 사람은?”
당호관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듯이 질문이 흘러나왔다. 단형우의 서늘한 눈이 당호관에게로 향했다. 당호관은 단형우와 눈을 마주친 순간, 뭐가가 뇌리를 강타하는 것을 느꼈다.
“서, 설마……!”
당호관은 너무 당황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서, 설마 살아 있는 고독을……”
당호관은 멍한 표정을 단형우와 독영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독영에게 다가갔다.
눈을 감고 있는 독영에게 뭔가를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물어본다 하더라도 대답해 주지 않을 것이다.
당호관이 독영의 품을 뒤졌다. 독영은 그 순간 온 내력을 발 끝에 모았다. 그리고 있는 힘껏 발을 휘둘렀다. 이 자리에서 도망가려면 빈틈을 찾아야 했다.
언제 어떻게 여기에 끌려왔는지는 모르지만 틈만 생긴다면 도망갈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
“끄으으……”
독영이 결국 신음을 흘렸다. 내력이 가득 모였는데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발에 모인 내력이 흩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단전에서는 계속해서 다리로 내력을 보내고 있는데 그 내력이 밖으로 터져 나가지 않고 계속 다리에 머물러 있었다.
마치 다리의 모든 혈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아무리 독영이라도 이런 고통을 참을 수는 없었다.
“주, 죽여라.”
목영이 간신히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 순간 다리를 터뜨려 버릴 듯 부풀어 올랐던 내력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허어억!”
독영은 크게 당황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독영이 그렇게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동안 당호관이 품에 있던 고독들을 모조리 꺼냈다.
“정말로 살아 있는 고독이로군!”
당호관의 목소리는 놀람으로 은은히 떨렸다. 아무리 단형우라지만 이렇게 간단히 고독을 구해 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상황을 보니 단형우가 잡고 있는 사람이 이번 일의 원흉이었다. 모두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할 만했다.
당호관은 고독들을 살피며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았다. 내력을 흘려보내기도 하고, 결국에는 그 고독을 직접 몸에 투입해 보기까지 했다.
물론 그것은 강한 내공에는 고독이 반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였다.
당호관은 용기 있게 검마의 도움까지 받았다. 그리고 고독의 퇴치법을 알아냈다. 그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었다.
“마공이로군.”
“마공이요?”
당호관은 놀란 눈을 하고 있는 당문영과 조설연을 보며 빙긋 웃었다.
“이 고독은 마기(魔氣)에 약하단다. 그것도 아주 치명적일 정도로. 그러니까 고독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마기를 이용하면 쉽게 치료할 수는 있겠지. 물론 지나치게 진행이 안 되어야 가능하겠지만.”
당호관의 말에 독영이 크게 당황했다. 아무리 당가라도 이렇게 간단히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저놈이 당황하는 걸 보니 맞나 보군.”
당호관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일단 고독을 해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더 늦기 전에.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마공이 필요했다. 아니면 엄청나게 강한 내력을 무한정 쓸 수 있는 사람이거나.
당호관이 검마를 쳐다봤다. 하지만 검마는 당호관의 시선을 외면해 버렸다. 지금 검마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한가하게 고독이나 치료하며 다닐 상황이 아니었다.
단형우는 이 모든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끝내 입을 열었다.
“마기라는 게 이걸 말하는 건가?”
사방이 자욱한 마기로 뒤덮였다. 근처를 완전히 장악한 마기 덕분에 당호관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당호관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단지 검마만 다를 뿐이었다.
검마는 곳곳에서 밀려드는 희열에 온몸을 맡겼다. 이런 거대하고 순수한 마기는 정말로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마기가 온몸을 정화시키는 것 같았다.
순수한 마기는 순수한 자연의 기운에 전혀 뒤지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지금 단형우가 발산하는 마기가 바로 그랬다.
검마가 단형우를 쳐다봤다. 그의 몸속 깊은 곳에서 활력이 샘솟고 있었다. 그 활력이 단전을 뒤흔들었고, 잡스러운 기운을 밖으로 배출시켰다. 그 순간, 마기가 사라졌다. 그야말로 씻은 듯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검마만은 알 수 있었다.
그 모든 마기가 다시 단형우에게로 되돌아간 것을. 짙고 순수한 머기 덕분에 몸이 깨어나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검마의 눈이 빛났다.
“이건가?”
단형우가 다시 물었다.
당호관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맞, 맞네. 그게 바로 마기일세.”
단형우가 손을 들고 있던 독영을 옆으로 슬쩍 던져 버렸다. 독영은 바로 앞으로 마기를 정통으로 받아들였다.
덕분에 정신을 잃었고, 당분간은 움직이지도 못할 것이 분명했다.
“내가 가지.”
단형우의 말에 모든 사람이 한순간 움찔거렸다. 지금 이곳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바로 단형우였다. 대체 천중산에서 어떤 사람들이 들어왔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천마성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고, 무림맹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어쨌든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함께 쫓아다니는 검마까지 있으니 단형우가 없다면 그들 모두 위험해질 것이다.
결국 조설연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하아, 어쩔 수 없군요. 우리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