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eturner RAW novel - chapter (327)
327화 단양현 전투 (4)
강시를 상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
그것은 강시를 움직이는 주술사를 찾아 제거하는 것이었다.
명운은 양위청에게 주술사를 찾는 방법을 들은 바 있었다.
‘기의 흐름을 느껴라.’
주술사가 사용하는 기는 지맥에 흐르는 기와 사뭇 달랐다.
끈끈하면서도 탁한 마기.
그것은 사람들의 원한과 증오, 그리고 공포와 원망으로 뒤섞인 기분 나쁜 기운이었다. 그 때문에 도를 수련하는 자들은 그러한 기가 모이는 곳을 꺼린다.
이것은 천마신교 쪽도 마찬가지였다. 천마신교의 수련자들은 강렬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찾아 자신을 단련했다.
‘마기가 느껴진다.’
수십 가닥의 기운이 숲에서 성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명운은 기운이 이어져 있는 숲을 향해 돌진했다.
쉬이이이익!
앞으로 달려가는 그의 속도는 천리마보다도 빨랐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
‘가장 가까운 곳은 어디냐?’
기감을 끌어 올리자 오른쪽 오십 보 지점에 탁한 기운이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진 기운은 모두 셋.’
상대는 세 마리의 강시를 움직이고 있는 주술사였다.
명운은 망설이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슉!
파공성과 함께 날아간 것은 검푸른 검기였다.
파악!
검기는 그대로 주술사의 몸을 관통했고, 주술사는 짧은 신음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크윽.”
명운은 주술사와 연결된 세 가닥의 기운이 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강시는 아마도 멈췄을 것이다.’
서문 공격에 동원된 강시는 수십 구에 달했다. 빠르게 주술사들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수비에 성공한다고 해도 피해가 극심할 터였다.
‘서둘러야 한다. 이제 겨우 셋을 멈췄을 뿐이다.’
명운은 왼쪽에 마기가 집중되는 것을 포착했다.
‘이어진 기운이 적어도 열!’
상대는 뛰어난 주술사이거나 아니면 주술사 여럿이 모여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는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나아갔다.
곧 주술사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셋이군.’
예상대로 주술사 셋이 십여 구가 넘는 강시를 조종하고 있었다. 명운은 앞으로 내달리면서 검기를 쏘았다.
슉! 슉! 슉!
주술사들은 강시를 조종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기에 그의 검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사실 검기를 느꼈다고 해도 공격을 피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파악! 파아악! 팍!
관통음과 함께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으윽.”
“컥.”
“흐으으윽.”
거의 동시에 세 명의 주술사가 짧은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풀썩. 털썩.
명운은 잇달아 네 명의 주술사를 처리하고는 한숨을 돌렸다.
‘후우, 강시를 조종할 때는 무방비 상태가 되는 모양이군.’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 강시를 조종할 때, 이렇게 무방비 상태가 된다면 호위나 호법을 세우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오월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명운은 그 이유를 방심에서 찾았다.
‘그동안 너무 쉽게 이겨 왔기에 호위를 세울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승전이 계속되면 신중한 사람도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었다. 하물며 신중한 사람이 아니라면 방심을 넘어 오만에 이르기 마련이었다.
‘다음은 뒤쪽인가?’
나무가 무성한 곳에서 여섯 개의 기운이 뻗어 나오고 있었다.
명운은 그곳을 향해 조용히 움직였다.
‘한 명이 여섯이라?’
앞서 상대한 자들보다 뛰어난 주술사로 보였다. 그러나 그 역시 호위가 붙어 있지 않았다. 호위가 붙어 있지 않은 주술사를 쓰러뜨리는 것은 짚단을 베어 내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다.
파악!
검기에 가슴을 뚫린 주술사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너무 쉽다.’
성문에서 뛰어내릴 때만 해도 이렇게 쉽게 강시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쉽다고 해도 방심하면 곤란하지.’
오월교가 방심하게 된 이유가 손쉬운 승리에 있다면, 그 이유는 명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기감을 끌어 올린다.’
그는 사방으로 기를 내뿜어 적을 찾았다. 순식간에 여섯 명의 주술사가 느껴졌다. 각각 이어진 마기는 여섯에서 셋.
이들을 모두 쓰러뜨린다면 성문을 공격하고 있는 강시의 대부분이 멈출 것 같았다.
‘적이 깨닫기 전에 해낸다!’
명운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움직일 무렵, 오월교 쪽에서도 기시감을 느낀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주교 수악이었다.
‘선이 끊어졌다.’
그는 뛰어난 주술사였기에 강시를 움직이면서도 사방을 살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아니면 강시와 술자들의 거리가 너무 멀어 선이 끊어진 것인가?’
작은 마을을 공격할 때는 강시와 술자의 거리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단양성 같은 목표를 공격할 때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
안정적으로 강시를 제어할 수 있는 거리는 오백 보였다. 그들이 몸을 감추고 있는 숲과 단양성과 거리는 약 오백 보.
안정적으로 강시를 제어할 수 있는 한계선이었다. 다시 말해 강시가 성문을 넘어 깊숙이 나아간다면 제어를 위한 선이 끊길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주변을 살피자.’
수악은 강시의 오감을 통해 전황을 느낄 수 있는 자였다. 그는 성 안쪽으로 깊숙이 나아간 강시가 있는 살펴보았다.
‘없다!’
단 한 구의 강시도 성안 깊숙이 나아가지 못했다. 움직임을 멈춘 강시들은 대부분 성벽 위나 성벽 아래에 있었다.
‘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하나.
주술사들에게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
수악이 미간을 좁혔을 때였다.
짧지만 선명한 비명이 들려왔다.
“아악!”
수악은 마른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왔다.’
무림맹 고수가 숲을 덮쳤다면?
호위를 세우지 않았기에 그의 수하들은 허수아비처럼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때라면 강시들을 불러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움직이고 있는 강시는 오백 보 밖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다시 말해 그들은 강시의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이거 야단났구나!’
수악은 급히 자신이 움직이고 있는 일곱 구의 강시를 돌려세웠다. 그러나 그는 목소리를 높일 수가 없었다.
지금 목소리를 높인다면 숲에 들어온 무림맹 무인들이 그를 향해 집중 공격을 퍼부을 것이 뻔했다.
부하들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
어느 쪽이 중요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망했구나.’
경계를 소홀히 한 대가가 너무나 컸다.
‘서문 공격에 실패한 게 문제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강시와 술자를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수악은 마른침을 삼켰다.
꿀꺽.
강시와 술자를 모두 잃게 된다면 대주교 마막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놈은 나를 죽여 강시로 만들 것이다.’
결국, 이곳에서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으윽.”
다시 짧은 신음이 들려왔다. 그의 수하 중 한 명이 또 적의 공격에 쓰러진 것이었다.
‘어서 돌아와라.’
그가 움직이고 있는 강시들은 성문을 떠나 숲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거리가 멀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강시를 기다리는 사이 잇달아 비명이 들려왔다.
“으윽.”
“악!”
그의 수하들은 오백 보 밖에 있는 강시를 다루는 데 집중하고 있었기에 동료들의 비명을 들을 수가 없었다.
그가 목소리를 높여 알려 주지 않는 한 그들은 고개를 돌리지 않을 터였다.
‘절반만, 절반만 살아남도 성문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이토록 애가 타는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 강시술을 배울 때도 이렇게 긴장되진 않았다.’
이윽고 강시들이 오십 보 거리에 이르렀다. 이 거리라면 적이 달려든다고 해도 강시가 달려와 막을 수 있었다.
확신이 선 수악은 목에 힘을 주어 외쳤다.
“적의 습격이다! 모두 흩어져라!”
그의 외침에 수하들이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적의 습격이라고?”
“이것은 주교님의 목소리?”
“적이 이곳에 왔다는 말인가?”
주술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서문에서 싸우고 있는 강시들을 돌려세우는 것뿐이었다. 눈치가 빠른 자들은 수악과 마찬가지로 큰일이 난 것을 깨달았다.
‘적은 이곳에 있고, 강시는 성문에 있다!’
‘강시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죽은 목숨이다.’
명운은 자신의 존재가 들킨 사실을 깨닫고는 목소리가 난 곳을 향해 경공을 전개했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인 자가 가장 뛰어난 주술사일 것이다.’
모두를 쓰러뜨릴 수 없다면, 가장 위험한 자라도 먼저 쓰러뜨려야 했다.
타악!
그는 나무 위로 도약한 뒤, 나뭇가지를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쉬이익!
바람이 그의 몸을 타고 뒤로 흘러 나갔다. 그는 마치 하늘을 나는 매처럼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곧 수악과 그의 수하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상대는 셋인가?’
수악의 좌우로 그의 심복이라 할 수 있는 주술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서둘러 흩어지고 있었다.
‘누가 가장 뛰어난 녀석이지?’
흐릿하게 보이는 신형으로는 상대의 실력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기감을 끌어 올렸다.
‘가장 많은 마기가 연결된 자가 가장 뛰어난 주술사일 것이다.’
탁하고 답답한 기운이 느껴지자 절로 미간이 좁아졌다.
‘마기란…….’
절대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기운이었다. 잠시 뒤, 가장 많은 선이 연결된 자가 느껴졌다.
‘중앙에 선 자다.’
이어진 선은 무려 일곱.
명운은 그가 목소리를 높인 자라고 확신했다.
‘저자가 지휘자로군.’
그는 나뭇가지 위에서 검기를 날렸다.
슉!
짧은 파공성과 함께 검푸른 검기가 수악을 향해 날아갔다.
수악은 명운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검에서 검기가 뻗어 나오자 미간을 좁혔다.
‘검기를 쓰는 놈이구나!’
검기를 쓴다는 것은 절정에 들어선 무인이라는 뜻이었다.
‘제기랄! 단양성에 절정고수가 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는데!’
그는 급히 신법을 전개했다.
슥!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기가 그의 허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검기에 스쳤다고?’
수악은 오월교의 주교답게 강시술을 제외하고도 뛰어난 무공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상대가 절정고수라고 해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멀리서 쏜 검기를 피하지 못하고 상처를 입었다.
수악은 그 사실에 혀를 찼다.
‘쯧, 이것이 수련을 게을리한 대가란 말이구나.’
그는 자신이 수련을 게을리했기에 검기를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명운은 절정을 넘어 무극에 이른 무인이었기에 검기의 빠르기나 강도가 절정고수와 달랐다. 다시 말해 수악이 검기를 완전히 피하지 못한 것은 그의 몸이 무뎌졌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가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툭. 투툭.
검기가 스치고 지나간 곳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큭.”
수악은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미간을 좁혔다. 그는 바로 오른손을 뻗어 상처를 지혈했다.
팍! 팍! 팍!
상처 주변의 혈도를 찍자 피는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았다.
명운은 수악이 자신의 검기를 피해 내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강시를 조종하는 자가 내 검기를 피했다고?’
거리가 조금 있긴 했지만, 그의 검기는 화살보다도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그것을 피했다는 말은 상대의 무공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었다.
‘녀석이 강시를 불러들이기 전에 끝내야 한다.’
명운은 두 발에 힘을 주며 수악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바로 그 순간 기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이이이아아아!”
강시의 울음소리.
그는 미간을 좁히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대체.’
허공에서 몸을 돌리자 괴성을 내지르는 강시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보통 강시와는 다르다.’
설마 혈강시일까?
그를 노리고 달려드는 강시들이 혈강시라면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터였다.
‘역시 쉬운 일이 없군.’
방심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완벽한 승리를 얻을 수 없었다.
* * *
서문 위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던 병사들은 강시들이 썰물처럼 물러나자 눈을 깜빡였다.
“놈들이 달아나고 있습니다.”
병사의 말에 도끼를 든 십장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저건 달아나는 게 아니라 물러나는 것이다.”
그들의 주변에는 처참하게 살해된 동료들의 시신이 흩어져 있었다. 몇몇 시신들은 크게 훼손되어 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겨우 일각 남짓 싸웠을 뿐인데, 이렇게 많이 죽다니.’
전사한 병사들의 수는 백을 가볍게 넘었다.
병사가 창을 성벽에 기대며 말끝을 올렸다.
“어쨌든 이긴 것 아닙니까?”
“이기긴 뭘 이겨. 밤은 막 시작했을 뿐이야.”
도끼를 든 십장은 언제든 강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화약으로 만든 함정이 있었는데 말이야.’
명운이 화약을 다루는 기술자들에게 요구한 것은 성문 앞에 적을 막을 수 있는 함정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시들이 성문이 아니라 벽을 타고 올라왔기에 그가 설치한 함정은 아무 효과가 없었다.
“후우…….”
잠시 뒤, 어깨에 상처를 입은 십장이 그에게 다가왔다.
“조 십장님, 신호탄을 쏴야 하지 않을까요?”
“신호탄을?”
전투가 너무 격렬했기 때문에 그들은 구원을 요청하는 신호탄조차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이대로라면 다음 공격을 버틸 수 없습니다.”
어깨에 상처를 입은 십장은 아미파의 도움 없이는 강시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겨우 일각을 싸웠을 뿐인데 이런 손실이 났다. 두 번째 공격이 온다면 죽기 살기로 싸워도 성문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강시의 공격으로 입은 손해는 낮에 있었던 전투보다 더 컸다.
“장 대협이 없지 않은가?”
“장 대협이 문제가 아닙니다.”
서문의 지휘자는 장하, 즉 명운이었다. 그러나 명운은 성벽 아래로 몸을 날린 뒤 생사가 불명이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장 대협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말인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신호탄을 쏘게.”
어깨에 상처를 입은 십장은 다행이라는 얼굴로 신호탄을 들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신호탄을 쏘고자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가 줄을 당기자 신호탄이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
쉬이익!
긴소리와 함께 하늘로 솟아오른 신호탄이 펑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단양성 모든 곳에서 그 신호탄을 볼 수 있었다.
“구원을 요청하는 신호탄입니다!”
“방향은?”
“서문입니다!”
현위 서윤은 미간을 좁혔다.
“그곳이라면 장 대협이 있는 곳인데…….”
그는 명운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에 솟아오른 횃불이 너무나 많았다.
“이쪽에서 병력을 빼는 것은 힘들 것입니다.”
별장의 말에 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쪽에서 병력을 뺄 수는 없고, 남문과 북문으로 전령을 보내라.”
그는 낮에 손쉬운 승리를 거둔 남문과 적이 공격해 오지 않은 북문의 병력을 서문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같은 시각.
북문의 이마파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사형, 이번에도 서문입니다.”
“놈들이 또 나타난 모양이군.”
아미파 삼대제자들을 이끄는 것은 공헌이었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오월교와 결판을 내겠다고 생각했다.
‘서문을 습격한 이들은 분명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단양성에서 우리뿐이다.’
그가 미간을 좁힌 순간 바로 뒤에 선 여인이 물었다.
“그는 괜찮을까요?”
공헌은 사매의 물음에 살짝 질투가 났다.
“누굴 말하는 것이냐?”
그는 사매가 언급한 이가 명운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단리원의 장 대협 말입니다.”
공헌은 차갑게 말을 받았다.
“재주가 있다면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살아 있을 것이다.”
재주가 없다면?
이미 차디찬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
“사형, 말씀이…….”
과하다.
그녀는 공헌의 말이 아미파 제자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헌은 말을 바꾸지 않았다.
“아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서문을 구하는 것에 집중해라!”
아련.
그녀는 사형의 질책에 미간을 좁힐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