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eturner RAW novel - Chapter (489)
489화 결국은 검이다 (3)
명운이 매화검수와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과거 그는 화산에 올랐고, 매화검수는 물론 검선과 마주한 바 있었다.
‘다들 그때보다 분위기가 매서워졌군.’
매화검수들의 얼굴은 비장하다기보다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먼 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명운의 인사에 진명도장이 두 손을 모았다.
“맹주께서 어려운 시기에 무림맹을 잘 이끌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진명도장은 명운의 공로를 칭찬하고자 이야기 꺼냈지만,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는 마치 떠날 사람에 대한 공치사로 들렸다.
‘새로운 맹주와 과거의 맹주가 교차하는 것인가?’
물론, 명운은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본 맹주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자, 안으로 드시죠.”
그는 진명도장과 화산파 사람들을 안으로 인도하고자 했다.
한데 바로 그때 용두방주가 눈에 들어왔다.
명운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용두방주에게 이동했다.
“방주께서는…….”
용두방주는 개방 제자들을 거느리지 않은 채 호법 둘만을 대동하고 있었다.
그가 오른손을 내밀며 말했다.
“맹주께서는 먼저 안으로 드시지요. 전 이곳에서 맹주님을 기다리겠습니다.”
명운에게 따로 할 말이 있다는 뜻.
명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방주를 어찌 이곳에서 기다리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뒤에선 이들에게 명령을 내리려 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뒤에 서 있던 홍익선이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방주께서는 저와 이야기를 먼저 나누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용두방주는 숭산파 장문인 홍익선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었다.
‘숭산파는 오악검파 중 하나이니, 여기서는 대화를 거절하는 것이 힘들겠구나.’
그는 두 손을 마주하며 홍익선의 말을 받았다.
“홍 장문께서 본 방주를 생각해 주시니, 어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홍익선이 용두방주를 맡아 주었기에 명운은 가벼운 마음으로 화산파와 진명도장을 안내할 수 있었다.
진명도장은 명운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소문대로 젊어 보이는구나. 하지만 실제 나이가 젊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도가의 무인이었기에 노화를 억제하는 내공심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서른쯤 되었을까? 아니면 그 이상?’
약관의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고수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무림맹주 장하는 초절정이 아니라 화경이라는 소문이 많았다.
‘천마신공과 같은 마공이 아닌 이상 약관의 나이에 화경의 경지에 들어설 수는 없을 것이다.’
진명도장은 화경의 경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바탕으로 하는 깨달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방장대사께서는 역시 오시지 않는 모양이군요.”
진명도장을 상념에서 깨운 것은 명운의 한마디였다.
“대사께서는 북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쉬이 움직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명운은 살짝 미간을 좁혔다.
“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까?”
“마교주가 보위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명운은 사마진과 석비연이 수백 명의 고수를 이끌고 보위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있었다.
‘두 사람은 아마 날 지원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겠지.’
천마신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백팔나한은 물론이고 이십사단승과 같은 소림의 고수들까지 동쪽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는 소림은 물론이고, 구파일방의 힘을 빼는 효과를 낳았다.
“흠, 조만간 보위산에 가 보고자 합니다.”
진명도장은 보위산으로 향하겠다는 그의 말에 눈썹을 세웠다.
“맹주께서는 마교주와 일전을 불사하시는 겁니까?”
“그가 중원을 위협한다면 마땅히 싸워서 물리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운은 마교 토벌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마교가 공격해 온다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 정도는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렇습니다만…….”
진명도장이 말끝을 흐린 이유는 명운이 그때까지 맹주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맹주, 미안하지만 당신의 자리는 내가 가져갈 것이오.’
그는 명운의 공과 업적을 깎아내리진 않았다. 다만, 명운에게 계속 무림맹을 맡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영웅대연에서 누가 맹주가 되든 무림맹은 마교의 폭력을 가만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명운의 한마디는 마치 진명도장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했다.
진명도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받았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무림맹이 어찌 마교의 폭거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마교주는 남궁 맹주의 원수입니다.”
남궁민의 복수.
이는 다음 맹주의 책무 중 하나라 할 수 있었다.
“도착했군요.”
명운이 걸음을 멈추자 객관을 관리하던 제자가 나와 허리를 깊이 숙였다.
“화산파 영웅들을 환영합니다.”
명운의 안내는 여기까지였다.
“영웅대연 때까지 여독을 푸시기 바랍니다.”
진명도장은 두 손을 마주하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맹주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신경전 없이 이대로 끝났다.
명운이 떠나자 화산파 일대제자 진현도장이 장문인 진명도장에게 물었다.
“사형, 어떻게 보셨습니까?”
진명도장이 마른 목소리로 대답했다.
“눈이 맑은 사내더군.”
“마교주와 비슷하지 않았습니까?”
“젊고 수려한 외모를 보았군.”
“사형께서는 아닙니까?”
진명도장이 걸음을 옮기며 고개를 흔들었다.
“진현,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기운을 느끼게.”
그도 용두방주와 마찬가지로 무림맹주 장하의 기운이 천마신교 교주 명운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진현도장이 진명도장을 따르며 말했다.
“음, 확실히 느껴지는 기운은 달랐습니다. 하면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는 소문은…….”
“터무니없는 소문일세.”
진명도장은 호사가들이 만들어 내는 소문 따위에 신경을 쓰는 사제가 아쉬울 뿐이었다.
‘진현은 아직이구나.’
그가 맹주가 된다면 진현도장이 그를 대신해 화산파를 맡아 줘야 했다.
그러나 진현도장은 아직 그 준비가 되지 않은 듯 보였다.
* * *
용두방주와 만남.
명운은 개방이 다른 구파와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개방은 구파와 함께 중원 무림을 대표하는 명문정파지만, 실상은 거지들의 모임이다. 제자 대부분은 배가 부를 때보다 굶주릴 때가 많고, 무공 또한 높은 이보다 낮은 이가 훨씬 많다.’
개방 총타도 아홉 문파의 본전과 크게 달랐다. 개방은 구파처럼 터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지 않았고, 황제나 황족이 기부한 멋들어진 전각 또한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개봉성밖에 버려진 사찰을 대충 고쳐 총타로 삼고 있을 뿐이었다.
‘개방은 곧 강호 자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마주 잡은 두 손을 풀자 용두방주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맹주와 독대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군요.”
명운은 태연한 어조로 그의 말을 받았다.
“개방의 총타와 본맹의 총단은 같은 곳에 있으니, 앞으로 이야기할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그의 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영웅대연에서 진명도장을 누르고 무림맹주로 선출되어야 했다.
“맹주께서는 자신이 있으신 것 같군요.”
명운이 어깨를 펴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바르고 크게 뜻을 펼치면 천하의 영웅들이 알아줄 것입니다.”
그의 말은 정도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정도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진명도장은 훌륭한 성품을 지닌 영웅입니다. 그에게 양보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용두방주의 제안은 뜻밖이었다.
“맹주좌를 양보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명운이 확인하듯 묻자 용두방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장 맹주께서 진명도장의 손을 들어주신다면, 무림맹은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명운은 오른손을 손바닥이 보이도록 세웠다.
“본맹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명도장이 맹주좌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까?”
“구파일방이 천하를 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파일방이 천하를 품을 수 없다.
이 말을 다른 이가 했다면 혀를 찼을 터였다. 하지만 무림맹주에 오른 그가 말하자 쉬이 반박할 수 없었다.
한 호흡, 아니 두 호흡 이상의 시간이 지난 뒤.
용두방주가 입을 열었다.
“맹주께서는 오대세가와 뜻을 합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시는 모양이군요.”
구파일방은 오대세가를 설득하고자 했으나 그들은 구파일방이 아닌 명운을 선택한 바 있었다.
“뜻을 합하지 못한 것은 오대세가만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오악검파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오대세가나 오악검파만이 무림이 아닙니다. 중원 무림에는 수백, 수천의 문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바로 무림맹의 책무입니다. 본맹주는 구파일방이 그것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용두방주는 그의 언변으로 무림맹주를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이와 같은 제안을 한 것은 구파일방의 장문인들이 우선 명운을 설득해 보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이들은 생각이 달랐으니…….’
그가 어깨를 내리며 말했다.
“맹주께서는 천하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능하시다는 말입니까?”
“천하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바른 뜻을 크게 펼칠 뿐입니다.”
선문답까지는 아니었지만, 명운과 대화는 구체적이지 않았다.
“결국, 이번 영웅대연은 표결로 가겠군요.”
구파일방은 이미 열세 표 이상을 확보한 상태였다.
‘앞으로 다섯 표만 더 확보하면 첫 번째 거수에서 끝낼 수 있다.’
용두방주는 구파일방의 승산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영웅대연에서 거수는 천하 무림인들의 뜻을 알아볼 좋은 기회일 것입니다.”
“천하 무림인들의 뜻이 아니라 유력 문파의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그리고 오악검파를 합한다고 해도 과반을 살짝 넘을 뿐입니다.”
절반에 가까운 문파들이 각기 다른 뜻을 내비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맹주께서 그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하나 정치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명운이 두 손을 모으며 목에 힘을 주었다.
“무림맹은 황제의 조정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영웅대연에서는 정치가 아닌 대의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용두방주는 그의 정론을 부정할 수 없었다. 여기서 정론을 부정한다는 것은 무림맹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었다. 그 또한 두 손을 마주 잡으며 명운의 말을 받았다.
“맹주님의 말대로 대의가 우선되는 영웅대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큰 득도 실도 없이 끝났다.
용두방주가 물러나자 숭산파 장문인 홍익선이 들어와 물었다.
“용두방주가 구파일방의 뜻을 전하였습니까?”
명운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합니다.”
“맹주님께서는…….”
“거절하였습니다.”
“터무니없는 요구가 있었던 모양이군요.”
명운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는 구파일방이 오만할수록 이쪽의 승산이 높아진다고 생각했다.
‘오만은 방심의 다른 말이니까.’
방심한 구파일방의 허를 찌른다.
이것이 명운의 첫 번째 필승책이었다.
* * *
영웅대연 전날.
구파일방을 대표하는 무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장 상석에 앉은 이는 맹주 후보로 나선 화산파 장문인 진명도장이었다.
그의 옆에는 화산파의 진현도장이 앉아 있었다. 그가 진명도장과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는 진명도장이 무림맹주가 될 경우 그가 화산파 장문인 자리를 이어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일이면 영웅대연입니다.”
처음으로 발언한 이는 무당파 장문인 현진도장이었다. 소림사 방장 혜명대사가 참석하지 않았기에 이 자리에서는 그의 권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었다.
“진명도장께서 맹주로 선출된다면 모든 것이 다 바르게 돌아올 것입니다.”
진명도장을 지지하고 나선 이는 공동파 장문인 영진도장이었다.
“구파일방이 하나가 되었으니, 그 일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구파일방 장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내일 있을 영웅대연을 앞두고 서로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하자.
딱 그 정도의 목적만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진명도장께 미리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청성파 장문인 자현도장이 두 손을 모으자 진명도장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자현, 그렇게 장담할 수 있는 일이 아닐세.”
자현도장의 축하 인사는 빠른 감이 없지 않았다. 순식간에 주변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자현도장께서는 그저 자신감을 표현했을 뿐일 것입니다.”
애써 자현도장을 감싸는 이는 아미파 장문인 혜명사태였다. 그녀는 자현도장과 같은 사천 출신이었기에 그를 두둔하고 나선 것이었다.
“음, 진명도장의 우세가 점쳐지긴 하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맞습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이 한뜻으로 진명도장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한 마디씩 하고 있는 상황에서 딱 한 사람만이 입을 다문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바로 형산파 장문인 악흔이었다.
‘오악검파의 일을 이곳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구나.’
오악검파 장문인들은 며칠 전 그를 찾아와 그를 맹주 후보로 내세울 것이라 전한 바 있었다.
‘구파가 아닌 오악검파를 선택해야 하는가?’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용두방주가 고민하던 그에게 물었다.
“악 형,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두 사람은 친분이 깊었기에 사석이 아닌 공석에서도 호형호제하였다.
악흔은 용두방주의 물음에 멈칫했다.
“내가 안 좋은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한데 왜 그리 복잡한 얼굴입니까?”
“마음에 얽힌 것이 많아서 그렇다네.”
“그렇습니까?”
두 사람의 대화는 곧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묻혀 버렸다.
구파일방 대표들의 모임이 끝난 뒤.
악흔은 용두방주와 술병 하나를 두고 마주 앉았다.
“오늘은 한 병만 하세.”
영웅대연을 앞두고 취할 수는 없었다.
“한 병이라면 괜찮을 것 같군요.”
악흔이 잔에 술을 따르자 용두방주는 첫 잔을 깔끔하게 비웠다.
“좋은 술이군요.”
“좋은 술이지.”
악흔이 가져온 술은 여아홍 중에서도 최상품에 속하는 것이었다.
“다만, 향이 너무 깊은 것이 흠입니다.”
“향이 깊은 것이 흠이라니?”
여아홍은 향이 깊을수록 명주로 취급받는 술이었다.
“화장을 짙게 한 여인 같습니다.”
“자네가 그런 표현을 할 때도 있는가?”
“저도 한때는 풍류를 알았습니다.”
용두방주는 처음부터 거지가 아니었다.
“그랬던가?”
“악 형, 얼마나 복잡한 일이기에 그렇게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겁니까?”
“고민이 깊어 숨길 수 없는 모양이군.”
“고민이었습니까?”
“얼굴에 다 드러날 정도가 아닌가?”
용두방주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악 형 정도 되는 분의 걱정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겠군요.”
악흔이 술잔을 비운 뒤 말했다.
“나 때문에 구파일방에 균열이 생긴다면 믿겠는가?”
용두방주는 그의 한마디에 짙은 눈썹을 세웠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악흔이 긴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오악검파에서 날 맹주 후보로 내세우고자 하네.”
용두방주는 그의 대답을 듣고는 생각했다.
‘구파일방과 오악검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군.’
구파일방을 선택하면 용의 꼬리가 되는 것이고, 오악검파를 선택하면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파란은 피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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