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Returner RAW novel - Chapter (509)
509화 장강의 물결처럼 (6)
종영세는 무봉 위에 서서 진군하는 무림맹 군세를 살폈다.
“음, 저것이 무림맹의 군세인가?”
그의 곁에는 백호대 일조장 조참이 서 있었다.
“어림잡아도 삼천은 될 듯싶습니다.”
“확실히 많군.”
조참을 비롯한 백호대 조장들은 어제 명운이 내린 명령을 잊지 않고 있었다.
‘저 숫자와 정면으로 대결한다면 파멸적인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역시 교주님의 판단이 옳다.’
전쟁은 마음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황이 불리할 때는 뒤로 물러나 지킬 줄 알아야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
“슬슬 연기가 올라올 때가 되었습니다.”
명운은 석비연과 흑살대를 서쪽으로 보내 연기를 피우게 했다.
종영세는 시선을 서쪽으로 돌리며 생각했다.
‘교주님의 계책이 과연 먹힐 것인가?’
연기를 이용한 허장성세가 먹히지 않는다면 무봉과 천봉은 피바다를 이루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쪽의 진형이나 위치는 좋지 않다.’
천마신교 군세는 허장성세를 위해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었다.
무림맹이 그것을 간파하고 한곳에 병력을 집중한다면 천마신교는 당해 낼 수 없었다.
‘녀석들이 속아 주길 바랄 뿐인가?’
그가 미간을 좁히고 있을 무렵.
명운은 무림맹 군세를 중군에서 이끌고 있었다.
“무봉은 마교주가 직접 지키고 있으니, 조금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그는 삼천 군세를 셋으로 나누어 동쪽과 북쪽, 그리고 남쪽에서 무봉을 압박하고자 했다.
무림맹 수뇌부는 그의 의견에 동의해 셋으로 병력을 나누었다.
“주공인 참마대가 첫날 길을 열 수 있다면, 며칠 내로 무봉을 탈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는 천룡문주 강창홍과 숭산파 장문인 홍익선, 그리고 개방 장로 노호운이었다.
“참마대의 예기에 기대를 걸어 볼 수밖에요.”
중군에 모인 이들은 오늘 싸움이 어려우리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마교 교주가 지키는 보위산이라. 승리한다고 해도 수백의 사상자가 나올 테지.’
‘큰 싸움이니 희생을 피할 수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후기지수들의 희생을 줄여야 한다.’
‘공격에 실패하면 수백을 넘어 천여 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무봉을 향해 진군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참마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얼굴 또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저곳이 무봉입니다.”
공동파 이대제자 용천이 손가락으로 무봉을 가리키자 화산파 이대제자 화선진인이 미간을 좁혔다.
“산이 높지 않으니, 오르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보위산은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화산은 물론이고, 숭산보다도 오르기 쉬웠다.
하지만 곳곳에 숨겨진 기관진식은 여전히 문제였다.
“제가 앞장을 서겠습니다.”
용천이 나서자 화선진인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공동파의 암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네. 하지만 기관진식을 파훼하는 것은 개방이 나을 걸세.”
개방 장로 노호운과 후개는 맹주와 함께 중군에 머무르고 있었다.
용천은 살짝 미간을 좁혔다.
“개방 말입니까?”
화선진인이 정면을 주시하며 말끝을 높였다.
“용천, 개방 제자는 후개만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참마대는 구파일방 후기지수들로 구성되었고, 개방 또한 후기지수를 참마대로 보낸 바 있었다.
“음, 덕방과 오조를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덕방과 오조는 개방의 삼결제자로서 후개보다 반항렬 정도 뒤처진 이들이었다.
만에 하나 후개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이들이 후개를 대신해야 했다.
“두 사람이라면 충분할 걸세.”
화선진인은 덕방과 오조를 불러 그들에게 각각 다섯 명의 대원을 인솔하게 했다.
“두 사람은 선행하여 진격로에 있는 기관과 진식을 파괴하라. 만약 파괴할 수 없다면 신호를 보내 아군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라.”
두 사람은 두 손을 마주 잡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주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화선진인은 무봉 공략에 앞서 참마대 대원들에게 대주로 추대를 받은 상태였다.
“그대들만 믿겠네.”
덕방과 오조가 선행하고자 하는 순간이었다.
용천이 시선을 서쪽으로 돌리며 미간을 좁혔다.
“서쪽에 연기가 오르고 있습니다.”
연기는 보위산에서 서쪽으로 제법 떨어진 곳에서 오르고 있었다.
“하나가 아니군.”
다섯 곳 이상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용천의 물음에 화선진인이 미간을 좁혔다.
“음, 자네가 중군에 다녀오게.”
그는 전황의 판단을 무림맹주 장하에게 맡기고자 했다.
“알겠습니다.”
용천이 중군으로 말머리를 돌린 그 순간.
중군에서도 피어오르는 연기를 목격할 수 있었다.
“천봉 쪽에 연기입니다.”
명운은 눈살을 찌푸리며 숭산파 장문인 홍익선에게 물었다.
“홍 장문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홍익선은 경험이 많은 노련한 무인이었다.
“적의 증원인 것 같습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명운이 재차 묻자 홍익선이 그에게 반문했다.
“맹주께서는 다르게 생각하십니까?”
명운은 그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시선을 제갈연연에게 돌렸다.
“부각주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병법으로 이름이 높은 제갈세가의 답을 듣고자 했다.
제갈연연이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서쪽에서 오르고 있는 연기는 시간을 생각할 때 밥을 짓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 아군과 적이 첨예하게 마주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이는 허장성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익선은 그녀의 대답을 듣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다면 연기를 무시하고 이대로 적을 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인가?”
제갈연연은 딱 잘라 답하지 않았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적이 아군의 진격을 지체하고자 연기를 피울 수도 있고, 반대로 아군을 충동질하기 위해 연기를 피웠을 수도 있습니다.”
홍익선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노호운이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군의 진격을 지체하고자 연기를 피웠다면 적의 수가 적은 것이고, 반대로 아군을 끌어들이고자 했다면 적의 수비가 넉넉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명운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은 뒤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적이 바라는 것은 아마도 이쪽이 성급하게 움직이는 것일 겁니다. 지금은 이대로 진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노호운은 명운의 침착함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맹주님이십니다. 노부도 그대로 진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명운이 이끄는 무림맹 중군은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진군했다.
그러나 선봉을 맡은 참마대의 행군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었다.
제갈연연은 중군과 참마대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목소리를 높였다.
“맹주님, 참마대가 서쪽의 연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듯합니다.”
명운은 그녀보다 한발 앞서 참마대와 중군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었다. 그가 낮은 음성으로 그녀의 말을 받았다.
“참마대에서 전령이 오고 있네.”
제갈연연은 그의 말을 듣고는 흠칫했다.
“전령이 오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녀는 참마대에서 전령이 오고 있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맹주님께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까지 보고 계신 것인가?’
이윽고 노호운이 명운을 대신해 대답했다.
“제갈 부각주, 참마대 쪽에서 말을 타고 오고 있는 자가 있네.”
그는 아주 흐릿하게 말을 타고 움직이는 존재를 느끼고 있었는데, 명운이 딱 잘라 전령이라 말하자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맹주님의 눈과 귀는 노부를 능가하는구나.’
노호운은 명운의 오감에 다시 한번 탄복했다.
“전령이라 하면…….”
제갈연연이 말끝을 흐렸을 때였다.
명운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령이 아니라 무봉을 주시하게.”
그의 한마디에 모두가 무봉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것은!”
“허허허…….”
제갈연연은 물론이고, 노호운이나 홍익선 같은 이들도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움을 표했다.
“무봉에 봉화가 오르고 있군요.”
“적의 원군이 오는 모양입니다.”
제갈연연은 무봉에서 올라가는 봉화를 보고 주먹을 살짝 쥐었다.
“아닙니다. 마교가 우리를 속이려 하는 것입니다.”
그녀는 마교가 허장성세를 쓰고자 한다고 생각했다.
‘원군이 도착했다면 봉화를 올리지 않고, 우리를 산으로 끌어들여 섬멸하고자 했을 것이다.’
명운이 무봉에 시선을 둔 채 말했다.
“부각주, 꼭 그렇게 생각할 수 없네.”
제갈연연이 눈썹을 세우며 물었다.
“맹주님, 정말로 마교의 원군이 도착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명운은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그대가 마교주라면 이 정도 계책으로 우리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겠나?”
연기를 피우고 봉화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무림맹과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마교주 옆에도 머리가 뛰어난 책사가 있으리란 이야기인가?’
제갈연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하면, 맹주님께서는 허장성세가 아니라 도발이라 보시는 것이군요.”
명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기뿐이었다면 나도 자네처럼 의심했을 걸세. 하나 연기가 지나치군. 우리가 마교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돌진한다면 그들의 함정에 빠지는 것일 테지.”
홍익선과 노호운을 비롯한 무림맹 중진들은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 마교다운 함정이군요.”
“간교함에 있어서는 흑도 무리들도 마교를 따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제갈연연이 두 손을 모으며 고개를 숙였다.
“맹주님, 지금 즉시 전령을 보내 좌익과 우익의 진군을 멈추게 하겠습니다.”
무림맹의 좌익과 우익은 각각 북쪽과 남쪽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
명운은 그녀의 말에 오른손을 들었다.
“괜찮네. 아직 전령을 보낼 정도는 아닐세.”
제갈연연은 바로 눈썹을 세웠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녀는 명운의 생각을 종잡을 수 없었다.
‘이것이 적의 함정이라면 지금 당장 진격을 멈추는 것이 옳지 않은가?’
명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들이 보여 주는 모습에 바로 반응한다면 이쪽이 가벼워 보이지 않겠나?”
제갈연연은 그의 물음에 짧은 탄성을 터트렸다.
“아…….”
고수와 고수의 기세 싸움.
이는 군대와 군대의 싸움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노호운은 명운의 말과 행동에 다시 한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귀주에서 대군을 이끌고 오월교를 격파했다고 하더니, 장 맹주의 용병술이 귀신 같구나.’
그는 군세를 이끌고 싸우는 것은 무림맹에서 맹주가 으뜸이라 생각했다.
잠시 뒤.
공동파 이대제자 용천이 명운의 앞에 이르렀다.
“참마대 용천이 맹주님을 뵙니다.”
명운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오른손을 들었다. 그가 오른손을 들자 중군의 진격이 멈췄다.
“무슨 일로 나를 찾아왔는가?”
용천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천봉 서쪽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참마대는 이에 대한 답을 듣길 원합니다.”
명운은 망설이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
“참마대는 연기를 신경 쓰지 말고 속히 진군하라. 단, 보위산 공격은 이쪽의 명령을 따르라.”
용천은 그의 명령에 포권을 취했다.
“존명!”
그는 서둘러 참마대로 돌아갔고, 무림맹 중군은 다시 진군을 시작했다.
* * *
삼천 무림맹 군세는 셋으로 갈라져 보위산을 향해 밀려들고 있었다.
종영세는 그 모습을 보며 심호흡했다.
‘후우……. 이대로 싸움이 벌어진다면 끝이다.’
그는 명운의 계책을 믿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장강의 도도한 물결 같군.”
백호대 일조장 조참이 허리를 숙이며 두 손을 모았다.
“교주님, 적의 진군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종영세보다 더욱 불안해 보였다.
“싸우고 싶은가?”
종영세의 물음에 조참이 두 손을 모았다.
“교주님, 만일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는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 괜찮다.”
“교주님, 적이 눈앞에 있습니다.”
종영세가 미간을 좁히며 말끝을 높였다.
“내 말을 의심하는가?”
조참은 그가 말끝을 높이자 크게 놀라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제가 어찌 교주님의 명을 의심할 수 있겠습니까? 속하는 다만 만약에 대비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종영세가 차갑게 말했다.
“기세는 좋지만, 감히 무봉에 오르지는 못할 것이다.”
조참을 비롯한 조장들은 그의 말에 반신반의했다.
‘무림맹의 진군이 거짓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러기에는…….’
무림맹의 기세가 너무 높았다.
“대호법을 불러라.”
종영세의 한마디에 조장 하나가 누각 아래로 내려갔다.
곧이어 사마진이 붉은 치마를 입은 채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큰 싸움을 앞에 두고 있음에도 무복을 입지 않은 채였다.
“속하, 교주님을 뵙니다.”
종영세는 차가우면서도 오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교주인 명운의 시선보다도 차가웠다.
“백호대와 함께 무봉을 내려가 적을 시험하라.”
사마진이 두 손을 모으며 허리를 굽혔다.
“존명!”
무봉 아래로 내려가 시위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안이었다.
사마진은 백호대 다섯 개 조를 이끌고 성채를 나왔다.
“나를 따르라!”
백여 명이 일제히 무봉을 내려가자 지난 밤 선행했던 무림맹 척후들이 섬전을 쏘아 올렸다.
슝! 슝!
그들이 쏘아 올린 섬전이 허공에서 폭발하자 참마대 대주 화선진인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하라!”
그는 맹주에게 보위산까지 정지하라는 명을 받았을 뿐, 적을 공격하라는 명은 받지 않은 상태였다.
“검진을 펼쳐라!”
대주 화선진인의 명이 떨어지자 참마대 대원들은 모두 말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일곱 명씩 나누어 검진을 펼쳤다.
척! 척! 척!
화선진인은 검진에 참여하지 않고 말을 탄 채 검진 앞에 섰다.
“우리의 사명은 악을 베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다! 절대 물러서지 마라!”
참마대 대원들이 검을 뽑으며 그의 명을 받았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선봉대의 상황은 즉시 중군에 있는 명운에게 전해졌다.
명운은 전령의 보고를 받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역시 예상대로군요.”
노호운이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함정이란 말씀입니까?”
명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무봉에서 내려온 적이 우리의 선봉을 도발할 것입니다.”
“음, 적이 도발한다면…….”
“그때는 물러나는 것이 옳겠지요.”
중군에 있던 이들은 명운의 설명을 들은 바 있었기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맹주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적의 함정이 확실하니, 물러나 태세를 정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의 의견이 퇴각으로 모였으나 제갈연연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녀가 두 손을 모으며 명운에게 조언했다.
“맹주님, 좌익과 우익은 사정을 모르기에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믿을 만한 인물을 보내 좌익과 우익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기가 높은 만큼 물러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명운은 그녀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네.”
“맹주님.”
“내게 생각이 있네.”
명운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제갈연연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여 말했다.
“이제 내가 나서야 할 차례라네.”
그는 말을 마친 뒤 말의 배를 가볍게 찼다. 그러자 그를 태운 말이 쏜살같이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후문이 창을 꼬나 든 채 명운의 뒤를 따랐다.
“이랴! 이랴!”
노호운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하듯 말했다.
“과연 영웅의 기개로다!”
중군의 무림인들은 일제히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