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ic Lord's rebirth RAW novel - Chapter (1237)
1237화 수확을 정리하고 무공을 융합하다
초휴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대라천 고위층이 놀라서 움직인 것은 아직 몰랐다. 그러나 진법은 이미 망가졌다.
특히 내리누르고 있던 극양의 본원까지 사라졌으니 두 세계의 통로는 머지않아 열릴 터였다. 그러니 초휴로서도 대비를 해야 했다.
대전에서 나온 초휴는 밖에서 기다리던 매경령에게 물었다.
“다른 문파 사람들은 갔습니까?”
매경령은 끄덕였다.
“우리 말이 사실인 걸 알았으니 다들 돌아갔죠.”
초휴는 혈무려를 불렀다.
“천문 장경각으로 가자. 위 선배님도 같이 가시죠. 뭔가 쓸 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서 보는 겁니다.”
그의 생각에, 천문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극양의 본원을 제외하면 천문 비전의 무공일 터였다.
천문은 대라천 사람들에 의해 하계에 남겨졌다. 그러나 천문은 대라천에 간 자들한테 진정 충성하는 심복인지라 대라천은 그들을 내버리지 않았다.
천문은 위험을 무릅쓰고 하계의 진법을 지키려 남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들이 지닌 무공 역시 대라천 세력의 핵심을 이루는 전승과 비법일 터였다.
그건 문주 군무신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초휴의 무공은 독고유아의 전승을 제외하면 온갖 방법으로 빼앗거나 싸워서 얻어낸 것투성이였다. 그렇게 하고서야 도불마 삼맥을 고루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군무신은 천문의 전승만으로 도불마 삼맥을 모두 장악했다. 개중에는 극강의 신통까지 있었으니, 천문의 전승이 얼마나 풍부한지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혈무려는 초휴 일행을 장경각으로 안내했다.
초휴는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뒤져 보라고 하고, 자기도 이것저것 자료를 들춰보았다.
기실 그는 진작부터 군무신의 두 가지 무공을 눈여겨보았다. 하나는 불멸금신이고, 다른 하나는 육도부도환멸화륜이었다.
불멸금신은 천라보찰의 고강한 신통으로 가공할 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것을 수련할 생각은 없었다. 초휴가 떠올린 것은 좀 더 대담한 발상이었다.
육도부도환멸화륜 역시 마찬가지다. 초휴는 옛날 독고유아가 갔던 길이라고 해서 그대로 따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자신한테 패배한 군무신 따위의 길을 왜 답습한단 말인가? 그는 그러지 않고 그것을 자신의 육도윤회탁과 결합해 새로운 지존급 무공을 창안하고 싶었다.
점찍은 무공을 찾아낸 그는 곧장 폐관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각자 고른 무공을 수련하라고 말해 두었다.
천문의 폐관 밀실에 들어간 초휴는 불멸금신의 비급에 쓰인 글자 하나하나를 낙인처럼 머리에 깊이 새겼다. 그가 불멸금신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불멸금신과 구소연마금신을 융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불문, 다른 하나는 마도 무공을 결합하려는 것이었다. 남들이 봤으면 불장난하다 제 몸을 태우는 짓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초휴는 이미 도불마 삼맥의 무공을 모두 수련한 지 오래인지라 그런 것은 조금도 근심하지 않았다.
느닷없이 그런 발상을 떠올린 것은 마도의 본원과 극양의 본원이 한데 융합되어 원만하게 움직이는 데서 영감을 받은 결과였다. 정마와 음양은 한 몸의 쌍둥이와 같다.
서로 배척하는 성질이 있지만, 잘만 운용하면 지금 이 두 속성의 본원처럼 미묘한 균형을 이룰 수 있을 터였다. 초휴가 하려는 것은 그런 일이었다.
불멸금신을 익히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군무신처럼 신통과 비견될 경지까지 끌어올릴 생각은 없었다. 진정 어려운 것은 두 무공 간에 오묘한 평형을 이루는 일이었다.
자그마치 이십여 일을 걸려서야 초휴는 미숙하게나마 간신히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온몸에 금색 범문과 칠흑 같은 마기가 뒤엉켜 돌았다. 금빛으로 빛나는 살갗에는 범문이 떠올랐고 어두운 마기가 갑옷처럼 그 위로 엉겼다.
서로를 밀어내는 두 가지 힘이, 동시에 서로에 기대어 평형을 이루었다.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초휴는 그 상태에서 빠져나왔다.
지금은 싸워볼 적수가 없으니 이 상태에서 힘과 방어력이 어느 정도까지 오르는지는 짐작하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실전에서 사용해 봐야 알 수 있을 듯했다.
두 가지 무공을 한데 합쳤으니 전에 쓰던 이름은 어울리지 않았다. 초휴는 생각 끝에 이것을 성마불멸신(聖魔不滅身)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는 아직 이 무공을 완벽한 경지까지 끌어올릴 수 없었다. 상고 마신 여온후의 구소연마금신과 천라보찰 비전의 불멸금신을 융합한 것이니, 극한까지 도달하면 정말 ‘불멸’의 상태가 될지도 몰랐다.
무공 하나를 완성한 초휴는 두 번째 무공 비급을 꺼내 들었다. 사실 두 번째 무공은 육도부도환멸화륜이 아니라 그것의 근본이라 할 수 있었다. 불멸금신과 마찬가지로 역시 천라보찰의 비전인 육도윤회왕생경(六道輪回往生經)이었다.
육도부도환멸화륜은 군무신이 이 육도윤회왕생경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의 무도 표지가 농후하게 담겨 있어서 군무신의 전용 공법이라 할 만했다.
초휴는 당연히 군무신의 길을 그대로 따를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 근본부터 시작해야 할 터였다.
육도윤회왕생경의 일부는 경문이었는데 주로 육도윤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었다. 무공은 그 뒷부분으로, 육도윤회의 힘을 구상화하여 창안한 것이었다.
음험하고 지독한 지옥도, 사납고 강렬한 축생도, 살기(煞氣)와 살의의 아수라도, 요사하고 기괴한 아귀도, 광명정대한 천인도, 그리고 육도 중 가장 기이하여 다른 속성의 힘을 모두 소모해 버리는 인간도.
참으로 기이한 무공이 아닌가. 초휴는 대라천에서도 이런 무공이 있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그는 불문 사람이 아니었고, 오히려 불문 대부분은 그를 산 채로 씹어 삼키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러나 초휴는 적잖은 불문 무공을 수련했다. 대광명사나 수보리선원 잔당과 비교해도 불문 무공에 관한 조예는 자신이 나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육도윤회왕생경은 정통 불문 무사가 보기에는 그야말로 반역의 극한이었다. 이단 중의 이단이라고 할 만했던 것이다.
육도윤회의 추악한 힘을 끌어내서 앞에 펼쳐놓고 거기 담긴 힘을 수련하는 것이니 반역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초휴의 입맛에는 딱 맞았다.
군무신이 선택한 길은 자신의 심지를 육도윤회에 던져넣어 단련하는 것이었다. 그 힘을 느끼고, 그것들을 장악하고, 한데 합쳐서 어떤 존재건 말살해 버린다. 그것이 육도부도환멸화륜이었다.
하지만 육도윤회왕생경을 읽은 초휴가 가려는 길은 군무신과 정반대였다. 육도윤회는 그 자체로 완전한데 왜 그걸 합친단 말인가?
온갖 힘이 병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육도윤회의 힘이었다. 게다가 그에게는 육도윤회탁도 있으니, 육도윤회의 힘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지 않은가.
이번에는 무공의 개요를 구상하는 데 두 달쯤 걸렸다.
초휴의 몸에서 육도윤회탁의 빛이 번쩍였다. 금빛 불광이 그의 주변에 완전한 육도윤회를 만들어냈다.
육도윤회의 힘이 끝없이 튀어나오더니 온갖 속성의 힘이 번갈아 부딪쳤다. 그 힘은 합쳐졌다 갈라지기를 반복하면서도 기이한 평형을 이루었다.
지금 육도윤회 안에 누군가 있다면 어떨까? 육도윤회의 공격을 받는 것만으로, 원신이 온갖 특성을 지닌 힘에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원신과 육신에 이중으로 타격을 주는 비법인 것이다. 군무신의 육도부도환멸화륜보다 더 강력하고 변화무쌍했다.
초휴도 생각나는 바가 있었다. 극양의 본원과 몸속 마도의 본원이 융합된 뒤로 뭔가 깨달은 듯도 했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무의식중에 어떤 균형, 평형을 추구하고 있었다.
천혼은 그에게 독고유아가 갔던 길을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그때는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초휴는 드디어 독고유아와 완연히 다른 길로 들어선 것이다.
무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초휴는 머리를 긁적였다. 또 이름을 붙여 줘야 했으니까.
위력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직 소성 정도에 불과했지만 군무신의 육도부도환멸화륜에 뒤지지 않았다. 극한까지 끌어올리면 일부 신통을 능가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름이 아주 중요했다.
원래 이런 무공은 이름이 길수록 강하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초휴는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결국 이런 이름을 붙였다.
육도사바중묘화륜(六道娑婆衆妙華輪).
사바란 모든 우주, 모든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육도윤회의 변화 속에는 모든 세계와 우주의 온갖 힘이 담겨 있는 것이다.
불문 무공 두 가지 외에 초휴는 도가의 비전인 태현경(太玄經)도 골랐다. 태현경은 삼청전의 비전 기록이었다.
공격성을 지닌 기술은 전혀 없었으나, 본래 가장 큰 도리는 지극히 단순하여 곧장 천지의 근원을 나타내는 법이 아닌가.
도가의 무공은 중용과 평화를 가장 중요시한다. 만물의 법칙 속에서 미묘한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다.
지금 초휴의 몸속 두 가지 본원과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초휴는 태현경을 발견해서 몇 장 들춰본 다음 주저 없이 그것을 수련하기로 했다.
초휴는 천문에서 불문 무공 둘, 도문 무공 하나를 골랐다. 기실 천문에는 마도 무공도 적잖게 있었지만, 그의 눈에 차지는 않았다. 그의 마공 대부분이 독고유아한테서 나온 것인데 다른 마공이 눈에 들어올 까닭이 있겠는가.
게다가 초휴에게는 조화의 마도가 있지 않은가. 그것 역시 대도에 곧장 닿은 강력한 마공이었다. 그러니 마도 무공은 조금도 부족할 게 없었다.
위서애와 여러 사람이 정리해 보니 천문의 신통은 십여 가지가 넘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신통이 말이다. 신통이 하나라도 있다는 것은 놀라운 자질을 타고난 무선 강자가 있다는 뜻이다.
무선은 신통을 만들어낼 수 있으나, 모든 무선이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초휴가 육삼금에게 물어본 바에 따르면 황천각이 보유한 신통도 대여섯 개에 불과했다. 그러니 천문에 있는 신통은 황천각보다 많은 것이다.
그러나 초휴는 그것들을 한 번 뒤적여 보기만 하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지금 초휴가 쓰는 신통 중, 십자연화인은 소모가 적었으나 한계도 명확했다. 삿되고 음기에 찬 속성의 힘만 억제할 수 있었다.
법천상지는 힘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신통이다. 초휴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라 자유자재로 응용할 수 있었다. 청천조영은 위력이 강대한 만큼 소모가 엄청나므로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써야 했다.
다 늘어놓고 보면 약한 것부터 강한 것까지 골고루 갖춘 셈이었다. 굳이 심혈을 기울여 다른 신통을 더 익혀 봐야 큰 의미가 없었다.
물론 군무신이 펼쳤던 화룡점등이 강력하기는 했다. 하지만 초휴의 법천상지보다 강하다는 보장은 없었다.
천문의 신통은 대개 군무신의 화룡점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니 성공적으로 수련한다 해도 초휴한테 그리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초휴가 유일하게 흥미를 느낀 것은 군무신이 그를 암습하는 데 사용했던 정두칠전이었다. 기괴하고도 악랄하며 지독하기 그지없는 신통 아닌가. 아주 흥미로웠다.
그것을 수련하려 시도해 보았으나 도무지 합이 맞지 않았다. 억지로 수련해 봐야 무용지물이었다.
신통은 무공과 다르다. 무공은 자신의 기질에 맞지 않아도 꼭 배우고 싶으면 입문까지는 익힐 수가 있다. 그러나 신통은 맞지 않으면 전혀 못 하는 것이다. 입문이네 대성이네 하는 구분 같은 게 없었다.
하지만 초휴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자신처럼 광명정대하고 떳떳한 사람이 음험하고 악독한 정두칠전 같은 신통과 맞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상천량과 다른 사람들의 수확도 적지 않았다. 천문의 무공과 기술은 정말 다양했다. 도불마 삼맥부터 온갖 잡학과 연체공법까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는지라 다들 얻은 바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