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ic Lord's rebirth RAW novel - Chapter (32)
이 무렵 이승은 통주부 심씨 저택의 접견실에서 총집사인 심용을 기다리고 있었다.
심씨 가문이 통주부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는 데에는 가주 심묵의 친형이자 창란검종 장문인의 마지막 제자인 낙우검(落雨劍) 심백의 공로가 컸다. 심백은 작금의 위군 무림을 통틀어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이른바 무림계의 신예로 손꼽히는 인물이었다. 이처럼 심씨 가문이 창란검종과 이런저런 인연으로 얽힌 탓에, 이곳 통주부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위군 전체에서도 감히 심씨 가문을 건드리려는 인물은 없었다.
현재 이씨 가문의 결정권자인 이승의 신분으로도 심묵은 얼굴 한 번 보기가 힘들었다. 만남을 청한 상대가 한낱 심씨 가문의 집사인데도, 이승은 차가 다 식도록 한 시진째 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승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낼 즈음에야 심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용은 예순 남짓한 나이에 화려한 비단도포 차림이었고, 양손 엄지손가락에는 알알이 옥이 박힌 진귀한 가락지를 끼고 있었다. 그 모습은 집사라기보다는 어느 대갓집의 대인에 가까웠다.
심용이 들어서자 이승은 일어나서 공손히 예를 갖추었다.
“오랜만이오. 심 집사께서 신수가 훤하신 걸 보니 요즘 지내기가 좋으신 모양입니다?”
심용이 웃으며 대답했다.
“나 같은 늙은이야 가문을 위해 헌신하며 사는 게 낙이지요. 가주님의 기분이 좋으면 이 늙은이도 같이 좋기 마련이라오. 그런데 대공자께서 여기에 놀러 오진 않았을 텐데, 이 노부를 만나셔야 할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지금 이승은 엄연히 한 가문을 대표하는 가주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심용은 말끝마다 그를 대공자라고 칭하는 것이, 이승을 아래 연배 사람으로 대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이승은 내심 불쾌하기 짝이 없었지만 참는 수밖에 없었다.
“심 집사, 내 셋째 아우의 일을 들어서 알고는 계시겠지요?”
심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다마다요. 그 초씨네 아들놈은 독하기도 하지. 물건을 빼앗았으면 그만이지, 굳이 그 많은 사람들을 죄다 죽일 건 뭐람. 대공자의 아우님은 참으로 재수가 없었소. 그러나 가버린 사람이야 어쩔 수 없으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너무 상심치 마시구려.”
그러자 이승이 처연히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 분함을 그냥 삭일 수는 없습니다. 지난날 우리 삼형제가 어떻게 가문을 일으켜왔는지 심 집사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충 숙부만 해도 우리 가문에서 수십 년을 머물며 혈육처럼 우리를 보살펴주었던 사람입니다. 그런 두 사람이 초휴의 손에 개죽음을 당했으니, 이 일을 어떻게 그냥 넘기겠습니까?”
심용은 이승이 찾아온 목적을 짐작하고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대공자, 내가 돕기 싫어서 하는 말이 아니오. 초씨 가문을 상대하는 중대한 일은 반드시 우리 가주님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이 늙은이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란 말이지.”
“심씨 가문이 나서서 그들을 손봐달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저 역시도 초씨 가문 전체를 적으로 돌릴 생각은 없습니다. 이건 그저 우리 가문과 초휴 개인 사이의 원한이니, 그놈에게만 복수하면 그걸로 족합니다.”
이승이 잠시 심용의 반응을 지켜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심 집사께서 내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사례로 우리 가문의 재산 절반을 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가문은 심씨 가문 밑으로 들어가 심씨 가문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이 말을 듣자 심용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 이씨 가문 재산을 절반이나 내놓겠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비록 심씨 가문 내에서 심용이 받는 처우가 남다르고 심묵의 신임도 두텁다고는 하나, 그들이 일개 집사에게 자신들의 전 재산을 관리해달라고 맡길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형편에 이씨 가문이 재산 절반을 내준다면 심용 자신에게 엄청난 이득임이 분명했다. 거기에 더해 이씨 가문이 심씨 밑으로 들어오겠다니, 그 또한 심용의 크나큰 공로가 될 터였다.
심용이 잠시 머리를 굴리더니 입을 열었다.
“대공자, 듣고 보니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겠구려. 그러나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말로만 하는 건 좀 그렇구려. 확약서라도 한 장 써주면 더 확실하고 좋지 않겠소?”
이승은 욱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심용, 이 늙은것이 대놓고 자기를 못 믿겠다고 말하는 것도 모자라 치욕적인 문서까지 쓰라고 요구하다니. 하지만 도움을 청하러 온 주제에 자존심까지 챙길 수는 없는 노릇. 이승은 별수 없이 심용이 원하는 대로 써주고 끄트머리에 자신의 이름을 쓴 다음 지장까지 찍었다.
확약서를 받아든 심용은 먹물이 잘 마르게 호호 불어준 다음 이승에게 웃으며 말했다.
“염려 놓으시오. 초휴란 놈이 제아무리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도, 우리가 보호하는 이씨 가문을 어쩌지는 못할 거요. 초종광도 아들놈이 죽고 나면 속이야 쓰리겠지만, 그 역시 우리가 보호하는 사람들을 감히 건드릴 순 없을 테고.”
이승은 억지로 웃어 보이며 그에게 공손히 예를 갖췄다.
“심 집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몇 마디 얘기를 더 나눈 후 이승은 집으로 돌아갔다.
이운이 먼저 귀가해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운이 맡은 일은 이승보다 훨씬 더 순조로운 진척을 보이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초생 모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초휴를 없애버리고 싶어했다. 그런 판에 중간에서 약간만 농간을 부려주면 초휴를 죽여주겠다고 하니, 당연히 좋아라 할 수밖에 없었다.
“형님, 언제쯤 행동개시를 할까요?”
그러자 이승의 두 눈에서 광적인 살기가 쏟아져 나왔다.
“질질 끌어봐야 좋을 거 없지. 동이 트기 전에 치러 간다!”
저녁 무렵.
초씨 가문 둘째 부인은 초씨 본가 밖에 거처하는 집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표면적으로는 그들을 위해 연회를 베푼다는 명목이었다. 사실은 이참에 자기편으로 포섭도 하고, 더 나아가 그들을 초휴로부터 떨어뜨려 놓음으로써 이씨 가문이 초휴를 공격할 때, 초종광에게 제때 보고를 못 하게 하려는 속셈이기도 했다.
초씨 공자들은 늘 이런 식으로 집사들을 포섭해왔기에 그들도 그러려니 하며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이런 자리를 빌려 유흥을 제공하는 건 물론이요, 대놓고 은자를 집어주기도 하고 실권이나 특혜를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런데 개중에는 유난히도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불러 모은 둘째 부인의 통 큰 씀씀이를 의아하게 여기는 집사들도 있었다.
초생은 집사들에게 술을 한 순배 돌리고 난 후, 지끈거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처소로 돌아왔다. 둘째 부인은 아직 잠들지 않고 있었다.
“어머님, 이씨 가문이 과연 초휴를 처치할 수 있을까요?”
초휴의 암살계획에 그토록 만전을 기했건만, 막상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니 초생은 자기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그러나 둘째 부인은 자신만만하게 큰소리쳤다.
“이씨 가문을 얕보지 말거라. 왕년에 우리보다도 더 잘나갔던 가문이었느니라.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은 있다고 한 것처럼, 저들이 약해졌다고는 해도 초휴 하나 해치우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지는 않다. 두고 보면 알겠지. 이번에야말로 그놈도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야.”
그제야 초생도 한숨 돌리며 여전히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잠을 자러 갔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초휴가 죽었다는 희소식을 들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면서 말이다.
이때 이씨 가문도 암살을 실행에 옮길 채비를 마치고 대기 중이었다. 이씨 가문의 진정한 충복들과 무공실력이 쓸 만한 방계 친척들은 무장한 채로 후원에 집결하여 이승의 출발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통부주에 관아가 있기는 해도 위군만의 특수성 때문에 북연 조정에서 파견한 문관들이 일상적인 사무나 처리할 뿐이어서, 무림세가들은 기본적으로 관아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거리를 순찰하는 등의 실질적인 치안유지는 심씨 가문의 관할 아래 이루어져 왔다.
심용도 진작 손을 써서, 암살을 실행하는 데 걸리적거리는 게 없도록 한밤의 거리를 깨끗이 정리해 놓은 상태였다.
이윽고 이승과 이운이 출발명령을 내리려는데 갑자기 이택이 뛰어들며 말했다.
“큰형님, 둘째 형님, 저도 엄연히 이씨 문중 사람이니 함께 가겠습니다.”
그러자 이운이 두 눈을 흘기며 윽박질렀다.
“네 놈의 알량한 실력으로 우릴 돕겠다고? 짐이 될 뿐이니 가서 잠이나 자!”
그러자 이택이 풀이 죽어 말했다.
“저는 그저 셋째 형님과 충 숙부의 복수를 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이운이 연이어 다그치려 하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승이 만류하며 말했다.
“꼭 가고 싶으면 같이 가자꾸나. 너를 집에 남겨두면 너를 보호할 무사들도 남겨야 하니, 전력이 분산될 테니까. 대신 명심할 것이 있다. 공격이 시작되면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서는 곤란하다. 우린 지금 놀러가는 게 아니야.”
“감사합니다, 큰형님!”
이운은 입을 삐죽이며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형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이택이 집에 남게 되면 여기에도 무사들을 배치해 그를 보호해야 하니 차라리 데려가는 게 좋은 선택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승과 이운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택의 순진한 눈빛 뒤에 감춰진 범의 눈동자를 눈치채지 못했다.
이윽고 출발시각이 되어 이승이 손짓을 하자, 삼백 여명에 달하는 이씨 가문의 정예무사들이 정적이 짙게 깔린 밤거리를 내달리기 시작했는데, 그 기세가 사뭇 살벌했다.
그 무렵 초휴의 처소에서도 마활의 수하들이 활과 쇠뇌에 화살을 장전한 채, 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루의 일꾼들은 진작 내보낸 상태였다. 이번 싸움으로 사상자가 적잖이 발생할 텐데, 싸울 줄도 모르는 자들이 있어봤자 방해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마활이 지루함을 못 견디고 활시위를 당겨 보더니 이내 한옆으로 내던지며 투덜댔다.
“뭐가 이렇게 가벼워? 내가 기련철기에서 쓰던 것보다 훨씬 형편없군그래.”
그러자 초휴가 황주 한 잔을 따라 맛을 음미하며 말했다.
“마형은 욕심도 많습니다. 활이나 쇠뇌 같은 것들은 조정에서나 쓸 뿐, 강호에서는 보기도 힘들어요. 이것들도 내가 우리 병기점포를 샅샅이 뒤져 간신히 찾아낸 것들인데, 오래전에 만들어 놓고도 여직 팔리지 않은 것들이지. 아참, 지난날 마형의 삼십육대도 사람들은 모두 활과 쇠뇌를 능숙하게 다뤘었소?”
마활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연히 아니지. 북방 삼십육대도가 연합하기 전에는 대부분 개별적으로 싸웠던 사람들이라 각자만의 강점들이 있어. 방호 대당가는 북연 정규군 출신이라서 기련산에 산채를 세운 후, 우리한테 기마술과 활 쏘는 법을 가르쳐주셨지. 세간에서 우리를 ‘기련철기’라고 부르는 이유가 그래서인거요.”
초휴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대강호의 세계가 이렇게나 광활하다니, 자신이 기억하는 게임 줄거리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뒤얽혀 있을지 가늠조차 안 되었다.
더욱이 지금 자신은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 세상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게임에서는 한 인물에 대한 캐릭터 소개가 한 줄로 끝났지만 현실세계에서 인간은 말할 수 없이 복잡한 존재였다. 예컨대 북방 삼십육대도의 ‘적면천왕(赤面天王)’ 방호의 경우만 해도 그가 군대 장수 출신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때 초휴의 귀가 움찔하는가 싶더니 밖에서 한바탕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왔구나. 공격 준비!”
어느새 초휴의 처소는 이승의 수하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이승이 수하 둘을 불러 지시했다.
“너희들이 가서 염탐하고 오너라.”
그러자 이운이 칼을 뽑아들더니 차갑게 내뱉었다.
“곧장 치고 들어가 놈을 죽이고 끝내버리면 되는데, 무슨 염탐씩이나 한다고 그러십니까. 상대는 수십 명에 불과하니 요란 떨 것도 없어요.”
이승이 뭐라고 반박하려던 바로 그때, 뜻밖에 대문이 벌컥 열리더니 초휴와 마활이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이공자의 말이 일리가 있군. 죽이려면 그냥 깔끔히 죽이면 될 것을 구질구질하게 염탐이 왜 필요한가 말이지.”
초휴를 본 순간 이씨 형제의 두 눈은 분노로 시뻘겋게 타오르며 살기를 뿜어냈다. 초휴가 아우를 죽인 후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마침내 첫 대면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들이 쳐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초휴의 반응에 이승은 의구심이 들었다. 깊은 밤인데 옷도 단정하게 차려입고 전혀 당황한 기색도 없이 여유를 부려대는 모양새가 매우 수상쩍었다.
그러나 이운은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뻘겋게 핏발 선 눈으로 초휴를 노려보며 악을 썼다.
“초휴! 내 아우가 그까짓 광석 좀 건드렸기로서니, 그게 우리 사람들을 처참히 도륙 낼 만큼 큰 죄란 말이더냐? 네놈은 우리 충 숙부도 죽였다!”
그러나 초휴는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되받아쳤다.
“이공자, 당신은 강호를 아직 잘 모르나 보군. 어쩌면 그리도 순진하실까. 서쪽 끝 황량한 벌판에서는 고작 만두 하나 가지고 싸우다가 죽이기까지 하는 판이오. 이소가 수만 냥에 달하는 내 광석에 손을 대었으니, 그 정도 대가는 치러야지. 물론 그건 부차적인 이유이고, 사실 원래 내 계획대로라면 이소와 그 늙은 총관을 죽인 후, 여세를 몰아 당신네 가문 전체를 무너뜨릴 작정이었지. 아쉽게도 내 부친이 허락지 않아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야.”
그 말에 이승과 이운은 한겨울에 찬물을 끼얹기라도 한 듯, 온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그들은 그제야 초휴가 구상했던 악랄한 계획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애당초 그의 목표는 단순히 광석이 아니라 바로 이씨 가문 전체였음을 말이다. 초종광이 아들의 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이씨 가문은 이미 멸문한 상태였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운은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태연한 척 웃으며 그를 조롱했다.
“너는 아쉽겠지만 우리 가문은 이렇게 멀쩡하다. 네놈이야말로 여기서 죽게 되겠지. 그런데 하나만 묻자. 우리가 이렇게 대대적으로 쳐들어오는 동안 네놈 가문에서는 어찌하여 한 사람도 눈치를 못 채고 있을까? 오늘밤 이 거리에 네놈 가문사람들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겠지만,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너의 시체를 거두러 올 것이니 너무 서러워하진 말거라. 가족 간 암투와 형제의 난이 참으로 대단하군그래. 네놈이 우리 손에 개죽임을 당하지만 거기에는 초씨 가문의 공로도 적잖게 기여했음을 알고나 가거라.”
그러자 초휴가 영문 모를 괴이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반문했다.
“가족 간 암투? 형제의 난? 내가 죽을지 안 죽을지는 모르겠다만 내 보기엔 네놈 가문에서 당장 하나가 죽어 나자빠질 것 같은데?”
이운이 그의 말에 반응하기도 전에 이승은 등 뒤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는 수중의 장검을 빼들어 세우검법을 펼쳤다. 그러자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두어 차례 울리는가 싶더니 작은 쇠 화살 몇 개가 그의 검에 맞아 후드득 떨어졌다. 그중 하나가 복부에 정통으로 맞았다. 이승은 배를 움켜쥐며 차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뒤에서 자신을 쏜 자를 돌아보았다. 우두커니 서 있는 이택의 손에는 방금 그를 공격한 기괄식 암기가 들려있었다.
끝
ⓒ 봉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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