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ic Lord's rebirth RAW novel - Chapter (758)
758화 기회가 왔다!
그간 초휴는 줄곧 진무당에서 폐관 수련을 했다. 마침 혈영대법에 익숙해지려던 때 방해를 받았었는데, 이제 순조롭게 메꿀 수 있었다.
그때 바깥에서 친구가 찾아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초휴는 어리둥절했다.
‘북연에 친구가 있었던가?’
안내를 받아 들어온 노유는 그를 보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공수를 올렸다.
“초 대인, 소인을 기억하십니까?”
초휴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눈에 익은 얼굴이기는 했으나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몇 년이나 지난 데다, 그때의 노유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니 당연한 일이었다.
노유도 초휴가 자신을 기억 못 하는 것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해서 그는 곧장 말했다.
“풍만루 소속 북연 지부 정보원 노유입니다. 옛날 초 대인이 아직 청룡회 천죄 분타에 계셨을 적 정보를 많이 사가셨더랬지요.”
그렇게 말하자 초휴도 기억이 났다.
“아하, 노 형이셨구려. 그때는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지.”
노유가 얼른 말했다.
“제가 언감생심 어찌 초 대인께 형 소리를 듣겠습니까. 저는 대인께 정보를 하나 전해 드리러 왔습니다.”
초휴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정보라니, 어떤 정보 말이오?”
노유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대인을 죽이려는 자가 있습니다!”
초휴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강호에 이 초 아무개를 죽이려는 자가 만 명까진 몰라도 팔천 명은 족히 될 텐데?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를 갈면서 나를 도륙 낼 생각을 하고 있을 거고 말이지. 당신이 말 안 해도 그런 건 잘 아오만.”
그 말에 노유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제가 말을 잘못했네요. 초 대인을 죽이려는 자는 대광명사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미 연경성에 와 있고요. 저더러 초 대인의 정보를 내놓으라고 협박하더군요. 제 실력은 잘 아시죠. 도저히 반항할 수가 없어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하지만 건네준 건 전부 예전 정보고, 심각한 비밀은 없습니다.”
초휴가 눈썹을 찌푸렸다.
“나를 죽이려는 게 대광명사 사람이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
대광명사에서 움직이려 했다면 허언이 찾아왔을 때 진작 손을 썼을 것이다.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노유가 덧붙였다.
“그자는 대광명사 금강원 제자 종평입니다. 풍씨 가문의 자식인데, 그 아비가 얼마 전에 초 대인 손에 죽었잖습니까. 가문도 멸문당했고요.”
풍만루의 자료는 아주 상세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무명지배가 아닌 이상, 강호에 조금이라도 알려진 사람이라면 모두 풍만루 자료에 올랐다. 노유는 여기 오기 전에 종평에 관한 자료를 이미 챙긴 상태였다.
초휴는 아래턱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된 일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별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대광명사 ‘종’자 항렬의 무사 중, 무도종사의 경지에 오른 것은 종현 하나뿐이었다. 지금의 초휴에게 무도종사 아래는 거의 개미나 마찬가지라 신경 쓸 가치가 없었다.
그간 멸문시킨 집안도 한둘이 아니었다. 그를 죽이고 싶어 하는 자들을 모으면 종문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젊은 무사 하나쯤이 대수겠는가. 그가 대광명사 제자만 아니었다면 노유 역시 이 소식을 전하러 오지도 않았을 터였다.
순간 뭔가가 떠올랐다. 초휴의 눈에 싸늘한 빛이 확 도는 바람에 노유는 화들짝 놀랐다. 초휴가 별안간 물었다.
“종평이 나를 죽이려 한다면 어떤 수단을 쓸 것 같나? 원한에 정신이 나가서 곧장 덤빌 것 같은 상태던가?”
노유는 초휴가 그리 묻는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그는 고민 끝에 말했다.
“초 대인에 대한 원한이 골수에 사무친 것 같긴 했으나 그렇게 미치광이 같지는 않았습니다. 사리 분별도 또렷하고 충동적이지도 않더군요. 만일 대인을 죽이려 한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하나지요. 독을 쓰는 겁니다. 일전에 대인도 단장고를 써서 방금오의 실력을 크게 깎아 결국 한 경지 위의 무사를 이기셨잖습니까. 종평도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극독 같은 것을 써서 대인의 실력을 최대한 감소시키면 성공할 수도 있을 거라는 할법한데요.”
먼젓번 초휴가 방금오를 죽인 일은 내막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초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초휴가 뭔가 비열한 수단을 써서 방금오를 독살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쓰기 쉬운 수단이었으면 지금 강호 최강자는 오독교일 터였다.
실제로 독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보통 무도종사는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라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미를 느끼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체의 감지력만 해도 놀라운 수준이다. 진정 무색무취로 감지할 수 없는 독약을 만들어 낸다 해도 상대가 무도종사 이상이라면 위험을 감지하고 위기를 넘길 수도 있었다.
먼젓번 초휴의 단장고가 성공한 것은 방금오의 제자 진금정을 조종했기 때문이었다. 그를 이용해 고충을 쓴 덕에 방금오는 경계심이 크게 낮아진 상태였기에 당한 것이었다.
초휴는 눈을 가늘게 떴다.
“종평이 내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려달라고 하지 않던가?”
노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좀 이따 그에게 알려주게. 사흘 후에 내가 원천방과 연경성 월성루(月盛樓)에서 식사를 할 거라고 말이지.”
그는 의아한 얼굴로 초휴를 바라보았다.
뭘 어쩔 생각일까? 종평 정도를 상대로, 심지어 자신이 이미 소식을 알려주기까지 했으니 초휴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다. 정예 수하 몇 명만 보내면 밟아 죽이고도 남지 않겠는가.
초휴는 마치 낚시를 하려는 듯 보였다.
‘하지만 종평 같은 자를 낚아서 뭘 한단 말인가?’
노유는 의문스러웠지만, 초휴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지요.”
초휴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수고 좀 해주게. 내가 풍만루 제원례와 사이가 좋으니 자네 이야기를 잘 해줌세. 그리고 나한테 귀한 정보를 주었는데 뭔가 받고 싶은 건 없나?”
옛날 초휴가 노유와 거래하는 사이기는 했다. 그러나 합작을 한 정도일 뿐 교분이 그리 깊지는 않았다.
천하 만물은 이득을 바라고 움직이는 법이다. 이렇게 바삐 달려와 정보를 전해 준 이상 노유도 바라는 게 있을 터였다.
노유는 헤헤 웃었다.
“초 대인, 듣고 화내지 마십시오. 제가 바라는 건 단순합니다. 한동안 대인 곁에 머물면서 대인이 진무당을 어떻게 되찾아오시는지 지켜보았으면 합니다. 분명 엄청난 대사건일 테니까요.”
초휴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원천방에 대해서는 풍만루에서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상대는 무려 진화련신 고수인데 내가 진무당을 탈환하는 게 가능할 거라 본다고? 내가 그렇게 믿음직한가?”
노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이면야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초 대인이라면 진무당은 분명히 대인의 손에 돌아올 거라고 장담합니다.”
“어째서?”
“초휴 대인이시니까요.”
초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하여간 풍만루 사람들은 언변에 능하지 않은가. 아첨하는 것도 아주 자연스럽고 너무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탈속적이고 신선한 데가 있었다.
진무당을 나온 노유는 즉각 종평에게 소식을 알려 주었다. 종평은 얼른 변장을 시작했다. 그는 노유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가짜 신분을 하나 만들어 월성루에 잠입하기로 했다.
초휴는 매경령의 도움을 받아 원천방과 월성루에서 대화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둘 다 멀쩡히 진무당에 있는데 굳이 밖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다소 이해는 안 되었으나 원천방은 초휴가 버틸 수가 없어 숙이고 들어오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초휴를 봐줄 생각이 없었다. 제자를 죽인 원수를 어찌 그냥 놓아주겠는가?
어쨌건 식사 약속은 일단 승낙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고, 초휴를 실컷 모욕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초휴를 공격하려 했을 때 위서애는 물론 동황태일까지 나서서 그를 막았다. 그는 진화련신의 고수요 은마권의 원로였다. 그런데 후배 하나 때문에 그런 굴욕을 당했으니, 원천방의 분노는 불꽃처럼 타올랐다.
이제는 당했던 걸 모조리 갚아주리라!
* * *
초휴는 진작 월성루에 도착해 있었다. 노유의 정보에 의하면 종평은 이미 월성루 안에 잠복해 있는 게 분명 했다.
원천방은 약속한 것보다 한 시진이 늦어서야 월성루에 들어왔다. 초휴를 골탕 먹일 속셈으로 늦은 것이다.
“초휴, 왜 여기서 보자고 했느냐? 진무당에서는 못 할 말이라도 있느냐?”
원천방은 초휴 맞은편에 앉으며 멸시하듯 내뱉었다.
초휴는 담담했다.
“원 선배, 내가 선배의 제자를 죽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형사도가 먼저 나를 죽이려 해서 불가피하게 손을 쓸 수밖에 없었지요. 나를 죽이려 하는 자는 당연히 죽을 수밖에요. 그러니 나는 그 건에 대해서 잘못한 게 없습니다.”
원천방이 냉소했다.
“초휴 너는 잘못이 없다 치자. 하지만 형사도는 내 제자였다. 제자가 죽었으니 사부가 복수하는 것 역시 잘못이 아니다. 이치가 그렇지 않은가?”
초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끝이 없습니다. 은마에서 제 위치는 이미 확고합니다. 원 선배가 은마권 전체와 싸우실 생각이 아니라면 절 죽이지는 못하실 텐데요.”
원천방이 코웃음을 쳤다.
“위치? 초휴, 순진하기 짝이 없구나! 정말 네 자리를 누구도 건드릴 수 없으리라 생각하느냐? 위서애라 한들 그런 말은 못 할 것이다!”
초휴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원 선배는 정말 나와 화해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이오?”
원천방이 싸늘하게 말했다.
“이미 말했을 텐데. 네가 자진해서 무공을 폐한다면 더는 추궁하지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는 끝이다!”
일촉즉발의 순간, 점원으로 변장한 종평이 들어섰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술과 요리를 상에 올렸다.
종평의 위장은 일견 그럴듯했다. 무슨 방법을 썼는지 힘도 모두 봉인한 상태였다.
초휴조차 털끝만 한 강기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초휴처럼 의심 많은 사람이나 원천방 같은 노강호가 보기에, 그의 위장은 우스꽝스러울 지경이었다.
실력은 숨길 수 있었지만 살기는 숨기지 못한 것이다. 수년 동안 무도를 익히면서 생긴 각종 습관은 더욱 적나라하게 눈에 띄었다. 하긴 초휴나 원천방까지 갈 것도 없이 노유마저 알아보지 않았던가.
종평 본인은 긴장한 나머지 손까지 살짝 떨고 있었다. 사실 그는 원천방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 그의 목표는 원천방이 아니라 초휴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그러니 도박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초휴가 먼저 음식을 먹고 중독되면 즉시 공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원천방은 본래 초휴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들었다. 제자를 죽인 원수니까, 자신이 공격하면 원천방도 한 몫 거들지 모를 일이 아닌가.
종평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초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초휴가 잔을 들었다. 그러나 그가 술을 마시기도 전에 원천방이 잔을 내던지더니 탁자 위의 음식을 전부 뒤엎으며 일갈했다.
“초휴! 감히 날 죽이려 들어? 그따위 수단이 방금오는 몰라도 노부에게 통할 거 같으냐! 노부가 정말 네 놈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느냐?”
원천방이 손을 휙 움직여서 종평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는 종평에게 한마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목을 부러뜨려 한쪽에 내던져 버렸다.
엄청난 마기가 터져 나오면서 허공에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거대한 마기의 손이 쑥 뻗어 나와 공간을 봉쇄하며 초휴를 향해 덮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