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010)
마존현세강림기-1011화(1009/2125)
마존현세강림기 41권 (17화)
4장 친교하다 (2)
나이트 베슬리의 호출을 받고 전 세계로 흩어져 있던 나이트들이 원 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전 세계라는 말을 감안한다면 굉 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실제로 나이트들이 모여드는 시간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각국의 대도시에서 런던으로 오는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릴 일이 잘 없 거니와, 아무리 타국에 파견되어 있 다고 해도 나이트쯤 되는 이들이 대 도시를 벗어나 전선에 나설 일이 잘 없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그렇게 원탁으로 모여든 나이트들 은 아주 박살이 나버린 원탁의 몰골 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군대라도 쳐들어왔나?’
도무지 무인과 무인이 싸워서 만 들어진 광경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입구는 완전히 박살이 나 있고,
홀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핏자국과 그을음이 엉망으로 뒤덮여 있다. 무 엇보다 화룡점정은 홀이었다.
원탁을 상징하는 테이블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아래로 시커먼 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저 계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이트들이 모를 리 없었다.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신 화가 부활하고, 부활한 신화가 무너 졌다.
“대체 무슨 일이……
대체적으로 나이트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나이트 르보가 마스터를 탄핵하고 원탁을 제 손을 넣으려 시도했다는 걸 알고도 관여하지 못한 이들과, 그 소식 자체를 듣지 못한 이들.
절반 이상이 참여하고, 참여한 인 원 중 삼분지 이가 넘어서는 이들이 찬성할 경우, 새로운 나이트를 선출 할 수 있다는 법칙을 이용하기 위해 나이트 르보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통제한 것이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알지 못한 나이트들은 멘붕에 빠졌다.
긴급 호출을 받고 부랴부랴 달려 왔더니 원탁이 박살 나 있는데, 어
떻게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에, 엘더 나이트들이 깨어난 건 가?”
나이트들의 시선이 아래로 이어지 는 계단으로 향했다.
눈이 떨린다.
절로 신음이 흘러나온다.
그들이 경악하는 이유는 두 가지 였다.
하나는 엘더 나이트들을 깨워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 원탁에 도래 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 엘 더 나이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설마?’
엘더 나이트들이 패배했다?
아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나이트쯤 되는 이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엘더 나이트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그리고 그들이 얼 마나 강한지. 직접 눈으로 본 것이 아니라 실감할 수는 없지만.
하지만 그들이 구전되는 이야기의 반 정도만 강하더라도 지금의 원탁 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힘이다.
그런데 그런 엘더 나이트들이 모 두 패했다고?
부정하고 싶다.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홀로 진입하면서 그들이 본 상황은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 게 만들었다.
“다들 오셨습니까?”
나이트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획 돌아갔다. 그들의 눈에 어색하게 머 리를 긁으며 다가오는 나이트 베슬 리의 모습이 보였다.
“나이트 베슬리!”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에……
나이트 베슬리가 한숨을 쉬었다.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일단은 좀 앉…… 아니, 앉을 곳 이 없군요. 그럼 서서 진행을 해야 하나?”
“의자라도 좀 가지고 와야겠군.”
나이트 베슬리가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렸다. 마침 마스 터가 위긴스를 대동하고 홀로 들어 오고 있었다.
“마스터.”
“나이트 베슬리, 아이들을 시켜 의자를 가져오라 하게. 일단 앉기는 앉아야지. 다른 곳에서 회의를 진행
하는 것은 원탁의 전통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예.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나이트 베슬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스터가 등장해 준 덕분에 설명 의 주체가 그에게서 마스터로 옮겨 갔다.
“마스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 인지 설명을……
“재촉하지 말게나.”
마스터가 살짝 손을 들어 나이트 들을 만류했다.
“마음은 알겠지만, 급하게 군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네. 일단은 의자 가 오면 앉아서 이야기하지.”
“……알겠습니다.”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들이지만, 마스터의 권위를 무시할 수 없었다.
기묘한 분위기 속에 의자가 들어 오고, 마스터와 나이트들이 이제는 없어진 원탁의 자리 주변으로 둘러 앉았다.
“대충 상황을 이야기해 주자 면……
마스터가 어깨를 으쓱했다.
“나이트 베슬리.”
“예, 마스터?”
“자네가 설명하게.”
“……제, 제가 말입니까?”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이상하 군. 그리고 나는 한동안 현장을 떠 나 있지 않았던가. 자네가 말하는 것이 맞아.”
나이트 베슬리가 고개를 끄덕였 다.
‘ 난감하군.’
마스터의 논리에는 틀린 점이 없 다. 마스터는 수감되어 있으면서 상 황을 모두 보지 못했다. 설명을 해 야 한다면 나이트 베슬리가 하는 쪽 이 맞다.
한숨을 푹 내쉰 나이트 베슬리가 그가 아는 바를 모두 털어놓기 시작 했다.
“……그렇게 된 겁니다.”
나이트들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 로 나이트 베슬리를 바라보았다.
개중에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 지 대충 파악하고 온 이들도 있지 만, 그들이라고 해서 반응이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단순한 텍스트로 이루어진 사실과, 사람이 직접 보고 겪은 일에 대한 회상이 전해주는 느 낌은 전혀 다르니까.
“그러니까……
나이트들 중 을 열었다.
“요약하자면, 터를 탄핵하고
하나가
어색하게 입
나이트
새로운
르보가 마스 마스터로 선
출이 됐는데, 그 순간 위긴스가 총 회를 이끌고 난입하여 나이트 르보
를 죽이고 마스터를 구해냈다는 겁 니까?”
“정확합니다.”
“그 와중에 엘더 나이트들이 부활 했는데, 그 강진호인가 하는 총회의 회주가 엘더 나이트들을 모조리 다 죽여 버렸다?”
“그것도 정확합니다.”
“하••••••
나이트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 다.
나이트 르보가 그런 일을 꾸몄다 는 것에서 황당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고, 원탁에 다른 집단이 쳐들어왔 다는 것에서 분노를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 모든 일에서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굴욕감을 느끼 는 이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에 대한 반응 만은 모두가 동일했다.
“강진호라는 자가 엘더 나이트를
모두 쓰러뜨렸다고 했습니까?”
“예.”
“……엘더 나이트들의 실력이 우 리가 알고 있는 것에 미치지 못한 겁니까? 아니면……
“엘더 나이트들의 실력은 들어온 것 이상이었습니다.”
마스터와 위긴스, 그리고 살아남 은 나이트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 다.
“그럼 말이 안 되잖습니까?”
“부정하고 싶으시겠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건 목격한 모든 이들 이 증언할 수 있습니다. 의심이 되
신다면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지금 원탁에 머무르고 있는 모든 이들이 같은 증언을 할 겁니다.”
“대체••••••
나이트들의 얼굴이 기묘해졌다.
엘더 나이트.
원탁의 전설.
그들이 단 한 사람의 손에 모조 리 쓰러졌다는 말을 대체 어떻게 받 아들이란 말인가.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동일한 말을 하는데 끝까 지 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머릿속에서 해석이 되지 않
는다.
“그렇다면……
나이트 요한네손이 마른침을 삼키 며 입을 열었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원탁에 있네.”
나이트 요한네손의 얼굴이 기묘해 졌다.
전쟁을 치른 상대가 이곳에 머무 르고 있다는 건 단 한 가지를 의미 한다.
점령군.
원탁은 전투에서 패했고, 총회에
점령되었다.
그런데 그렇게만 받아들이기는 좀 이상하다. 왜냐면 그들은 홀까지 진 입하는 동안 단 한 명의 동양인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디에?”
“숙소에 머무르고 있네. 사우스 게이트 쪽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 지.”
“숙소요?”
말이 짧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 지 못할 만큼 나이트 요한네손은 당 황하고 있었다.
“무슨 의도로 묻는 것인지는 알고
있네. 다만, 지금의 상황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극단적이지 않네. 총회는 원탁에 대한 지배를 원하지 않네.”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그렇다면 뭐 하러 이곳까지 쳐들 어와서 전쟁을 일으킨단 말인가.
나이트 네그리가 나이트 요한네손 의 말을 끊었다.
“마스터.”
“ O ”
“이제 어쩔 생각이십니까?” 모두의 시선이 나이트 네그리와 마스터에게 집중되었다.
지금 이 순간, 모두가 꺼내고 싶 어 한 말이 이것이다. 이미 일은 벌 어졌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의도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원탁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다.
“일단…… 나는 마스터의 자리에 다시 입후보할 생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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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三
“이 기회에 새로운 마스터를 선출 하는 것 역시 나쁘지 않겠지만, 지 금은 새로운 마스터를 추대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네. 원탁은 지금 위
기를 겪고 있으니까.”
나이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집단이라면 위기를 새로운 인물로 돌파해 나간다는 선택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탁에서는 그 게 힘들었다. 원탁은 여러 국가의 연합 체제를 이루고 있고, 새로운 마스터가 선출되면 이해관계가 극명 하게 갈리게 된다.
그 혼잡한 상황을 조율하는 데만 시간을 어마어마하게 잡아먹을 것이 다. 그럴 바에는 이미 마스터의 자 리를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이가 상 황을 정리하는 쪽이 낫다.
“그 후에는?”
“총회와 동맹을 맺을 거네.”
나이트들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 졌다.
원탁에 쳐들어와 마스터에 자리에 오른 이를 참살한 총회와의 동맹?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순간적으로 거부감이 밀려 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나이트.
각국을 대표하는 무인이자, 원탁 의 정치에 이골이 난 이들이다. 순 간적인 감정으로 원탁의 입장을 무 시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실질적
으로 원탁이 점령당한 이상,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화친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다.
“마스터.”
나이트 네그리가 씹어뱉듯 입을 열었다.
“그 말씀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 니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마스터가 말씀하 시는 그 동맹이라는 건 원탁의 미래 를 위한 선택입니까, 아니면 총회에 굴복한 마스터가 살아남기 위한 선 택입니까?”
무례한 말이었다.
하지만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
“나를 의심하는가?”
“마스터만 이 자리에 있었다면 의 심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나이트 네그리가 벌떡 일어나 위 긴스를 노려보았다.
“원탁을 배신하고 나이트의 자리 를 잃은 저자가 이 회의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 습니까? 어째서 저자가 이곳에 있는 것을 용납하시는 겁니까? 아무리 마 스터께서 저자를 총애하신다지만, 이건……
“아닐세.”
마스터가 나이트 네그리의 말을 끊었다.
“아니라구요?”
“그렇다네. 나는 위긴스를 대동하 려 한 적 없네. 위긴스가 이 자리에 참여하는 것은 총회의 요청이야. 위 긴스는 전 나이트로서가 아닌, 총회 의 대표로서 이 자리에 동석한 것이 네.”
나이트 네그리의 얼굴이 일그러졌 다.
그 말인즉슨, 지금 원탁은 자체 회의조차도 총회의 감시하에 이루어 진다는 걸 의미한다.
“차라리!”
“거기까지.”
마스터가 네그리의 말을 다시 한 번 끊었다.
이어질 말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 이다.
차라리 그들이 이끌고 온 병력을 동반하여 적을 몰아내는 시도라도 해보자. 그 말이 나올 게 빤했다.
하지만 그건 절대 나와서는 안 될 말이다.
“아무래도 자네들도 이해를 할 필 요가 있겠군. 저기 오시는군. 저분을 대면하도고 자네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의견 고려해 보지.”
마스터의 눈짓에 나이트들이 일제 히 고개를 돌려 열려 있는 문을 바 라보았다.
어두운 복도에서 한 사내가 천천 히 걸어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