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017)
마존현세강림기-1018화(1016/2125)
마존현세강림기 41권 (24화)
5장 재회하다 (4)
박강혁 사무장은 이마에 흐른 식 은땀을 닦아냈다.
‘이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 지?’
복잡한 머릿속과는 다르게 그의 손은 기계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 었다. 십 년 동안 해온 일이니 손에
이제 눈감고도
이륙을
내일로
갑자기
이해할
예정되
한국으
익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륙을 준비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
문제는 도무지 이 수 없다는 점이었다.
원래 그의 비행은
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로 돌아가는 비행이 잡혀 버렸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느긋하게 하루 휴식할 시간이 날 아갔다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어차 피 그다음 비행 스케줄이 당겨지는
것도 아니니까.
개인적으로도 영국에서 쉬는 것보 다는 한국의 집으로 돌아가 하루 더 쉬는 쪽이 더 낫기도 했다.
문제는 비행 스케줄을 당긴다는 게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는 점이다. 장기간의 비행을 마친 비행기는 반드시 점검을 받게 되어 있다.
그 점검을 마치지 않고서는 새로 운 비행이 불가능하다. 혹여 점검을 스킵할 수 있는 상황이 되더라도 빡 빡한 공항의 스케줄을 감안한다면, 다른 항공사들을 뒤로 밀어내고 추
가 항공 스케줄을 편성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그 쉽지 않은 일이 벌어 졌다.
‘대체 누가 타는 거야?’
이런 일이 벌어질 때는 반드시 누군가의 개입이 있다. 강력한 권력 을 가진 이라면 공항의 사정 정도는 간단하게 해결해 버릴 수 있으니까.
문제는 여긴 한국이 아니라 영국 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라면 문제가 될 일도 아 니다. 하지만 이번 요청은 한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들어왔다. 그것도
영국 정부 쪽을 통해서 말이다.
‘타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라 최대 한 그쪽에서 편안함을 느낄 항공사 를 섭외하고 싶다고?’
그 오만하기 짝이 없는 영국 놈 들이 할 만한 말이 아니었다.
정신 나가기로는 프랑스 놈들을 최고로 꼽는 박강혁 사무장이지만, 실제 상대하기 짜증 나는 쪽으로는 영국 놈들이 최고다.
영국 놈들은 자신들은 동양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우수한 인종이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머리에 박아 넣고 사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데 그 영국 놈들이 자신들의 항공사가 아니라 한국 항공사에 직 접적으로 협조를 요청한다?
영국 정부가 그렇게까지 신경 써 야 할 VIP가 대체 누구란 말인가.
‘대통령이라도 은밀히 방문했나?’ 그럴 리가 없겠지.
하지만 그럴 생각이 들 만큼 파 격적인 상황이었다.
“게이트 열었습니다.”
“그래.”
승무원의 말에 박강혁 사무장이 마른침을 삼켰다.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탑승객은
백 명 정도. 영국 정부의 요청에 따 라 신원 조회는 하지 않는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타는 건지, 궁금증이 폭증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의 눈에 게이트를 통해 비행기로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 이거 두근대는데?”
“쪽팔린다. 조용히 좀 해라.”
“너, 비행기 타봤어?”
“야, 이 미친놈아! 너는 올 때 날 아왔냐?”
“그건 짐칸이잖아. 나는 제주도도 못 가봤단 말이야. 비행기 처음 타
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알았으니까 좀 닥치라고. 쪽팔리 니까.”
박강혁 사무장의 얼굴이 미묘하게 굳었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감정을 얼굴로 모두 드러냈겠지만, 그는 십 년 차 베테랑 사무장이다. 생각과 표정을 다르게 만드는 것 정도는 일 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박강혁 사무장조차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일으켜야 할 만큼 비행기를 향해 걸어오는 이들 의 면면은 심상치가 않았다.
‘운동선수들인가?’
가장 비슷한 느낌을 찾으라면 아 무래도 그쪽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건장한 체격이 확 느껴지는데다가, 대부분이 트레 이닝복을 입고 있다.
거기다가 운동선수 특유의 껄렁껄 렁함 같은 게 느껴진다.
‘아니, 운동선수일 리가 없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서, 한국인 운동선수를 영국 정부에서 배려해 줘야 할 이유가 없다.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가진 영국의 축구 선수들 조차 영국 정부로부터 이만한 배려
를 받지 못할 텐데, 한국의 운동선 수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나름 스포츠를 좋아하는 박강혁 사무장인데도 저런 얼굴들은 본 적이 전혀 없었다.
“들어가면 되는 겁니까?”
“어서 오십시오.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아무 데나 앉으면 되요?”
“네, 손님. 물론입니다.”
“와, 그럼 나는 저쪽으로 가야지.”
“아, 거기는 일등석……
“저는 일등석 들어가면 안 돼요?”
“아, 그게……
박강혁 사무장이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순간, 구원자가 등장했다.
“뒤로 안 가, 새끼야?”
“헐, 이 실장님.”
이현수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안쪽 으로 밀고 들어왔다.
“놀러 가냐? 어?”
“아, 아닙니다.”
“일하시는 분들 곤란하게 하지 말 고, 빨리 안으로 기어 들어가!”
“예! 지금 바로 갑니다!”
이현수가 등장하자마자 날뛰던 이 들이 다급하게 안쪽으로 밀려 들어 갔다.
박강혁은 멍하게 그 광경을 바라 보았다.
‘진짜 운동선수들인가?’
마치 감독이나 코치가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 같았다.
“죄송합니다. 우리 애새끼들이 영 상태가 안 좋아서.”
“아, 아닙니다.”
박강혁은 부동자세가 되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거물이다.’
영국 정부가 따로 편의를 봐줄 만큼의 거물들. 그런 이들을 통제하 는 사람이다. 정체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박강혁 따위가 감히 넘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이현수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 렸다.
“빨리빨리 타라고, 새끼들아! 뒤 에 회주님 오시잖아!”
“가, 갑니다.”
안쪽에서 공영길이 소리쳤다.
“실장님, 이거 좌석이 너무 작은 데요!”
“서서 갈래?”
“딱 맞고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w 쯔 캐
人、•
인상을 쓴 이현수가 마지막 한 명까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너희도 빨리 타.”
“ 예.”
마교도들이 타는 것을 확인한 이 현수가 손가락질을 해 댔다.
“아니, 니들은 그쪽으로 타지 말 고 옆쪽에 타라고, 이 새끼들아! 구 분해서 앉아, 구분해서.”
“예!”
좌석 배치까지 지시한 이현수가 박강혁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른쪽으로 탄 애들은 중국인이 니 따로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아 직 한국말이 서툴러서요.”
“아, 걱정하지 마십시오. 중국어 소통이 가능합니다.”
“네.”
이현수가 말을 마치고는 한쪽으로 비켜섰다. 그러자 게이트에서 몇 사 람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헐..”
나타난 이의 모습을 본 박강혁이 눈을 크게 떴다.
‘뭔 사람이……
아니, 저 사람이 과연 입구를 통 과할 수는 있나?
비행기에 사람을 태우고 내리는 일만 십 년 넘게 해온 박강혁이지
만, 저만한 크기의 사람을 태워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거대한 덩 치에 대한 당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바토르가 입구에 도착했다.
바토르가 눈을 찌푸렸다.
“ 좁군.”
“바토르 님이 너무 크신 거죠.”
“이래서 민간기는 싫다니까.”
바토르가 몸을 숙이며 비행기 문 안으로 몸을 욱여넣는다.
“이쪽, 이쪽으로 가셔야 일등석입 니다.”
“끄으응.”
최대한 굽혔음에도 문에 몸이 꼈
다. 바토르는 비행기가 망가지지 않 게 조심조심 몸을 욱여넣었다.
겨우겨우 입구를 통과한 바토르가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현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가장 큰 문 제를 해결했다.
박강혁이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반쯤 기다시피 안쪽으로 향하는 바 토르를 바라보았다. 세상에 저리 커 다란 사람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러시아 동물원에서 본 불곰보다 더 큰 느낌이다.
‘저 사람들은 또 뭐야?’
이어서 비행기로 들어오는 이들도 영 평범하지는 않았다. 검은 정장을 쫙 빼입고 선글라스까지 쓴 백발의 노인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모델 포스를 내뿜고, 그 옆을 걸어오는 중년인은 뭐랄까…….
‘깡패?’
아니, 조폭?
여하튼 그런 느낌이었다.
“잘 부탁하네.”
“기내식 나오나? 기내식?”
두 사람이 희희낙락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또 있어?’
그런 후에 마지막 화룡점정이 찍 혔다.
‘ 배우?’
다음으로 다가오는 사내를 보는 순간, 박강혁이 입을 살짝 벌렸다. 댄디함이라는 게 어떤 말인지를 온 몸으로 증명할 정도로 잘생긴 중년 백인이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비행기 에 탑승했다.
“어서 오십시오.”
“감사합니다.”
매너가 몸에 익어 있다는 게 딱 티가 난다.
정중한 태도로 박강혁과 승무원들 의 인사를 받은 사내가 이현수의 어 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는 일등석으 로 향했다.
‘끝인가?’
개성이 너무 넘치다 못해 터지는 이들의 연속이었다.
“한 분만 더 오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누가 오는 거지?’
박강혁이 긴장한 눈으로 입구를 바라보았다.
‘ 어?’
하지만 마지막으로 오는 사람은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꽤나 평범한
동양인이 었다.
‘잘생겼다.’
첫 번째로 드는 인상은 그것.
하지만 잘생겼다는 것만으로 특이 함을 인정해 주기에는 지금까지 비 행기에 오른 이들의 면면이 너무나 도 개성 넘쳤다. 저 핸섬함이 평범 해 보일 정도로.
“전원 탑승했습니다.”
오 O ”
HBT.
보고를 받은 강진호가 고개를 끄 덕이고는 이현수의 안내를 받아 안 쪽으로 향했다.
“한국 비행기군?”
“영국 쪽에서 한국 항공사에 요청 한 모양입니다. 사실 이쪽이 조금 더 편하기도 하구요.”
“그렇겠지. 마스터가 생각보다 힘 이 있는 모양이군. 정부도 움직이 고.”
“사실 총회가 과도하게 힘이 없는 쪽에 속합니다. 마스터는 마음만 먹 으면 총리도 교체할 정도의 힘이 있 으니까요. 정부에 지시를 내려 비행 기 하나 수배하는 것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죠.”
“그렇군.”
박강혁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나는 아무것도 못 들었다, 아무 것도 못 들었어.’
정신 나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지 만, 박강혁은 본능적으로 그 말이 진실이라는 걸 이해했다. 애초에 그 들이 이 사람들을 태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 말을 증명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대화는 듣지 않는 것 만 못했다.
세상에는 때로 알아도 몰라야 할 일이 있는 법이다. 이 비행이 끝나 는 순간까지 박강혁은 스스로가 장 님이고 귀머거리라고 생각하기로 했
다.
“비행기 문 닫겠습니다.”
모두가 착석하자 박강혁이 재빨리 비행기 문을 닫고는 일등석으로 향 했다.
“모시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저는 박강혁 사무장이라고 합니다. 여러 분의 편안하고 안전한 비행을 위하 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본 항공기 는 영국 런던에서 대한민국 인천으 로 향하는 국제 항공편으로서……
“어이.”
바토르가 박강혁의 멘트를 끊었 다.
‘중국어?’
아무래도 저 거대한 사내의 국적 은 중국 쪽인 모양이었다.
“예, 손님.”
바토르가 몸을 뒤틀었다. 장정 둘 이 누워도 충분한 일등석 좌석이 바 토르에게만은 좁디좁은 모양이었다.
바토르가 그 거대한 덩치를 뒤틀 며 인상을 쓴다. 평범한 사람이 감 당하기에는 너무도 위협적인 모습이 었다.
“그런 건 됐고!”
“예!”
“기내식 언제 나오나?”
박강혁이 당황한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일등석의 그 누 구도 박강혁을 도와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이륙이 끝나는 대로 준비하 겠습니다.”
“바로 가져와.”
“예, 손님.”
박강혁은 이 비행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