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025)
마존현세강림기-1026화(1024/2125)
마존현세강림기 42권 (7화)
2장 취업하다 (2)
“생각을 해.”
강진호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 았다. 하지만 신음하고 있는 마염들 의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똑똑히 들 렸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발악 하며 달려든다고 뭐가 달라지나?”
“힘은 발산하는 게 아니라 모으는 거다. 맹수는 사냥을 할 때 소리를 지르지 않아. 숨을 죽이고 일격을 날릴 틈을 노리지.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싸우는데 눈을 까뒤집고 달 려든다는 건 죽여 달라는 소리밖에 는 안 된다.”
이명환이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맞는 말이 머리에 제 대로 들어오지 않을 만큼 그들은 지 쳐 있었다.
“노력한다고 나아진다는 건 꿈같 은 이야기야. 바둑 기사나 노력한답 시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근력 운동 만 하고 있다면 그걸 노력이라고 할 수 있나? 결국 중요한 건 방향성의 문제야. 단순히 열심히 하는 걸로 끝내려 하지 마라. 어떤 식으로 노 력하는 가도 문제다.”
모두를 한 번 둘러본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내일 다시 한다.”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앓는 와중에도 어찌어찌 대답은 나왔다.
강진호가 여전히 일어나지 못하는 마염들을 쭉 둘러보고는 몸을 돌렸 다.
‘한 단계는 넘었군.’
인간은 불편한 존재다.
아무리 의지가 강한 이라도 하더 라도 기계처럼 똑같은 생활을 반복 할 수는 없다. 확실한 목표를 정하 고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 르다 보면 어느샌가 삶은 느슨해져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스스로가 그런 상황을 제
대로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신이 나태해졌다는 것을 깨달을 즈음이면 이미 상황은 심각해져 있 다. 대부분은 자신이 나태해지고 있 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노력에 대한 대가를 얻고, 스스로 가 최선을 다해왔다는 것을 알면 알 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노력에 대한 열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심히 했으니 조금쯤은 쉬어도 괜찮다. 노력이라는 것도 결 국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니 중간 중간 제대로 된 휴식을 해줘야 한 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쉬는 기간은 날이 갈수록 길어지고, 휴식은 휴식의 수준을 넘 게 된다.
그러니 중간중간 느슨해진 정신을 조여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꾸우욱.
강진호가 가만히 주먹을 쥐었다.
‘생각 이상으로 해주고 있어.’
주먹에 타격감이 확실히 남아 있 다. 한 달 전쯤이었다면 이 정도 힘 으로 후려갈겼을 경우 마염들은 피 떡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
금은 이 정도의 공격을 몸으로 버텨 내고 있다.
마기가 확실히 자리 잡아 육체를 보호한다는 뜻이었다.
강진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 다.
이런 성장 속도라면 곧 과거의 마염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강진호의 운신 폭도 확 실하게 늘어난다.
그렇게만 된다면…….
상념에 사로잡혀 산을 내려가려던 강진호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웅?”
이현수와 이현주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무자비하게 마염들을 뚜드 려 패는 모습을 보고 질린 모양이 다.
“무슨 일이지?”
“……어, 그게.”
이현수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 그게••••••
이현수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 자 이현주가 이현수의 옆구리를 쿡 쿡 찌른다. 재촉당한 이현수가 이마 에 흐른 땀을 훔치고는 어색한 얼굴
로 웃었다.
“날씨가 참 좋지 않습니까. 회주
“회, 회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 다. 좋은 제안이 와서요.”
“좋은 제안?”
강진호의 눈이 의문으로 물들었 다.
탁.
커피 잔을 내려놓은 강진호가 고 개를 갸웃했다.
“신입 사원 연수?”
“……예.”
“신입 사원?”
“……예.”
강진호의 고개라 모로 꺾인다.
그 모습을 보는 이현수의 마음도 모로 꺾이고 있었다.
“신입 사원이 있나?”
“ 없죠.”
“그런데 웬 신입 사원 연수?”
“저희 사원들이 신입 사원과 그리 다를 게 없거든요. 기본적인 게 안 되어 있어서.”
이현주가 이현수를 거들었다.
“앞으로 회사를 운영하려면 이리
저리 해야 할 일이 많아집니다. 이 런 식으로는 더 무리라고 판단을 내 렸습니다. 사무직들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새로 뽑으면 되는 거 아닌가?”
강진호가 이해가 잘 안 간다는 듯이 이현주를 바라보았다.
“법인화를 완료해서 회사를 새로 설립한다면, 거기에서 일할 추가 인 력들이 필요할 거고, 여기에서 일할 이들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그쪽에 서 신입 사원을 뽑으면 될 것 같은 데?”
“쉽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일
단 드러내지 않아야 할 부분을 다뤄 야 한다는 게 워낙 민감한 문제라 서.”
“음, 그렇군.”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 히 총회는 불법적인 부분을 너무 많 이 손대고 있었다. 자금들도 지금 세탁되고 있는 중이기는 하지만 불 법적인 자금이 너무 많다.
그런 영역을 신입들에게 내어줄 수는 없다.
“그럼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문 제라도?”
“그, 그게.”
이현수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강진호가 그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이현수가 이렇게까지 당황 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과거 영남회의 이인자로서 강진호 를 대면했을 때도 저렇게 긴장하지 는 않았던 것 같은데…….
“화, 황정후 회장님께서.”
“회장님이?”
“회주님도 신입 사원 연수에 참여 하시라고.”
강진호의 고개가 다시 모로 돌아 간다.
“신입 사원 연수?”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보며 이현수가 눈물을 훔쳤다.
모든 설명을 끝낸 이현수는 수능 성적표를 받는 재수생의 심정으로 초조하게 강진호의 반응을 기다렸 다.
‘두고 보자, 조규민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이런 상황에 처한다는 것 자체가 이현수 에게는 끔찍한 일이었다.
강진호는 말없이 담배를 꺼내 입 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회장님이?”
“••••••예.”
“하하.”
강진호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 다.
황정후가 몇 번이고 강진호에게 일을 시키려 했다는 것은 강진호도 잘 알고 있었다. 조규민도 그런 애 로 사항이 있다고 몇 번이나 한탄을 해댔으니까.
그때마다 이리저리 잘 빠져나왔는 데, 아직도 포기를 못한 모양이었다.
“……괜찮은 제안이긴 한 것 같은
데.”
강진호가 묘한 얼굴로 입에 담배 를 물었다.
‘신입 사원 연수라.’
기분이 이상하다.
예전이었다면 이런 기분은 아니었 을 것이다. 강진호의 인생 루트에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 역시 분명 존재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강진 호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정 한 상태였다.
평범한 삶은 포기했다.
남들처럼 대학을 나오고 회사에 입사해서 살아가는 삶은 그의 머릿 속에서 완전히 배제가 됐다. 그런데
이제와 다시 신입 사원 연수를 받는 다?
강진호가 나직하게 웃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 지.’
강진호가 묘한 눈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희가 먼저 제안한 일인 건 사실입니다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안이라기보 다는 부탁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정확한 단어 선 정이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제안을 굳이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유는?”
“회주님께서……
“내 상황 같은 건 빼놓고 말하 지.”
“아닙니다. 그런 말이 아니고, 회 주님의 자존심을 제외하고도 이건 안 받는 게 맞는 제안입니다. 이유 는 아주 간단한데, 회주님께서 직접 연수를 받으면서 소모해야 하는 시 간을 비용으로 지불하면서 얻어오는 게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
나?”
“회주님께서 낭비하는 시간에 비 한다면 큰 부분은 아닙니다.”
강진호가 이현주를 돌아보았다.
그 시선을 받은 이현주가 목소리 를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교육은 반드 시 필요합니다.”
강진호가 가볍게 웃으며 이현주를 바라보았다. 계속하라는 재촉이다.
“이 실장님의 말이 맞습니다. 사 원들을 교육 시키는 게 중요하기는 하지만, 회주님이 낭비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손해라고 봐야 합니다.”
강진호는 가만히 이현주가 다음 말을 하기를 기다렸다. 살짝 뜸을 들인 이현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 을 이었다.
“지금 당장은요.”
“장기적으로는?”
“현재 총회는 간부진에게 너무 많 은 것을 의존하고 있습니다. 무력적 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소수의 간부진 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 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그도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다.
“회주님께서 시간을 소모해 가며
친위대를 훈련시키는 것 역시 그 일 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짧은 소견 이지만……
“ 맞아.”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계속해.”
“예. 제 조부가 총회를 운영할 당
시에는 쏠림이 이리 심하지 않았습 니다. 하지만 지금 총회는 쏠림이 너무 심합니다. 그 가장 큰 피해자 가 회주님과 이 실장님이라 생각합 니다.”
“ O ”
“문제는 이 두 분께서는 현안에
시달리실 분이 아니라 총회의 장기 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할 분이라는 거죠. 지금처럼 당장 눈앞의 일에 시달리다 보면 더 큰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강진호가 이현수를 돌아보았다.
이현수가 어색한 얼굴로 강진호의 시선을 피했다. 바로 앞에서 얼굴에 금칠을 하고 있으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회주님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지만, 그 일을 통해 이 실장님이 조금 더 자유로워 진다면 그 이상의 이득을 가져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U 으 W
강진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 다.
할 일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지 금 총회는 무척이나 중요한 시기였 고 그가 봐줘야 할 일이 많다. 이 중요한 시기를 그런 일로 낭비하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일리가 있지.’
과거 이현수는 강진호조차 위기로 몰아넣었던 사람이다. 홍왕과의 격 전을 제외한다면 현세로 돌아온 후 겪은 가장 큰 위기가 이현수의 손에
서 나왔다.
그랬던 이현수가 최근에는 총회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느낌이다. 이건 강진호 역시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이 일을 맡아주면 이 이 편해진다는 건가?”
“당분간은 사원들이 빠지는 더 힘들겠지만, 연수만 끝나면 편해질 겁니다.”
“흐으으으음 ”
강진호가 묘한 미소를 짓고
심장하게 이현수를 바라보자 이현수
실장
만큼
훨씬
의미
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려댔다.
“그리고 회주님에게도 분명히 도 움이 될 겁니다. 결국 총회를 이끌 어 나가는 건 회주님이시니까요. 전 반적인 업무의 양식을 안다는 건 큰 이점입니다.”
이현주가 고개를 숙였다.
“제 생각은 여기까지입니다.” 강진호가 소파에 등을 기댔다.
“이현수 실장.”
“예! 회주님.”
“어떻게 할까?”
강진호가 빙글빙글 웃으며 이현수
를 바라보았다. 그 능글맞은 시선을 본 이현수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굳이 안 가셔도……
“갈 건데?”
“ 예‘?”
강진호가 몸을 일으켰다.
“이 실장님에게 도움이 된다는데 내가 안 갈 수 없지.”
“아, 아니 가지 마시라니까요! 저 는 이대로도 괜찮습니다! 이거 하나 해주시고 또 얼마나 부려먹으시려 고!”
“괜찮아. 괜찮아.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가지 마시라구요! 그냥 이대로 살겠습니다! 제발!”
“이현주 부장, 진행해.”
“예! 회주님.”
“하지 말라니까아아아아아아!”
그렇게 이현수의 처절한 비명과 함께 강진호의 재경 입사가 정해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