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038)
마존현세강림기-1039화(1037/2125)
마존현세강림기 42권 (20화)
4장 연수받다 (5)
‘뭐야?’
‘박유민 씨? 저 사람 이름이 박유 민인가?’
‘최연하랑 친분이 있나? 아니, 최 연하가 남자한테 저리 나긋하게 구 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 바닥에서 굴러먹고 사는 이들
은 대부분 최연하가 어떤 사람인지 를 알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 바닥에서 실력으 로 인정받는 이들일수록 최연하가 얼마나 성격이 더러운지를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최연하와 얽힐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들이 아는 최연하는 절대 저럴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물론!
최연하가 업계인을 대하는 것과 일반인을 대하는 것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 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상하다.
우선 일단 광고를 같이 촬영하는 이상 완전한 일반인이라고도 할 수 없고, 지금 최연하가 보여주는 모습 은 팬들을 대할 때의 모습과도 차이 가 있다.
일단 이름이 튀어나왔다는 것부터 가 그렇지 않은가.
그때 였다.
덥썩!
박유민에게 한달음에 달려간 최연 하가 박유민의 손을 덥썩 움켜잡았 다.
“와, 진짜 반갑다! 몇 달 만에 보 는 거예요, 이게!”
“하하…… 하, 여전하시네요.”
“에이, 나 좀 더 이뻐진 것 같지
않아요‘?”
“아냐?’’
“아, 아니에요. 예뻐요. 솔직히 좀 놀랐어요. 원래도 예쁘다고 생각했 는데, 일할 때는 확 다르시네요.”
최연하가 살짝 윙크를 했다.
“여자는 원래 그래요. 우리 유민 씨도 나름 작업 멘트 칠 줄 아시네. 쑥맥인 줄 알았는데.”
“누구만 할까요.”
“인정. 그거 진짜 인정.”
최연하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하지만 그 광경을 보는 다른 스 텝들의 입은 점점 더 벌어져만 갔 다.
‘이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 야?’
‘최연하가 왜 쟤랑 친하게 이야기 를 해? 원래 알던 사이인가?’
‘아니, 저 싹퉁바가지가 아는 남 자라고 저리 대화를 하겠어? 남자 친구 아냐?’
‘미쳤냐?’
‘아, 미안. 말이 막 나왔다.’
속삭이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겠다는 듯이 오진형 감독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유, 유민아, 너 원래 최연하 씨 아냐?”
“아…… 네. 원래 알던 사이예요.”
“어떻게?”
제 친구 여자 친군데요?
대답은 빤했지만 박유민은 강진호 와는 다르게 눈치라는 게 있는 남자 였다.
“예전에 제가 피자집에서 아르바 이트 할 때, 단골이셨어요. 그래서 자주 봤거든요.”
오진형이 살짝 현타가 온 얼굴로 박유민을 바라보았다.
‘인마, 거짓말을 할 거면 좀 더 그럴싸하게 해!’
톱스타가 피자 먹으러 갔다가 피 자집 알바랑 친해진다는 게 말이나 되나. 드라마에서도 그런 막장 설정 은 안 쓰겠다. 그럴 거면 피자집 알 바생이 톱 배우급으로 잘생겼든가.
심심하면 톱 배우랑 일하는 최연 하가 미쳤다고 피자집에서 알바하는 박유민이랑 친해지겠는가. 차라리 최연하가 E—Sports 팬이어서 박유 민하고 친해지고 싶었다고 하는 게
더 말이 된다.
“아, 그, 그래?”
하지만 이 자리에서 박유민을 추 궁할 수도 없다. 다들 납득 못한 얼 굴이지만, 그렇다고 따져 묻는 사람 이 있을 수가 없었다.
박유민이 한 말에 반박하지 않는 다는 건 최연하도 그 말을 인정했다 는 뜻이고, 이곳에는 최연하의 말에 딴지를 걸 만큼 담량이 큰 사람이 없었다.
“에이, 우리가 단골이랑 점원 사 이는 아니다. 친구잖아요.”
“……그, 그렇죠.”
“너무 그렇게 선 그으니까 섭섭한 데?”
“어색해서 그런가 봐요.”
“미안해요. 안 어색하게 내가 자 주 찾아갔어야 하는데.”
“그런 말이 아니구요.”
박유민의 얼굴이 벌게졌다.
최연하가 싱긋 웃는다.
“그런데 프로게이머였어요?”
“아, 네.’’
“ 오올 2”
최연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왜 이야기 안 했어요? 나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인 줄 알았
는데?”
“그때는 아니었어요.”
물론 그전에도 프로게이머였지만, 최연하가 그런 걸 알 리가 없다. 굳 이 박유민도 강조하고 싶지가 않았 다.
“그럼 그 뒤에 프로게이머가 된 거예요?”
“네.”
“음, 유민 씨 능력 있다. 그 말은 그 뒤부터 프로게이머를 했는데 광 고 찍을 정도로 인지도가 확 늘었다 는 거잖아요. 이거, 통신사 광곤데.”
박유민이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제 소속팀이 여기 통 신사라 그래요.”
“아아••••••
“그리고 그전에도 나름 인지도가 있기는 했어요.”
최연하가 양손을 배꼽에 모으고 고개를 푹 숙였다.
“몰라 뵈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견문이 짧아서.”
“……놀리지 마세요.”
“오, 놀리는 건 아네? 역시 누구 랑 달라.”
최연하가 환히 웃었다.
오진형 감독은 이제 그만 생각하
는 걸 포기했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의외의 인맥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대체 박유민이 최연하와 친분이 있 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 가.
‘ 어쨌든.’
오진형이 주변을 슬쩍 돌아봤다.
‘그래도 다행인데.’
박유민이 최연하를 몰랐다면, 안 그래도 박유민을 탐탁지 않게 생각 하는 이 촬영 현장에서 버티기가 녹 록치 않았을 것이다.
최연하가 성격이 나쁜 거야 유명 하니까.
물론 박유민이야 어떤 대접을 받 더라도 촬영을 포기하고 돌아갈 성 격은 아니지만, 아직 시즌이 남아 있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컨 디션을 무너뜨리는 건 그가 바라는 게 아니었다.
촬영은 최대한 무난하고 부드럽게 이어져야 한다.
최연하가 박유민과 친한 이상, 촬 영장의 분위기가 한결 나아질 게 분 명했다.
“그••••••
어느새 다가온 최종철 감독이 어 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하하…… 이거, 두 분이 아는 사이셨군요.”
최연하가 냉랭한 얼굴로 최종철을 돌아봤다. 박유민은 어색한 얼굴로 고개만 살짝 숙였다.
“그럼 캐미가 좋을 테니, 좋은 그 림 나올 수 있……
“은솔아!”
최연하의 고함이 터지자 저 끝에 서 한은솔이 전력으로 달려왔다.
“네, 누나!”
“업체에 전화해.”
“뭐라구요?”
“감독 바꾸라고.”
“••••••네?”
한은솔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최연 하를 바라보았다.
아니, 어느 미친 배우가 감독을 바꿔? 바뀌면 니가 바뀌어야지.
“누, 누나, 그게……
“나 이 감독이랑 촬영 안 할래. 전화해서 전해. 감독 안 바꾸면 나 이거 안 찍어.”
“누, 누나.”
한은솔이 감독 눈치를 두어 번 보고 최연하에게 바짝 붙어서 속삭 였다.
“면전에다 대고 그런 말 하지 마 요.”
“저 아저씨는 면전에다 대고 말하 던데?”
“네?”
최연하가 살짝 구부정한 박유민의 자세를 보고는 입술을 오물거렸다.
“은솔아.”
“예, 누나.”
“나는 사람은 의리가 있어야 한다 고 생각한다.”
한은솔의 얼굴이 암담해졌다.
감독과의 트러블이 있으면 어떻게 든 해결해 볼 수 있지만, 이런 말이 나온 이상 협상은 결렬이다. 최연하 의 입에서 의리라는 말이 나온 이 상, 지구가 폭발하는 한이 있어도 저 감독과는 작업이 이루어질 수 없 었다.
“자, 잠시만.”
한은솔이 최연하를 구석으로 이끌 었다. 남들에게 들리지 않는 거리라 는 걸 확인한 한은솔이 기겁한 얼굴 로 물었다.
“갑자기 왜 그러시는데요?”
“너 박유민 씨 누군지 알아?”
“어, 음••••••
알긴 안다.
강진호의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 를 하던 사람 아닌가.
“피자집 점원이잖아요.”
“저 사람 진호 씨 절친이야. 베스 트 프렌드, 불••••••
“스톱!”
한은솔이 최연하의 말을 막았다.
남들에게 들릴까 봐 걱정도 됐지 만, 일단 그부터가 최연하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는 걸 듣고 싶지 않다.
“너무 적나라한 워딩은 삼가주시 구요. 그러니까, 저분이 강진호 씨의 영혼의 동반자 같은 거라구요?”
으 O ”
흐.
“아••••••
몇 번이고 봤음에도 그런 관계라 고 전혀 짐작하지 못한 이유가 있 다. 한은솔은 솔직히 친구도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이루어지는 관계라 고 생각한다. 냉정한 말이지만, 급이 라든가 격이라는 말이 통용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강진호와 박 유민은 어울릴 만한 모습이 아니었
다.
“그런데요?”
“병신이래.”
“네?”
“저 감독 새끼가 박유민 씨한테 병신이라고 했다니까. 다리 좀 불편 하다고 병신이랑 촬영하느라 힘들겠 다잖아.”
“그럼 내가 강진호 씨 절친한 데…… 강진호 씨 절친이면 나랑도 친구 아냐. 친구한테 병신이라고 한 감독한테, 돈 한 푼 벌기 위해서 헤 헤대며 촬영하는 게 사람이 할 짓이
야?”
“아니죠.”
한은솔의 얼굴도 단호해졌다.
왜 의리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CF가 급한 신인 배우거 나 아이돌 같은 애들이면 몰라도 최 연하는 들어오는 CF를 골라 찍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이런 화를 참아가며 촬영을 진행해야 할 이유 가 없다.
“전화해. 나 저 감독이랑 안 찍 어.”
“자, 잠시만요, 누나.”
“생각할 거 뭐 있어.”
“잠시만요. 누나는 그렇다고 해도 이 촬영 무산되면 박유민 씨는요?”
“응‘?”
“……나중에 재촬영할 수 있으면 괜찮은데, 박유민 씨도 프로게이머 면 일정이 있을 거고, 촬영 무산되 면 섭외가 날아갈 수도 있는데, 그 건 어떻게 해요?”
“괜찮아. 박 감독님 불러.”
“ 예?”
“저 양반보다는 박 감독님이 낫 지. 그건 업계도 인정하잖아?”
“그건 그렇죠.”
“전화해서 박 감독님 오늘 스케줄
비어 있는지 확인하고, 된다고 하면 바로 이쪽으로 불러서 촬영 진행시 키면 돼. 박 감독님한테는 대신 나 중에 광고 찍을 거 있으면 업체, 콘 티 관계 없이 무조건 한 번은 가드 린다고 해.”
한은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조건이면 박동식 감독도 응할 것이다.
“그럼 일단 조율해 보겠습니다.”
“확실하게 해. 나는 저 인간이랑 절대 안 찍어.”
“……알겠어요.”
한은솔이 한숨을 쉬며 전화기를
들자, 최연하가 고개를 까딱이며 박 유민에게로 걸어갔다.
“유민 씨, 조금만 기다려요. 촬영 장 조율 좀 해야 하니까요.”
“네?”
“보자, 그럼 그동안……
최연하가 눈을 찌푸렸다.
“매니저?”
“가, 감독입니다.”
“아, 감독님이시구나. 감독님, 우 리 유민 씨 메이크업이 제대로 안 된 것 같은데요? 스타일링도 영 별 로고?”
“그, 그래요? 나름 신경 썼는데?”
“촬영은 이 복장으로?”
“의상은 준비되어 있다고 해
최연하가 고개를 돌렸다.
“박유민 씨 의상 가져와 봐요.”
스탭 중 하나가 부리나케 달려 행거를 통째로 들고 왔다. 최연하가 손을 뻗어 준비된 옷을 몇 벌 보더 니 눈을 찌푸렸다.
“이건 누가 준비했어?”
“연예인 아니라고 이따구로 해? 내 상대 배운데?”
“……죄, 죄송합니다.”
“ 후우.”
깊게 호흡을 뱉은 최연하가 다시 환한 얼굴로 박유민을 보며 입을 열 었다.
“유민 씨.”
“••••••네?”
“아무래도 손을 좀 봐야 할 것 같 아요.”
“••••••네?”
최연하가 자신의 팀 쪽으로 소리 쳤다.
“얘들아, 여기 스타일링 좀 해! 의상도 빨리 다시 알아보고!”
“예! 언니!”
“지금 바로 준비할게요. 이쪽으 로!”
이미 최연하가 스타일링을 지적할 때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 고 있던 팀원들이 재빠르게 움직였 다.
“ 이쪽으로!”
“••••••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의상은 의상팀이 준비할 거예요.”
“••••••네?”
분장실로 질질 끌려가면서 박유민 이 입을 헤, 벌렸다. 입으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일이 왜 이렇게 됐지?’ 도와줘라, 진호야.
니 여자 친구 좀 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