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060)
마존현세강림기-1061화(1059/2125)
마존현세강림기 43권 (17화)
4장 수정하다 (2)
“회계 부분은 마무리했습니다. 이 제 남은 건 등록 절차뿐입니다.”
“ Q.”
=..•
강진호가 이현주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들이 모두 나가고 이현주와 이현수만이 남아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군.”
“저희 쪽에서 다 할 수는 없는 일 입니다. 다행히도 전임 회주님 때부 터 연을 이어온 회계사님들이 많이 계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 다.”
“흠?”
강진호가 살짝 눈을 찌푸리자 이 현주가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총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잘 알고 계신 분들입니 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우습다니까.’
무인계는 바깥세상에 알려지지 않 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건 한국 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협의였다. 그 어떤 무인계도 자신들의 정체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외부에 무인들의 존재가 알려질 시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가 너무도 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총회를 운영하다 보 면 느끼는 게, 이놈의 정체라는 건 알 놈은 벌써 다 안다.
‘모르는 사람 찾는 게 더 어렵겠 군.’
강진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
하기야.
세상에 어디 비밀이라는 게 있겠 는가.
이만한 이들이 세상을 이루고 살 아가는데, 그게 완벽하게 숨겨진다 는 게 몇 배는 더 이상하다.
“그럼 이제 법인 등록만 하면 되 는 건가?”
“몇 가지 문제 때문에 내일 이 실 장이 부처 사람을 만나러 갈 겁니 다.”
“흐 ”
a •
강진호가 살짝 고개를 이현수에게
로 돌렸다.
“괜찮겠어?”
“예?”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 만 해야 하는 일이죠. 그러니 반드 시 성공시키겠습니다.”
강진호가 가볍게 웃었다.
“내가 같이 가줄까?”
“사양하겠습니다.”
단 0.1 초의 망설임도 없이 튀어나 온 대답에 강진호가 살짝 고개를 꺾 었다.
“그래도 내가 회주인데, 내가 가 면 무게감이 좀 실리지 않을……
“가벼워도 됩니다.”
강진호가 묘한 눈으로 이현수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이현수가 한숨 을 쉬며 말했다.
“회주님, 제가 이런 말씀까지는 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응?”
“협상을 하는 자리라면 회주님은 안 계시는 게 낫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되물으려
는 찰나, 이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 다.
“애초에 회주님은 협상이라는 걸 잘 모르시잖습니까.”
“웅?”
“협상이라는 건 내줄 것은 내주 고, 받아올 것은 받아오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회주님이 뭔가를 내주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이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 다.
“그리고 정치인이라는 부류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내려다보기 마련 입니다. 깔본다는 뜻이죠.”
“그렇겠지.”
이현수가 눈을 찌푸렸다.
“그렇겠지가 아닙니다. 회주님이 그 자리에 나가셨는데, 거기서 나온 자가 회주님을 우습게 보고 툭툭 던 져 대면, 회주님이 어떻게 할 것 같 으십니까?”
“그야••••••
참아야지.
중요한 일이니까.
참아야 하는데…….
이현수가 강진호를 빤히 보다가
피식 웃었다.
“멱살 잡고 벽에 처박지라도 않으 면 다행이죠. 그러고는 ‘돌아간다’라 면서 홱 돌아 나오시겠죠.”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아니고 부정하고 싶지만, 차마 입 으로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이현주 조차도 팔짱을 끼고 고개를 주억거 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제가 가겠습 니다. 회주님이 하시는, 그 ‘협상’이 무척 효율적일 때가 있다는 건 부정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식의 협상을 할 때가 아닙니 다.”
“ Q.”
“a.•
강진호가 살짝 힘이 빠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그 ‘높으신 분’들을 만나 는 건 강진호도 그다지 선호하는 일 이 아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
마교가 중원을 완전히 장악하고 천하를 발아래 둔 상황에서도 황궁 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마교를 윽박질렀다. 그들이 현실을 파악하기까지는 수많은 목숨이 필요
했다.
‘게다가……
상황을 좋지 않게 몰아간 것은 의외로 황제가 아니었다. 황제의 위 엄을 등에 업은 것들이 더 난리를 쳐 댔다.
지금이라고 그리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그 일은 이 실장에게 맡기 지.”
“예. 걱정 마십시오.”
강진호가 가볍게 웃었다.
이런 일에 있어서는 이현수만 한 적임자가 없다. 그건 총회의 누구라
도 공감할 것이다.
“내가 도와줘야 할 일은 없나?”
“권한만 주시면 됩니다.”
“ 권한?”
“예. 그 자리에서만큼은 제가 회 주님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것만 공 증해 주신다면, 완벽한 결과를 이끌 어내 겠습니다.”
“원래 그렇지 않나?”
이현수가 빙그레 웃었다.
“그럼 충분합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이현주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건 해결된 건가?”
“예. 그리고 한 가지를 더 해주셔 야 합니다.”
“ 뭘?”
“새로 생길 법인의 이름을 지어주 셔야 됩니다.”
“••••••이름?”
“네.”
강진호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려는 찰나.
“자, 잠시만 이 부장.”
“예‘?”
“그거, 생각을 좀 해봐야겠는데?” 이현수가 이현주를 제지하고 나섰 다.
“이게 생각하고 말고 할 거리가 있는 일인가요?”
“……보통은 생각할 거리가 없는 일이겠지만, 회주님과 관련되면 생 각할 거리가 생기지. 잘 생각해 보 는 게 좋을 거야. 회주님 자전거 이 름이 금동이고, 자동차 이름이 붕붕 이거든.”
이현주가 경악과 공포가 담긴 눈 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 가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했다.
“이름이야 그냥 입에 착 달라붙는 걸로……
“예. 그런 이름으로 제가 잘 생각 해 보겠습니다.”
강진호는 조금 서글퍼졌다.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 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지.”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회주님.”
“음?”
“저, 정말 연수 갑니까?”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이냐는 뜻이다.
“아니……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 치 않은데, 이럴 때 자리를 비워도 되나 싶어서요.”
“ 괜찮아.”
“하지만……
강진호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딱히 이 실장이 있다고 해서 뭐 가 달라지는 상황도 아니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이게 역 사적 트라우마라고 해야 하나, 저놈 들이 쳐들어온다고 하면 만전을 다 해 대비해야 할 것같은 느낌이 라……
“웅?”
강진호가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 를 갸웃하자, 이현수가 쓴웃음을 짓 고 말았다.
‘조선 시대 이야기를 여기에다 끌 고 오는 게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조선이 방심했는 지, 아니면 최선을 다했는데 중과부 적이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 만, 확실한 것 하나는 어느 쪽이든 결국 일본에게 유린당한 것은 사실 이 아니던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려는 정황이 미리 발견되고, 그 침략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과거와 비슷하게 흘러 가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혀 깨물고 죽어야지.’
“대비는 이미 충분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만, 성격상 중심에 서 멀어져서 응원하는 건 성미에 맞 지 않습니다.”
“그럼 해.”
“예‘?”
“연수도 받고, 대비도 하면 되지. 어려울 것 있나?”
이현수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악덕 사장 같으니!’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 들이 하는 대사가 아니던가!
“저도 사생활이라는 게 있는 사람 이라서……
“그럼 신경 안 쓰면 되고.”
“그러자니 신경이 쓰여서……
“……이현수.”
“ 예?”
강진호가 떨떠름한 얼굴로 물었 다.
“어쩌라고?”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
“비난하시는 요지는 잘 알겠습니 다. 하지만 이미 몸이 일에 절어버 려서 일을 손에 놓으려니 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슬픈 일이군.”
강진호가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연수를 가는 게 놀러 가는 것도 아니니까, 이번에는 한 번 물러서도 록 해.”
“하지만……
강진호가 이현수를 빤히 바라보다 가 입을 열었다.
“저놈들이 언제 밀고 들어온다는
게 명확하게 밝혀졌다면 나도 너를 보내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저들의 계획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언제 쳐들어올지도 모를 놈들을 대비한답시고 모두가 거기에 발이 묶여 있다면, 저놈들의 의도대 로 되는 거지. 불안한 건 알겠지만, 지금은 우선 하던 일을 그대로 진행 하는 게 맞다.”
머리가 조금 깨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강진호의 말이 맞다. 대비
는 아무리 해도 부족하지 않다. 하 지만 대비만 하고 있다 보면 발전이 더뎌지게 된다. 무슨 일이든 밸런스 가 중요한 법이다.
다만, 뭐랄까…….
‘그것도 상황 나름일 텐데.’
일본이 쳐들어온다는 건 보통 일 이 아니다. 일본이라는 강대국이 한 국으로 쳐들어온다는 것도 어마어마 한 일이지만, 강대국이고 나발이고 일단 일본이 한국으로 밀고 들어온 다는 것 자체가 한국인의 트라우마 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
“다른 나라가 쳐들어오면 저도 이
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겁 니다. 하지만 일본이잖습니까.”
“아니.”
강진호가 고개를 저었다.
“일본이 쳐들어오는 게 아니다. 홍왕계가 쳐들어오는 거지. 이 전쟁 은 일본과 우리의 전쟁이 아니야. 홍왕계와의 전쟁이지.”
강진호가 살짝 눈을 찌푸렸다.
“이 현수.”
“예, 회주님.”
“평소답지 않군. 평소의 너라면 일본은 부차적인 문제고, 그 뒤에 있을 차이커창에게 관심을 집중했을
거다.”
허를 찔린 이현수가 입을 닫았다.
‘조급했나?’
생각하면 할수록 강진호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이 쳐들 어온다는 사실에 홀려서 그 뒤에 있 는 차이커창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 버렸다.
“침략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은 하나다.”
“……그게 뭔지 여쭤도 되겠습니 까?”
“발전하는 것. 강해지는 거지.”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을 이었다.
“대비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 일회성에 지나지 않아. 진정한 강자 에게는 적이 없는 법이지. 타국의 침략이 걱정된다면 어떤 식으로 대 비할 것인가를 고민할 게 아니라, 어떻게 더 강해질 것인가를 고민하 는 게 맞다. 우리는 일본만 상대하 는 게 아니니까.”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일본만 상대하는 것이 아 니라는 말이 가장 와닿는다. 총회의 궁극적인 적은 일본이 아니라 홍왕
계다. 일본에게 시선을 빼앗겨 발전 의 시기를 놓친다면 그 뒤에 쳐들어 올 홍왕계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이현수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강진 호를 바라보았다.
‘이럴 때는 정말 핵심을 잘 짚으 신다니까.’
평소에는 맹하다 싶을 정도로 반 응이 없는 강진호지만, 정말 중요한 시기에는 이현수는 아무것도 아니라 고 느껴질 정도로 확실한 맥을 짚을 줄 안다.
어이없을 정도의 냉철함으로 말이 다.
“어설프게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마. 급한 건 우리가 아니라 저쪽이 다. 그러니 하던 일부터 마무리하도 록.”
“명심하겠습니다, 회주님.”
강진호의 말을 확실하게 이해한 이현수가 손뼉을 쳤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서류 더미를 안아 든 이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어?”
강진호가 눈을 꿈뻑이자, 이현수 가 미소를 지었다.
“그럼 하던 일부터 마무리하겠습 니다. 우선 제 업무에 대한 인수인
계부터 받으시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