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11)
마존현세강림기-1112화(1110/2125)
마존현세강림기 45권 (18화)
4장 대응하다 (3)
“너희는 모두 죽는다. 가장 처참 하게.”
나이트들의 안색이 시커멓게 죽었 다.
빤한 협박이다.
그리 참신하지도 않다. 만화 속의 악당이 빤하게 내뱉을 것 같은 대사
에 불과하다.
하지만 빤하게 들리지 않는다.
강진호가 하는 말이 일말의 거짓 도 없는 진심이라는 게 확연하게 느 껴지기 때문이다.
모두 죽인다고?
이곳에 있는 나이트들을?
지금 원탁 안에 있는 이들은 모 두 세 부류.
하나는 이 원탁에 있는 이들.
그리고 원탁의 호위를 위해 애초 부터 원탁을 점거하고 있는 가터 기 사단.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이트들 이 데리고 온 호위병들이다.
마스터는 호위병의 동반을 제한하 지 않았다. 그건 아직 마스터가 빼 앗지 못한 나이트의 권리다. 물론 나이트들이 그리 많은 수의 호위를 대동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이곳에 는 모든 나이트들이 와 있다.
그들이 대동한 기사단을 다 합치 면 가터 기사단의 전력을 확실하게 상회한다.
그 말인즉슨.
강진호와 마스터, 그리고 위긴스 만으로 나이트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뜻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예전이었다면 코웃음을 쳤을, 웃 기지도 않는 협박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이트 벨링거는 웃을 수 없었다.
그게 가능하다는 건 누구보다 나 이트 벨링거가 뼈저리게 잘 알고 있 다. 모욕적이기 짝이 없는 협박을 들었음에도 조금도 불쾌함을 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였다.
“뭘 하고 있지?”
나이트들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지시해라.”
“……무엇을?”
“이해를 못한 모양이군. 이현수를
찾아와라. 찾지 못하면 너희가 죽는 다.”
“그……
다들 입을 뻐끔거렸다.
뭔가 말을 해야 한다는 걸 알지 만, 무슨 말을 하겠는가.
바보가 아니라면 알 수 있다. 지 금의 강진호는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다.
위긴스가 눈을 빛냈다.
‘ 알겠군.’
강진호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극명하게 나이트 들의 반웅이 나뉘었다.
한 쪽은 강진호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일단 휴대폰을 움켜잡았다. 자 신이 살 수 있는 방법이 이현수를 찾아내는 것밖에 없다는 데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으니까.
휴대폰을 잡지 않은 이들 중에서 도 뭔가 하려고 움찔하는 이들이 이 쪽 부류다.
반면에…….
‘시선부터 돌아간다, 이거지?’
특정 몇몇은 나이트 벨링거와 나 이트 크라머르 쪽으로 시선을 돌렸 다.
아주 짧은 순간.
눈여겨보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선의 교환이다. 하지만 위긴스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위긴스가 알아차릴 정도라면 강진호도 눈치를 챘을 것 이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니다.’
강진호가 원하는 건 이현수의 확 보다. 저들을 쳐 죽이는 게 이현수 의 확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은 움직일 수 없다.
어찌할 것인가.
“죽어도 상관없는 모양이군.”
강진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 이트들이 다급하게 휴대폰을 뽑아 들었다. 그러고는 전화를 걸어 소리 치기 시작했다.
난장판이다.
서로 소리치는 목소리가 뒤섞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정확하게 알기 힘들다. 아마 지금 저 전화를 받는 이들도 곤욕일 것이다.
강진호는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 보았다.
그의 시선이 나이트들을 하나하나 훑었다. 강진호와 시선이 마주친 나
이트들이 움찔하며 고개를 푹 숙였 다.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나이 트는 단둘뿐이었다.
나이트 벨링거, 그리고 나이트 베 슬리.
강진호가 자리에 가 팔짱을 끼고 앉았다. 그러더니 뭔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였다.
소란스러워진 원탁이 점점 고요를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영국으로 들 어온 기사단과 수행원들에게 이현수 를 찾으라는 명을 전달한 이들이 하 나둘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마른침을 삼키며 강진호
의 눈치를 살폈다.
‘끝났군.’
나이트 벨링거는 웃고 말았다. 지금 이 순간, 확실하게 알았다.
설사 그가 이번 일을 완벽하게 해내 강진호를 원탁에서 밀어낼 수 있다고 해도 원탁은 결코 과거의 모 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원탁이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 할 수 있던 이유는 원탁이라는 체제 가 모든 외부의 힘을 막아낼 수 있 을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제외한다면 그들과 맞설 이들은 없다. 그리고 중국은 내분에
휩싸야 외부로 힘을 뻗지 못한다. 그러니 거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강진호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원 탁에 소속된 이들은 더 강한 자가 언제든 그들을 노릴 수 있다는 위기 감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체제는 변할 수 밖에 없다.
더 진화하든.
그게 아니면 원탁에서 이탈하든.
어느 쪽이든 방법을 찾으려 들 것이다. 이 순간을 기점으로 나이트 벨링거가 기억하는 원탁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그럼 지금 패배를 인정할 것인가.
‘천만에.’
설사 이 전쟁으로 그가 얻어내는 것이 없다고 할지라도 전쟁에 들어 간 이상 얻어맞은 채 끝낼 수는 없 다.
평생을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살아 왔다.
그러니 한 번쯤은 억지를 부려도 되지 않겠는가.
그 억지를 부릴 대상이 강진호라 면 더할 나위 없다. 그의 인생에 있 어서 이만한 적은 다시 만날 수 없
을 테니까.
나이트 벨링거는 죽음을 각오했 다.
설사 그가 이곳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강진호에게 원탁의 의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어쩌면 그의 세대 가 원탁에서 마지막으로 배출한 진 정한 나이트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니 나를 협박할 생각 같은 건 하지 마라.’
죽는다 해도 좋다.
이만한 일을 벌인다는 건 강진호 에게 있어서 이현수가 그가 생각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뜻일 것이
다.
굳이 연락을 할 필요도 없다.
그가 이곳에서 죽는다면, 이현수 를 데리고 있는 이들이 이현수를 죽 일 테니까. 죽음으로써 저 강진호에 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
그때 였다.
강진호가 고개를 들었다.
“시작하지.”
다들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강진 호를 바라보았다.
시작?
뭘 시작한단 말인가.
이미 그가 지시한 것은 다 이행 했는데.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홀로 뻗어진 검지 가 한 사람을 가리켰다.
강진호에게 지적당한 이가 움찔하 며 강진호를 바라봤다.
까딱.
“이리 와.”
나이트 졸탄.
강진호에게 지적당한 나이트의 이 름이다.
나이트 벨링거의 눈이 살짝 커졌 다.
나이트 졸탄은 그와 크라머르를 지지하는 이다. 하필이면 강진호가 그를 지적한 게 우연일까?
그렇지 않으면?
“저, 저 말입니까?”
“이리 와.”
“ 저는……
나이트 졸탄이 뭔가 말을 하려는 듯 주저하다가 힘없이 자리에서 일 어났다.
그러고는 홀린 듯이 원탁을 돌아 강진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이트 졸탄의 힘없는 발자국 소 리만이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
릴 정도로 고요해진 홀에 퍼져 나갔 다.
발소리가 점점 느려진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탓하지 않았 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서두 를 수 없다. 도살장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소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마침내 나이트 졸탄이 강진호의 앞까지 도달했다.
새파랗게 질린 나이트 졸탄의 얼 굴은 차마 지켜보고 있기 괴로웠다.
“왜, 왜 저를……
“딱히 이유는 없어.”
강진호가 손을 뻗어 나이트 졸탄
의 얼굴을 움켜잡았다.
“끅!”
저항은 없다.
강진호의 손에 잡힌 순간, 나이트 졸탄은 깨달았다. 저항은 무의미하 다. 귀로 들은 강진호와 눈으로 본 강진호는 다르다. 그리고 눈으로 본 강진호와 직접 겪는 강진호의 차이 는 그 이상으로 극심했다.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설사 의지가 있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것이다. 강진호의 손이 그의 얼굴을 움켜잡은 순간, 그의 얼굴을 통해 섬뜩한 기운이 밀
려 들어온다.
“끄으으으으으아아!”
전신의 혈관이 모조리 불에 타는 듯한 고통.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언어로 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한 고 통이 순식간에 나이트 졸탄의 이성 을 날려 버렸다.
“끄으윽, 끄으으으윽! 끅!”
나이트 졸탄의 전신이 경련을 일 으킨다. 움켜잡힌 얼굴에서 눈물과 침이 줄줄 흘러내리고, 갈 곳을 모 르고 뻗어진 팔이 반대로 꺾여 버릴 듯 힘이 들어간다.
“끄륵, 끄르르륵!”
입가에 피거품이 차오르고, 핏줄 이 선명하게 돋아난다.
“뭐, 뭐 하는 거요!”
기겁을 한 나이트 중 하나가 자 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말했을 텐데?”
강진호는 나이트 졸탄을 움켜잡은 채 태연하게 대답했다.
“죽는다고 말이야.”
“이, 이십사 시간 내에 찾아오
“반은 살려준다고 했지.”
“그..
“한 시간에 한 명씩 죽이면, 그때 쯤에는 반 정도 남겠군.”
심장에 비수가 박히는 것 같다.
나이트들은 알아버렸다.
이자를 건드린다는 게 어떤 의미 인지.
세상에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 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말이다.
“끄르르륵! 끄륵!”
나이트 졸탄의 목에서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의 전신이 마치 전기 고문이라도 당 하는 듯 뒤틀리고, 사타구니가 축축 이 젖어든다.
한 손으로 나이트 졸탄을 움켜쥔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다른 나이트 들을 바라보며 희게 웃었다.
“이 정도는 각오한 것 아닌가?”
강진호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 었다.
저걸 미소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건 차라리 짐승이 이를 드러내 고 으르렁대는 것에 가까웠다.
“지금까지는 너희의 방식을 존중 했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강진호는 원탁의 살을
물어뜯는 승냥이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본다면, 저 말이 맞다 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제는 내 식대로 해 보지.”
나이트 졸탄의 몸이 뒤로 휘어진 다.
얼마나 힘을 주고 있는지, 저러다 가 척추가 부러져 죽을 것 같다.
하지만 죽지 않는다.
정말 두려운 것은 바로 그것이었 다.
나이트 졸탄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는 그의 반응만으로도
얼마든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나이 트 졸탄은 죽지도 못하고, 의식을 잃지도 못했다.
그저 저항할 수 없는 고통에 신 음하고, 또 신음할 뿐이다.
차라리 일격에 목이 날려 버리는 게 자비롭다.
“이현수가 멀쩡히 돌아오면 돌려 보내 주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강진호가 다시 한 번 환하게 웃 는다-
“다음 차례를 정해두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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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厂〒〒=己
칠공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마치 비처럼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지옥 과도 같은 고통 속에서도 나이트 졸 탄은 죽지 못했다.
뼈가 으스러져 나가는 소리, 간헐 적으로 흘러나오는 신음, 그리고 뒤 틀리는 근육에서 터져 나오는 괴이 한 소리.
인간의 육체에서 나올 수 있다고 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소리 들이 나이트들의 귀에 선명하게 파
고든다.
수천 년간 유럽을 지켜온 신성한 원탁이 순식간에 지옥으로 화했다.
그리고 그 지옥의 한가운데에서 악마가 웃는다.
나이트 졸탄의 몸에서 뿜어져 나 오는 피를 뒤집어쓴 강진호가 천진 난만하게 웃고 있다.
차마 그 광경을 보지 못한 나이 트들이 고개를 돌려 버렸다.
지옥.
지옥이다.
‘주여.’
나이트 벨링거가 눈을 감으며 이
미 오래전 잃어버린 신앙을 간절히 갈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