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2)
마존현세강림기-112화(112/2125)
마존현세강림기 5권 (12화)
3장 – 치료하다 (2)
“ 이상하다?”
백현정은 아침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알람도 울리기 전 에 일어난, 좋은 아침이었다.
어쩐지 몸도 개운한 것 같고, 나 오자마자 내린 커피향도 좋았다. 남
편이 사 와 볶은 원두는 확실히 맛은 좋았다.가성비가 망이라 그렇지.
그런데도 백현정은 자꾸 뭔가 빠 진 듯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아!”
그 이유를 찾아낸 백현정이 강진호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어제 그녀가 잠들 때까지 집에 들 어오지 않은 것이야 알고 있지만, 강진호는 언제 귀가하더라도 그녀보 다 먼저 일어나 있던 사람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강진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평소라 면 바로 알아챘겠지만, 강진호가 군
대에가 있는 동안 아침에 그녀 혼 자 일어나 있는게 익숙해져 있어서 인지 변화를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얘가 집에 안 들어왔나?”
언제나 경우가 바른 아이다 보니 집에 들어오지 않을 거였다면 문자 라도 남겼을 것이다. 그런데 연락이 없던 것을 봐서는…….
혹시라도 밖에서 사고라도 난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을 한 백현정이 서둘러 강진호 방의 문을 열었다.
“ 응?”
그런 후, 백현정은 강진호가 이불을 움켜잡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웬일이래? 얘가 늦잠을 다 자 고?”
생각을 해보면 강진호가 잠을 자는 모습을 본게 얼마 만인지 모르 겠다.
예전에 사고를 당하고 집에 돌아 온 이후부터는 언제나 깨어 있는 모 습만 본 것 같았다. 언제나 그녀보 다 늦게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아들 이 아니던가.
‘군대가 얼마나 힘들면…… 백현정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언제나 해 뜨기 전에 칼같이 일어
나던 아들이 군대가 얼마나 힘들면 늦잠을 다 자겠는가. 괜찮다고는 하지만, 힘이 안 들 리가 없었다.
“ 진호야.”
백현정이 강진호의 이마를 쓰다듬 었다.
강진호가 눈을 번쩍 떴다.
“어머니?”
“진호야, 어디 아프니?”
“……아뇨, 괜찮습니다.” 강진호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늦잠을 잤나?’
이해 못할 일은 아니었다. 어제 치료 과정에서 심력을 그만큼이나
소모했으니까.
시계를 본 강진호는 생각처럼 완 전히 늦잠을 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씻어야겠네요.”
“피곤하면 좀 더 쉬지그러니.”
“푹 잤습니다.”
실제로는 지금도 몸 이곳저곳이 결리고 피곤했지만, 잠을 더 잔다고 풀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 었다. 기의 부족은 기를 통해서만 메울 수 있다.
“그래. 엄마가 차려 줄 테니까 밥
먹자.”
“출근도 하셔야 하는데 밥은 무슨 밥이에요. 드시고 출근하세요. 제 밥은 제가 챙겨 먹을게요.”
“엄마가 아들이랑 같이 밥 먹고 싶으니까 그러지.”
강진호는 싱긋 웃었다.
“그럼 간단한 걸로 부탁드릴게요.”
“그래그래.”
백현정이 강진호의 등을 토닥이자 강진호는 쑥스러운 마음에 욕실로 들어갔다.
‘기력이 상했군.’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강진호는 자신의 육 체가 꽤나 손상되었다는 것을 실감 했다. 거울을 보니 눈두덩이 쪽이 퀭하다.
기분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 육 체가 기력을 잃고 있었다.
각오는 했지만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동안 이걸 반 복하다 보면가죽만 남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지만 몸은 피곤해도 머리는 휴가를 나온 이후 어느 때보다 맑은 느낌이었다. 해야 할 것이 확실하게
정해진 이상 혼란은 없었다.
샤워기를 잠근 강진호가 밖으로 나오자 식탁 위에 진수성찬이 차려 져 있었다.
“간단히……
“간단히 차린다고 차렸는데…… 음, 너무 적을까?”
어머니, 소 키우십니까?
중원에서 너무 오래 살아서 ‘간단 히’라는 단어의 용법을 착각했는가를 고심하는 강진호였다.
“뭐야? 무슨 잔치해?”
방에서 나온 아버지가 식탁을 보 더니 기겁을 했다.
“진호가 피곤해 보이잖아요.”
“응?”
강진호의 얼굴을 본 강지환이 인 상을 썼다.
“인마, 술 좀 작작 먹고 다녀라. 얼굴이 그게 뭐냐?”
“예.”
매우 큰 오해가 발생했지만, 굳이 변명하지 않는 강진호였다.
“애들이랑 노는 것도 좋지만, 집 에는 제때 좀 들어오고. 어제 너 몇 시에 들어왔냐?”
“세 시쯤 왔습니다.”
“휴가 나온 놈이라 내가 딱히 말
은 안 하겠지만, 세시에 들어올 거면 전화 한통이라도 해야지.”
“예, 죄송합니다.”
“그리고……”
“밥상 앞에 놔두고 뭐하는 거예요!”
백현정이 목소리를 높이자 강지환이 찔끔하여 목을 쏙 집어넣었다.
“바, 밥 먹자.”
“예.”
아무리 아버지라 하더라도 눈앞에 서 내 새끼를 탓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는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는 백 현정이 었다.
“애를 그렇게 오냐오냐하면……
“뭐요?”
“반듯하게 잘 자라지.”
백현정과 강진호를 번갈아 보고는 말을 바꾸는 강지환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의 자식이지만 강진호는 정 말 반듯반듯했다. 정말 자기 자식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은영이는요?”
“안 들어왔다.”
강진호의 눈가가 꿈틀했다.
“학생인데……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스
케줄이 어쩌니 하면서 숙소에서 잔 다는데 어쩌겠어. 차라리 지금 하는 일을 처음부터 반대했으면 모를까, 해보라고 했는데 이제 와서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입 꾹 다물고 있다.”
“네 엄마 인내심이 그리 깊지가 않다. 알지? 좀 있으면 폭발할 거다.”
어머니가 폭발하기 전에 먼저 수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강진호였다. 일도 좋고 인생도 좋지만, 고등 학생이 집을 밥 먹듯이 비우고 밖에 서 자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됐다.
“제가 한번 말을 해볼게요.”
“그래줄래?”
강은영에게는 그나 그의 아내보다는 강진호의 말이 훨씬 더 잘 먹힌 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강지환은 고소 하다는 듯 웃었다.
곧 울상을 짓고 투덜거릴 강은영의 모습이 눈에 보일 듯이 훤했다.
“자, 밥 먹자.”
천천히 밥을 먹던 강지환이 새삼 스럽게 밥상을 바라보았다.
‘아침부터 이런 호사라니.’
‘너만 일하냐? 나도 일한다’라는
말로 아침에는 빵 쪼가리 하나 던져 주는 것이 일상이던 백현정이 아닌가. 그나마 그 나이에 빵이라도 챙 겨 주는 마누라가 어디 있냐며 삿대 질을 하던 백현정의 모습을 떠올린 강지환이 시큰해지는 눈가를 닦았다.
어찌 된게 나이가 들수록 대가 세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백현정은 틀린 말은 하지 않았다. 이제는 카페도 그보다 백현정이 관리하는 부분이 더 많을 정도였다.
사악하디사악한 팩트 폭력 앞에
대꾸조차 하지 못하던 강지환은 아들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느꼈다. 어떻게든 옆에 꼽사리를 껴 있으면 따뜻한 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진……
강진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밥그릇을 들고 밥통으로 걸어갔다.
“응?”
이제 그는 막 두 숟갈 정도를 뜬 것뿐인데, 벌써 밥을 다 먹은 건가?
“진호가 군대에가더니 식성이 좋 아졌구나.”
“그런 것 같아요.”
다시 고봉밥을 퍼 온 강진호가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진호가 있으니 아침부터 따뜻한 밥도 얻어먹어 보고, 참 좋 구나.”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게 좋죠.”
너 두 그릇째거든?
니가 내 나이 되어봐라, 아침에 간단히 먹는게 좋은가, 안 좋은가.
불만스레 투정을 하려던 강진환의의도는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강진호 때문에 무산되었다.
아침부터 세 그릇? 걸신이 들렸 나?
뭔가 이상하기는 하지만, 군대에 서 몸을 혹사하다 보니 자연스레 밥 맛이 좋아졌겠지 싶었다. 그런데 새 로 퍼 온 밥을 단숨에 먹어 치운 강진호가 다시 밥솥을 긁기 시작하 자 강지환의 등에서 땀이 배어 나오 기 시작했다.
“……굶고 다녔니?”
“아닙니다.”
“그런데 왜……
강진호는 대답 않고 백현정을 불 렀다.
“어머니.”
“ 으응?”
“즉석밥 있나요?”
밥통을 깨끗하게 비워버린 강진호가 즉석밥을 찾기 시작했다.
“응, 있다. 지금데워줄게.”
“아닙니다. 어디 있는지만 말해주 세요.”
“찬장에 있지.”
강진호가 싱크대로가더니, 즉석 밥을 두 개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돌 리기 시작했다.
“……간단히 먹는다며?”
백현정의 어이없는 목소리에 강진
호가 딴청을 피웠다.
이러다가 번 돈 전부 식비로 날리 겠다는 강지환의 애교 섞인 타박을 묵묵히 감내한 강진호는 부모님들의 출근을 배웅하고는 바로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딱히 할 일은 없지만, 휴가를 나 와 집에서만 있는 것도 즐거운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피 곤하면 집에서 쉬는 것도 좋은 방법 이겠지만, 운기 한번으로 피로를 모두 날려 버린 강진호에게 집은 그
저 지루한 곳일 뿐이었다.
‘어딜 갈까?’
먼저 생각나는 곳은 대학이지만, 학교에 간다고 해서 딱히 만날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 학교?”
하지만 학교를 떠올리자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강진호는 휴대폰을 들고 번호를 눌렀다.
전화벨이 울리고 건너편에서 목소 리가 들려온다.
– 휴가 나왔어?
“응.”
— 언제?
“삼 일 전?”
— 그래?
뭔가 목소리가 굳어 있다는 느낌 이 든다.
“얼굴 한번 보려고.”
— 낮에는 바빠. 저녁이면 잠깐 시간이 날 것 같은데, 그때 보자.
“그래.”
— 학교 근처나 너희 집 쪽에서 보면 될 것 같은데, 어디서 볼래?
“아무데나 괜찮아.”
— 그렇구나. 그럼 학교 근처에서 보자. 나 요즘에 그쪽으로 많이 다녀서 익숙하거든.
“알겠어. 몇 시쯤?”
— 여섯 시.
“그래. 그럼 그때 봐.”
– 응.
전화가 끊기자 강진호는 별생각 없이 전화를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무슨 일이 있나?’
왠지 목소리가 차가운 느낌이 든다.
한세연이 원래 이런 목소리였나?
강진호의 기억력을 감안한다면 원 래 목소리가 이랬다면 그런 기분이 들 리는 없었다. 강진호는 조금 언
짢은 기분을 느꼈지만, 얼른 그 기분을 지워 버리고는 밖으로 나갔다.
‘미리 학교로 나가 있을까?’
학교에 딱히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얼굴 한번 내비친다는 느낌으로가봐도 좋을 거라 생각하던 강진호는 오늘이 마 침 토요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 보니 그의 인간관계는 극도로 좁았다. 친구라고는 박유민과 정인규 삼인방이 전부였는데, 박유 민을 제외한 나머지들과는 따로 만 나는 것이 조금은 어색한 사이였다.
결국 그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박유민과 한세연이 전부였다.
“ 흐음.”
강진호는 고심하다가 선택지가 없 다는 것을 깨닫고는 차고를 향해 터 덜터덜 걸었다.
금동이에 올라 한참을 달린 강진호는 결국 성심 보육원 앞에 자전거를 대고는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휴가를 나오고부터는 집보다 보육원 에 더 자주 오는 기분이지만, 어쩌 겠는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제는 아이
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별 반응이 없 었다. 첫날에 보여주었던 그 격렬한 환영이 다 꿈인 것처럼.
희귀하게 얻을 수 있는 레어 아이 템에서 잡템쯤으로 위치가 격하된 강진호가 관심을 주지 않는 아이들을 넘어 박유민의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강진호를 본 박유민이 뚱한 표정으로 물었다.
“또 왔냐? 넌 갈데도 없어?”
조금은 비참한 강진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