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23)
마존현세강림기-1124화(1122/2125)
마존현세강림기 46권 (5화)
1장 다가오다 (5)
“바토르.”
바토르가 강진호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교육은?”
“잘 진행되고 있다. 마공은 대부 분이 사성 이상을 익혔다. 무위가 올라가면서 발전이 조금 더뎌지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상정 범위 안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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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호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철혈군마공을 사성까지 익혔다면 과거의 중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마인이다. 과거 마교의 정예 수준은 몰라도 평교도의 급은 간단하게 뛰 어넘는다.
일본의 침략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이만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건 크나큰 호재다.
“문제는?”
“애들이 조금 과격해지고 있다.”
바토르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통제 못할 정도는 아니 다. 마공을 익히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마공은 인성을 파괴한다.
강진호가 손을 대 위험한 부분을 최대한 억제하기는 했지만, 마공이 가지고 있는 본질마저 건드려 버린 다면 그건 더 이상 마공이 아니다.
리스크를 담보로 최대의 효율을 얻어내는 게 마공이다. 리스크를 제 거하게 된다면 안정성을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마공이 가지는 특유 의 폭발력마저 상실되고 말 것이다.
“통제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군.”
“명심하고 있다.”
“단순히 네 선이 아니다. 이현수.”
“예, 회주님.”
“마공을 익히는 이들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외부에서 기거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총회 내의 기숙사로 모두 옮기게 해.”
“예, 알겠습니다.”
지금 총회의 무인들이 익히고 있 는 마공은 확실히 과거보다 안정성 이 높다. 그렇기에 과거 중원에서 마공에 쩔어버린 이들처럼 과격한 일을 저지를 확률은 높지 않을 것이
다.
하지만 그렇다고 과거보다 덜 위 험한가?
그건 절대로 아니었다.
사회가 다르다.
과거의 중원에서는 마인들이 발작 하여 사람 몇 명 죽이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이 못 되었다. 당시는 사 람이 너무도 쉽게 죽어 나가던 시절 이었으니까.
산적이나 야적의 습격으로 마을 하나가 날아가는 건 예삿일이고, 도 둑이 재물과 함께 사람 목을 따는 경우도 흔했다.
전염병이 돌아 도시가 초토화되기 도 하고,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으면 너도나도 칼을 뽑던 세상이다.
하지만 그런 세상에서 사람이 몇 몇 죽는 것과 지금 세상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과거 중원 에서 살인이 가지는 위치는 지금 세 상에서는 주폭 사건에 지나지 않는 다.
그렇기에 과거보다 사고를 덜 친 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게 아니 다. 오히려 위험도는 올랐다고 봐야 한다.
“슬슬 풀어질 때지.”
인간이란 그렇다.
의지를 다잡고 마음을 굳게 먹는 다고 해도 그 의지와 다짐은 시간과 함께 깎여 나가는 법이다.
작심삼일?
한 번 정한 일을 삼 일이나 유지 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한 거다. 사 람의 결심이라는 건 생각 이상으로 굳건하지 않다.
목숨을 걸 각오를 한다고 해도 그 순간뿐인 게 사람이다. 의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스스로를 조이고 다잡아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없다면, 다른 이들이 해줘야 한 다.
“마염들은 어떻지?”
“상태만 보자면 저쪽 애들보다 훨 씬 심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명환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가서 사고 칠 기력을 남겨두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에 열여덟 시간 정도를 하드하게 굴리고 있습니다. 그러고도 사고를 칠 수 있는 놈들이 라면 뭘 해도 못 막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체력을 완전히 빼버리는 것도 좋 은 방법이다.
“다만 한 가지는 감안해 주셔야 합니다. 아무리 체력을 빼놓는다고 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게 뭐라고 할 까, 다들 욕구불만에 시달리고 있어 서……
마공은 피를 탐하는 무공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피가 아니라 전투를 탐한다. 전투에 임한 자가 겪는 극한의 흥분과 고양감을 갈구 하게 된다.
그 고양감은 훈련으로는 채워질 수 없다.
“스트레스를 좀 풀어줘야 한다는
말이군.”
“예, 회주님.”
“한 번 들르지.”
이명환이 어색하게 웃었다.
‘설마 내가 이걸 먼저 요구하게 될 줄이야.’
마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강 진호다. 하지만 마염들이 가장 기다 리는 것 역시 강진호였다.
과거에는 강진호에게 배우고 강해 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강 진호를 기다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는 그 목적이 조금 달라졌다.
그들에게 있어서 강진호란 전력으
로 달려들고 모든 것을 퍼부어도 결 코 상처를 입지 않는 무적의 샌드백 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가만히 받아 주는 게 아니라 적절하게 반격을 해 줘 고양감을 느끼게 해준다.
실제 전투만은 못하다 해도 최고 의 긴장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강진호인 것이 다.
“적당히 달래도록 해.”
“알겠습니다.”
“곧 제대로 날뛸 수 있을 테니 까.”
이명환이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핥았다.
이현수가 그 광경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이명환의 눈에 혈광이 어 리는 게 똑똑히 보였다.
‘맛탱이가 갔네.’
예전 이명환은 순수하고 고분고분 한 맛이 있었는데, 이제는 가면 갈 수록 분위기가 날카로워지고 있다. 예전처럼 놀리며 가지고 놀기에 부 담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염들도 완연한 마인들이 되어가고 있었다. 전력이 강해진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바토르의 제자들이 마공을 익혀 강
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마염들은 그 이상으로 강해졌다.
마염이 총회 최강의 무력 집단이 라는 건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 다. 다만…….
‘통제에 신경을 써야겠어.’
언제 미친놈들처럼 날뛸지 모르니 까.
“장민.”
“예, 마존이시여!”
“교도들은?”
“다들 최선을 다해 수련하는 중입 니다.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아 간다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이들
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족들도 거 의 넘어왔고, 나름 적응을 마쳤습니 다.”
“홈, 진척은?”
“다들 빠르게 익혀 나가고 있습니 다. 장로들이 먼저 익히게 만든 것 이 주효했습니다.”
“태만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라 고 해.”
“감히 누구도 태만할 수 없을 것 입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다만.”
“예, 마존이시여.”
“좋지 않은 이야기가 들리던데?”
장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부복했다.
“마존이시여, 교는 결코 안온한 곳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들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하고 인간으로 살 수 있게 해준 곳이 교입니다. 교리 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이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처벌이 필요한 법입니 다.”
강진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마교는 마교다.
명칭은 정체성을 포함하는 법이 다. 마교가 신교가 아니라 마교라
불리게 된 이유는 단순히 중원이 믿 는 종교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 문이 아니다.
교도들에게도, 교도가 아닌 이들 에게도 가혹하기 짝이 없는 처분을 내려왔기에 마교라는 악명이 쌓인 것이다.
최근 마교도들이 몇 가지 사고를 쳤다.
총회에서 금지하고, 마교에서 금 지한 일들을 벌인 모양이다. 그중에 는 금지된 마약을 한국으로 들여온 이들도 있고, 거주지를 벗어나 민가 로 들어가 사고를 친 이들도 있었
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교의 잔당이라고는 하지만, 이 들은 그 험한 중국 땅에서도 밑바닥 인생을 살던 이들이다. 좋은 말로도 질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을 죽여 먹고살던 이들, 약을 팔아 먹고살던 이들, 심지어는 인신 매매까지 하는 이들도 있었다.
마교의 부활을 위해 그런 이들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그에 따른 합 당한 조건이 필요한 법이다. 한국으 로 넘어온 것을 기점으로 범죄자에 서 무인으로 다시 태어날 것.
그걸 지키지 못한 이들에게는 처 벌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들에 대한 처벌이 강진 호의 생각 이상으로 과했다는 것.
장민은 교리를 지키지 않은 이들 에게 분노를 쏟아내며, 그들을 모두 찢어 죽여 버렸다.
표현이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찢 어 죽였다.
덕분에 한동안 마교의 분위기가 공포에 젖어들었다.
장민은 그들에게 무척이나 자애로 운 아버지 같은 존재지만, 분노한 장민은 그 어떤 장로들도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두려운 존재 기도 했다.
“감히 마존의 명을 어기고 교리를 어긴 이들에게 자비는 필요하지 않 습니다.”
“ 하나••••••
“그리고 저 많은 이들은 그저 교 리만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합 니다. 마존이시여, 마교의 방식은 마 교의 방식. 소인의 충절을 이해해 주십시오.”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언젠가는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그렇기에 굳이 마교를 총회
로 흡수하지 않고 두 체제를 유지한 것이다.
장민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마교는 마교. 마교에게는 마교의 방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교가 천 년을 넘게 이어올 수 있던 이유는 죄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지배자들 의 철권통치가 지켜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방식?
마기에 미쳐 날뛰는 마인들이 득 실득실한 마교에서 법과 인권을 찾 다가는 이슬람 테러 집단을 유치원 생으로 보이게 만들 만큼 지옥 같은 범죄 집단이 탄생할 것이다.
“장민.”
“예, 마존이시여.”
“너의 방식은 존중한다.”
강진호가 떠나고 마교가 쇠락했음 에도 백 년이 넘도록 마교를 지탱해 온 장민이다. 그런 이에게 강진호가 방식의 올바름을 논한다는 건 언어 도단이겠지.
“뒤처리는 확실하게 하도록.”
“이 목을 걸고 마존께 심려를 끼 쳐 드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목을 걸 것까진 없고.
강진호가 한숨을 쉬었다.
그 이외에도 방진훈에게 진척 사
항을 듣고 위긴스가 육성하고 있는 마법사들과, 슈발리에들이 받아들인 서양 무학을 익히는 이들의 상황까 지 확인한 강진호가 가라앉은 눈으 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객관적으로 볼 때, 총회는 지금 융성하고 있었다.
외부로 뻗어 나가는 동시에 내실 을 갖추고 있다. 강진호가 총회에 처음 들어와 모든 체제를 뒤엎을 때 와 비견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좋은 일에는 반드시 마가
끼는 법. 잊지 마라. 마는 밖에서 오는 게 아니다. 방심과 태만이 마 를 부르는 법.”
“예, 회주님.”
“지금 분명히 문제가 생기고 있을 거다. 겉으로 볼 때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이사들과 실무진들은 다시 한 번 상황을 점검 해라. 손님들이 오기 전에 완벽한 상태를 만들어두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우렁찬 대답을 들으며 강진호가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일본이라……
아마 이번은 총력전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총회는 수없는 전투를 겪었다. 하지만 총회의 모든 이들이 동원되는 전면전은 이게 처음이다.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면, 총회 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일본과 싸워 이겼다는 실적은 자신감을 낳을 것 이고, 자신감은 총회를 더욱 발전시 킬 테니까.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재미있겠군.’
원정을 하겠다는 의도는 결국 마 지막까지 관철하지 못했지만, 이것 도 나쁘지 않다. 가만히 앉아 있어
도 스스로 죽을 곳을 찾아온다는데, 거부할 이유가 있겠는가.
“이현수.”
“예, 회주님.”
“상황 통제에 힘을 기울여.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날뛸 수 있게.”
“군관과 협조하겠습니다. 필요하 다면 정계의 힘을 빌리는 일도 감수 하겠습니다.”
“그래.”
강진호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어디선가 피 냄새가 나는 것 같 다.
결국 그는 전장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적이 쳐들어오는 게 확정된 상황임에도 불안함을 느 끼기는커녕 오히려 고조되고 있었 다.
담배를 문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 아 올렸다.
그의 섬뜩한 미소를 본 이사들이 자신도 모르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