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37)
마존현세강림기-1138화(1136/2125)
마존현세강림기 46권 (19화)
4장 개업하다 (4)
“이쪽으로 서류 좀 부탁드립니 다!”
“이거 뭐야? 사내 네트워크가 좀 이상한데? 사람 좀 불러봐. 연결이 안 됐잖아!”
“여기도 프린트 연결이 안 됐어 요. 확인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요?”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는 직원 들을 보면서 이현수가 흐뭇하게 웃 었다.
‘개판이네.’
아주 잘들 한다.
끓어오르는 속을 억지로 내리눌렀 다.
아서라, 처음은 항상 그런 법이 다.
사무실 가구 배치와 파티션은 이 미 끝내놓고 PC도 완비했지만, 자 신이 사용할 수 있게 세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리고 뭐랄까…….
조금 다른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었다.
“실장님, 사무실이 너무 밝습니 다.”
“……평균이야.”
“저희…… 창도 없는 어두컴컴한 데서 일하다가 전면 창 사무실에서 일하려니까 영 적응이 안 됩니다. 창문 좀 막아주십시오.”
“……적응해, 새끼야.”
아, 이 썩을 어둠의 자식들.
다 쓰러져 가는 산골 건물에서 노예처럼 일하던 놈들을 밝은 세상
에 내보내 놨더니 밝다고 불만이다. 노예가 노예 생활에 적응되면 누구 족쇄가 더 깨끗하고 광이 나는지 자 랑한다더니.
“근데 저희…… 사는 데는 기숙산 데 여기로 출퇴근해야 되는 겁니 까?”
“그렇겠지?”
“차로만 두 시간 걸리는데요?”
“••••••어?”
“심지어 셔틀버스도 없잖습니까?”
“ 어?”
예상치 못한 문제가 튀어나왔다.
“대책을 강구해 주셔야 할 것 같
습니다. 당장 내일 출근부터가 문젭 니다. 아니, 오늘 퇴근부터가 문제네 요.”
“그건 내가 확인해 볼게.”
이현수가 머리를 긁었다.
확실히 이런 부분은 생각하지 못 했다. 보통 회사를 차리면 주거 정 도야 직원이 알아서 하는 게 기본이 니까. 하지만 총회는 경우가 좀 다 르다. 지금까지 이들은 총회의 생활 권에서 살아오고 있었다. 그런 이들 이 갑자기 생활권이 바뀌었으니 난 감할 만도 했다.
그전에 충분히 대비할 시간을 주
었다면 모를까, 연수를 받는다고 대 비할 시간도 없지 않았는가.
“그런 건 내가 해결한다. 다른 문 제점도 있으면 바로바로 보고해라. 대신에 일 똑바로 해라. 개고생해서 연수까지 시켜놨으니까.”
“걱정 마십시오!”
“이제 저희는 일당백입니다, 일당 백!”
일당백은 얼어 죽을.
이제 겨우 신입 사원급으로 일하 는 주제에.
이곳에 있는 이들이 한동안은 MK를 운영할 것이다. 그리고 2차
연수 인원이 돌아오면 이 중의 절반 정도가 총회로 돌아가고 2차 연수원 들 중 절반이 MK를 채운다.
그때가 되면 완전히 준비가 끝난 다고 봐야 한다. 아직은 과도기다.
“그럼 실장님도 이제 이쪽으로 출 근하십니까?”
“제발 안내문이 가면 좀 읽어봐 라, 이 새끼들아! 아무리 니들이 무 인 출신이라지만, 사무직인데 왜 글 자 읽는 걸 싫어하냐! 나는 여기 안 있는다고! 한 번씩 들른다고! 회장 님이랑 나는 중간중간 보고만 받으 러 올 거야.”
“그럼 저희 이 부장님 밑에서 일 하는 겁니까?”
“왜? 좋냐?”
“……좋긴요. 지옥 같죠.”
농담이 아닌 표정이다.
이현수가 그들을 보며 마음속으로 나마 애도했다.
이현수가 총회의 악마라 불린다지 만, 이현주도 만만치 않았다. 아니, 어떤 면으로는 이현수보다 이현주가 훨씬 더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현수는 무인이 기는 하지만 이들보다 무력이 약하 다. 그리고 일만 어떻게든 처리하면
태도적인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이현주는 다르다.
이현주는 이중걸의 밑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물론 무학이라는 것이 여자의 몸 으로 익히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분 야라고는 하지만, 여자 프로는 일반 인 남성의 능력을 초월하는 법이다.
어릴 때부터 이중걸의 밑에서 혹 독하게 수련한 덕분에 이현주의 무 력은 동 나이대의 최상급을 넘어 그 윗선을 넘보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무인 탈락자라고 할 수 있는 총회
사무직들의 무력을 아득하게 초월한 다.
태생부터 공주인데다가 힘도 세 다.
‘나 같아도 못 개기지.’
그리고 이현주는 이현수와는 다르 게 다른 이들의 무례한 태도를 받아 넘기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강진호 를 대하는 이현수와 이현주의 자세 에서도 드러나듯이, 이현주는 깍듯 이 예의를 차리는 타입이다.
이현주가 처음 총회의 회계를 맡 은 이후로 태도가 불량한 놈들의 정 강이가 성할 날이 없지 않았던가.
‘힘내라, 이놈들아.’
그래도 아직 다행인 것은 이현수 의 정강이는 아직 무사하다는 거다.
“와, 그런데 보셨습니까?”
“ 뭘?”
“사모님요.”
“눈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예 쁜 줄은 알았는데, 실물은 아예 차 원이 다르던데요? 진짜 그렇게 예쁜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저희, 같은 건물 쓰는 거 맞습니 까? 그럼 출근이 즐거울 거 같은 데?”
“이 또라이 새끼들아, 이사님이다. 그리고 어디 회주님 여자 친구한테 눈을 함부로 가져다 대? 힐끗거리는 새끼들은 눈알 다 뽑아버린다.”
“……보는 것도 안 됩니까?”
“안 돼, 새끼들아!”
“네.”
이현수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반드시 필요 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MK는 그 사업 소재가 불분명한 회사이기 때문이 다. 지금이야 별문제가 없겠지만,
MK가 발전하고 재계 서열의 말석 이라도 차지할 때쯤이 되면 사람들 의 입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그때 내세울 만큼 적당하고 떳떳 한 사업 분야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에 이현수는 껄끄러움을 감 추지 못하는 강진호를 설득해 MK 엔터테인먼트의 출범을 강력하게 주 장했다.
‘일단 이사님하고 강은영 씨, 둘 만 있어도 웬만큼은 매출이 보장된 다고 봐야지.’
원톱 여배우와 톱급 아이돌이다.
강은영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고
는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매출은 여전히 입이 쩍 벌어지는 수준이었 다.
그리고 최연하?
말하면 입만 아프다.
예전에도 한국 여배우 브랜드 파 워 랭킹 1위를 맡아놓고 살던 사람 이 최연하다. 그런 최연하가 중국 드라마의 대박과 함께 한류 스타의 위치에까지 올라섰다.
엔터테인먼트의 출범을 위해서 최 연하의 매출을 확인한 이현수는 경 악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 중국 놈들.’
이건 한국과는 아예 단위가 달랐 다.
잘나가는 배우나 아이돌들이 중국 에 진출하지 못해서 안달인 걸 이상 하게 생각했는데, 직접 눈으로 매출 을 확인하니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중국에서는 메인이라고 볼 수도 없는 한류 스타들이 중국에서 벌어 들이는 돈은,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 이는 것의 수십 배를 훌쩍 넘어선 다.
중국 모 연예인의 재산이 1조 원 을 넘는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원만 잘하면……
그저 간판이 아니라 진짜 간판이 될 수도 있다.
딱 하나 걸리는 건 한한령(限韓 令) 인데…….
중국 정부에서 한국인들의 중국 진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상황 이라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 모 른다는 게 불안 요소이기는 하다.
게다가 최연하를 지원하는 곳의 실체가 총회라는 것을 알면 삼왕계 에서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 고.
설마 그놈들이 쪼잔하게 돈 벌어 먹겠다는 일도 막아서고 나설 것 같 지는 않지만, 중국 놈들이야 무슨 일을 벌여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일단은 MK 엔터테인먼트를 주 력으로 내세워야 해.’
실제 MK 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이 MK 그룹의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내보일 사업 분야는 반 드시 필요하니까.
“여튼 이제부터 니들이 잘해줘야 한다. 허리가 굽어지도록 일 해, 이 새끼들아!”
“근데 여기…… 담배는 어디서 피 우니까?”
“옥상 7}! 옥상!”
“……여기 구조가 이상합니다. 옥 상 가려면 회장실 앞으로 지나가야 하는데요.”
“그게 왜?”
“오금이 저려서 못 가겠습니다.”
아, 그거 이해한다.
“흡연 구역 따로 마련해 볼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수가 쓴웃음을 지으며 사무실 을 빠져나왔다.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많네.’ 원래 일이란 항상 이렇다. 완벽하게 진행했다고 생각해도 실 행 과정에서 챙기지 못한 것들이 나 타난다. 그걸 모조리 해결하면 또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때로는 완벽한 방향이라 생각하고 진행해 온 일이 실무 단계에서 엉터 리였음이 밝혀지기도 하는 법이다.
그 무수한 시행착오를 고치고 또 고치는 와중에 새로운 일거리를 찾 아내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하고 있는 일이다.
이현수가 쓴웃음을 지으며 위로
올라갔다.
회장실에 도착한 이현수가 문을 두드렸다.
“회장님, 이현수입니다.”
“들어와.”
안으로 들어간 이현수가 걸음을 멈췄다.
커다란 회장용 책상 뒤로 보이는 전면 창. 그 전면 창을 바라보며 강 진호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림이 되네.’
평소와 다르게 정장을 빼입은 강 진호가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 담 배를 피우는 모습은, 같은 남자인
이현수마저도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정도였다.
“어때?”
“아!”
강진호의 물음에 퍼뜩 정신을 차 린 이현수가 조금 빨라진 말투로 입 을 열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아 무래도 완벽하게 돌리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장 급한 건 주거지와 출퇴근 문제입니다.”
“기숙사를 추가적으로 만들어야 하나?”
“장기적으로는 그게 나을 것 같습
니다만, 기숙사라는 게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리 고 여기 땅값이 워낙 비싸서 부담스 럽습니다. 월급을 적게 주는 것도 아닌데, 주거 정도는 알아서 하라고 하시죠.”
“그럼?”
“주거지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애들을 셔틀로 날라야 합니다. 버스 를 대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지.”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 자잘한 문제가 있지만, 이틀 내로 제가 해결 방안을 마련하
겠습니다. 문제점과 해결책을 정리
해서 보고서 올리겠습니다.”
“일 이야기는 그 정도로 하고
강진호가 이현수의 말을 잘랐다.
“밥이나 먹으러 가지.”
“••••••예?”
강진호가 피식 옷었다.
“여자들은 자기끼리 뭉쳐서 우호 다지러 갔는데, 우리만 따로 놀 수 는 없지.”
“그거, 무척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대신 저 비싼 거 먹을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총회에서 고생한 걸 생각하면, 웬만한 걸로는 성에도 안 찹니다.”
“마음대로 해.”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애들 퇴근하는 거랑 내일 출근하는 문제만 해결해 놓고 바로 올라오겠 습니다.”
“그러지.”
“네, 그럼.”
이현수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 밖 으로 나가자 강진호가 다시 몸을 돌 렸다.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근사하군.’
강진호의 시선이 조금 위로 향했 다.
여전히 그의 눈에도 별은 보이지 않는다. 별 하나 없는 어두운 밤하 늘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강진호의 표정이 미묘하 게 바뀌었다.
‘정말 많은 게 달라졌군.’
이 세계로 돌아온 지 아직 십 년 도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강진호가 겪은 변화는 너 무도 엄청나서 지금의 강진호도 믿 지 못할 지경이었다.
겨우 십 년 만에 이 자리에 올라 왔다.
자의든 타의든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지금까지 강진호가 단 한 번도 경험 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펼쳐질 게 분명했다.
조금의 기대감.
그리고 조금의 불안함.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품고, 강진호가 가만히 야경을 내려다보며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