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49)
마존현세강림기-1150화(1148/2125)
마존현세강림기 47권 (6화)
2장 촉박하다 (1)
마공이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인 성을 파괴하는 무학이다.
마공이 본디 인성을 파괴하기 위 해서 만들어진 무학은 아니지만, 마 공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수련자의 인성이 부정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강진호가 마교에 몸담았을 당시에 는 딱히 그런 인상이 없었다. 애초 에 세 눈박이들이 모여 있는 세상에 적응해 살다 보면 사람의 눈이 세 개라는 게 이상하지 않은 법이니까.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을 해보 면, 당시의 마교는 별 미친놈이란 미친놈은 다 모여 있는 곳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 흉악범 으로 분류되어 감옥에 갇힌 이들을 당시의 마교에 풀어놓으면 공맹이 돌아와도 찬사를 보낼 정도의 선인 들이 되어버릴 것이다.
누구보다 도덕적이고, 누구보다 착한.
그만큼이나 당시의 마교는 잔혹하 고 비정상적이었다.
사실 지금 중국의 무인들이 마교 를 배척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 한 일이다. 그들이 겪어온 것이 있 지 않겠는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대를 살아 가는 마교도들은 마공을 제대로 전 수받지 못해서 마공의 깊이가 깊지 않고, 그렇기에 되레 인성이 많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마교가 마공을 그대로 보존
했다면?
중국의 무인계가 박살이 났든, 마 교가 전멸하든 둘 중 하나였을 것이 다. 그리고 아무래도 후자 쪽의 확 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마공이 제대로 전 수되지 않고 약해졌기에 마교가 살 아남을 수 있던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마공이 깊어지면 결국에는 잔혹성 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건 강진호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최대한 전수하는 마공을 보완하여 영향이 많이 가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마공은 결국 마공. 정공 과 같을 수는 없다.
그러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다.
쾅!
강진호의 정권을 얻어맞은 마염 중 하나가 바닥에 처박혔다. 하지만 충격이 만만찮았을 텐데도 마치 고 무공처럼 즉시 튀어 올라 강진호를 향해 달려든다.
“크아아아아아악!”
그러고는 짐숭 같은 괴성을 질렀 다.
코와 입으로 피를 홀리면서 달려
드는 모습이, 악귀가 따로 없다. 두 눈에서 혈광을 줄줄이 뿜어내는 모 습은 평범한 이가 보았다면 그 자리 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겉모습이 아니 다.
바늘로 피부를 찌르는 듯한 살기 가 강진호를 향해 화악 뿜어졌다.
강진호가 누구인지 알고, 지금 그 들이 하고 있는 것이 수련이라는 것 을 알고 있음에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머릿속에는 강진호를
죽이고 말겠다는 살의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지경일 것이다.
“흠.”
강진호가 달려드는 이의 주먹을 쳐내고 얼굴을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진득한 살기.
예전에는 꽤나 많이 겪은 살기지 만, 이 세계로 돌아오고부터는 겪을 일이 거의 없던 살기다. 마공을 익 힌 이 특유의 진득하고 무거운 살기 가 강진호의 솜털을 곤두서게 만들 었다.
“끄…… 끄아아악!”
얼굴을 부숴 버릴 것 같은 압력 에 마염이 신음한다. 강진호는 그 모습을 보며 다시 미소를 감췄다.
“어설퍼.”
얼굴을 잡은 채 휘둘러 바닥에 내팽개친다.
콰아아아앙!
바닥에 처박힌 마염이 기괴하게 뒤틀린 모습으로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 다시 떨어진다.
“끄르륵, 끄륵.”
피거품을 입에 물고 신음하는 마 염을 보며 강진호가 고개를 들었다.
서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꼬으으으……
쓰러진 이들의 신음과 그들에게서 홀러나온 피 냄새만 가득하다.
강진호가 뭔가 입을 열려다가 입 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얼굴을 훑었 다.
손끝에 피가 묻어 나왔다.
아마도 얼굴 쪽을 스친 모양이다.
“홈.”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가?
아니. 그런 적은 없었다. 그렇다
면 오늘 이 순간이 마염들이 처음으 로 그에게 생채기를 낸 순간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강진호가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손끝에 묻은 피를 혀로 핥았다.
‘다들 웬만큼 미쳤군.’
평시에 뿜어져 나오는 마기가 진 득하기에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전투에 들어간 마염들은 그의 상상 이상으로 거칠었다.
과거, 마교의 마공을 익힌 이들이 뿜어져 나오는 마기로 그 경지를 웬 만큼은 짐작할 수 있던 반면, 지금 마염들의 마기로는 경지를 짐작하기
가 쉽지 않았다.
아마도 강진호가 마공에 변형을 가한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모 양이었다.
어쨌거나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는 나쁘지 않은 변화였다. 평시에도 마기를 줄줄 흘린다면 보통 사람과 어울려 살기 힘들 테니까.
우선은 그보다…….
“마인이란 뭐라고 생각하나?”
쓰러져 신음하던 이들이 고개를 들어 강진호를 바라보였다. 여전히 눈에는 독기가 어려 있고 고통이 가 득해 보이는 표정이지만, 강진호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 지가 느껴졌다.
“마인이란 마공을 쓰는 자를 지칭 하지.”
빤한 소리였다.
하지만 다음 말이 나오는 순간, 빤하지 않은 말이 되었다.
“그런데 너희는 어떻지? 너희가 마공을 쓰고 있나, 아니면 마공이 너희를 이용하고 있나?”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강진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전력으로 마공을 전개하면 그들은 이성을 잃어버린다. 마공에 완전히 몸을 맡기면 파괴력이 올라가고 더 강한 마기를 운용할 수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짐승이나 다를 바 없이 변해 버린다.
그건 무인도, 뭣도 아니다.
“일단 여기까지 기어 올라온 건 칭찬해 주지.”
강진호가 미소를 지었다.
이건 공치사가 아니다.
마염들은 그의 생각 이상으로 잘 해주었다. 과거, 몇 번 그가 없는 동안 수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같은 말을 해야 하 나 고민하고 있던 처지였건만, 다행 히 저번의 잔소리가 먹혀들었는지 강진호의 생각 이상으로 진전을 이 루어 냈다.
‘이 정도면……
과거의 일반 마인 수준은 뛰어넘 었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그가 준 마공이 일반적인 마인들은 꿈도 꾸지 못할 고위마공 이고, 다른 누구도 아닌 강진호가 직접 전수하고 가르쳤다고는 하나, 본인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없었다 면 절대 지금의 수준에는 오르지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강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냐.” 마염들의 눈에 의혹이 어렸다. 세상 누구보다 강해지는 것을 중 시하던 강진호의 입에서 나왔다기에 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내가 강해지는 게 중요하다. 강 해지는 대가로 짐승이 되어야 한다 면, 너희는 그걸 선택할 텐가?”
답은 빤하다.
누구도 그런 것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해지는 이유?
그건 너무도 당연하지 않은가.
누리기 위해서다.
강해진다는 것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염들이 지옥 같은 고통을 버텨내면서 수련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강자가 되어 강자만 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손에 넣기 위해서가 아닌가.
기껏 강해졌는데 자신이라 정의할 수 있는 것들이 남아 있지 않다면, 강해지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 인가.
“전투의 와중에 너희가 느끼는 순
간이 있을 것이다. 이 선을 넘으면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이성이 날아간다고 느껴지 는 순간이.”
“……예.”
“무턱대고 넘어서지 마라.”
강진호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경지에 오른 마공은 구도(求道) 와도 같다. 과해서도 안 되고, 모자 라서도 안 된다. 인간과 짐숭의 경 계에서 끊임없이 고뇌해야 한다. 그 곳을 당연하다는 듯이 넘어서는 이 들은 결국 마성에 지배당하게 된다. 그럼 어떻게 되는지 다들 알고 있겠
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공의 위험성 같은 거야 수도 없이 들었다.
인성이 모두 마비되어 피와 죽음 만 탐하는 광인이 되어버린다.
“최고의 힘을 낼 수 있되, 내 의 식은 놓지 않아야 한다.”
이명환이 손을 들어 올렸다.
“말해봐.”
허락이 떨어지자 이명환이 입에 고인 피를 삼키고는 힘겹게 입을 열 었다.
“이해는 하는데, 어렵습니다. 어떻
게 해야 합니까?”
“원래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부분이지.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없 기에 마인들이 박해받고 경원시되었 던 거다.”
“아••••••
“모두가 자신은 마성이 휩쓸리지 않을 거라 믿는다. 지금 너희도 마 찬가지겠지. 하지만 희대의 천재도, 천성적으로 선한 이들도 아차 하는 순간에 광인이 되는 게 마공이다.”
“먼저 해야 할 건 나만은 괜찮다 는 오만한 생각을 버리는 것, 그리
고 언제든 내가 짐승이 될 수 있다 는 위기감을 갖는 것이다. 그리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아••••••
“지금까지는.”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그런데 방법이 하나 있을 것도
같군.”
“예?”
“상황의 차이라고 봐야겠지.” 강진호가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과거, 마교에서는 이런 식의 수련
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공을 익힌 다는 것은 인성이 마비된다는 뜻이 고, 인성이 마비된다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공격적이 된다는 뜻이다.
마염들처럼 한곳에 모여서 마공을 수련하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었다. 괜히 어깨라도 스쳤다가는 누 구 하나 죽어 나가야 끝이 나는 판 인데, 단체 수련이 말이나 되는가.
그러니 전수되는 마공이 같을지라 도 수련은 개인적으로 할 수밖에 없 었다.
하지만 총회는 다르다.
총회는 마공을 수련하되, 여전히
동료 의식이 살아있다. 강진호가 마 공의 마성을 어느 정도는 제거한 덕 분에 아직까지는 서로를 확연하게 동료라 인식하고 있다.
“의지만으로 마성에 젖어드는 걸 방지할 수 없다면, 육체에 새겨야지. 흔한 방식 아닌가.”
“어떻게……
“이명환.”
“예, 회주님.”
“앞으로 수련할 때는 다들 마공을 최고로 전개해라. 그리고 그 상태에 서 이성을 잃지 않고 버티는 연습을 해라.”
“……그러다가 마성이 발작하면?”
“패.”
“••••••예?”
“지켜보다가 옆 놈이 발작하면 패 라. 예전에도 한 번 했던 방식 아닌 가.”
이명환의 눈이 떨렸다.
아, 아니, 조금 전까지 굉장히 고 급 무리(武理)가 나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결론이 왜 이렇게 가나.
“사람은 결국 처 맞으면 몸에 새 기게 되어 있다. 마성이 발작하면 안 된다는 걸 몸에 새기는 방법은, ‘마성이 발작하면 처 맞는다’밖에는
없겠지.”
이명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 하지만 외부에서 마성이 발 작하는 걸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 다. 그걸 어떻게……
“걱정 안 해도 된다.”
강진호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 다.
그리고 그 미소를 본 이들은 다 들 끔찍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우선은 내가 해주지. 그러다 보 면 너희도 감이 올 테니까. 어느 수 준에서 패야 하는지.”
“일어나. 지금부터 시작한다. 참고 로 말하지만……
우드득.
강진호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마성에 빠지지 않는 연습이다. 마성에 빠진다면 그에 합당한 체벌 이 있어야 하는 법이지. 대충 얻어 맞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시작해라.”
이명환은 이 순간 진심으로 공영 길을 부러워한 자신을 저주했다.
피눈물이 나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