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152)
마존현세강림기-1153화(1151/2125)
마존현세강림기 47권 (9화)
2장 촉박하다 (4)
“사람은 적성이라는 게 있는 건데 말이지.”
강진호가 쓴웃음을 지었다.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지만, 노력도 방향이 중요한 법이다. 이현 수를 무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현수는 무학으로는 재
능이 없었다.
“이현수의 마법적 재능은 어떻 지?”
“굉장히 늦게 시작한 격이지요. 그리고 지금까지 무학을 익히던 습 관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악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 결론은?”
“천잽니다.”
위긴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너무 늦게 시작한 게 제가 다 안 타까울 정도입니다. 물론 마법은 무 학이라기보다는 학문의 영역에 가까 워서 무학보다 나이에 크게 얽매이
지 않을 수는 있어서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 꾸준히 정진한다면 굉 장한 마법사가 될 겁니다.”
“그런데……
“본인이 싫다네요.”
위긴스와 강진호가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기절할 노릇이지.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 지만, 이건 영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람에게는 적성과 재능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기왕 높은 곳을 노린다면, 적성에 맞는 방향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이클 조던이 마이너 리그에서 몸 쪽 높은 공에 삼진을 당하는 걸 특등석에서 관람하는 기분이다. 물 론 나름 재미야 있겠지. 하지만 그 게 재미로 끝날 일은 아니잖은가.
“수련도 안 하는 놈이.”
“제 말이 그겁니다.”
위긴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현수가 진심으로 마법에 전념한 다면 훌륭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건 위긴스의 진심이다.
처음에는 그냥 어차피 무학에 재 능도 없는 것 같고, 스스로 더 강해
지고 싶다는 갈망이 강한 것 같아 재미 삼아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이 제는 단순히 재미로 여길 수준을 넘 어 버렸다.
이해력이나 응용력이나 평범한 수 준은 간단하게 넘겨 버렸다.
“좀 강하게 밀어붙여 볼까?”
“나쁘지 않으신 생각이지만…… 위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현수라는 놈 자체가 타인이 강요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바꿀 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지.”
총회 놈들이 다 그렇지만, 이현수 도 한 똥고집 한다.
특히나 자신의 선택이 들어가는 부분이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마 음에 들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놈 이었다.
“어차피 그쪽으로 쓸모가 있는 놈 은 아니잖습니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면 이현수가 조금 더 강해진다고 해서 딱히 변수가 되지 는 않는다. 듣자하니 마법이라는 것 은 익힌다고 해서 즉시 전력이 상승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수십 년
뒤를 보고 움직이기에는 당장 닥친 일들이 너무 많았다.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상의하도 록 하지.”
“예.”
어차피 결정은 이현수가 하는 것 이다.
강진호는 이현수를 존중했다.
그가 생각하는 걸 이현수가 생각 못할 일은 없다. 자신의 미래에 관 련된 일이니만큼 이현수 스스로도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니 지금 당장은 강진호 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가 총회의 회주라고는 하나 총회의 소속된 이들의 미래마 저 마음대로 결정할 자격은 없으니 까.
“여튼 결론은 마법사들은 당장은 전력이 될 수 없고, 일단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거로군.”
“마법사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 알겠다.”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나쁜 소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소식이라고도 할 수 없다. 미 래의 전력을 만들어낸다는 점은 좋
은 일이지만, 문제는 지금 총회의 상황이 먼 미래를 보고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 다.
MK를 만들고, 원탁과 연합을 하 는 등 여러모로 일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총회가 지금의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당장 일본이 한국을 침공하려 준 비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들과 의 전쟁에서 패한다면, MK고 마법 부대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당장 내일을 모르는데 수십 년 뒤를 어찌 알겠는가.
슬쩍 강진호의 눈치를 살핀 위긴 스가 강진호의 생각을 알았는지 쓴 웃음을 지었다.
“다행히 그 공백을 메워줄 이들이 있습니다.”
“음?”
“슈발리에들이 가르치고 있는 아 이들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 고 있습니다. 이들은 당장 전선에 투입이 되어도 굉장한 활약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강진호가 살짝 의외라는 눈으로 위긴스를 바라보았다.
위긴스는 평가가 그리 후한 사람
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말이 날카로 운 사람이 아니라 직접적인 비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자신이 확신하지 못하는 쪽에는 두루뭉술한 발언으로 넘겨 버리는 스타일이다.
그런 위긴스가 즉전감으로 평가한 다는 것은 분명 많은 것이 달라졌다 는 뜻이다.
‘아니, 잠깐.’
생각해 보면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원탁과의 전투에서 슈발리에들은 분명 대단한 활약을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들이 같은
기사단들을 상대로 확고한 우위를 점했다는 사실이다. 슈발리에들이 프랑스의 기사단으로서 우대받던 이 들인 건 사실이지만, 프랑스의 기사 단이 타국의 기사단에 비해서 딱히 우월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슈발리에들은 소수로 배가 넘는 기사단의 진군을 막아낸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밀어붙이기까지 했다.
슈발리에들이 총회에 억류되어 있 는 동안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해졌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딱히 그들이 총회에서 배운 건 없다. 그들이 얻은 것은 그저 시간 일 뿐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그들 에게는 가장 필요했다.
이건 총회와 원탁의 차이에서 비 롯된다.
조금 낯 뜨거운 이야기기는 하지 만, 총회의 무인들은 딱히 할 게 없 다.
과거에는 총회의 무인들이 이런저 런 의뢰를 받거나 어두운 일들을 하 고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강진호가 온 이후로 그런 일들은 모두 사라졌 다.
결국 총회의 무인이라는 놈들은 훈련장에서 훈련은 하되, 대회에는 나가지 않는 스포츠 선수나 다를 게 없다. 그러니 주구장창 수련만 해 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원탁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기사단들은 각국을 지 탱하는 정예들이다.
나이트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본신의 무력을 함양할 시간이 부족 해지듯이 기사단들 역시 자신들이 맡아줘야 할 역할에 시간을 할애해 야 한다.
물론 그들에게 주어지는 사무적인
업무는 나이트들처럼 과중하지는 않 지만, 대신 그들은 현장에 투입된다. 원탁이 세계 각지의 분쟁에 개입하 는 만큼 그들 역시 자국을 떠나 세 계 각지의 분쟁에 투입된다.
프랑스의 슈발리에들이 한국으로 와 강진호를 죽이려 했던 것이 일례 가 아닌가.
업무에 쫓겨 스스로의 무학을 함 양할 시간이 없던 이들에게 외부적 인 요인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 고 진득하게 무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게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들 개개인에게 시간이 주어졌다 면 그저 무력이 조금 높아지는 선에 서 끝났겠지만, 단체로 억류되었기 에 서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집단전에 대한 숙련도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위긴스는 슈발리에들을 받아들이 며 총회에 이 집단전의 개념을 이식 했다.
서양식의 검술? 서양식의 무학?
그건 부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것은 단체로 우르르 몰려 가서 눈앞에 있는 적을 쓰러뜨린다
는 개념밖에는 없던 상무인들에게 어깨를 맞댄 채 집단 대 집단으로 적을 쓰러뜨린다는 군대식 전투법을 전수한 것에 있었다.
집단전을 연마한 이들은 그 수가 불어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진 다.
과거 중원에서도 그렇지 않았던 가.
마교가 등장하기 전에도 강호는 있었다. 하지만 흘로 백여 명의 정 병을 감당할 수 있던 강호인들도 감 히 황궁을 건드릴 생각은 하지 못했 다.
일 대 백의 싸움은 얼마든지 이 길 수 있지만, 천 대 십만, 만 대 백만의 싸움은 이길 방법이 없기 때 문이다.
물론 총회는 그 수의 한계가 있 으니 군대처럼 강해질 수는 없겠지 만, 지금 당장 개개인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들을 즉전감으 로 만들었다는 것은 굉장한 업적이 다. 이 부분이 증명된다면, 서양식 무학을 익히는 이들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집단전의 효용을 전파할 수 있을 테니까.
“뱅상을 한 번 만나봐야겠군.”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서 신상필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로드께서 뱅상을 치하 해 주신다면 그들 역시 최선을 다해 총회를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위긴스가 씨익 웃었다.
“무엇보다 그들 역시 총회의 일원 들이 아닙니까?”
“그렇지.”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슈발리에들이 총회로 투신한 것은 강진호에게도 무척이나 의외인 일이 지만, 덕분에 총회의 전력은 확실히 상숭했다. 그리고 총회를 침략자로
바라보는 원탁의 시선을 조금은 바 꿀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어줬다.
실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무척 이나 도움이 되어줬는데, 딱히 신경 써주지 못했다는 게 이제 와 걸린 다.
“한 번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 군.”
“그렇게 하겠습니다.”
강진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랫사람이 공을 세웠다고 따로 자리를 만들고 그 공을 치하하는 것 은 과거의 강진호라면 하지 않던 일 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장민.”
“하명하십시오, 마존이시여.”
장민이 그 자리에서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경을 보였다.
강진호가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대가 달라지고, 상황도 달라졌 건만, 장민이 강진호에게 보이는 예 의는 과거 그가 중원에서 받던 것에 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조금은 시대착오적이다.
하지만 그 부분을 지적할 수 없 는 것은, 의외로 장민은 막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시대의 변화를 누구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금도…….
“문신했나?”
“아••••••
장민이 소매를 슬쩍 내려 드러난 문신을 가렸다.
“예의에 어긋났습니다. 마존이시 여, 벌을……
“아니. 문신했냐고.”
“예. 타투입니다. 이쁘게 나왔는 데, 한 번 보여 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강진호가 떨떠름한 시선으로 장민 을 바라보았다.
‘그새 좀 젊어진 것 같기도 하 고……
나이에 맞지 않게 미친 패션을 보여주는 장민이다. 패션에 관심이 없는 강진호도 이 양반은 여기에 있 을 게 아니라 이탈리아에 가져다 놓 아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 니 말 다했지.
하지만 최근에는 그저 패션만 젊 은 게 아니라 얼굴도 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저 나이에 회춘이라니……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복잡 미묘한 감정에 강진호가 한숨을 내 쉬고 말았다.
“귀에 그건 뭔가?”
“헉! 죄송합니다. 깜빡하여…… 장민이 귀에 낀 이어폰을 뺐다.
백 살이 넘은 양반이 백발을 깔 끔하게 투 블록 리젠트로 넘기고 무 선 이어폰을 귀에 낀 채 핏한 흰색 정장을 입고 있다.
패션에는 조예가 없어서 평가가 어려운 강진호지만, 이게 흔히 보기 힘든 광경이라는 건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장민.”
“예, 마존이시여.”
“……꼭 그렇게 입어야 하나?”
“그••••••
장민이 힐끔힐끔 강진호를 바라보 다가 무척 소심한 어투로 슬그머니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마존께서 패션에 대해 지적하시는 건 좀……
뜬금없이 뼈를 얻어맞은 강진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